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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7 22:13
즐거운 글 잘 읽었습니다. 젊음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흐흐.
예전에 피지알 오면 이렇게 읽을때마다 즐거운 글이 너무 많아서 좋았었는데 추억이 밀려옵니다 ㅠㅠ 그리고 또 글 보면서 느낀게. 나이가 드니까 글에 느낌표 잘 못 넣겠어요 크크크크
19/06/27 22:50
저희 아버지도 제가 22살 되서 놀 적에 저기 노가다 판이라도 가서 뛰어라 라고 했죠(정작 당신께선 노가다 안해보신 건 함정) 그 때 대략 한 달 정도 했는데 재밌는 구경 많이 했습니다. 녹슨 못 밟아서 파상풍 주사도 맞아보고...국제신문에도 찍혀보고... 근데 사실 거기서 인생의 교훈 같은 건 좀 엉뚱한 걸 배운 것 같더라고요.
19/06/27 22:56
제 아버지께서도 사실 기술자(테크니션) 출신이셔서, 저를 핍박하는(?) 기계와 투쟁하는 생산직 경험이 없다고 솔직히 말씀해주시더군요.
저도 아마 아주 오래는 아니고, 본업 (=좋아하는 공부)로 돌아가기 위해서 한 달 조금 넘겨서 마무리 지을 것 같은데요. 다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다만 하심군님께서 말씀하신 인생의 교훈이 어떤 의미인지 지금 단계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크크크....?
19/06/27 23:02
아 별 건 아니고 그 시에서 세워주는 인력소개소에서 국제신문에서 나와서 기사 쓸 때 어떤 영감님께서 꼬장을 부리셨어요. 기사 쓸거면 나한테 술마실 돈이나 달라고 하시는데 점점 도가 지나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 때 당시 40대 되어보이는 어깨 넓어보이는 양반이 이 영감이 돌았나 하면서...그다음은 생략하겠습니다.
보통 이정도 되면 다른 사람같으면 '저 영감님 처럼은 비참하게 안살아야지' 같은 교훈을 얻었을텐데 저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어깨 아저씨 20년뒤에는 어떻게 되있을까?'
19/06/27 23:11
와.... 하심군님 정말 통찰력이 무서울 정도로 날카로우신 분이신데요. 지나가는 사건에서 의외의 것을 주을 수 있는 사람과,
지나가는 것에서 평범한 것만을 주을 수 있는 사람이 견문을 겨룬다면, 결말이야 아주 뻔한 것이겠지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경험을 하고 마무리 짓는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저도 원래 '노가다'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요즘 경기가 쉬운 경기가 아닌지 주변 인력소가 전부 업종변경하거나 임대를 내놨더군요. 그나마 어떤 '인력'에 갔더니, 아니 글쎄 화장품 가게를 가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어깨 아저씨의 20년 후는 확실히 흥미로운 난제로군요. 저도 반드시 '어떤 지점에서만 어느 순간에서만 보이는 것'을 항상 가지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모르는 것은 함부로 말하지 않고, 주워들어서 아는 것은 최대한 줄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맨날 군대 타령만 하는 20대가 된 것 같지만, 거기서부터 시작해야겠지요. 저도 뭐 아는 게 없어서요 흑흑..
19/06/27 23:00
글이 길다고 하시니 제가 박찬호 선수와 무슨 공통점이 있는지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겠군요.
저는 의식의 흐름을 너무 잘 타다보니, 단순히 '알바합니다'라는 한 줄의 글을 쓰고 싶었지만 결국 이런 지경에 이르고야 말았습니다! 좋은 글이라고 그래도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9/06/27 23:02
그러지 않아도 며칠 전에 고등학교 친구랑 밥을 먹었는데요. 그 친구가 도자기 만드는 일을 전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때 그 친구가 이런 농담을 하더군요. "장인은 도구 탓을 안 한다고? 그거 완전 누가 한지 몰라도 헛소리라니까. 한국에서 제일가는 '장인'들은 가장 좋은 생산기계를 가진 사람이야. 기계 좋은 건 아무리 숙련된 사람이 붙어도 못 이겨!" 산업혁명은 위대합니다! 아 잠깐만, 이거 유니콘 그림 말씀이셨지요! 유니콘 정말 귀엽네요! 저도 '구에에엑'으로 구글에 검색해서 찾은 그림입니다!
19/06/27 23:19
제가 투머치토크를 하지 않고, 원고에서 날려버린 부분이, 제 "뻘건 물"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는데요.
이 글에서도 마르크스가 소환되었듯이, 제가 좀 '좌익'에 심취한 학생입니다. (그래봤자. 딱 학부생 수준입니다. 옛날 아버지 세대 운동권도 아니고, 딱 요즘 시대 '진보'에 관심많은 대학생 포지션... 그 쪽이 전공도 아니고, 교양강의 몇 개 듣고 '엣헴, 옛날 철학자들이 이런 말 했다더라!' 수준입니다.) 그래서, '테일러리즘'이라는 말을 엄청 좋아하는데요. '테일러'라는 양반이 창시한, '동작연구'를 말합니다. 그런데요. 제가 일터 여기저기 다녀 봤는데, 드릴을 책상 위에 두고 옮기는 회사랑, 드릴을 그냥 책상 위에 특정 장소에 공중에 매달아논 회사가 있습니다. 사람이, 박스를 돌리면서 '테이핑 도구(?)' (도대체 이 친구는 한 번도 이름으로 안 불러봐서, 진짜 이름을 모르겠네요) 위 아래를 막는 회사가 있고, 생산라인에서 마지막에 (가끔 오동작을 해도), 위 아래로 기계로 돌돌이가 돌면서 붙여서, 저는 파레트 위에 테이핑이 자동으로 끝난 박스를 적재하기만 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동작연구'를 생각하면, 생산성이 극단적으로 차이가 날 것이 분명하지요. 물론 저는 '사장님'은 아니고 '일개 알바생'이니, 내일도 박스를 끌고 다니고 피면서, 이런 저런 군동작 (이때 팔 한번 피고, 이때 허리 한번 피고!)을 섞어서 체력을 안배할 것입니다. 잔업시키면 그때까지 '살아남아'야죠. 히히!
19/06/27 23:05
전직백수님께서 이런 리플을 달아주시니 또 닉네임이 보이는지라, 백수라는 키워드에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어떤 하고 싶은 말을 적을 때, 독자분들께서 이런 의식의 흐름이 엄청난 글을 읽을 수 있게 만드는 비결은 다름이 아니라, 의식의 흐름마저도 예상 독자가 납득할 수 있고, 따라갈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짜야한다고 배웠습니다. 제가 비록 실직한 사람이나, 직장과 직장 사이에서 머물러 있는 사람은 아니고, 아직도 온실 바깥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미생이자, 그져 학부생에 불과합니다만, 그래도 이런 '방학 백수' 같은 소재를 가져와서 제 이야기와 버무리는 것을 통해서 그나마 이 글이 전직백수님께서 보시기에 그나마 재미있는 글이 되었기를 그나마 희망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찬호형은 여기서 왜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아아. 박찬호형 팬이시군요!
19/06/27 23:52
오랜만에 쓴 글에 좋은 말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아... 정말 저에게 가장 '좋은' 분도 아니고 가장 '편안한' 분조차 아니지만, 위대한 아버지이시지요. 덕분에 저는 도대체 제가 제 자식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너무나도 두렵고, 상상조차도 가지 않지만... 대단한 분이십니다. 그래도 뒤늦게 나마, 요즘에 갈수록 사이가 좋아진... 것은 아직 아리송하고, 많이 서로 유해져서 좋습니다. 저도 참 쉽지 않은 자식이었지요. 이제야 좀 유하게 말을 붙이는 법을 배웠다니, 정말 30점짜리 아들입니다. 그래도 요즘 살 맛이 좀 나려고 하니, Germany 젊은이의 치기인지는 몰라도 좀 땀 좀 흘려보려고요!
19/06/27 23:54
미씽은 신명이 나지 않습니다. 흑흑... 그래도 저는 꽤나 흥이 많은 성격이라 (혼자 많아서 탈입니다. 사람이 음침해 보이는 방법이 이거 아니겠습니까? 혼자서 구석에 틀여박혀서, 하나도 재미없어 보이는 거 보면서 조용히 (그러나 들리게!) '큭큭...'거리는 것이지요) 생산 라인에서 나름대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슈웅 박스가 날아다 탁하고 얹어지고, 잠시 눈동자 굴리면 기계들이 구에에엑 하면서 마스크 팩을 쏟아내고 있고. 뭐 그렇습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9/06/28 20:24
20대가 끝나가니 그제야 서로의 언어를 깨닫고 말뜻을 알아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이런 변화가 가정의 변화로도 이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살맛 나서 좋습니다. 하하!
19/06/28 20:40
사실 제가 '교수'라는 자리를 얻고 싶은 것은 막연한 공명심이나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동경보다는,
'저의 언어로 세상을 해석해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라는 큰 그림을 원하는 것 때문이기도 합니다. 애석하게도 과외 선생으로는 그게 잘 안 풀리더군요. 펠릭스님께서 말씀하신 의미를 알겠습니다. 저도 영어를 컴퓨터 게임을 해석하려고 배웠다니까요? 하지만 스카이림을 학생과 함께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적어도 학부모님이 저에게 월급을 주신다면요 흑흑...
19/06/28 20:41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info님!
이런 재미있는 글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방학 초기의 우울한 글 원고들이 많은 힘을 보태줬답니다. 저 자체가 그리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다보니, 고난이 닥쳐야만(?) 밝은 글을 쓰는 나쁜 습관이 있더군요! 그래도 좋은게 좋은 것이지요.
19/06/28 09:20
피쟐의 박찬호로 임명합니다..(?)
그래도 아버지께서 좋게 말씀해주시려고 애쓰시네요. 표현에 있어서 그렇게 애쓰는 아버지가 생각보다 많지 않답니다 더운 여름 건강 잘 챙기면서 다니세요~
19/06/28 20:44
언어라는 것은 제가 어문을 전공하는 학생임에도 상당히 어려운 것이더군요.
아버지랑 저랑 서로 '말을 왜 저따구로 할까'라고 싸운지가 얼추 20년입니다. 흑흑... 그래도, 어느 순간부터 다시 잘 풀리기 시작하더군요. 건강 잘 챙기면서 다니겠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박찬호라고 하심은
19/06/28 20:44
구에에에에에엑... 저건 사람을 핍박하는 기계가 아니라 유니콘이다! 유니콘은 귀엽다! 멋지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글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9/06/28 20:54
유쾌한보살님의 글만큼이나 깊은 글이긴 힘든 글입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의식의 흐름 기법이 항상 저의 편이면 좋겠습니다.
19/06/28 10:32
요새 글 안보여서 기다렸어요.
알고보니 글쓰기 이벤트 때 글을 쓰셨더군요. 덕분에 그것까지 정줄놓고 읽었습니다. Farce님께서는 스스로 필력의 모자람을 종종 말씀하시는데, 전 이런 글들이 너무 좋습니다. 항상 고마워요.
19/06/28 20:55
앗 세인트님 저를 '기다려'주셨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워낙 보편적이지 못한 글을 쓰는 사람이라,
그나마 삶이 '정상적'이 될 때까지 조금 대기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항상 좋은 덧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계속해서 갈고 닦겠습니다!
19/06/28 20:59
너덜너덜해져서 퇴근하다보니 '부러움'이 무엇을 오타내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초식성육식동물님 :(
다만 일터에서 우다다다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도 공정이 몇번 바뀐건지 모르겠네요... 아니 그 좋은 기계를 들여놨으면 하나만 쭈욱 뽕을 뽑아내시면(?) 될 것은 도대체 왜...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좋은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스스로 노력하겠습니다.
19/06/28 20:59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제 유머감각이 은근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저 세상'의 것이라 걱정이 많은 20대 청년입니다. 그런데도 이 글이 재미있었다니, 스스로 놀랍군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9/06/30 00:25
안군님. 정말로 저를 잘 알고 계시는군요.
토요일에는 영화 "기생충"을 보았습니다. 2편에 해당하는 일상글을 기생충 리뷰겸 오늘 저녁 내내 적어보려고 한번 시도했습니다. 글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고 정신이 멍해서 일단 자정이 넘었으므로 내일 다시 찾아오려고 합니다. 이 글에서 자제했던 모든 것이 역류하더군요. 읽힐 수 있는 글로 찾아올 때까지 노력하겠습니다.
19/06/30 00:25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말을 짧게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 많은 경우 그냥 입을 다물고 있게 되더군요.... 그래도 인터넷이라 참 다행입니다.
19/07/03 20:52
뭐 방학의 대학생인데 인생까지 나오는 것은 좀 잔인한 처사가 아니겠습니까~ 크크...
다만 이번에 확실히 여려가지 좋은 걸 배우고 있긴 합니다. 일단 이 글에는 좋은 말만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쓰고 있는 "기생충" 영화리뷰에 독한말은 좀 따로 남겨두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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