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cdn.pgr21.com/pb/pb.php?id=freedom&no=71335#2902059
안녕하세요, 4월초에 장르소설 도전기로 글을 올렸었던 피지알러입니다.
감사하게도 피지알에서 왔다고 하시면서 좋은말씀 해주신 분들도 계셨던 것 같은데, 제 두번째 작품은 5월 24일 65화, 약 삼십만자를 기점으로 연중을 하게 되었습니다.
초반에 꽤나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던 나름대로의 세계관이 점점 밑천을 드러냈고, 저의 가장큰, 고질적인 단점인 극중 질질 늘어지는 단점이 심해지던 시점이었습니다. 그때까지 함께 봐주셨던 분들께 너무나도 죄송하더군요. 하지만 이대로 저 자신조차 향후 전개해 나가는 소설의 퀄리티를 보장하기가 힘든 시점이 오게되어, 양해를 무릅쓰고 연중공지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ㅠㅠ
무엇이 문제였는지 고민하는 날들이 시작되었습니다.
몇일동안 궁리한 끝에 제가 내린 판단은 '내용에 대한 깊이'였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니었으나, 기본적으로 작품세계에 대한 치밀한 설정과 깊이 없이는 소설의 질도, 그리고 내용을 이어나가는 힘도 모두 부족할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되고 보니까 조금 막막하더군요. 저는 평범한 회사원이고, 의사인 제 친구처럼 경험을 살려 내용을 풀어나갈 전문지식도 없었습니다. 판타지 소설을 읽은 분량도 얼마 안되는 수준이고, '독자적인 세계관'은 커녕 기존 세계관에 저만의 색을 입히는것 조차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소설 쓰는걸 그만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제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했지만, 그러기 싫었습니다. 소설을 쓰면서 매일 매일 분량을 작성해 업로드를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엄청났습니다만, 평범했던 일상에 무언가 특별한 취미가 생겼다는 것이 저에게큰 큰 활력소가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무얼 가지고 소설을 써야 그나마 덜 허접한 세계관, 혹은 극중 전개를 이끌어 나갈수 있을까?
여기서 제가 내린 해답은 '야구'였습니다.
어렸을때부터 빙그레이글스(아버지, 왜 저를 그때 하필 대전구장으로)의 팬이었고, 20년 넘게 야구시청 및 관람을 해왔으며, 사회인 야구도 직접 몸담아 수년동한 했던 경험이라면, 최소한 허접한 세계관이나 얕은 내용의 깊이로 중간에 엎는 일은 막을수 있지 않을까, 해서 본격적으로 스포츠물을 기획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소설을 올리는 사이트에서 스포츠물은 대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류 카테고리 안에는 들어있는 장르였습니다. 타 플렛폼에서 스포츠물이 인기가 없기에 이미 기성작가인 제 친구는 만류했지만, 저는 타 플렛폼은 고사하고 제가 주로 활동하는 이 사이트에서 만큼이라도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고 싶었기에 또다시 친구의 말을 개무시하고(...) 야구 소설을 쓰기 시작합니다.
야구물이 꽤나 많이 나온 시점에서, 독창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것 또한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파이어볼러 투수, 특별한 능력을 얻게된 타자 등 제가 1차적으로 생각한 내용들은 이미 여러번 나왔을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궁리끝에 제가 생각한 내용은 '바빕신'이었습니다. 흔히들 빗맞은 안타가 자주 나오는 날은 바빕신의 가호가 도왔다! 는 말을 많이 쓰잖아요?
BABIP. 간단히 말하면 타자가 친 공이 인플레이(홈런제외)상황일때 안타가 나오는 확률.
저는 이 바빕신이라는것을 실체화(...)해서 그동안 위력적인 공의 대명사였던 마구를, 바빕신이 도와주는 마구로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정타를 두들겨 맞지만, 운이좋게 직선타가 되거나, 펜스 워닝트랙 바로 앞에서 잡히는, 결코 인플레이 상황에서 안타를 허용하지 않는 공으로 만들어낸거죠. 정확히 말하면 야구물보다는 스포츠판타지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매일매일 허덕이던 연재에서 벗어나고자, 이번에는 8만자 분량의 원고를 확보해 둔 후 연재를 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글을 올리는 사이트에서 공모전 이야기가 나왔고, 이왕 시작한다면 공모전으로 분위기가 올라왔을때, 그 흐름에 저도 동참하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공모전이 끝난 오늘까지 대략 30만자, 총 58회 연재를 진행중이며, 공모전 예심의 최소 기준(조회수 기준 50위?100위? 이내)에는 부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유료화 전환에 대한 각(?)이 나왔다는 소리를 들었고, 8월 중순 연휴가 끝날때쯤 유료화 전환이 될 것 같습니다.
출판계약할때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기존에 저를 발굴해준 정말 감사한 출판사의 종이책 출간 조건이 좋지 않아, 이번 작품은 다른 출판사와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종이책을 안내면 기존 출판사의 조건이 더 좋을 수 있었지만, 저는 종이책을 내고 싶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 이름으로 나온 책을 제가 직접 보고 만지는것이, 저에게는 정말 엄청난 로망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행히도 기존 출판사의 편집장님께서 좋은말씀 많이 해주시면서 이메일,전화통화를 마쳤고, 정상적으로 기존 출판 계약은 종료되었습니다.
비록 이번 작품에 대한 계약서는 쓰지 않은 상태였지만, 아무것도 아닌 저의(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가능성을 봐주시고, 첫 계약을 했었던 곳이었기에 상당히 죄송스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혹여, 유료화를 바로 앞두고 이런 글을 쓰면 홍보처럼 보이게 될까봐, 공모전이 끝난 주말에 이렇게 부랴부랴 피지알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첫 장르소설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이 글이 나름대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면, 꼭 2편을 피지알에 올려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작품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차기 작품으로 말씀을 드리게 되어 뿌듯합니다.
롤과 오버워치의 채팅으로 단련된 저이지만, 매회 날 선 댓글을 받으면 정말로 멘탈이 혼비백산 합니다. 몇시간을 공들여 쓴 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초연해지기 어려운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이 취미활동을 계속하는것은 글 쓰는 그 자체에 대한 즐거움, 재미있는 장면을 쓰다보면 저도 모르게 웃으며 타이핑을 하고 있는 제모습이 보이는데, 그런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익적인 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느냐고 물으신다면.. 엄청나게 원합니다 -_-...지금은 시기상조일 뿐이라서...)
저의 좌충우돌 장르소설 도전기(2)는 여기까지입니다. 3편이 나올수도 있지만 그때는 이벤트형식(제 지금 소설이 완결까지 무난히 난다는 가정하에) 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라도 제 완결본을 원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벤트를 통해서 피지알러분에게 한질을 드리고 싶은마음이 있거든요. 물론 그냥 드리는거구요. 냄비받침으로도 유용할겁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쟐러님들 무더운 여름 조심히 보내시기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