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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1/15 18:23:28
Name 글곰
Subject [일반] (삼국지) 조위의 인사제도 (1) - 조조의 용인술 (수정됨)
  저는 조조의 사람 쓰는 법(用人術)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낙하산 발탁과 능력위주 인사의 절묘한 조화]. 낙하산이란 실권을 가진 고위직, 그중에서도 특히 현실적인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고위 장군직을 친인척 위주로 채워 넣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능력위주 인사란 인재들을 집안이나 외모가 아니라 능력 위주로 선발했다는 뜻입니다. 어찌 보면 서로 모순적인 이야기입니다. 친인척을 고위직에 올리면서 동시에 능력 위주로 사람을 쓴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요?

  그걸 해 냈으니 조조가 대단한 인물인 겁니다.  

  능력 위주로 인재를 쓴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뻔한 소리를 왜 하고 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게 사실 당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고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도 능력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죠. 더군다나 지금으로부터 이천 년 전, 후한 말엽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조조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늘어놓기 전에 먼저 후한시대의 인재 채용 제도를 설명할 필요가 있겠네요. 한나라의 인재 채용 제도를 흔히 향거리선제(鄕擧里選制)라고 일컫습니다. 전한 한무제 시절에 이 제도가 정립되었는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추천제입니다. 요놈이 똘똘하고 괜찮아 보인다 싶으면 일단 벼슬을 내리라고 중앙정부에 추천하고, 진짜 일을 잘 하면 차츰 승진시켜 주는 거죠.

  그럼 추천을 누가 하느냐? 지방관이 합니다. 주(州)와 군국(郡國)의 수령들이 매년 한 명씩 인재를 중앙에 추천하는 거죠. 추천 기준은 무엇이냐? 대체로 유교적 규범이었습니다. 재능이 뛰어나면 수재(秀才), 어질고 착하면 현량(賢良), 행동거지가 바르면 방정(方正), 효성스럽고 청렴하면 효렴(孝廉), 바른말을 잘 하면 직언(直言) 같은 식이었지요. 하지만 너무 번잡하여 후한시대로 가면서 대략 수재와 효렴 정도로 정리가 됩니다. (수재는 피휘로 인해 명칭이 무재(茂才)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그 한계는 뚜렷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누가 훌륭한 인재인지 수령이 알 수가 없었죠. 당시 태수 한 명이 관할하는 지역의 인구는 현대 한국사회의 시/군 수준이었고 넓이는 심지어 도 단위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이 사는 곳의 시장이 우리 동네 고등학교 3학년 2반 17번 친구의 능력을 얼마나 알겠습니까? 수령은 외부에서 굴러들어온 돌이라 그 지역 사정에는 영 어두운데 말입니다. 더군다나 시험 점수라는 게 존재하지도 않을뿐더러 수령이 그 인재와 만나 대화라도 한두 마디 나누려면 가마를 타고 몇 날 며칠을 가야 하는 세상이죠.

  게다가 그 채용 기준이 워낙 애매했고 실무와는 별 상관도 없었어요. 효성이 지극한 거랑 일 잘 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재주가 뛰어나다고는 하는데 그걸 누가 구체적으로 확인해 봤겠습니까? 결국은 원래 벼슬하던 사람의 아들이나 손자가 추천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렇게 벼슬은 특정 가문에 대대손손 계승되다시피 했고 그런 식으로 여러 가문들이 세력을 키워 이른바 호족(豪族)이 되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빽이 최고라는 거죠.

  그런 상황에서 천하가 난세로 치달으며 군웅들이 저마다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니, 향거리선제는 껍데기만 남았을 뿐 거의 붕괴되다시피 합니다. 수령이 중앙정부에 인물을 추천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대신 개인이 사사롭게 섬기는 주인에게 인재를 직접 추천하게 됩니다.

  이때쯤 유행했던 것이 바로 ‘인물평’입니다. 즉 사람을 잘 평가하는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그게 곧 그 사람의 평판이 되는 식이죠. 뭔 개소리인가 싶은데, 이게 상당히 중요했습니다. 세상이 혼란스럽다 보니 중앙정부든 아니면 야심가들이든 간에 모두들 유능한 인재를 갈구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막상 누가 잘난 사람인지 알아보려 하니 그럴 수단이 전무한 수준이었거든요. 기존의 인재 채용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구체적으로 말해 주는 겁니다. ‘이 사람은 이런 재능이 있어요!’라고요. 요즘으로 치면 헤드헌터인 거죠. 그러니 인재를 채용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얼마나 편했겠습니까. 물론 개나 소나 이런 인물평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고, 천하에서도 이름난 학자나 유명 인사에게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허소입니다. 흔히 자(字)를 따서 허자장이라고 알려져 있는 사람이지요.

  그런 시대적 배경 하에서 조조는 기존의 인재 채용 제도와 새로운 제도를 동시에 통과하며 입신양명했습니다. 허소에게 인물평을 받아내어 이름을 알렸고, 스무 살에 효렴으로 천거되어 벼슬을 시작했습니다. 지위 높은 환관이었던 할아버지의 힘(집안빨)이 한몫 했으리라는 정황까지 포함한다면 그야말로 당시 인재 발탁 방법을 그 한 몸에 죄다 모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그런 그가 점차 힘을 키우면서 인재를 모으게 됩니다. 여기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인물은 단언컨대 순욱입니다. 영천군의 유력 호족인 순씨 집안에서 태어나 효렴에 추천되었지만 도중에 벼슬을 그만두었고, 다시 원소에게 귀한 대접을 받았지만 또다시 때려치운 후 스스로 조조를 따르기로 결정한 인물입니다. 이른바 ‘순욱 피라미드’라고도 불리는 그의 인재 네트워크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했습니다. 그가 추천한 인물들만 해도 순유, 모개, 종요, 희지재, 곽가 등 여럿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또다시 아는 사람을 줄줄이 천거하여 조조는 단시간에 엄청난 인재풀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조조는 항장(降將), 즉 원래 남의 휘하에 있다 항복한 자들 장수들 중에서도 재능 있는 자들을 중하게 대우했습니다. 장료, 서황, 장합, 방덕 등은 모두 원래 섬기는 주인이 따로 있었던 자들입니다. 관우도 여기에 포함되지요. 물론 그는 자신의 주군을 섬기러 다시 떠나갔지만요.

  그렇게 인재를 모아 가며 성장한 조조가 다른 군웅들을 하나씩 때려잡고, 마침내 일생일대의 호적수인 원소와 그 자식들마저 제거한 후 승상에 오른 것이 208년입니다. 이후 210년에 그는 이른바 구현령(求賢令)을 내립니다.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번역을 할까 했는데 각 잡고 한문을 번역하기는 힘들어서 그냥 개드립으로 대체합니다. 본문은 뒤에 붙여 놓을게요.

  “자고로 천명을 받은 군주는 모두 훌륭한 인재를 구하여 함께 천하를 다스렸다. 하지만 그 인재들이 집구석에만 처박혀 있고 높은 양반들도 걔들을 찾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서로 만났겠냐? 오늘날 천하가 이토록 혼란하니 특히 인재가 필요한 때다. 논어에 보니까 사람마다 다 적절한 자리에 써야 한다더라. 사람들은 효도니 청렴이니 그러는데 솔까 관중은 재산을 엄청 해먹었지만 걔 없었으면 제환공이 뭔 수로 패자가 되었겠냐? 지금도 천하에 분명 강태공 같은 사람이 은거해 있을 텐데 찾아야 하지 않겠냐. 또 진평은 형수랑 간통한 데다 뇌물까지 받아 챙겼지만 걔 아니었음 한고제가 어떻게 천하를 얻었겠냐? 그러니까 너희들 잘 들어라. 집안이나 가문 같은 것 좀 보지 말고, 오직 재주만 있다면 천거해서 내가 발탁할 수 있도록 해라. 自古受命及中興之君, 曷甞不得賢人君子與之共治天下者乎. 及其得賢也, 曾不出閭巷, 豈幸相遇哉. 上之人不求之耳. 今天下尚未定, 此特求賢之急時也. 孟公綽為趙, 魏老則優, 不可以為滕, 薛大夫. 若必廉士而後可用, 則齊桓其何以霸世. 今天下得無有被褐懷玉而釣於渭濵者乎. 又得無盜嫂受金而未遇無知者乎. 二三子其佐我明揚仄陋, 唯才是舉, 吾得而用之.”

  오직 재주만 있다면 천거해라. 유재시거(唯才是擧) 네 글자에 조조 용인술의 핵심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조조는 평생에 있어 항상 인재를 갈구해 왔습니다. 제아무리 잘난 사람이라 해도 혼자 힘으로는 결코 천하를 평정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착각해서는 안 되는 점이 있습니다. 구현령을 내렸다 하여 조조가 별달리 새로운 인사 시스템을 만들어낸 건 아니에요. 그냥 기존의 제도를 사용했습니다. 본문에도 있잖습니까. 재주만 있으면 ‘천거(擧)’하라고요. 근본적으로 향거리선제와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게다가 애당초 조조는 야망을 품고 몸을 일으켰을 때부터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해 왔습니다. 설령 친인척이라고 해도 능력이 있는 사람을 썼지, 결코 무능한 자를 쓰지는 않았습니다. 조인과 하후연은 매우 훌륭한 장수였고, 하후돈은 지휘관으로서는 영 아니었지만 다른 방면에서 능력을 발휘했으며, 조홍도 병사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장수였습니다. 그 외에 뛰어난 수하들이야 말할 것도 없지요.

  그러면 조조는 왜 뜬금없이 구현령을 반포하면서까지 구태여 능력 위주 인사를 강조한 것일까요?  


  이럴 때 끊어줘야 남들이 칭찬한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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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인간
18/11/15 18:28
수정 아이콘
아니 잠깐.. 이봐요!
토끼공듀
18/11/15 18:33
수정 아이콘
아니 강호의 도리가 있거늘 여기서 끊는다굽쇼?
폰독수리
18/11/15 18:33
수정 아이콘
칭찬드립니다.
18/11/15 18:33
수정 아이콘
아니 상도의좀
루트에리노
18/11/15 18:37
수정 아이콘
않이?
18/11/15 18:37
수정 아이콘
으아아아악
Cazellnu
18/11/15 18:40
수정 아이콘
어허 이 알만한 사람이
18/11/15 18:40
수정 아이콘
아니 이걸 여기서 끊네....
Lord Be Goja
18/11/15 18:40
수정 아이콘
향거리선제->지방관의 추천이니까요
구품관인법으로 이어지는 그것은, 권력을 중앙에 집중하고 중앙귀족끼리 서로 세습하는게 목표지 새로운 타입의 인재등용이 중요한건 아니라는뜻.
마법두부
18/11/15 18:41
수정 아이콘
아 막줄 보는 순간 똥싸다 남은 변이 대장 끄트머리에서 PPAP를 추다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네요.

다음 글 기대합니다 흐흐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8/11/15 18:42
수정 아이콘
만화 창천항로를 보면 저 유재시거 때문에 순욱이 멘탈에 크리티컬 먹는 표현을 그린게 참 인상적이었던 기억이나네용
레이오네
18/11/15 18:46
수정 아이콘
아니 이걸 여기서 끊으시면 으뜨케요
전자수도승
18/11/15 18:55
수정 아이콘
끊는 타이밍을 추천햐 드려야 하나 비추를 드려야 하나 으어어
어서 다음편을!
18/11/15 18:57
수정 아이콘
유료결제각입니까?
게이러브섹스턴
18/11/15 19:06
수정 아이콘
강호의 볶음은 어디로 갔는가!
파핀폐인
18/11/15 19:08
수정 아이콘
DORI I NEED DORI
링크의전설
18/11/15 19:14
수정 아이콘
글쓴이와 제목만 읽고 파블로프의 개마낭 헐레벌떡 뛰어들어 추천과 댓글 남깁니다
슬슬 읽어보겠습니다
Cazorla 19
18/11/15 19:19
수정 아이콘
쿠키 10개를 후원..
돌심보
18/11/15 19:26
수정 아이콘
다음화 유료입니까?
18/11/15 19:30
수정 아이콘
결제할테니 다음화를! 어서!!
코우사카 호노카
18/11/15 19:26
수정 아이콘
아니 단호박도 아니고 이렇게 단호하게 끊으시면...
용노사빨리책써라
18/11/15 19:27
수정 아이콘
where is 볶음 of River-Tiger
어제의눈물
18/11/15 19:41
수정 아이콘
칭찬 드립니다.
알레그리
18/11/15 19:49
수정 아이콘
(2)편이 시급합니다.
달콤한휴식
18/11/15 20:00
수정 아이콘
ㅡㅡ 불편.,
Zoya Yaschenko
18/11/15 20:32
수정 아이콘
요즘 유게에 촉/오가 영업을 시작하더니 결국 조조가 나섰군요!
18/11/15 20:36
수정 아이콘
칭찬드립니다
그러니 어서..!!
18/11/15 20:52
수정 아이콘
과거제가 없었으니 인물평에 의지했겠지만, 실제로 사람 발탁 시키는 방법으로는 인물평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증거로 오늘도 다양한 스카우터들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죠.
케갈량
18/11/15 20:58
수정 아이콘
이걸 결제하네...
18/11/15 21:24
수정 아이콘
현대의 구인 구직도 추천서가 중요하죠. 하물며 저 당시에는 아무 대안이 없었을 것 같네요.

그건 그거고, 아니 이걸 여기서?
18/11/15 23:05
수정 아이콘
족벌, 지연, 학벌이 중요한건 예나 지금이나.. 추천제가 잘못된게 아니라 추천제가 계급화 되는게 문제였던거죠
그래서 과거 노래를 불렀던 거고요. 그런데 구품관인법으로 올라온 인재나 과거출신 사대부의 말로를 보면..... 으흠..
추천제도 안전빵이 아닌게 사람을 추천했는데 잘못하면 추천자랑 같이 짤리고 끝이지만,
대규모의 부정 적발이나 최악의 경우 역적모의에 빨려들어가면 최소 삼족이 펑... 심하면 구족이 펑...

능력도 없는데 야심만 뻥튀기된 친족을 낙하산으로 밀어넣었다가 생기는 문제는 지금이랑은 차원이 다릅니다.
18/11/16 00:03
수정 아이콘
예 동의합니다. 그저, 저 시대에는 그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저런 식으로밖에 할 수 없지 않았겠는가 하는 거죠... 과거제가 다듬어지는 데에도 이후 많은 시간이 걸렸으니, 저 당시에는 그 제도가 반드시 낫다고 확인하기도 힘들지 않았을까요?
18/11/16 00:20
수정 아이콘
그에 대한 반례, 새로운 인재등용법의 효과가 나타나는것도 오랜 시간이 흘러야 됐으니까요. 효과가 눈에 보일때쯤 되면
기존 방식의 보수파와 권력을 얻어 보수화된 새 인재등용법의 추종자.. 그리고 또 더 새로운 인재등용법을 들고 나오는 신 혁신파...
과거조차도 당대에 쓸데 없다고 까인거 보면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인재를 굴리는 지도자의 역량문제라고 봐야겠죠 크크크.
물론 그런 토양을 만들 수 있냐 없냐의 문제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세금같은거죠.

뭐 어찌됐건 인간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는게 능력만 있으면 이민족이고 개뿔이고 등용하던 그 마케도니아도,
후계자의 스승격으로 데려온 사람이 '동향 사람'이고 필리포스의 친구이자 대철학자 플라톤의 제자이던 아리스토텔레스..
아아..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18/11/16 00:28
수정 아이콘
마지막 문단 하하하하.....

근데 뭐, 그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절대다수의 인간은 문맹의 농부나 대장장이였을 테니, 지식인들의 풀이 '추천' 으로 뽑기에 무리가 없을 만큼 작았을 것 같긴 합니다.
18/11/19 14:48
수정 아이콘
사실 세상만사 대부분이 그렇듯이 추천제도 과거제도 장단점이 공존하고, 그 중 하나를 수백 년쯤 쓰다 보면 단점이 부각될 수밖에 없지요. 그러면 이제 창고 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옛 제도를 다시 꺼내오지 않습니까. 이른바 개혁의 기수라 불렸던 조선시대 조광조가 야심차게 꺼내든 인재 발탁 방법인 현량과가 사실 천 오백 년 전에 중국에서 쓰였던 추천제의 부활이었다는 걸 생각해 보면...... 역사는 참으로 많은 생각거리를 주는 것 같습니다.
이른취침
18/11/15 22:31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빨리 도네 방법 알려주세요!!!
Ryan_0410
18/11/15 23:09
수정 아이콘
와.. 넘해.. 진짜 진짜 넘하다...
아마데
18/11/15 23:29
수정 아이콘
아니 싸다가 끊으면 닦기도 힘든데!
시나브로
18/11/16 00:28
수정 아이콘
흥미 있는 분야라 술술 읽었지만 중간에 끊어서 비추 누르고 갑니다.
18/11/16 00:28
수정 아이콘
강호의 볶음은 어디로 갔단 말이오......
18/11/16 00:37
수정 아이콘
참 그러고보니, 구현령 읽다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그분 생각나지 않습니까?
인재는 죽을때 까지 굴려야 한다는 그분...... 비리를 저질러도 "니가 가장 일을 잘해"하면서 정승 귀에 속삭였다는 그분..
Betelgeuse
18/11/16 01:16
수정 아이콘
이렇게 오지는 타이밍에 끊으시면 위가 아픕니다
축하합니다 촉에 등용되셨습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8/11/16 02:14
수정 아이콘
보면 알겠지만 같이 한 동지들이 다 뛰어납니다
돈연인홍 모두.. 특히 인은 위국최고장수니

유비도 시작을 만부부닷 2명과 했고 손책도 주유가 함께했죠. 이들도 다 형제라 할만했고
결국 군주본인은 물론 창업동지들이 다 뛰어낫던거죠
18/11/16 04:07
수정 아이콘
구현령의 의미에 관해서 몇 자 남겨 보겠습니다. 글쓴이분의 생각은 어떤 지 모르나 저는 이처럼 생각합니다.

첫 째로는 당시 내치로 방향을 돌리던 위나라의 상황입니다. 적벽대전에서 패배를 맛보았다고는 하지만 천하의 칠할을 지배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위의 국력은 압도적이었죠. 이제 조조는 바깥의 위협보다 자신이 얻은 지배력을 바탕으로 위나라 왕조가 미래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내치에 신경을 기울여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인재들이 필요했는데, "능력만을 보겠다" 는 말은 한나라 동탁 이후 환란 시기에 몰락했지만 능력은 있었던 인재들을 다시 채용하겠다는 의도가 있지 않았나 하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기존 조조 휘하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던 세력의 견제입니다. 조조가 눈부신 전공으로 중국을 휩쓸 때 뒤에서 지원하던 신하들의 크나큰 영향력은 치세에서는 왕권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견제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채용하겠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볼때 이 둘은 부차적인 이유이고 구현령의 진정한 의도는 인재를 쓰겠다는 "천거" 의 의미보다 조조가 그 앞부분에 언급한 "재주만 있다면 발탁하겠"다는 부분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삼국시대 환란 속에서 조조라는 인물은 결코 도덕성, 정통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핏줄로는 환관의 자식이고, 명목상이라지만 황실과 어떻게든 관계가 있었던 유비 같은 이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그 정통성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도덕적인 면에 있어서는 황제를 옹립하고 욕보였고 또한 서주 학살 같은 과오가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죠. 그 당시건 그 이후이건 중국에서는 군주의 도덕성과 정통성을 "예"라는 개념 하에 중요시 여겼습니다. 군주의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예에서 찾는 경우도 적지 않았구요.

(여담으로, 이에 관해 유교에서 이상적인 정부로 생각하던 요순시대의 이야기를 읽어 보아도 내치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군주 그 자신의 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은 현대에서도 알게 모르게 통용되고 있는데, 박정희 시대가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부류 중 박정희의 인격적 실점을 언급하는 이들이 있지요. 실제로는 그 관련성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구요.)

조조는 이에 관련한 약점을 "예"라는 개념을 부정함으로서 무마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조조는 선언합니다. '관중이 예와 덕이 있었기 때문에 제나라가 강성하였는가? 진평이 그 인간성에 있어서 무결하였기 때문에 한나라 성립에 큰 공을 세울 수 있었는가? 그렇지 않고, 천하가 혼란한 이유는 그 지배자가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덕 중 으뜸은 천하를 평안케 할 수 있는 실력이고, 그것에 있어서는 나 조조에 비할 자가 없다.' 라는 말을요.

천거제의 한계는 조조 그 자신이 향거리선제를 거쳐 오면서 그 자신이 가장 뼈저리게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조조 그 자신이 어떤 하나의 선언으로서 천거제의 고질적인 문제가 한번에 해결될 것이라고 믿을 정도로 순진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구현령의 진정한 의의는 정통성을 실력이라는 개념 하에 재정의한 것이고, 위나라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움직임이었다고 봅니다.
하성훈
18/11/16 09:29
수정 아이콘
기존 헤게모니의 전복을 꾀하였다는 의견에 적극 동의합니다
그나저나 '2편'은 언제 올라옵니까? ㅠㅠ
18/11/19 14:51
수정 아이콘
음. 제 두 번째 글로 어느 정도 대답이 된 것 같습니다. 구현령의 의미에 대해 말씀해주신 의견도 상당히 흥미롭네요. 어쩌면 구현령 자체가 조조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의견, 저도 곰곰이 생각해 보겠습니다.
Goodspeed
18/11/16 14:01
수정 아이콘
절단 신공을 윤허하지 않겠다...

ㅠ.ㅠ
The Seeker
18/11/16 18:04
수정 아이콘
항상 이런 식이십니다? 크크
순욱은 회사 내 사조직 대장이라 빈 도시락을 보냈습니다? 크크
18/11/17 11:00
수정 아이콘
휴.. 다행히 첫 글 올라왔을땐 못보고 2편 올라오고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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