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은 밤에 도착했기때문에 제대로 된 구경을 못해서
둘 째날은 제대로 구경하리라 이를 갈았다.
자고 일어났는데 친구한테 뭔 그렇게 코골면서 이를 가냐고 욕을 한바가지 먹었다. 이를 가는건 아니었나보다.
아침에 일어나 숙소를 나서며 찍은 사진, 생각없이 찍었는데 일본동네모습의 표본같기도 하다.
신기한건 동네에 30분에 얼마~ 1시간에 얼마~ 이런식으로 가격이 큼지막하게 써있는 주차장이 엄청많다.
길바닥에 맘대로 주차된 차가 없어서 길이 더 넓어 보인다.
1일 3편의점은 철칙이다. 꾸준히 지켰다. 삼각김밥 내용물이 튼실한건 그렇다 치고 밥에서 쉰내같은게 안나서 좋았다.
뭘 사든 봉지안에 물티슈를 같이 담아주는데 엄청 감동받았다. 그러나 현실은 손가락쪽쪽빨아먹고 물티슈는 어떻게 버려야하나 고민만함
물티슈는 괜찮아요 라는 일본어 검색하기가 귀찮아서 여행내내 물티슈를 받았는데 나중에 똥닦을 때 요긴하게 쓸일이 있어서 모두 소진했다.
산큐패스 뽕을뽑으려고 버스를 엄청 타고다녔다. 서울에서 버스타는것도 제대로 못하지만
구글지도 하나만 있으면 노선부터 시간까지 문제없음!
버스타면서 정말 신기했던건 좌석배치야 뭐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고쳐도
신호대기 때마다 시동을 끄는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차내가 갑자기 급격하게 조용해진다.
처음엔 친구한테 " 야 아저씨 버스운전 초본갑네. 시동꺼먹으시는디?낄낄 " 이라고 했다가 지속적으로 모든 버스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나길래
알아보니 신호대기 및 승,하차시 기어를 중립으로 놓고 클러치에서 발을 때면 알아서 시동이 꺼진다고한다..
연료소비와 환경오염을 줄이고자하는 갓본의 섬세함에 취했다.
아침일찍 아사히맥주공장을 방문했다. 맥주좀 안다고 깝죽거리는 친구가 지멋대로 예약하고 통보한건데
따라가보니 나름 괜찮았다. 견학비용은 따로 없다.
서툴지만 나름대로 숙련된 한국어로 일본인 가이드누나가 설명해주시며 지정된 루트를 따라 간다.
맥주공장 설비나 제조과정같은걸 멀리서나마 볼 수 있는데 신기하다. 그러나 한 5분정도 보다보면 지겨워죽겠다.
견학이 끝나면 맥주시음 및 각종 기념품을 파는 장소로 이동했다.
간단한 과자안주와 맥주가 제공되는데
리얼루다가 맛있었다.. 더 마시면 뿅갈까봐 두 잔만 마시고 나왔다.
승원이형 나름 좋아했었는데 나를 오징어로 만드는 것 보고 조금 싫어졌다.
점심은 무얼먹을까 하다가 가성비 킹왕짱 회전초밥집을 가기로 했다.
텐진에서 은근히 회전초밥집 찾기가 힘들어서 거의 30분 남짓을 걸어다녔다. 그래도 거리 구경하다보면 시간가는줄 모른다. 발은 많이아프다..
그리고 발견한 '스시로' 라는 회전초밥집
자세한 리뷰는 생략한다. 맛대가리 하나도없다. 내 입이 상당히 저렴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첫 식사에서 KO패를 당하고 풀이 죽어 텐진을 돌아다녔다.
일본은 나에게 최적화 되어있다. 적어도 화장실 문화에서는..완벽하다.
장이 건강한건지 썩어문드러진건지 응가를 상당히 잘싸는 편인데 급똥의 비율도 꽤나 높다.
하지만 갓-본에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편의점에 들어가 "토이레와 도꼬데스까?" 라고 물어보면
우리나라에선 "밖으로 나가셔서 우회전 하시면 돼요. 키 들고가세요" 라고 하겠지만
일본 편의점아르방은 자연스럽게 매장 구석을 가리킨다. 식당처럼 내부에 화장실이 구비되어있던 것이다..
시내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편의점은 그러한 비중이 좀 낮지만 똥간을 찾아볼수 없는 조금 외곽진 곳에 나왔는데 똥이 마렵다면
주저없이 큰 편의점으로 직행하면 된다.
두 번째로 좋은 것은 편의점 화장실이든 식당화장실이든 어디든 휴지통이 따로없다. 덕분에 위생상 좋고 냄새도 안나 똥쌀맛이 난다.
대변용 소변용 레버가 따로 있는것도 나름대로 신선
덕후시절 애니에서나 많이 보던 도시의 철길이 요기잉네..
유니클로에 들렀다. 마침 6월 1일까지 세일이 진행중이었는데
에어리즘이 무려 790엔 이었다.
울나라에서 2만원 후반대였던 반바지도 1290엔에 세일 하고 있길래 주저없이 담아 왔는데 지금도 너무 잘 입고있다. 가격에비해
질이 좋아서 만족만족..
친구가 볼일이 있어 성인용품점에 들렀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가보았다.
충격과 공포였다. 성진국 소리가 괜히 나온게 아니구나...............싶었다
구경을 하고 맘에드는게 있으면 그 상품에 달린 이름이 씌여진 택을 아래에서 찾아서 카운터로 가져가면 해당 물건을 꺼내주는 식인 것
같았다.
그나마 수위가 가장 낮은 사진을 올리긴 하는데 안가리곤 도저히 올릴 수없어서 업로드하면서도 안올리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했다.
멀쩡한 스타킹에 왜 죄다 구멍을 내어놓은건지.........
친구가 무엇인가를 구매하는 것 구경만 하다가 나왔다.
그리고 오호리 공원으로 향햇다.
공원 참 크다. 오리배도 있고 조각배도 있고 종종 타고 노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있지도 않은 간지를 내보려 노력했지만 실패
나무가 단단해서 민폐는 아님을 믿고싶다.
오호리공원은 따로 볼건없고 연인들끼리 사진찍거나 다리를 건너 들어가면 작은 숲속이 있는데 거기서 쉬어가거나 하는
정도...가 딱 좋을것같다. 사실 너무 커서 대충보고 나와서 뭐라 말을 해줄 수가 없다..
오호리 공원에서의 화보를 뒤로 한채
쉴틈없이 모모비치 해변으로 향했다. 솔직히 쉬고싶어죽겠는데 친구의 재촉으로 거의 끌려가다 시피 하였다..
끌려간 것 치고는 맘에들었다. 해변도 깨끗하고 사진찍기에 사람이 많지도 않고 석양도 적당히 지고...
그래봤자 얼굴들이 모나서 멀리서 사진찍는데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었지만..
후쿠오카 타워앞에서 ^^
그앞 어딘가에서..
모모비치 해변에서^^
햐...리건.......
후쿠오카 타워앞에 기념품 상점이 있지만 창렬이형 조상님이와도 절레절레 흔들 법한 사악한 가격에 해변만 구경하고
돌아왔다. 친구랑 둘이 사진을 한번 찍어보고 싶어서 해변을 거닐던 아가씨에게 "아노..스미마셍가...샤신오...구다사이'
라고 서툴게 말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셨다. 내 일본어가 그렇가 구린가 의아해 하던 중 신발을 봤더니
스탠스미스를 신고있길래 "혹씌...칸코쿠진?" 이라 물었더니 그제서야 웃음을 보이셨다. 갓탠스미스는 나름의 판별법중 하나임
하지만 친구와의 커플샷을 올리지 않는 이유는.. 그 아가씨가 정말 사진을 현실적인 비율+얼굴로 찍어주셔서 ..........조금 미웠다.
너무 힘들고 피곤했지만 후쿠오카에서 감동받을 만한 저녁을 먹기위해 찾고 또 찾다가
현지인들의 좋아하는 로컬맛집이 있다는 '아지요시 거리' 를 가기로 맘을 굳혔다. 텐진 커낼시티뒤에 있는 거리인데
아지요시라는 가게가 있어서 아지요시 거리인지 거리이름이 아지요시인지 잘 모르겠다.
블로그에 누구나 갔다오는 텐진호르몬, 함박스테이크 등등의 유명맛집은 무언가 가기 싫었고 남들 다하는거 하기싫었다..
웨이팅도 싫었다..
아지요시 거리에 도착해 한국어를 구수하게 구사하시는 아저씨를 발견했다. 그쪽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라고 하셨다.
괜찮은 가게를 물어보니 저쪽에 와규집이 있다고 알려주셔서 간 곳.
그곳이 바로 후쿠오카에서 발견한 주관적 최고의 맛집 '히비야' 였다.
7명 남짓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바에서 조그만 화로에 고기를 올려 구워먹는 그러한 곳이었다.
얼린 잔에 아사히 생맥주가 담겨져 나오고.
메뉴판은 친절했다.
마구마구 시킨 고기들은 내 지갑무서운줄 모르고 심하게 맛있었다.
감자소주는 양주와 비슷한 맛과 함께 은은한 감자향을 남겼다.
구석에서 혼자 고기를 구워먹던 사내가 우리의 대화를 듣고 말을 걸었다.
"혹시 한국인임니꺼? " 구수한 부산사투리로 우리의 국적을 물었고, 그는 혼자 무작정 여행을 떠나왔는데
이틀동안 사람이랑 대화를 해보질 못해 죽을 것같다면서 합석을 제안했다. 우리보다 형이었고,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일단 떠났다고 했다. 일본어를 하나도 할 줄 몰라 거의 좀비처럼 시내를 돌다가 얼떨결에 들어온 곳이 이 와규집이었다.
금방 친해져서 카톡 아이디도 주고받고, 마침 3일차 행선지가 같은데 숙소를 구하지 못했다고 하여 우리가 묵기로 했던 숙소에
연락해 추가로 한 명 더 예약해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같이 셀카도 찍었다
흐-뭇
바로 옆에는 현지인 직장인 아조시 둘이 앉아서 간단히 한 잔 하고계셨는데 괜히 말이 걸고싶어져서 말 걸었다가
30분을 먹지도 못하고 대화했다. 당신이 일본의 박찬호인 것입니까?
파파고, 구글번역기, 손짓발짓, 덕후시절 이어폰너머로 배웠던 일본어를 동원해 미친듯이 의사소통을하고 진이빠져
가게를 기어나오며 다시한번 그 기막힌 맛에 연신 친구와 감탄을 했다. 또 갈 수있을진 모르겠지만,,또 가게된다면 재방문하고싶다
그러나 밤이 깊은 텐진의 거리를 걷다보니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 거닐었다.
시내에서 포장마차를 발견했고, 어디선가 보았던 ' 나카스 강변 포장마차는 일본어 잘 모르면 실망할 수도있어요! 텐진 포장마차거리로 가셈'
저 말이 떠올라 . 겁도 없이 포장마차에 들어갔다.
인생에서 몇 안되는 만족스러운 급선택이었다.
언젠가 텐진에서 이러한 모습의 포장마차를 본다면 일단 들어가야한다..!!
600엔짜리 라멘은 이치란라멘 쌍싸다구를 후려칠만큼 깊고 진한 육수맛을 자랑했고, 탱글탱글한 면발은 마치 우리 고양이의 젤리를 잘근잘근
씹어먹는 듯한 식감을 자랑했다.
맥주는 그냥 맥주맛임
꼬치...당신은대체.......완전 식품인 것입니까..?
시키면 즉시 5분동안 열심히 구워서 양배추와 함께 나오는 꼬치의 맛은
뭐랄까... 3개 시켰는데 수지가 옆에 앉아서 "2개만 줄래?" 라고 물어도 정색하며 꺼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맛이었다.
포장마차에서 가족단위의 한국인 관광객분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맥주잔을 기울이다가
늦으시간이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모두가 잠들어있는 밤. 우리에게 게스트 하우스는 그냥 침대많은 기숙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