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싸서 기숙사 같던 게스트하우스를 나왔다.
하루 3편의점은 꾸준히 실천중이다.
치킨 가라아케 삼각김밥보단 연어나 새우김밥이 낫다.
버스를타고 하카타 터미널로 향하였다. 오늘의 행선지는 '유후인' 이었다.
요이타 지역에서 '벳푸'와 '유후인'이 온천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딱히 온천생각은 크게 가지지 않고 좀 전원적인 느낌을 위해 가기로했다.
오.......역건물인데 꽤나 크다. 버스터미널은 사진이 아닌 왼쪽으로 가야함
사진에 보이는 건물에 쇼핑할 수 있는 곳이 꽤 된다.
-> 꽉 차면 캔을따서 여는 저금통인듯...귀여워서 찍어보았다.
-> 일본여행간 베스트셀러 선물 중 하나라고 하는 켄트칫솔
하지만 대부분 소시민에겐 화중지병일뿐....
아이쇼핑은 거의 만수르급이었다.
처참히 찢긴 일본 마끄도나르도의 함바가.
메뉴가 우리나라랑 아주아주아주 다르고 , 간이 좀 세다. 잘못시킨 것 같다.
유후인으로 가는 버스는 왕복 약 4만원 가량이다.
(산큐패스로 본전은 뽑은 것 같다.)
시간대는 은근 자주있는 편이지만 주로 오전에 출발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오전에 출발하고 싶다면 미리 인터넷 예약해 해놔야하지만
우리는 뒤가없기 때문에 그냥 가서 자리있는 버스를 예매하고 탔다
자다가 벌떡일어나서 찍고 다시 잠든 ....유일한 버스에서의 사진.
버스를 타고 놀랐던게 뒷쪽에 화장실이 따로 마련되어있다. 심지어 버스앞쪽에 사람이 들어가있는지 아닌지 불빛도 들어옴
마냥 신세계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유머게시판에서 버스똥칸의 폐해를 보고 동경을 그만두기로 하였다.
다행히 테러는 없었다.
2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유후인. 가장먼저 야외 화장실이 반겨주었다.
음식점에 딸린 화장실같은데, 내가 일본가서 본 화장실중 가장 열악했다.
관종인듯 싶었다.
10분정도 걸려 도착한 게스트하우스, 한국인 아자씨가 운영하는 게하였기에 말이 통해서 넘 편했다.
짐을 미리맡겨두고, 5000원이면 빌릴 수 있는 자전거도 빌리려했지만 이미 품-절
꽤나 로컬한 느낌의 게스트하우스였다. 나무향이 뿜뿜하는 곳
본격적으로 유후인 탐방에 나섰다.
가는길에 초등학교를 하나 지나는데 주차장을 찍어보았다.
소형차를 정말 자주 보는데 그것보다 더 놀라운건 일본의 자동차 내수시장은 리얼........
아주드문드문 벤츠 벰땁 아우디가 보이고
그외는 모두 닛싼,스즈키,혼다,도요타 등등 일본차 브랜드밖에 없다.
하지만 오사카나 교토 같은곳에 가면 좀 다르지않을까 싶다.
울나라도 서울에 외제차가 많듯이.........그냥 추측임
막 관광을 시작할 무렵 미친듯이 장대비가 쏟아졌고
유후인 역에서 잠시 머물렀다.
뒷편에 조그맣게 마련된 족욕...하는 공간에서 시간을 때웠다.
제 마음입니다. ♡
유후인은 길거리 음식으로 배를 조금씩 채우며 걸어다니는 곳이라 얼핏 들어서 남들 하는대로 하기로했다.
첫 먹잇감은 닭다리. 먹을생각 없었는데 잘생긴 총각이 시식해보라고 하나를 주길래 먹고 미안한마음에 하나씩 구매해서 뜯으며 걸었다
별 5점만점에 3.5점 -> 보기보다 맛있고 싸지만 뼈처리가 번거로움. 뼈 버릴곳 못찾아서 15분동안 뼈를 입에 물고다녔다.
두번 째 먹잇감은 치즈케익 이었는데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느낌에 유명한 것 같아서 구매했다.
차가운 케익, 따뜻한 케익을 고를 수있다.
별 5점만점에 4.5점 -> 보기에는 좀 뻑뻑할 것 같았는데 혼또니 부드럽다. 가격도 1200원정도로 저렴하다.
0.5점을 뺀 이유는 감질맛때문. 맘만먹으면 1초컷 가능할 것 같다.
세번 째 먹잇감은 '금상고로케'의 고로케. 기본으로 먹었는데... 눈 앞이 아득했다. 맛있었다. 금상받은 고로케라서 금상고로켄가보다
별 5점만점에 4.0점 -> 걍 맛있다. 애입맛이라면 강추. 그러나 저 쪼끄만한게 가격이 2000원정도 된다.
금상 고로케 홍보대사를 자청했는데 받아주진 않았다. 보기보다 모질다.
네번 째 먹잇감은 대왕타코야끼였다. 콜팝처럼 세트로 파는 것을 사먹었는데
별 5점만점에 별 안준다. 뜨거워서 입천장 다 데임, 먹기힘듦, 비쌈, 느글느글,
걷다보면 사진찍을 곳이 많고, 볼거리도 은근 있다. 되게 소소한 것들이 많고
건물이 예쁘고 길도 깔끔해서 사진찍기 좋은 듯 하다.
<어느 예쁜 카페앞에서..>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인이 정말 많다. 내가 부산에 놀러온건지 일본에 놀러온건지 가끔햇갈리지만 친숙함이 때로는 좋을때도 있으니..
다들 조용조용 깨알같이 관광 잘 하고다니시는 듯 하였다. 나만 어글리코리안 같았다.
상점가와 관광로(?)를 따라 쭉 걷다보면 긴린코 호수에 도착하게 된다.
얼........생각보다 예쁜 곳이었다.
그리고 더럽혀졌다.
사진찍기에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사진을 찍는분들이 많았다.
필리핀분들이 가족단위로 오셔서 셀카봉 하나로 힘겹게 사진을 찍고계시길래 카메라뺏어서 비율깡패로 찍어드렸더니
할아버님이 사진보고 막 웃으시며 뭐라뭐라 하셨다. 아마 "오졌다"고 하는듯 했다.
이분도 인생샷 찍어드렸는데, 박제가 되어버린 오리를 아냐고 묻는듯 미동조차 없었다.
나도 겨우겨우 프로필 사진을 건지고
촌동네마을길...같은 느낌의 길을 걸으며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시냇물이 졸졸흐르는 길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마음이 가벼워지고 무엇인가 탁 트이는 것 같았지만 힘들긴 힘들었다. 자전거를 빌렸어야했다.
친구는 아마 미친게 틀림없었다.
유후인은 오후 5시만 되면 어지간한 상점과 가게들은 문을 닫기 시작한다.
아마 많은 관광객들이 료칸으로 떠나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했다.
(료칸은 일본의 전통적인 숙박시설이다. 일본에서는 일본 정원이 어우러져 있으며, 식사는 코스별로 나온다. - 네이버사전)
료칸에 온천이 구비되어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식사와 맥주와 온천과 함께하는 숙박은 나도 땡기긴했지만
료칸은 게스트하우스에 비해 상당히 비싼편이다. 개백수들에게 사치였으므로 일찌감치 포기하고 게스트하우스를 잡았던 것이다.
그런 우리의 마음을 아시는지, 주인장님이 게스트들을 위해 저녁에 사케파티를 마련해주셨다.
2일차에 만난 쓸쓸한 붓싼형과 이름모를 동갑내기친구, 이름모를 두 형님과 함께 남자 6명과 사장님 한 분이 전부였다.
사장님이 직접 담그신 사케와, 얼굴이 벌개지셔서 뚜껑을 딴 사케들로 술자리를 함께했다.
직접담그신 사케, 통 안에 모기가 많다.
쓰다.
사장님의 게하 운영 방법에 대한 심도깊은 고민을 들어드리고 다양한 개선책과 이벤트를 함께 구상하는 감명깊은 자리였다.
어느 날은 여자만 우루루, 어느 날은 남자만 우루루 , 파티가 재미없어지려고 하신다 하며 앞으로 날 잡아서 성비를 맞춰 예약을
받은 후 솔로파티를 열어보시려 한다고 하셨다. 기만자들이 가득한 피지알엔 절대 이곳을 공개하지 않을계획이다. 부들부들
밤이 되었을 때 쯤. 아까 걸어갔던 호수 주변에 200엔 온천이 마련되어있으니 가서 재량껏 온천욕하고 오라는 얘기를 해주셨다.
사장님이 거하게 취하신 틈을 타 자전거를 빌려타 맹렬히 질주해 도착한 200엔 온천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다음날 아침에 다시가서 찍음..)
(탕에서 바라본시점)
양심껏 입구에서 100엔짜리 두개를 넣고 들어가 온천욕을 즐기다가 나오면 되는 곳인데
시간대를 잘못 선택해 들어가면 (특히 오전에) 지나다니는 관광객들의 재밌는 구경거리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밤이나 새벽에 가시는걸로.....
돌아오는 유후인거리의 길은 꽤나 예뻤다.
간간히 다니는 차 한 두 대 말고는 사람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도로에 삼각대를 세우는 나에게 "X미개한 XX"라며 욕을 하던 친구는 어느새 내 옆에서 자세를 잡고있었다.
다시 돌아간 숙소에서는 자리를 옮겨 뒷마당에서 고구마를 굽고 있었다.
이미 호형호제 하는 수준이 되어버린 것 같다. 여행과 술이 합쳐지면 저렇게 되는 구나 생각하며
한 두잔 같이 계속마시다 보니 새벽2시를 넘어갔고, 정신을 차려보니 호형호제란 말은 나를 위해 존재하나 싶었다.
앞에는 토접지몽의 경지에 이른 동갑내기 친구가 뻗어있었고,
모두가 하카타에서의 재만남을 기약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결국 그 이후로 서로 볼 수 없었고 형과 동생을 하루만에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