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6/21 10:00:28
Name 마빠이
Subject [일반] 요근래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 '겟 아웃' (스포유)
입소문으로 들어서 재미는 있다는 얘기는 오프나 온라인에서 듣기는 들었지만, 정확히 무슨 영화인지는 모른체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흑인에 대한 인종편견 어쩌구저쩌구 하길래 '미시시피 버닝'같은 그런류의 영화로 지레짐작 하고 별 관심이 없었는데 친구의 강력 추천으로 치맥 먹는 겸 보는둥 마는둥 먹는것에 치중하다가 급격하게 영화에 집중한 케이스?라 할수 있겠습니다.  

'23아이덴티티'도 상당히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 '겟 아웃'은 더 집중해서 본거 같습니다. 뭐라할까?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단순 인종차별 공포영화로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제가 좋아했던 티비프로 '환상극장'과 일본의 '기묘한 이야기' 같은 심묘하며 기괴한 이야기여서 머리가 갑자기 집중이 되더군요.

이 영화를 다보고 나면 영화 러닝타임 동안 계속 의문을 가졌던 기괴한 일들이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는데 무릎이 탁 쳐지는게 이 영화의 백미 인거 같습니다. 여러가지 장치들이 있지만 큼지막한 것만 나열해 보자면

극 초반, 남주(크리스)와 여친인 여주(로즈)가 문제의 시골 집으로 가는길에 사슴을 치는 사고를 당하면서 경찰이 출동하게 되는데, 이때 사고는 백인인 로즈가 냈지만 경찰은 흑인인 크리스에게까지 신분증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로즈는 경찰의 행동을 인종차별로 판단하고 크리스의 신분증을 끝내 내지 않게 합니다.

이 초반 사고씬은 영화의 뼈대를 만드는 아주 중요한 씬인데, 저 남친을 지켜주는 천사같은 여친 장면은 후반부 로즈가 싸이코패스로의 변신을 아주 극대화 시켜주는 장치입니다. 거기다 로즈가 경찰에게 집요할 정도로 남친의 신분증을 내지 않게 한것도 알고보면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한 행동이였습니다. -_-;;

저 사랑스럽던 로즈가 크리스가 위기에 빠져 절규하며 자동차 키를 찾는데 갑자기 정색하며 "자기야 열쇠  줄수 없다는거 잘 알잖아?" 이러는 순간 저는 소름이 돋더군요 -_-;;  크리스가 방에서 로즈가 흑인 남친만 만나온 사진을 본 순간 저 조차 소름으로 이거 뭥미?라는 생각에 "아 내가 순진했구나" 이런 생각에 머리가 띵 하더군요.. 전 가족들만 싸이코인줄 ㅠ

초반 자동차 사고씬이 마지막 반전도 만드는데 크리스가 그 미친집에서 탈출하고 싸이코패스로 변신?한 로즈가 추격해 옵니다. 여차여차 로즈의 할아버지?가 로즈에 총격을 가하고 스스로 자살을 하고 악에 받힌 크리스는 로즈에 목을 조릅니다. 그때 로즈는 얼굴에 미소를 띠는데 멀리서 경찰차가 오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라스트씬... 누가봐도 흑인인 크리스가 백인인 로즈를 죽이는 살인마로 보이는 상황... 그 경찰차에 초반부 인종차별 경찰이 타고 있다면 크리스도 총격을 받을수 있는 말도 안되는 상황.. 아 이렇게 새드엔딩으로 끝나는 것인가라고 막 몰입해서 보고 있는데 크리스의 흑인친구가 경찰차에서 딱 -_-;; 이거 뭥미? 그 x됬다는 순간 그 흑인 친구를 보고서 제가 다 마음이 놓이더군요 "아 해피엔딩이구나 휴~"

정말 오랜만에 초집중 시간 가는줄 모르고 본 영화이며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뭔가 기괴한 이야기가 상당히 흡입력이 있는 영화인거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집중해서 영화른 본게 얼마 만인지..

아무튼 전 저예산에 감독 데뷔작이라는 것에 또 한번 놀라면서 저는 별4개반은 줄수 있을거 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무적전설
17/06/21 10:04
수정 아이콘
다른버전 엔딩에서는 경찰이 현지 경찰이라 감옥에 가고 친구가 면회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마빠이
17/06/21 10:11
수정 아이콘
헛 다른버전 엔딩도 있군요
감사합니다. 찾아봐야 겠네요
drunken.D
17/06/21 10:1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재촬영한 본편 엔딩이 영화를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마빠이
17/06/21 10:19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게 겟아웃이 기괴한 영화지만 그래도 영화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도 있어서 보고나면 좀 심각하다기 보다는 개운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만약 엔딩이 기괴?했다면 보고나서 찝찝한 느낌이 들었을거라 봅니다.
17/06/21 10:17
수정 아이콘
말씀해 주셔서 찾아보니 삭제 영상이 총 2개였군요.... 이 중 엔딩이 아닌 1개 영상이 꽤나 큰 비중을 가지고 있었...
drunken.D
17/06/21 10:20
수정 아이콘
초반에 사고씬에서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했던게,
사슴을 그렇게 치었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로즈의 싸이코패스적인 느낌을 살린 씬이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중반부에 일하던 흑인이 로즈를 언급할 때 로즈가 흑인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는 역할을 할거라고 예상했었거든요.

마지막에 가족들이 싫어한다던 그 사슴의 뿔이 흉기가 되는 것도 의도된 연출이었던 것 같아 짜릿했습니다.
저한텐 올해 최고의 영화였어요.
마빠이
17/06/21 10:25
수정 아이콘
아 그부분도 있었군요

분명 사슴을 치었는데 별로 안궁굼해 보여서 좀 의아했는데 바로 흑인남친 쉴드치는거에 말려서 속아버렸네요 ㅠ
JackWhite
17/06/21 10:35
수정 아이콘
입소문만 듣고 스토리는 하나도 모른채 극장가서 봤는데 반전이 꽤나 기괴하다는것 빼곤 기대만큼 만족스럽진 못했습니다. 나중에 유저들이 만든 영화 해석본을 보고나니 영화가 괜찮아보이더라구요.
라라 안티포바
17/06/21 10:37
수정 아이콘
친구가 명언제조기...
섹스 슬레이브, 천잰데? 두개 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저도 근래 본 영화중에 제일 재밌었네요. 뭔 영화인지 모르고 그냥 평 좋고 예매율 높아서 봤는데 좋았습니다.
17/06/21 10:38
수정 아이콘
절대 예고편을 보면 안되는 영화죠 흐흐
17/06/21 10:52
수정 아이콘
여친은 처음부터 구리지 않았나요? 예고편을 봐서 그런지 몰라도 첨부터 짜고 치는 사기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오히려 흑인나무꾼하고 흑인 하녀가 속은 백인이었던게 더 놀랐습니다.
사랑하는 오늘
17/06/21 13:37
수정 아이콘
예고편이 스포일러에요~~ 크크
예고편보면 그냥 영화 80% 본거나 다름없죠~~
지켜보고있다
17/06/21 11:09
수정 아이콘
유튜브에 복선정리된 것을 보니
로즈가 시리얼을 먹을때 우유를 따로 놓고 먹는 것도... 인종차별 비유한 거라고 하더군요 덜덜
페스티
17/06/21 11:10
수정 아이콘
대체 어떤 수술인지 모르겠지만 시상부를 교체?했는데 플레시를 맞으면 본래 인격이 잠시 돌아온다는 것도 우습고.. 갑자기 급 판타지로 가버려서 점차 고조되던 찝찝함과 소름이 사라지고 무덤덤하게 바뀌더군요.. 해석본 보면 여러 암시나 의미 같은게 잘 짜여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만 그냥 영화만 놓고 1회차 감상에 대한 소감을 평하자면 크게 와닿지 않았다 정도로 말 할 수 있겠습니다.
17/06/21 12:24
수정 아이콘
222 저도 그게 유일한 흠..
17/06/21 14:59
수정 아이콘
B급 영화느낌으로 저는 그부분 그냥저냥 이해했네요 크
17/06/21 11:14
수정 아이콘
숨겨진 장치들이나 복선, 무엇보다 시작부터 계속 위화감을 받게 만드는 점에서 매우 좋았습니다.
산양사육사
17/06/21 11:19
수정 아이콘
재미있습니다만.
구글 플레이 마켓에 스포가 재대로 올라와서 실소 했지만요,
흰배딱따구리
17/06/21 11:22
수정 아이콘
초반 사슴씬이 정말 중요한데, 본문과 댓글에 나온 것 말고도 주인공의 교통사고에 대한 트라우마의 복선이기도 하죠. 사슴확인하는 것 치고는 너무 브금이 무섭게 깔리고 표정연기가 오버스러운 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자기를 죽이려고 했던 할머니를 차로 치고 차마 그냥 떠나지 못하는 것과도 연결이 됩니다.
네오크로우
17/06/21 11:53
수정 아이콘
볼 때는 그냥저냥 봤는데... 다 보고 복선 정리된 거 보고 그러고 보니 '아.. 그게 그랬구나.' 하면서 꽤 재밌네?? 하는 뒤늦은 감상평이 생기더군요. 흐흐

기분이 꼭 곡성 본 느낌입니다. 정작 보고나서는 별 감흥 없다가 나중에 평가가 바뀌는..
17/06/21 14:54
수정 아이콘
로즈의 ex 들은 다어디로갔을까요
수술을 실패했나? 이건아닐것 같고
경매에서 낙찰이 안됬나?
이렇게 따지면 로즈는 되게 능력없는 여자인것 같고
17/06/22 03:12
수정 아이콘
다 성공한 거겠죠. 작중에 나온 사람이야 직전에 해서 자랑 내지 확인 삼아 온 거고
AttackDDang
17/06/22 13:46
수정 아이콘
낙찰되어서 다른백인들집에 살고있겠죠?흐흐
17/06/21 22:08
수정 아이콘
눈은 울고 입은 웃는 장면의 연기 정말 잘하더군요
17/06/23 09:25
수정 아이콘
소파 솜 뜯는거 가 picking cotton 비유라는 해석에서 또 한번 소름 돋았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2494 [일반] 2017년 2분기 세계 영업이익 1위 회사는? [27] 홍승식8738 17/06/21 8738 2
72493 [일반] 스포츠 팟캐스트 1위 히든풋볼 유료화 도전 [25] 클래시로얄8191 17/06/21 8191 0
72492 [일반] 하늘에서 찍었다는 사진 참 멋지군요 [24] 삭제됨9765 17/06/21 9765 3
72491 [일반] 야애니 관련 재판이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회부되었습니다 [77] 꾼챱챱15925 17/06/21 15925 0
72490 [일반] 인류가 달에 남기고 온 작은 조각품... [14] Neanderthal9557 17/06/21 9557 14
72489 [일반] 요근래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 '겟 아웃' (스포유) [25] 마빠이7059 17/06/21 7059 3
72488 [일반] 세상은 흐려졌고, 나도 그렇다. [6] 치열하게5610 17/06/21 5610 15
72487 [일반] 예비 아빠가 됐습니다. [63] 별빛이내린다7661 17/06/21 7661 36
72485 [일반] [기타] [중세 심즈-크루세이더 킹즈2 연대기] 쉬어가는 코너: 유일신 야훼 [43] 도로시-Mk210740 17/06/20 10740 38
72484 [일반] [잡담]중국에 대한 잡설 [65] 겨울삼각형8429 17/06/20 8429 7
72483 [일반] 개인적으로 느끼는 현 입시제도의 장단점. [83] moqq8554 17/06/20 8554 0
72482 [일반] 이재명 “내년 서울시장 도전 고심 중” [87] 군디츠마라12639 17/06/20 12639 2
72481 [일반] 문재인 정권 몰락의 시발점은 김상곤 교육감이 될 것 같습니다. [385] 펠릭스23883 17/06/20 23883 43
72480 [일반] 최근 자주 오는 스팸문자, 엔에스엔 주식 [6] style7650 17/06/20 7650 0
72478 [일반] [모난 조각] 18주차 주제 "기행문" 마스터충달2653 17/06/20 2653 0
72477 [일반] 국민의당이 원하는대로 재조사를해보았습니다.realmeter [65] 아이오아이11501 17/06/20 11501 36
72476 [일반] 北억류됐다 뇌사상태로 이송된 오토 웜비어 사망 [20] 수지8597 17/06/20 8597 4
72475 [일반] 펌) 다소 혐) 인천 8세 여아 살인사건 공판후기 및 피해자 어머니 탄원서 [54] 아틸라13278 17/06/20 13278 12
72474 [일반] 오늘도 열일하고 있는 NASA... [33] Neanderthal8489 17/06/20 8489 11
72473 [일반] 자유한국당 '오늘은 조국 때리는 날?' .jpg [26] 아라가키8001 17/06/20 8001 0
72472 [일반] 오랜만에 들러봅니다. [14] Apatheia4755 17/06/20 4755 8
72471 [일반] 한국 보수 진영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유감 [75] 마빠이8762 17/06/20 8762 5
72470 [일반] 주유소에서도 '갑질'...장애 주유원 폭행 [20] 로즈마리7211 17/06/20 721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