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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27 12:14
제가 일본에 계속 있었을 때 떠오르던 시절의 고이케를 봤었는데 이렇게 무너져버렸군요..
사실 일본의 이본 총선 결과가 정확히 18개월 전에 우리가 예상하던 총선에서 생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였죠.. 기존에 집권경험이 있던 야당이 내부 정쟁 과정을 거치면서 계속해서 정책노선이 변경, 그리고 지지율 폭락 (새정치민주연합 - 민진) 이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이 바람을 타고 그 당의 일부 지분을 장악.. 그런데 우리 나라는 그 와중에 새 인물의 실책 + 기존 제1야당의 저력 + 여당의 대삽질 등이 겹쳐서 여소야대.. 그러나 일본은 제1야당이 공중폭파 + 지리멸렬했던 야당은 멸망.. 일본 총선과 우리 총선과의 차이점이었다면, 그래도 제1야당 내에서 인물 경쟁력이 강한 사람이 부각되고 이끌어갔었느냐 아니냐의 차이인 것 같네요.. 일본의 리버럴은 이제 정말 입헌민주당만 기댈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다행히 민진당이라는 이전 민주당 집권 세력에 더한 짬뽕을 만들어버린 당에서 쪼개져나와 그나마 최근들어 가장 선명한 리버럴 노선이 나온거라.. 이들의 포지션이 우리 나라로 치환하면 현 민주당 내부의 중도좌파 + 구 참여계 스탠스라고 보여지는데 이들이 리버럴을 대표해나가지 못한다면 저기는 이번 총선구도에서 의미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네요..
17/10/27 12:21
2016년 총선 직전의 민주당이 딱 저 직전까지 갔었죠. 거의 대부분 새누리당이 개헌선을 확보하느냐 놓고 아웅다웅하던 상황이었는데, 문재인은 그걸 어떻게든 수습해서 뒤집어버렸죠. 정치는 인물이 아니라 세력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만, 정말 문재인은 예외적인 인물이에요.
17/10/27 12:24
일본과 국내의 정치 상황을 1:1로 매칭해 볼 수야 없겠지만,
본문을 읽고 나니 어려운 상황에 닥쳤을 때 돌파하는 능력-문재인의 정치력과 안철수의 정치력을 오버랩시켜서 생각해볼 수는 있게 되는군요. [고이케나 안철수나.]
17/10/27 13:02
일본 중의원 의석수를 생각하면 최소 70~80석은 해야 국민의 당에 비벼볼만하죠.
치환해보면 범 새누리당 계열이 이미 300석을 먹은셈인데 저 정도 의석수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원래 교섭단체 겨우 만든 시절의 자유선진당이나 바른정당 꼴이죠.
17/10/27 13:46
대략적인 흐름은 맞습니다만, 디테일에서 부정확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1. 고이케 대표가 민진당의 정당지원금을 노리고 민진당을 포섭했다? 글세요. 그게 목적이었다면 민진당 마에하라 대표와의 사전 교섭 단계에서, 두 당이 당대 당으로 통합하는 형태로 추진했겠죠. 그런데 실제로는 민진당에서 공인(공천) 받을 예정이었던 당원들이 민진당 탈당 후, 희망의 당에 입당하는 형태를 취했습니다. 당연히 탈당하는 인사들이 정당지원금을 들고 이동하는게 아니니까, 민진당의 정당지원금은 지금도 민진당 내부에 남아있습니다. 2. 민진당 인사들이 눈치작전끝에 자발적으로 희망의 당으로 갔다? 아닙니다. 민진당 마에하라 대표가 당 차원의 방침으로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내세우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당 해체 선언을 했기때문입니다. 개중에는 내심 쾌재를 부르며 희망의 당으로 달려간 인사들도 있겠지만, 자발적으로 옮겨갔다는 설명은 온당치 않습니다. 3. 희망의 당 내부가 헌법개정, 안보법안에 대한 찬반에 따라 양분되었다? 현재 희망의 당 내부 갈등은 선거 패배의 책임소재와 당 집행부 구성에 대한 의견대립이지, 헌법이나 안보법안에 대한 이념논쟁이 아닙니다. 일본정치의 막장성을 강조하여 누군가를 돌려까기(?) 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의 왜곡이나 지나친 자의적 해석은 곤란하죠..
17/10/27 14:01
아무 생각없이 본문을 읽었는데 도연초님의 댓글 1항을 읽어보니 갑자기 본문의 신빙성이 하락하네요.
그렇죠. 정당보조금을 먹으려면 합당을 해야지 개별입당 가지고는 안 되죠.
17/10/27 14:31
물론 개별입당하는 형식으로도 정당지원금을 들고 이동하는게, 기술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한건 아닙니다.
정당지원금은 용도가 제한되어있지 않기때문에, 마에하라 대표가 자신의 정치생명이 끝장날걸 감수하고, 민진당을 탈당하여 희망의 당에 입당하는 인사들에게 기부금(?)등의 명목으로 한 뭉터기씩 안겨준다고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건 없을겁니다. 법률관계라 100% 확실치는 않습니다만. 다만, 지금도 민진당의 정당지원금의 처리를 놓고 설왕설래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 민진당 내부에 남아있는 것 만은 틀림없어보입니다.
17/10/27 14:39
말만 아직 합당을 안한거지 거의 합당 수준이었죠.
민진당 당 대표라는 사람이 당 해체 선언을 하고 희망의 당을 위해 공천도 안하고 자기 당 유력후보를 희망의 당 공천에 보내는 수준인데...
17/10/27 14:30
고이케 유리코와 마에하라 세이지가 서로 만나 합당을 논의했었고 이미 마에하라 세이지가 희망의 당에 선거 승리를 위해서 흡수통합 당하는 형식으로 합당을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마에하라 세이지가 당내 공천을 포기하고 소속 중의원들의 희망의 당 공천 신청을 종용하고 소속 중의원의 7할이 넘는 61인이 희망의당에 공천 신청을 했었죠. 이미 거의 민진당이 희망의 당에 흡수되는 식으로 합당까지 다 되어 있었고 희망의 당이 선거 승리만 했어도 민진당은 희망의 당에 합당되고 민진당의 정당지원금은 희망의 당으로 갔을거에요. 근데 코이케가 스스로 말아먹으면서 계획이 틀어진거지 이미 거의 합당 수준까지 갔었죠. 말씀하신대로 마에하라 세이지가 당 해체 선언을 한게 희망의 당과의 합당을 위한 포석이죠. 마에하라 세이지는 이전에도 민주당을 해산하고 유신당과 합당하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어요. 원래 그런 인물입니다. 희망의 당이 제대로 선거만 잘 치뤘어도 마에하라 세이지가 원하는대로 됐을거에요. 당대표라는 사람이 희망의 당을 위해 후보도 안내고 자기당 후보를 희망의 당 공천에 보내는거 자체가 그냥 합당 수준이죠. 고이케가 여기서 골라서 받겠다고 하지만 않았어도 희망의 당 100석 이상 획득하고 민진당은 흡수 통합 되었을 거에요.
17/10/27 14:46
민진당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탈당하고 희망의 당으로 옮겨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곧 합당은 아닙니다. 탈당한 인사가 개인 자격으로 희망의 당에 입당했을 뿐이죠. 민진당은 선거전에도, 선거중에도, 지금도 독립 정당으로 존재하고있고, 여전히 참의원 45명이 재적중입니다.
17/10/27 14:58
민진당 인사들이 대거 희망의 당에 공천받으러 간게 바로 민진당 당대표가 당 해산 하고 희망의 당 가서 공천받으라고 했기 때문에 그런거죠.
이름만 민진당 걸어놓은거지 희망의 당과 합당할 준비 다 마쳐놓고 있었고, 희망이 당이 선거 대승했으면 합당했을겁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정의당이 민주당과 합당 논의하고 당 해체 선언한뒤 민주당 위해 후보 안내고 자기 후보들 민주당 공천에 넣은것과 마찬가지에요.
17/10/27 14:29
코이케 자체가 리버럴 우파를 내세웠지만, 정치성향은 아베 자만당보다 더 극우. 20대의 자민당 지지율 압도적이던데 진짜 정치적으로 죽은 국가네요.
17/10/27 14:42
실제로 조금은 관계되어 있는 사람(내부자는 아닙니다만) 입장으로 본문의 내용이 대략 맞습니다.
리버럴 안 받겠다라는 판단 하나로 차기 총리직이 날라간거죠. 웃긴건 민진당 돈주머니를 놓고 희망의당이랑 입헌민주당이 나눠 썼다는거죠. 겉보기는 다른 당이고 경쟁세력인데 물밑에서는 같이 싸웠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289 소선거구중에 3파전 구도가 된 선거구는 거의 없습니다. 고이케 측 인사가 희망의당 후보자로 나온곳에 저격으로 3파전 된 곳은 있지만요. 쉽게 이야기 하면 고이케가 간판으로 이용당하고 이제 용도처분 절차중이고 민진당 쪽 사람들이 반은 희망의당 반은 입헌민주당으로 지금까지 한것처럼 야당질 하는거죠. 참고로 선거전 민진당 의석이 96석이었는데 민진당 출신자가 요번에 105명이 당선되어서 105석이 되었습니다. 고이케는 몇석이나 건졌을까요? 그리고 민진당에서 만장일치로 희망의 당합류를 결정했었죠? 그게 왜 만장일치가 되었을까요?
17/10/27 15:38
이기지는 못하죠.
대신 못 이겨도 그냥 붙었으면 150석 정도 나왔을겁니다. 그러면 아베가 개헌추진 할려면 고이케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죠. 차기로 키우던 이나다 관방장관도 뻘짓해서 날라갔고 딱히 대항마가 없어서 아베가 최장기 총리 기록이 눈앞인거거든요. 고이케가 제1야당으로 인기유지를 하면 자민당 현역 의원들 자리가 위험해지기 때문에 금의환향같은 합당과 총리자리를 딜을 하는게 플랜이었죠.
17/10/27 15:47
삼파전 구도가 없었다는 점을 알고있습니다. 표면상으론 입헌쪽의 방침상, 이제까지 민진당에서 함께 해왔던 동지가 있는 선거구에는 대립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으로 되어있습니다만, 사실은 물밑에서 선거공조, 후보자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말씀이신가요?
고이케 대표가 간판으로 이용당했다는 말씀이나 민진당의 의석수 증가나... 이건 결과론적인 해석이 아닐까요? 선거 결과가 좋았다면 최대의 수혜자는 총리가 될 수도 있었던 고이케 대표였을겁니다. 일련의 해산-합류극이 당 내부에서 잘 조율, 기획된 과정처럼 말씀하시는데,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스토리네요. 그리고, 만장일치라는 표현은 그저 수식어에 불과하죠. 마에하라 대표가 양원의원총회에서 해산-합류 방침을 발표하고, 거기에 대해서 아무도 그 자리에서 목소리를 높여 반대하지 않고 (고 노무현 대통령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다수가 박수로 찬성을 표했다는 뜻입니다. 무기명 비밀투표를 해서 반대표 하나도 없이 전원 찬성이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민진당 내부에 반대의견이 상당히 많았던걸로 알고있습니다.
17/10/27 16:32
고이케 대표를 간판으로 의원직을 유지할려고 한거죠.
민진당으로는 답이 없었으니까요. 대신 고이케가 자기무덤파서 몰락했으니 용도처분중인거구요. 무덤 안팠으면 고이케 깃발 밑으로 가서 의원직 유지하고 내부에서 후일을 도모할 예정이었는데 (희망의 당은 조직이 없습니다. 국민의당 초창기 안철수 vs 호남중진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배제] 당해서 입헌민주당으로 출마할수 밖에 없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민진당 출신자들은 양당에서 살아남고 고이케(고이케계)는 폭망한거죠. 그러니 고이케입장에서는 도정에 힘쓰겠다라는 소리를 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거죠. 참고로 [선거공조]는 확실히 있었다고 봅니다. 제가 민진당에게 돈 받고 일해주는 입장에서 들은 이야기라고 할까요.. 돈 주는 곳은 한곳인데 일은 양쪽일 다 해줬거든요...
17/10/27 15:34
나름 일본에서 살고있는 제가 생각하는걸로 적어본다면,
우선 민진당 출신의원들의 돈에 대해서는 약간 틀린 설명이 있는거 같습니다. 입헌민주당으로 간 의원들도 민진당에서 선거자금을 받았고 아직도 상당한 액수가 민진당에 남아있습니다. (민진당에서 원래 공천을 받았다는것을 기준으로 선거자금이 분배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주노총에 해당되는 일본의 '연합'단체의 지원도 민진당의 공천을 기준으로 결정되었고요.) 그리고 원래부터 고이케쪽으로 갈려는 분위기가 아주 컸었던건 아니였습니다. 수도권은 덜했지만 일부 지방에서는 희망의 당과의 연계가 생기는순간 참의원 선거에서부터 시작해왔던 공산당과의 연대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의견이 있어서 무소속 출마를 처음부터 생각했던 의원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말 한마디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일본정치에서 진보계 의원의 공천 불가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배제'라는 발언이 나왔을때 이미 선거는 끝난거였습니다, 이 발언때문에 입헌민주당이 상대적으로 피해자로 비칠수 있었고 결국 고이케가 패배한 이유는 자금에 대한 문제나 개헌문제보다는 '배재'한마디 였습니다. 언론에서 예상하기를 이 발언 한마디가 최소 30석은 깍았다고 하니까요.
17/10/27 16:01
고이케 유리코는 아베 vs 반아베로 판을 짜야 하는데 민진당 인사들에게 개헌 반대파는 배제한다면서
개헌찬성하는 아베 vs 개헌찬성하는 고이케로 판이 만들어졌죠. 어차피 아베랑 주장이 다르지 않는데, 국민들이 왜 아베가 아니라 고이케를 뽑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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