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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8/02 00:25:11
Name 부대찌개
Subject [일반] (감상평:스포포함) 덩케르크 vs 군함도 : 음악적인 측면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영화 두편을 연달아 보고 느낀 바가 있어 글을 끄적여 보겠습니다.

영화는 종합 예술이니만큼 참으로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뭐가 제일 중요하다고 콕찝어 말할 수는 없겠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이야기(시나리오)일 것입니다.

이야기가 좋다고 다 명작은 아니지만 명작 치고 이야기가 형편없는 작품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적인 측면에서 두 영화에 대한 평은 이미 많이 나와있기 때문에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덩케르크를 보고 꽤나 감명받았고, 군함도를 보고 실망했으며 실소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음악적인 측면에서의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덩케르크의 음악감독이 한스 짐머인 것은 이미 알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취향 차는 있겠지만 한스 짐머의 음악을 '믿고 듣는' 편이기 때문에

나름 기대를 하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영화 중반까지는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악만 계속 나오더군요.

사실 음악이라기보다는 음향에 가까운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영국 어선이 몰려오는 장면에서 드디어 멜로디가 나오더군요.

정말이지 참으로 느린 박자로 멜로디가 나오는데

음악이 진행되면서 엘가의 '님로드'라는 곡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영국 뽕이 들어간 장면이기 때문에 더더욱 맞아 떨어지더군요.

박자를 최소 5배 이상 느리게 한 편곡은 참으로 좋았던 것 같습니다. 현악기 사운드와 관악기 사운드를 돌림노래 식으로 배치한 것도 좋았습니다.

이후에도 한두번 정도 님로드의 편곡된 멜로디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베를린'이라는 영화에서 특히 이경영의 대사가 잘 들리지 않은 경험을 하였기에 군함도에서 몇몇 배우의 대사가 전달력이 떨어지는 것은

새롭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실 대사가 그리 중요한 영화도 아니더군요. 초반부에 뭔가 발랄한 느낌의 일제시대 가요가 삽입된 것은

암울한 군함도의 현실과 대비되는 효과를 주기 위한 음악감독의 의도였는지 모르겠지만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영화는 점점 흘러가고, 클라이막스 무렵에 삽입된 엔니오 모리꼬네의 곡을 듣는 순간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왜 이 음악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찾아보니 '석양의 무법자'라는 영화에 삽입된 'ecstasy of gold'라는 곡이더군요.

그 장면에 어울리지도 않았을 뿐더러 설상 어울린다 한들 다른 영화의 ost를 제가 듣기에는 편곡도 하지 않은 채로

그것도 클라이막스 때 삽입한 것은 성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겨울왕국의 'let it go'를 삽입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해야 할까요.

제 생각에 군함도의 음악감독은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클래식'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차라리 새로운 음악을 작곡해서 삽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습니다.



원곡 'nimrod'와 덩케르크 ost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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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안티포바
17/08/02 00:27
수정 아이콘
덩케르크 어제 새벽에 봤는데
음악이 하나같이 정말 음울해서 작중 분위기와 참 잘 어울리더군요.
일각여삼추
17/08/02 00:32
수정 아이콘
덩케르크 봐야겠군요. 여러 모로 평이 좋네요.
덴드로븀
17/08/02 01:36
수정 아이콘
귀찮을만큼 많이 들으셨겠지만 용산 아이맥스에서 보셔야 합니다. 그래야 놀란+짐머가 의도한 영상과 사운드를 [체험] 할수 있습니다.
-안군-
17/08/02 00:48
수정 아이콘
덩케르크는 진짜 음악과 장면의 조화가 기가 막히더군요...
목허리곧추세우기
17/08/02 01:36
수정 아이콘
음악이 쉴새없이 고막을, 아니 온몸을 쳐대다가 마지막에 영화 끝나기 전 토미 얼굴을 비춰주며 3초전? 쯤에 딱 멈추는데
그제서야 온 긴장이 탁 풀리는게.. 그제서야 제가 살아 숨쉬는게 인식이 되는 느낌이랄까요?
부모님좀그만찾아
17/08/02 01:41
수정 아이콘
군함도는 안봐서 패스하고.. 덩케르크는 음악이 반이상 먹고 들어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시계소리 이용해서 약간 지루할수 있는 상황에서도 확 조여오더라구요.
https://youtu.be/dcOHTHe1lzo

전 이곡 방금도 듣고왔습니다. 잠깰때 정말 좋더군요(..)
Jedi Woon
17/08/02 03:16
수정 아이콘
오~~Supermarine 이군요!
전 아직 영화를 안봤는데 이 음악을 먼저 접하고 주구장창 듣고 있죠~!
음악만 들어도 대충 어떤 장면에서 나올지 상상이 되는 음악인것 같습니다!
BlizzCon
17/08/02 05:22
수정 아이콘
던커크 너무 별로였어요
왜이리 평가가 좋은지 의문이네요
순수한사랑
17/08/02 06:16
수정 아이콘
호불호 많이 갈리죠
미사쯔모
17/08/02 09:14
수정 아이콘
저도 겁나 별로였어요.

인터스텔라도 졸려 혼 났는데 연속 물 먹었습니다.
주먹쥐고휘둘러
17/08/02 09:30
수정 아이콘
님이 별로라고 느낀 것과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별개니까요. 아는만큼 보이는 법이기도 하죠.
서동북남
17/08/02 09:51
수정 아이콘
댓글 참 오만하네요.
주먹쥐고휘둘러
17/08/02 10:47
수정 아이콘
아무 근거 제시 없이 별론데 한마디 던지고 끝내는 것도 오만하긴 마찬가지 아닐까요.
서동북남
17/08/02 10:50
수정 아이콘
영화에 대한 혹평과 사람에 대한 인신공격을 동격이라고 생각하세요?
KOZUE360
17/08/02 11:21
수정 아이콘
그쵸. 영화의 좋은점도 나쁜점도 아는만큼 보이는거죠. 보통 한쪽으로만 눈이 치우치신 분들은 이야기를 나눠보면 영화에 대해 그닥 많이 알지는 못하시더라구요.
Skatterbrain
17/08/02 10:04
수정 아이콘
세기의 명작을 봐도 사람에 따라 별로일 수 있는 법이죠. 개인의 평가로 별로라고 찍어두셔도 됩니다. 다만 덩케르크는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이긴 하지만 좋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더 많고 실제로 평점으로 드러나고 있죠.
17/08/02 11:15
수정 아이콘
별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당장 저도 그렇구요.
근데 평가가 좋은 분들도 있을 수 있는게 이해가 안되지는 않잖아요.
영화는 감독이 의도한 대로 잘 뽑혔다고 생각해요.
집에서나오지맙시다
17/08/02 11:36
수정 아이콘
평론가나 관객들의 보편적인 평가가 좋은데는 이유가 있겠죠?
순수한사랑
17/08/02 06:16
수정 아이콘
덩케르크는 음악이 전부고

군함고는 음악이 정말 최악
서동북남
17/08/02 08:34
수정 아이콘
전 덩케르크 음악이 군함도와 별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별로였는데. 호불호가 확실히 심하네요.
ChojjAReacH
17/08/02 09:11
수정 아이콘
시계 초침 째깍거리는 소리가 거슬릴수도 있다고 봅니다만, 어느 흐름의 종언을 고하는 부분에서 그 소리도 딱 멎는데 그건 괜찮더라구요.
이번만큼은 이상하리만치 한스 짐머가 분위기 살리려고 애썼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Broccoli
17/08/02 22:26
수정 아이콘
저도 영화 보는 내내 그게 긴박감을 살리다가 딱 끊어질 떄 비슷하게 느꼈는데 공감되네요.
마스터충달
17/08/02 09:26
수정 아이콘
본문에 당연한 듯이 쓰여있지만, 도대체 왜 엘가가 영국뽕인가? https://cdn.pgr21.com/?b=8&n=59757 이 글의 위풍당당행진곡 부분을 참고하시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군함도 음악에서 클라이막스에 흘러나온 웬 소프라노의 아리아가 젤 구렸습니다. 촌스러움의 극치...
지금이시간
17/08/02 10:14
수정 아이콘
"비주얼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준다"라는 평이 있더군요. 비주얼이란 단어를 "음향 + 영상"까지 확대하면 덩케르크에 대한 제 평가와 완벽히 일치합니다.
뮤지컬 영화도 아니고, 심지어 뮤지컬 영화의 노래 가사조차 없음에도, 촬영된 영상과 삽입된 음향만으로 캐릭터의 심정과 스토리, 배경 상황을 느끼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대사가 불필요한 영화였어요. 대사가 없는 영화에서 음악까지 별로라면 그 영화는 그냥 망작이었을 텐데... 그래서 저도 "역시나 한스짐머"라고 생각했습니다.
17/08/02 10:31
수정 아이콘
제 개인적으론 덩케르크에서 중간에 음악이 너무 웅장해서 몰입을 깨버린 적이 있었네요
과하다고 해야되나... 그 부분 제외하면 음악이 좋았어요
로랑보두앵
17/08/02 11:58
수정 아이콘
사실 군함도를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류승완감독은 부당거래같은 뭐랄까, 스케일도 그렇고 선이 얇은 영화(?)가 어울리는 감독 같아요. 베를린이 아슬아슬하게 그 선에서 벗어났고, 그것이 뭔가 나쁘지는 않은데 또 보고싶지는 않은 영화로, 혹평이 더 많았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군함도는 스케일과 주제의식자체가 너무 감독의 스타일과 안맞는 영화 같아요. 감독나름의 고심과 도전의 결과겠지만, 이번엔 아쉽게 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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