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9/08 19:50:12
Name minyuhee
Subject [일반] 지역기업의 파산 소식을 접하고
몇년전에 나는 이름만 알고 있는 동창생, 내 친구의 친구인 사이인데 우연히 그 친구와 거리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 동창생이 팀장이 됬는데 후임들이 말을 안 듣고 있어서 불만이라는 이야기였는데, 그다지 부정적인 감정은 보이지 않았다.
당시 절정을 구가하면서 세계1위를 목표로 한다는 그 기업은 이 지방지역사회에서 선망받는 직장이었고, 더구나 신설될때 입사한
정규직 팀장이면, 하청을 전전하는 비정규직 입장에선 감히 마주할 수 없는 신분이다.
그런데 바로 그 기업이 청산예정이라는 소식이다.  

나는 모르고 있었지만 그 기업은 주식상장하며 성공적인 투자를 유지하는 등 호기에 있었으나 주식상장 다음해부터
중국계 기업간의 경쟁이 심화, 주력제품의 판매가가 추락하기 시작하였다. 절정기에 3달러 이상을 받던 주력제품의 납품가가
현재는 1달러 이하라는 절망적인 정보도 있었다. 부도, 회생, 법정관리, 파산 등 다양한 단어가 오가는 가운데서
훨씬 규모가 큰 모그룹에서도 지원을 포기했다고 한다. 한때 잘 나갈때 주식을 샀던 주주들은 물론 절망에 빠져있는데,
그 주주들 중에선 우리사주를 한 직원들도 많았다.  
노조와 사장이 적극권장하고, 당시 절정기이던 기업사정, 이자지원도 있어서 많은 직원들이 대출을 받아가며 우리사주를 구입하였는데
그 금액은 무려 290억에 달한다. 그러나 이자지원은 공수표였고, 많은 직원들에게 재정적 부담으로 돌아왔으며 주가폭락으로 많은
손실을 입은 가운데 청산까지 들어가면  직원들의 290억은 부도수표가 될 것이고 남아있던 직원들은 실직자가 될 것이다.
나의 동창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기업이 위기에 빠지기 이전 재빨리 손을 털고 이직해 여러 비정규직을 부리는 정규직 인생을
즐기고 있을까, 아니면 기업이 안긴 우리사주의 손해에 빠져 부채에 허덕이고 있을까.
후자라고 한다면 정규직 경력을 활용하여 우대받는 직장을 가질 수 있을까, 아니면 망한 기업의 경력은 무용지물일까.

또한 다른 기업의 공장폐쇄소식도 있었는데, 그쪽은 내가 꽤 장기간 있었던 장소이기도 하기에 잘 알고 있다.
봄이 되면 노동조합 조끼를 입은 정규직들이 노동가를 부르고, 그 정규직을 피해서 비정규직들이 출근을 한다.
근무시간이 되면 정규직들은 노동조끼를 입고 비정규직들을 지휘하는데 노동조끼를 입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때가 다른 점
이 있다면 노동조끼를 입은 시기에는 노조전임자들이 돌아다니면서 담소를 나누는 점이 있겠다.  
그 기업은 사회에 굉장한 해악을 끼친 사건의 주요관계자였기 때문에 망하는 것은 당연했다. 오히려 그 사건이 엄청난 주목을
받았음에도, 기업이 문제없이 돌아갔고, 직원들이 불만을 표하지 않았던 것이야말로 불의한 일이었다. 이제서야 문을 닫는 것이다.
이 공장폐쇄이야기를 나의 절친에게 하니 나의 절친은 바로 말한다. "꼴 좋군"
나는 이 절친에게 정규직에게 당했던 여러 굴욕적인 경험을 이야기했다. 또한 이 기업이 끼친 해악이 큰 만큼 망하는 것은 사필귀정이다.
하지만 공장이 폐쇄되어 지방정보신문 알바자리의 한 칸이 빠진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정보를 검색하면서 알게된 하나 놀라운 점은 나의 동창생이 다녔던 한때의 유력한 기업과 내가 비정규직으로 다녔으며
사회적 해악을 저지른 기업, 그리고 올해 전반기까지 내가 다니면서 비정규직치고는 꿀을 빨았던 기업이 모두 한 실업가가 세웠던 그룹에서
갈라졌다는 신기한 사실이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마제스티
17/09/08 20:05
수정 아이콘
회사이름이 궁금해지네요 잘봤습니다
나인뮤지스A
17/09/08 20:30
수정 아이콘
씁쓸하네요. 인생지사새옹지마네요.
도뿔이
17/09/08 20:45
수정 아이콘
대충 검색해보니 전북쪽을 기반으로 삼고있는 OCI그룹의 넥솔론 이야기인듯 하네요..
그런데 밑에 사건을 일으켰다는 기업은 검색력의 부족으로 어디인줄 모르겠어요
독수리가아니라닭
17/09/08 20:51
수정 아이콘
꺼라위키를 보니 옥시 관련인 것 같습니다
미사쯔모
17/09/09 06:49
수정 아이콘
우리사주 흥행 때문에 대출권유에 강매가 있게 마련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3653 [일반] [밀리터리] 퇴출될지도 모르는 K1A [89] kapH15406 17/09/08 15406 20
73652 [일반] 근황잡담 [36] 절름발이이리7819 17/09/08 7819 5
73651 [일반] 지역기업의 파산 소식을 접하고 [5] minyuhee7195 17/09/08 7195 0
73649 [일반] 아웅산 수치가 로힝야족 문제로 비난을 많이 받고 있군요 [84] 군디츠마라13378 17/09/08 13378 19
73648 [일반] 샴푸 냄새 [26] 삭제됨8297 17/09/08 8297 110
73647 [일반] 박성진 후보자의 뉴라이트 논란이 가열되고 있네요 [37] 아유7780 17/09/08 7780 2
73646 [일반] 옛날 가을동화에서 만약 이렇게 되었다면 어땠을까요? [14] 패르바티패틸6696 17/09/08 6696 1
73645 [일반] '구글 드라이브' PC용 지원 중단 "백업&동기화 하세요" [34] VKRKO13596 17/09/08 13596 1
73644 [일반] 처음으로 호갱 당하지 않고 스마트폰 구매한 후기 [58] Ahri20125 17/09/08 20125 2
73642 [일반] [뉴스 모음] 측은지심과 인면수심 외 [33] The xian11475 17/09/08 11475 43
73641 [일반] 히딩크 감독을 국민들이 원하는건 국민들이 마법사를 원하기 때문이죠. [148] 비타100010876 17/09/08 10876 5
73640 [일반] 9월 9월 9월 구월 구월 구원 [8] Venada6595 17/09/08 6595 1
73639 [일반] 여자 아이돌의 외모에 대한 선플이 잔뜩 달렸던 어떤 공연 영상 [14] Zelazny13054 17/09/08 13054 6
73638 [일반] 컴퓨터 개봉기 1080ti 삼성 c32hg70 [57] 박진호11493 17/09/08 11493 15
73637 [일반] 페미니즘 여교사를 규탄하는 학부모단체의 연설 [231] 삭제됨17076 17/09/07 17076 6
73636 [일반] 검찰 KAI 압수수색 하던 날 이정현 의원이 사장실에, 왜? [10] 바스테트7794 17/09/07 7794 0
73635 [일반] 비통하다고 하는 성주 주민들 [125] 능숙한문제해결사14506 17/09/07 14506 28
73632 [일반]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직 사퇴 [34] 그러지말자11186 17/09/07 11186 0
73631 [일반] 숭의초 집단 폭행 헬피엔딩. [99] Drone15618 17/09/07 15618 1
73630 [일반] 질게에 올렸던 시계구입글 진행상황 [24] 탄산맨8420 17/09/07 8420 4
73629 [일반] 누구나 구멍이 있다. [26] 닭장군8497 17/09/07 8497 10
73628 [일반] 오늘(9월 7일) 광주 기아vs한화 경기 티켓이 두장 남습니다. 무료제공(1장 남았어요) [24] 친절한 메딕씨7087 17/09/07 7087 0
73627 [일반] 혐오시설 - 장애인 특수학교 - [93] 당근병아리14613 17/09/07 14613 1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