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어금니 아빠”가 사형 판결을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는데요. 댓글로 사형 판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집행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한국이 현실적으로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더는 이득보다는 손해가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아래 글의 주제와 기본적으로 조금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고(아래 글 : 어금니 아빠 사건, 이 글 : 사형제 전반에 대한 글), 제가 쓰려는 글이 다소 길어서 댓글이 아닌 새로운 글로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사형 판결이 범죄를 줄여주지 못한다는 점. 잘못된 사형 선고가 이루어졌을 때 희생자를 다시 살려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 같은 이야기는 과거부터 많이 있었습니다만, 제가 지적하고 싶은 문제는 약간 다른 내용입니다. 바로 범죄인 인도조약 이야기입니다. 범죄인 인도조약이란 한국의 범죄자가 국외로 피신했을 때 해외에서 붙잡아 한국으로 범죄인을 소환하는 제도를 말하는데요.

문제는 유럽연합 국가들이 매우 강경하게 사형제가 인간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는 제도라고 반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럽연합에 소속된 모든 국가들은 사형제를 실제 시행하는 국가에 범죄인을 잘 인도해주지 않으려 합니다. 유럽연합에 속하지 않은 국가라고 하더라도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에게는 범죄자를 잘 보내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예를 들자면 바로 옆에 있는 선진국이자 사형제 집행국가인 일본인데요. 일본의 경우에는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은 국가가 2개국(한국, 미국)뿐입니다. 유럽에서 잡힌 일본인 범죄자가 일본으로 소환되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https://asqmii.com/jijico/2017/02/11/articles22514.html

한국은 사형제의 실질적인 폐지국가이며, 이로써 일본과는 다르게 해외로 도피한 범죄자를 한국으로 돌려받는데 큰 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세계 각국(2012년 기준 72개국 http://m.nocutnews.co.kr/news/951061)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은 이러한 범죄인 인도조약의 유지를 위해서 유럽연합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에게 사형 집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온 적도 있습니다(http://www.viewsnnews.com/article?q=60845) 이는 현재 한국에서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게 될 경우 더는 유럽과 범죄 수사에 공조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본과 같은 암울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로, 현대에 들어서 사형 집행은 범죄를 감소시키는 것보다, 도리어 범죄를 수사하는 것을 방해하는 효과가 더 크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형집행국으로 이름이 알려지게 되면 더 이상 외국으로 도망친 범죄자들을 데려오는 공조가 매우 협소해지고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