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tong3k&logNo=221461523932&categoryNo=21&proxyReferer=&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사진 출처는 이곳입니다.
슈하스코라는 게 있습니다. 브라질에서 유래한 방식으로 사실 간단하게 말하면 커다란 꼬치에 구워서 손님에게 다 구워질 때마다 내는 잔칫날 음식같은 느낌인데 고독한 미식가에서도 잠시 나올 때 관심이 가더군요. 그리고 잠시 잊고 있었다가 최근에 서면일번가 거리에 슈하스코 전문점인 삼바브라질이라는 곳이 오픈했습니다. 검색해보니 서울이 본점인 체인점으로 운영되나 보더라고요. 예전에 인상깊었던 것도 있고 사실 서면에서 슈하스코라고 파는 게 있긴 하지만 그건 한 꼬치에 모듬으로 꽂혀나오는 물건이라 딱히 슈하스코 다운 느낌은 아니었고요. 이제는 슬슬 무한리필이 버거운 나이가 되어가는지라 더 늦기전에 가고싶었던 것도 있고 무엇보다 가게자체가 오래갈 것 같지가 않아서(...) 오늘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가격 자체도 36000원으로 살짝 부담스러운 편인데 의외로 음료가격이 좀 나갑니다. 사실 고기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고기가격 생각하면 많은 편도 아니지만 콜라가격이 4000원입니다. 거기다 아무래도 여러가지 희귀한 음료가 많은 편이라 거기에 혹하면 인당 5~6만원 정도는 나온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추천하는 음료는 과라나와 카이피리냐인데 아무래도 같이 간 놈들이 술꾼이라(...) 카이피리냐를 시켰습니다. 일종의 모히토인데 여기서는 라임 대신 레몬을 넣어서 만들었고요. 다만 술에 약하신 분이라면 잠시 고민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게 모히토의 일종인데 다시말하면 카샤사라는 브라질의 럼과 같은 증류주를 넣어서 도수가 제법 됍니다. 제가 술에 약한편인데 처음 나오는 고기가 좀 뻑뻑해서 자주 마셨더니 완전히 가버리더라고요. 그것만 조심하면 달콤하고 맛있는 술입니다. 9000원이지만 기왕 돈 쓰신다면 좀 더 쓰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기본적인 시스템은 사진에 있는 고기 종류 별로 하나씩 테이블로 꼬치채로 가져와서 서빙해주고 하나 다 먹어가면 다른 종류를 가져와서 한종류씩 로테이션이 돌아가는 방식입니다. 평일에만 판매하는 27000원자리 런치의 경우에는 1번 로테이션이 돌아가면 종료되지만 일반 식사의 경우에는 로테이션이 돌아간 뒤에는 딱히 말 안하면 주방에서 구워지는대로 다 먹으면 랜덤으로 가져오고 맘에 드는 게 있으면 서버분께 말씀드리면 가져와 줍니다. 여기 종업원 분들이 전원 브라질 분이시긴 한데 서버 하시는 분은 한국어를 좀 하시니 천천히 말씀드리면 다 가져와 주시니 걱정은 안해도 될겁니다.....아마. 약간 어색하긴 한데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문제없더군요.
전체적으로 고기 질이 환상적이라거나 특이한 마리네이드가 됐다거나 하는 건 아니고 오히려 고기의 본연의 맛에 가까운 맛이 납니다. 다시말하면 뻑뻑한 고기는 뻑뻑한 맛 그대로 나고 부드러운 부위는 부드러운 맛 그대로입니다. 사실 슈하스코의 로망(?)이라고 하면 서빙하시는 분이 칼로 스테이크를 썰면 집게로 위를 집어서 가져오는 정겨운(?) 장면인데 여기서는 대부분은 그냥 꼬치에서 미리 잘라진 걸 빼서 서빙해주는 거고 등심이랑 아바카시만 집게로 집어서 가져오는 스타일입니다.
제 개인적인 평은 다른 고기들은 평범한 편인데 여기의 MVP는 위에 언급했던 등심이랑 아바카시입니다. 다른 소고기들이 다소 뻑뻑한 편인데 비해서 등심은 쫄깃하고 기름이 많아서 살살 녹는게 저희들은 거의 후반부에 받아서 주인공 등장이라는 느낌이더라고요. 유일하게 등심만 특별히 부탁해서 한번 더 시켜먹었습니다. 아바카시는 시나몬가루를 묻혀서 구운 통파인애플인데 마지막에 다 먹었을 때 디저트처럼 주시더군요. 예전에는 중간에 주셨던 것 같은데 다른분들이 아무래도 이건 디저트로 마지막에 주는게 좋겠다고 하셔서 그런지 등심을 마지막으로 먹겠다고 말하고 난 뒤에 가져오셨습니다. 그래서 배가 부른데도 뚱땡이답게(...) 먹겠다고 하고 먹었는데... 이거 엄청나더군요. 파인애플을 구워서 더 달아진데다 시나몬가루의 향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마음이 무장해제되는 맛...간만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동생은 이래저래 말하는데 결국 오르가즘(.....)이 느껴지는 맛이라고 하더라고요. 오신다면 너무 배부르다고 사양하지 마시고 반드시 드셔보시는 거 추천합니다. 단언하건데 후회합니다. 그 뒤에 나오는 아이스크림도 좋았던게 반대로 너무 안달아서 좋더군요. 3명이서 14만원이 나와서 가격은 아픈데 기분은 좋았던 곳이었습니다.
일단 이 가게는 개인 적인 느낌보다는 다른 무한리필점과 비교할 필요가 있는데... 빕스와 비교하자면 일장 일단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고기와 페이종외에는 기본적인 샐러드와 피클류가 전부라 뷔페라는 느낌으로 가시면 좀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빕스에 가면 피자도 먹고 연어도 먹고 하니까요. 다만 고기에 집중하고 싶으시다면 괜히 스테이크는 2인분만 시켜서 기분만 내는 것 보다 이곳이 훨씬 낫습니다. 그야말로 고기고기한 곳이죠. 다른 소고기 무한리필점이나 삼겹살 리필점과 비교해도 전체적인 가격도 비싸고 특히 음료가 비싼 게 좀 치명적이긴 한데 그래도 고기의 종류도 다양하고 아무래도 스테이크라는 건 장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거기다 직접구울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약간의 모험심이 필요하긴 하지만 저는 일단 근처에 계신다면 한 번은 드셔보시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확실히 어설픈 스테이크점보다는 낫긴 낫더라고요.
아 왠만하면 음료는 시키는 게 좋습니다. 아무래도 기름지고 뻑뻑한 게 있다보니 음료수가 자꾸 땡기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