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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23 11:42
이육사의 절정은.... 진짜 핵간지 폭발이죠.....
김수영은, 그렇지만, 이런 시도 썼습니다.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단 세 문장이지만, 김수영의 생에 대한 심정이 절절히 드러난달까요. 재밌는 것은 여기서 은유적으로 표현된 자기 반성이, 시간이 지나서 쓴 본문의 시에서 오히려 더 직설적이고 강한 어조로 드러난 다는 겁니다. 그는 오히려 더 젊어졌던 걸까요? 아님 더 지혜로워졌던 걸까요? 아님 오히려 그럴 더 강하게 몰아부칠 만큼 세상이 더 X같아졌던 걸까요?
17/11/23 11:44
잘 읽었습니다.명문이죠. 수많은 패러디가 있지만
얼마 전 유병재 패러디가 인상에 남아 퍼옵니다. ===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어느 여자 연예인이 속옷을 입지 않고 SNS에 사진을 올렸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한조 위도우만 고르는 우리 편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독재자에게 친일파에게는 못하고 배달부에게 발포책임자에게는 못하고 일사봉공, 견마지로의 자세로 충성을 맹세한 일본군 장교의 딸에게도 못하고 걸그룹 기획사 사장에게 팀명이 구리다고 팀명 때문에 팀명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걸그룹 팀명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이것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
17/11/23 11:46
본문의 시들을 외우지는 못하지만,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보고 나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던 것 같습니다. 그 때 배운 수많은 시들 중에 제목이나마 기억하는 것들은 몇 안되고, 그 중에서 저 두 시에 대한 수업은 좀 기억이 있거든요. 원래 강렬한 시들이긴 하지만요.
17/11/23 14:03
이육사님의 '절정'과 비교해서 읽어보니, 김수영 시인의 시가 더 절절히 와 닿네요.
저 역시도 여기서 키워질이나 하고, 촛불혁명때도 한쪽 귀퉁이에서 초를 들고 서 있었을 뿐, 그것도 잠시뿐... 괜시리 찡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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