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3/01 23:20:38
Name Right
Subject [일반] 사회생활 하려면 어쩔 수 없어

사회생활이라는 단어에는 죄가 없지만, 난 이 단어를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 왜냐하면 이 단어는 우리나라의 수 많은 부조리와 비합리적인 행동을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나는 술과 담배를 좋아하지 않는다. 얼마 전 회식에 참여했다가 반강제로 당구장에 갔는데, 지옥이 따로 없었다. 모든 공간이 흡연 구역이었으며 사람들은 술-담배-술-담배의 악순환을 반복했다. 담뱃재는 바닥에 뿌리고, 피우던 담배는 당구대 위에 올려 놓곤 했다. 나는 여기서 잘 치지도 못하는 당구를 술 취한 상사들과 함께 2시간이 넘도록 쳤다. 간접흡연으로 머리는 어지러웠고, 온 몸에 담배냄새가 배었다. 출구로 나가며 상사 한 명이 나에게 말했다.

‘사회생활 하려면 어쩔 수 없어’

사실 이런 얘기는 많이 들어봤다.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무언가를 해야 된다는 말. 사람들은 그것을 위해 원하지 않는 골프도 치고, 폭탄주도 마시고, 아부도 하고, 눈치도 본다. 도대체 사회생활이 뭐길래 내가 하기 싫은 것들은 다 해야 되는 걸까? 사전을 검색해 보면 아래와 같다.

[사회 생활 - 사람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집단적으로 모여서 질서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생활]

여러 사람이 모여서 생활한다는 건데, ‘질서를 유지’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밤에 2차, 3차 회식을 하고 룸쌀롱도 가고 하는 것인가? 이것은 질서보다는 오히려 혼돈을 만드는 것 같다. 이번엔 단어를 쪼개서, ‘사회’를 검색하면 아래와 같다.

[사회 - 학생이나 군인, 죄수들이 자기가 속한 영역 이외의 영역을 이르는 말]

나는 학생도 해봤고, 군인도 해봤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의미로 사회를 말하는지 알고 있다. 사회란 돈을 버는 곳이며, 직장이다. 결국 위에서 상사가 한 말은 ‘돈 벌고 싶으면 하기 싫은 것들을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왜 굳이 그걸 ‘사회생활’ 이라는 단어를 사용할까? 그건, ‘이러한 부조리함이 우리사회에서는 당연한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비흡연자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하지 않으면 되고, 술도 적당히 마시면 된다. 하지만 그들은 ‘사회생활’을 들먹이며 어쩔 수 없음을 말한다. 하지만 본질은 다르다. ‘우리 회사에서 일하려면, 내 밑에서 일하려면, 이 정도 부당함은 감수해야 된다’는 것이 그들이 숨기고 있는 말이다.

사실상 빈번하게 행해지고 있는 일들을 왜 숨겨야 할까? 정당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에 입사할 때 쓰는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시간이 보통 주 40시간, 일 8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여기에는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하루 2~3시간의 무료초과근무, 강제로 참여해야 하는 회식, 워크샵 등에 대해서는 계약 내용이 없다. 계약에 없으면 해야 할 의무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시키면(혹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한다. 도대체 왜? 그것은 우리와 회사와의 관계가 근로계약서에 의한 ‘계약’관계가 아니라, ‘주종’관계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아니면 계약하지도 않은 사항을 시킨다고 하는 사람들을 설명할 수 없다. 주종관계이기 때문에 사장 입맛에 따라 직원들에게 초과근무도 시킬 수 있고, 업무 외 시간에 각종 회사행사도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계약관계가 아닌 주종관계를 택하는가? 왜 부당한 초과근무와 원치 않는 회식에 대항하지 못하는가? 그것은, 부끄럽지만 우리나라가 법치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동법위반을 강력하게 집행한다면, 부당한 초과근무에 대해 제재를 확실하게 가한다면, 누구도 주종관계를 택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현실은 정부공공기관에서도 버젓이 불법 초과근무를 시키고 있다.

우리나라가 법치국가가 아니라면 뭐라고 불러야 할까? 나는 ‘권력국가’라고 생각한다. 법 정도는 권력으로 가볍게 누를 수 있는 국가. 소수의 힘 있는 사람들만이 자유를 보장 받고 평범한 사람들은 타인의 권력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국가. 우리나라에서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이유는 법치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구장에서 나오면서 나의 상사는 이렇게 말했어야 했을 것이다. 사회생활이라는 애매모호한 단어가 아니라.

‘뭐가 옳은지 생각할 필요 없어.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돼’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설현보미팬Vibe
16/03/01 23:41
수정 아이콘
다른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헬조선은 심한 거

같습니다
16/03/05 12:09
수정 아이콘
그렇죠. 그래도 밑에 분들 댓글 보면 점점 나아지고는 있는 것 같습니다.
숙청호
16/03/01 23:43
수정 아이콘
꼰대 심리 이해를 못하겠어요. 반강제로 사람 데려다 놀면 그렇게 즐거운건지. 평생 우쭐할 일을 못해본건지.
16/03/05 12:11
수정 아이콘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법을 모르는 게 아닐까요? 어찌보면 불쌍한거죠. 텅 빈 관계만 유지될 뿐이니까요.
소와소나무
16/03/01 23:45
수정 아이콘
진심으로 회식자리 끌고가서 억지로 술 먹이는거 보면 극혐입니다. 제 기준으로는 대체 누굴 위해 하는지도 모르는 회식할 돈을 차라리 나눠 주던가 아니면 그냥 일하면서 먹을 간식이나 사다주는게 백만배 낫다고 봅니다. 솔직히 만원내고 회식 빠질 기회준다면 전 회식마다 돈 썼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16/03/05 12:14
수정 아이콘
사람들끼리 화합하는 방법이 오로지 술 먹고 망가지는법 밖에는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지금까지 그래왔고요.
이름없는자
16/03/01 23:59
수정 아이콘
전 사실 일시키는건 아무렇지 않아요 그게 다 제 커리어고 그거 하니까 월급 주는건데요 야근 시켜도 걍 해요 직장에서 결국 인정은 해주거든요 능력있다고..근데 업무외 영역에서 권위적인 상사 정말 싫더라고요 특히 회식류..

항상 회식 때 필참 강조하고 부하들 데리고 노는 상사들과 그렇지 않은 상사들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전 그냥 개인 성향 차이라고 생각했는데 대체로 홀애비스럽고 취미도 없고 술배만 있는 상사들일수록 소위 회식 꼰대가 되더라고요. 일은 끝났고 다들 퇴근해서 집으로 가야되는데 자긴 가족도 안 반겨주고 (아님 가족이 없고;;) 따로 혼자 하는 것도 없으니 그렇게 회식을 좋아라.. 반면에 일할 땐 정말 꼰대같고 부하직원들 면박 잘 주는 상사들도 자기 가정이 잘 돌아가고 취미가 많은 사람들은 회식 질색을 하고 오히려 마지못해 데리고 가는.. 이걸 알고서 전 결혼 계획을 시작했습니다
王天君
16/03/02 00:29
수정 아이콘
하하하
영원한초보
16/03/02 11:12
수정 아이콘
전경련 회장인가
직장인들은 집에가면 가족들이 싫어하기때문에 야근을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이해가...
어떤날
16/03/02 11:19
수정 아이콘
전 미혼이고 혼자 살고 있는 차장입니다만 회식 강요는 절대 안 합니다. 일단 제가 싫기 때문에.. 가정이 있는 평범한 사람들도 회식 좋아하는 경우 많구요. 당연히 케바케, 개인 성향 차이죠.
16/03/05 13:29
수정 아이콘
맞아요. 회사 이외의 자기 삶이 없으면 퇴근을 해도 기대되는 게 없죠. 윗 분들이 자기 삶이 없으니까 아랫 사람들을 강제로 회식을 데려가고, 아랫사람들도 자기 삶이 없어지고... 그 사람들이 윗사람이 되면 또 회식을 하게 되고... 악순환이죠
해피바스
16/03/02 00:03
수정 아이콘
내일(이제 오늘 ㅠ) 회사가기 싫은 참에 좋은글을 봤습니다 휴..다들 힘냅시다
16/03/05 13:3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그래도 이번주는 휴일이 하루 있어서 좀 나았네요.
16/03/02 00:10
수정 아이콘
그 분들의 삶을 무시하기엔 직급이 올라갈수록 가정에 신경을 많이 못쓰는 구조도 한몫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차장, 부장쯤 되고 나니 회사에 올인한다고 자식들은 외면하지 와이프도 일을 하거나 혹은 나름의 사회 모임을 활동을 하기 때문에 가면 반겨주는 사람도 없죠.
평일은 회사일 때문에 그렇지 못한다 한들 주말이라도 가족들과 함께 할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를 인정해 주고 반겨주는 회식이 더 반가울 수 밖에요.

저도 술을 별로 안좋아하다보니 반강제적인 그런 모임들이 참 힘들었는데 그 사람들을 무작정 욕하기 보단 측은한 부분이 더 많습니다.
저렇게 술 마시고 돌아가면 과연 오늘 고생했다고 반겨주는 사람들이나 있을까.
저 나이 먹고 요즘 같이 힘든 시기에 돈 벌어주는 것도 사실 용할수도 있는데 가족들은 그런 가장의 고충을 이해는 할까.

그런 자리에 있다고 제가 부장, 차장 직급에게 쓴 소리할 입장도 할 배짱도 없는 사람입니다만
적어도 제가 그 자리에 갔을때 그러지 않으면 되겠죠.
당당하게 자리를 박차고 내 할일 하러가진 못하더라도 기분 나쁘지 않게 자리 비우는 방법이나 사전에 그런 자리에 안가게
방어 장치를 해두는게 어찌보면 또 다른 사회 생활에 팁 아닌 팁이 되겠죠.
말머리
16/03/02 00:26
수정 아이콘
참.. 자식들에게도 외면 받고 와이프도 나름대로 바쁘고... 뭔가 삶이 공허할 것 같습니다. 내가 대체 왜 일을 하는건가..라는 생각도 들테고 말이죠.
16/03/05 13:34
수정 아이콘
삶을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술 담배 회식 등을 좋아하는 걸 뭐라할 수는 없고 나름 취미라고 할수도 있죠. 하지만 그것에 대한 강요는 존중받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it's the kick
16/03/02 00:11
수정 아이콘
사회 전체적으로 혼자 노는 훈련이 안 돼있어서 그래요
괜히 혼자 있으면 무리에서 버려진 느낌 들고, 혼자 할 취미도 없고, 혼자 할 생활도 없고... 이런 현상의 절정은 자기 빼놓고 논다는 망상까지 하게 되는거죠
소위 "혼밥"이 자격지심 안 느껴도 되는 행위라고 인정받게 된지 3년도 안 됐을걸요? 혼자 밥먹으면 왕따라도 된거마냥 밥 굶고 다니던 애들이 불과 몇년 전엔 그렇게 많았는데..
16/03/05 13:35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면 점점 개인의 가치가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언젠가는 집단이 아닌 개인으로서 당당하게 설 날이 오겠죠.
육체적고민
16/03/02 00:12
수정 아이콘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죠. ㅠㅠ
16/03/05 13:36
수정 아이콘
결국은 돈을 벌기 위해 부당함을 감수하는 것이고, 그러한 부당함을 막아주는 것이 나라가 할 일인데, 아직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게 아쉽네요.
16/03/02 00:18
수정 아이콘
왜 저런 상사가 상사가 될까요.
술 담배 안하고 회식자제하고 그런 사람이 상사가 되면 좋겠는데
16/03/02 09:06
수정 아이콘
그런 사람도 많죠.. 제 주위엔 온통 그런 상사밖에 없네요. 저는 술을 좋아하는데.... ;;;
16/03/05 13:39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조직 문화에 잘 적응하는 사람들이 상사가 될 확률이 높아서 그렇지 않을까요?
어떤 대기업에선 회식 참여 안했다고 평가 깎는것도 봤습니다.
미하라
16/03/02 00:33
수정 아이콘
항상 저런 말을 들을때마다 저는 그사람의 행동을 봅니다.
입으로만 떠드는 그런 사회생활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얼마나 올바른 사회생활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편이죠.

보통 입으로만 떠드는 사람들은 그 사회생활이라는 말을 마누라에 애까지 있는데 술퍼마시고 노래방가서 도우미들 가슴만지고 놀면서 노래 부를때나 적용하더군요. 그런 사람들의 사회생활이라는 말은 그저 자기 합리화를 위한 도구에 불과할뿐이죠.
16/03/05 13:55
수정 아이콘
단어의 힘이 큰 것 같아요. '사회생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사회현상인 것으로 돌리는거죠.
-안군-
16/03/02 00:38
수정 아이콘
21세기 초... 유학파들이 한창 인기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유학을 갔죠.
그리고 그 사람들이 미국/영국 등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돌아와서 여기저기 취직이 됐는데, 막상 같이 일하려니 트러블이 생기는 겁니다.
말마따나... '사회생활'을 이해를 못하는 거죠. 자기 맡은 일만 하고, 업무 외의 일은 사절하고, 퇴근시간 돼면 눈치없이 퇴근하고,
연,월차 딱딱 챙겨쓴다는 겁니다. 그래서, 2010년 이후로는, 대기업에서부터, 유학파를 오히려 기피하는 상황입니다.

이 얘기를 대기업 인사과쪽이 계시는 분께 처음 들었을 때, 딱 이렇게 대답해줬죠.
"근성이 없네~ 근성이! 사람이 말이야! 노예근성이 있어야 한국에서 인정받는거지!!"
네, 노오오오오오예 근성이 필요합니다. 사회생활 잘하려면.
16/03/05 13:57
수정 아이콘
네, 인정하기 싫겠지만, 사실상 노예의 태도를 요구하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전에 어떤분이 '노예노동이 가장 비싼 노동이다'라는 글을 올려주셨는데, 이건 저렴한 노예노동이네요.
로즈마리
16/03/02 00:41
수정 아이콘
술담배는 모르겠고 회식은 개인적으로 꼭 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저희부서 분위기는 술먹이는 분위기도 아니고 강제적으로 참가시키는분위기는 더더욱 아니고 같이 회사이야기 일상이야기하면서 맛있는거 먹자는 분위기라...
16/03/05 13:57
수정 아이콘
강제성만 없다면 회식이든 술이든 나쁜건 아닙니다. 분명히 순기능도 있어요.
절름발이이리
16/03/02 01:01
수정 아이콘
저는 저런 사회 생활 안하면서 참 편하게 살았네요.
-안군-
16/03/02 01:31
수정 아이콘
스타트업을 했으나 불효자는 되지 않았다?!!
16/03/05 13:59
수정 아이콘
스타트업이 편한 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원하는 일을 잘 찾아서 하시는 것 같아 부럽네요.
아이폰6s Plus
16/03/02 01:37
수정 아이콘
처음엔 입사할때 여기저기 끌려가면서 술을 마셔도 너는 왜 말이 없냐면서 술을 마셔야 친해진다.. 너는 참 문제가 많은거 같아 우리랑 안놀아서.. 이렇게 몰아 붙이길래 내가 잘못된거 같았죠. 여기에 속하지 못하면 그들보다 뒤떨어질꺼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 회식이 참가하고 노래방서 아가씨랑 노래부르고 술자리에서 말 잘할라고 노력을 했지만 저랑 너무 안맞더군요. 안맞는거를 왜 억지로 그들과 맞춰야 하는지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누가 머라하든 저의 주관대로 나갔습니다. 꼭 모든사람들과 친해질 필요도 없었고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무리들과 지내게 냅두고 내가 그안으로 들어갈 필요도 없었으며 뜻 맞는 동료들과 지내면서 회사일에만 몰두 하였습니다. 어느정도 성과를 내니 그때부터는 머라 하는 사람 없더군요.
16/03/05 14:01
수정 아이콘
맞아요 저도 그랬어요. 선배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신입사원에 저를 맞추려다 보니 늘 어색하고 제가 잘못된 사람같은 기분이었죠.
결국은 회사에서도 자기 자신을 찾아야 되는 것 같습니다.
꽁꽁슈
16/03/02 01:42
수정 아이콘
어느 사회나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기는 합니다만 한국 사회는 "1) 수직적인 사적, 사회적 관계 구조, 2) 공동체 중심 문화, 3) 장유유서 문화, 4) 선후배 문화, 5) 군대 문화, 6) 권위주의 문화" 등의 영향으로 여타 사회보다 그 정도가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 구성원들 간의 상호 이해와 존중, 배려, 평등"이 보편적 가르침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사실상 그리 오랜 역사가 아니고,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자면 인간은 늘 상하구조의 권력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시 많게든 적게든 타인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자신의 권위를 드러내고자,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최대한 활용하고자 노력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란 상이한 개별 주체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개인의 자유가 제한될 수밖에 없는데 권력을 쥠으로써 소위 무소불위의 권리를 쟁취하게 됩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권력을 허용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만 실제로 권력을 가진 사람, 권력을 따르는 사람은 그럴 목적으로 권력을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 권력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인 사람들은 여전히 다수 존재합니다. 어쩌면 대다수, 거의 모두라고 해도 무방할지도 모르겠네요. 각종 사회 부조리와 이상 사회를 열심히 외치던 사람들도 권력의 맛을 보기 시작하면 돌변하기 쉽상이고 군대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글쓴이가 이야기하는 사회생활의 어려움이란 바로 이런 맥락에서 발생하며 교육을 통하여 그 부당함을 가능한 줄여나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인간은 완전한 합리적, 이성적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 본성을 완벽히 탈바꿈하지 않는 이상 마치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이상에만 머무는 것처럼 글쓴이의 바람도 이상으로만 남을 것입니다.
당신은누구십니까
16/03/02 02:56
수정 아이콘
꽁꽁슈님 의견에 공감이 가네요. 하지만 우리가 지금 이것이 잘못됬다고 느끼고있는만큼 시간은 걸리겠지만 변해가지않을까요? 회사에선 실력있는 유학파를 계속 쓸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서구 분위기에 젖은 유학파의 유입이 늘어갈텐데 회사눈치 안보는것을 환영하는 신입사원들도 많은만큼 회사가 거기에 맞춰가게 될거라 추측해봅니다. 한 예로 우리가 군대에서 핸드폰를 허가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16/03/05 14:06
수정 아이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제가 바라는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보다는 지금의 문제인식을 정확히 하고자 쓴 글입니다. 말씀대로 인간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게 딱딱 맞아떨어지는 이상적인 사회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이고, 사회를 변화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그래, 이런게 사회생활이지' 하고 넘어가고 싶진 않았습니다.
Arya Stark
16/03/02 02:01
수정 아이콘
먹고 살려면 본인이 어쩔수 없는것까지는 이해 하겠는데 그걸 빌미로 타협안하면 별종 취급하고

특이한 사람만드는 짓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런 사람들 보면 진심 역겨워 지려고 하거든요.
16/03/05 14:08
수정 아이콘
남과 섞이고 같이 행동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 특이한 사람으로 보는 사람들이 아직 좀 있습니다. 그냥 딱 그만큼의 생각밖에 못 하는 것 뿐입니다.
마르키아르
16/03/02 02:47
수정 아이콘
제가 술을 참 싫어해서...

학생때나, 신입일때 억지로 술먹었던게 정말 싫었던지라..

내가 상사가 되면 술 안먹이는 훌륭한 상사가 되야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제가 상사가 된 요즘 직원들 데리고 회식 가면..

저만 빼고 다 술먹는다죠......

오히려 술자리 분위기를 해치는 상사가 되는 느낌이더군요..

나 괜찮아..나 괜찮아.. 나 신경쓰지말고 편하게들 마셔... 한다죠 ㅠㅠ
고기반찬주세요
16/03/02 09:22
수정 아이콘
그쵸. 제 친구가 딱 이 케이스인데 이것도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라고 ㅜㅜ
16/03/05 14:10
수정 아이콘
상사도 의외로 부하 눈치 봅니다...
공유는흥한다
16/03/02 06:57
수정 아이콘
이름만 법치국가인 헬조선...
16/03/05 14:11
수정 아이콘
그런 부분은 북한하고 닮았네요 크크
파랑니
16/03/02 07:21
수정 아이콘
어차피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겁니다.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그들과 어울리든지
아니면 업무적인 것 외에는 칼같이 선을 긋든지
물론 그로인한 불이익은 온전히 자신이 감당해야할 몫입니다.
그런 선택의 연속이 사회생활이죠.
16/03/02 08:58
수정 아이콘
그런 불이익이 정당한건 아니죠.
그리고 미국이라고 없지않지만 대놓고 눈치주진 않습니다.
16/03/05 14:14
수정 아이콘
대부분의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이게 맞죠. 선택을 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하지만 그 불이익이 정당하지 않고 법에 어긋난다면 잘못된 것입니다.
배럭오바마
16/03/02 09:14
수정 아이콘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죠. 하기 싫지만 안 하면 낙인찍히는 사회에서 먹고 살기 위해 노력하는 직장인분들 화이팅입니다. 나중에 높은 자리에 오르셔서 본인이 그런 문화 없애면 됩니다. 하지만 군 생활때 같은 이병들이 병장이 되었을 때 하는 행동을 보면 큰 기대는 안 하게 되죠.
16/03/05 14:18
수정 아이콘
병장되서 바꾸려고 해봤는데 제 밑에 애들이 알아서 분위기 조성하더군요. 개인의 힘으로는 힘든 것 같습니다.
타임머신
16/03/02 09:25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저도 사회생활 사회생활 그 얘기 참 많이도 들어봤는데, 그럴 때마다 소신껏 행동 못 하고 결국 그 자리만 모면하자는 생각에 결국 굽혔던 기억에 입맛이 쓰내요. 그런 경험을 하면 그때는 그냥 지나가지만 시간이 가도 지워지지 않는 응어리가 남는 거 같아요. 참 슬픈 일이죠.
16/03/05 14:20
수정 아이콘
사람이 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불의에 저항하는 것은 극소수고 대부분은 그냥저냥 맞춰가며 살아갑니다. 저도 이렇게 글을 쓰지만 현실에서 적극적으로 시행하기는 어렵다고 느낍니다. 그래도 이렇게 글로나마 쓰면 조금은 마음이 나아지네요.
시드마이어
16/03/02 09:47
수정 아이콘
정곡을 찌르는 내용이네요. 잘봤습니다. 저도 참 아이러니 한게 고등학생때만 해도 '왜 술을 강제로 먹이는지 모르겠다, 담배는 왜 피는지 모르겠다' 하던 친구들이 하나같이 어른들 따라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더군요. 그리고 그 부조리함을 다른 친구들에게 강요하기도 하구요. 사람은 설령 나쁜게 뭔지 알아도 보고 배우는데로 따라하는 것 같습니다.
16/03/05 14:2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일종의 습관인지도 모르겠어요. 술자리에서 보고 배운게 그런 것들 뿐이니..
16/03/02 09:49
수정 아이콘
캬..군대의 수직적문화만이 남자로서 경험한 최고의 리더십 + 돈은 있는데 술먹고 노는거 빼고는 스스로 즐길줄 모름
그래도 해외경험 많고 이것저것 덕질하는 상사들이 회식 안 찾더라구요(회식있어도 불참....)
16/03/05 14:25
수정 아이콘
네 그래서 우리도 지금부터 열심히 덕질을 해야합니다?
종이사진
16/03/02 10:09
수정 아이콘
기회비용이 없다보니 취미가 술/담배인 중장년층이 많죠.
16/03/05 14:26
수정 아이콘
거기에 등산/골프/당구 추가합니다.
16/03/02 10:12
수정 아이콘
권력이 있어서 소수의 자유로운 사람들 그런거 없어요
16/03/05 14:29
수정 아이콘
그렇겠죠 많이 가져도 자유롭기는 힘들겠네요. 그래도 상대적으로 덜한 사람들은 분명 있지 않을까요?
16/03/05 20:19
수정 아이콘
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완벽히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은 한번도 못봤네요
열혈둥이
16/03/02 10:33
수정 아이콘
제가 중간정도만 되도 하는 말이
"술 아까워 억지로 먹지마" 인데
이게 나름 잘먹힙니다. 나름 위쪽엔 유머러스하게 접근되고
후배나 아래직급 사람들한테는 츤데레마냥 보이기도 하고
거기에 도발에 약한 친구들은 발끈해서 더 달려들어서 술자리 분위기가 달아오르기도 하고.

지금 사회문화 먹이사슬의 상급위치에 있는 분들이 아직 고지식한 분들이라 힘들겠지만 서서히 바뀌어나갈겁니다.
식당에서 술집에서 금연이 가능해질지 누가 알았겠어요.
이것은 법때문에 당장에 눈에 보인거지만 서서히 사회생활에 대한 다른 식견을 가진 사람들이 위를 차지하게 되면 이것도 바뀔겁니다.
물론 바뀌게 되면 또 다른 불만글들이 올라오겠지만요 흐흐
16/03/05 14:31
수정 아이콘
그쵸 어찌됐건 세상은 조금씩이나마 나아집니다. 술아깝다는 말은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말이네요. 좋은 상사입니다 하하
16/03/02 11:20
수정 아이콘
한국에 사회가 있다니 신기하네요.
16/03/05 14:31
수정 아이콘
저는 사람이 모이면 사회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6/03/02 12:26
수정 아이콘
당구장도 곧 금연시행 할겁니다.

저는 흡연자 이지만 당구장은 진짜 담배 연기때문에 질색합니다;;

뭐 저 중고등학교때만 해도 버스에서 창문열고 담배 피던시절이고 회식문화 같은것도 많이 바꼈다고 봅니다. 지금 40대 이하 젊은층이 본문의 내용을 대부분 공감하니 더더욱 바껴 가겠죠.
16/03/05 14:33
수정 아이콘
비행기도 흡연석 있었죠 크크 지금은 상상이 안되네요. 당구장 금연이라니 얼른 왔으면 좋겠습니다.
16/03/02 14:18
수정 아이콘
저는 학교다닐때나 회사에서나 회식이나 술마시는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대신에 술이나 이런걸 먹이지는 않았죠...
내가 좋아하고 없어서 아쉬울수 있는걸 버리거나 싫어하는 사람에게 줄 필요없다는 생각인데...
저런 이상한 생각가진 직장상사를 만나고 제가 그 사람 전담으로 되버리더군요.
16/03/05 14:35
수정 아이콘
술을 좋아하셔도 상사를 전담으로 상대하는 건 힘드시겠네요.
16/03/05 15:08
수정 아이콘
상당히 곤혹스럽죠 그래서 1차때 컨디션 좋으면 많이 서로 마셔서 끝내려고 하고 안좋으면 맞춰드리며 끝내곤 했었습니다.
mapthesoul
16/03/02 14:29
수정 아이콘
Right님의 말씀 구구절절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회사에서 드러내는 순간 보이는 건 사직서요, 남은 건 약간의 퇴직금 뿐이겠네요.
오늘도 사회생활을 버텨가는 모든 직장인 피지알러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16/03/05 14:43
수정 아이콘
넵 그래서 직장에다가는 말 안하고 이렇게 글로만 씁니다 ^^
Eye of Beholder
16/03/02 15:22
수정 아이콘
제가 어릴때 전 15살 이전엔 집에서 아버지 얼굴을 못봤습니다.
월화수목금금금. 일요일엔 회사 상무님이 등산을 좋아하셔서 매주 산에 아버지를 부르셨죠. 상무님이 안부르시는 날은 구정(혹은 민속의날) 혹은 추석이 주말이랑 겹칠때 뿐.
그때만 해도 버너 코펠 가지고 취사하던 시절이라.. 가끔은 저도 따라가서 산에서 아버지를 보고 아버지 얼굴이 빨개지신 채 같이 내려오긴 했죠.
이런말 하면 꼰대라고 하겠지만.. 그때보단 확실히 좋습니다. 단지 감수성이 예민해 졌고 비교 대상이 달라진거겠죠. 어쨌던 변하고 있습니다.
16/03/05 14:44
수정 아이콘
확실히 옛날은 더 했네요. 어르신들이 보면 젊은애들보고 근성없다 할만 합니다. 그게 정당한 말은 아니지만요.
냠냠이
16/03/04 08:17
수정 아이콘
"취미는 뭐냐"
"예 친구들하고 카페에서 얘기하거나 책읽는거 좋아합니다 카메라도 좀 찍고요."
"술은 좀 마시니?"
"소주 반병정도.. 마십니다"
"당구는 좀 치고?"
"아니요 잘 못칩니다"
...
= "이거 안되겠네~~~"
"?? 그럼 넌 뭐하고놀아?"
"하.. 널 데리고다니면서 좀 가르쳐야겠다"
16/03/05 14:45
수정 아이콘
크크크 무서운 직장이네요 . 회사형 인간으로 개조하려고 하는듯
16/03/05 14:46
수정 아이콘
피드백 늦어서 죄송합니다.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3862 [일반] 역대 NBA 정규시즌 MVP 최다수상 TOP 12 [4] 김치찌개4850 16/03/02 4850 0
63861 [일반] 나는 노력이 부족한 걸까? <부제: 그러니까 노오력을 하란 말이야> [13] 사도세자6318 16/03/02 6318 28
63859 [일반]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힐러리가 거의 확정인 듯 합니다. [94] 군디츠마라14104 16/03/02 14104 0
63857 [일반] 주토피아 더빙판 보고 왔습니다. [17] 말랑6488 16/03/02 6488 1
63855 [일반] [추천사] SPOTLIGHT, 현시대에 전하는 강렬한 메세지. [29] V.serum5995 16/03/02 5995 2
63854 [일반] <단편?> 카페, 그녀 -35 (부제 : 연애하고 싶으시죠?) [8] aura4186 16/03/02 4186 5
63853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09 (3. 죽은 자와 죽지 않은 자) [42] 글곰5166 16/03/02 5166 44
63852 [일반] 사회생활 하려면 어쩔 수 없어 [76] Right12587 16/03/01 12587 51
63850 [일반] [스포] 바닷마을 다이어리 보고 왔습니다. [14] 王天君5185 16/03/01 5185 4
63848 [일반] 군주의 몰락이 시작되었나 [25] minyuhee10224 16/03/01 10224 1
63845 [일반] 개인 사생활 보호와 공익의 간극 [102] RO227838 16/03/01 7838 2
63840 [일반] [야구] 넥센히어로즈 조상우 시즌마감+2차기사추가 [43] 이홍기9634 16/03/01 9634 1
63838 [일반] [리뷰?] 액티브 레이드 -기동강습실 제8계- [5] 좋아요4239 16/03/01 4239 0
63837 [일반] 새누리당의 복잡한 내부 사정 [337] 김익호18211 16/03/01 18211 4
63836 [일반] 현직 정치부기자가 쓴 더민주가 필리버스터를 중단한 이유 [114] 에버그린12827 16/03/01 12827 2
63835 [일반] 캐치 유 타임 슬립! - 4 튜토리얼(3) (본격 공략연애물) [8] aura4007 16/03/01 4007 5
63833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08 (3. 죽은 자와 죽지 않은 자) [27] 글곰5106 16/03/01 5106 65
63832 [일반] 독일의 또 다른 과거사 반성 [1] 공유는흥한다3307 16/03/01 3307 1
63831 [일반] 재와 환상의 그림갈(灰と幻想のグリムガル, 2016) [5] 일각여삼추8717 16/03/01 8717 0
63830 [일반]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정교과서) [56] 티타늄11071 16/03/01 11071 10
63829 [일반] . [181] 삭제됨9734 16/03/01 9734 21
63828 [일반] 더민주, 필리버스터 중단 결론…내일 오전 9시 발표 [415] 에버그린17753 16/03/01 17753 2
63827 [일반]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뭉클했던 순간 [34] 마스터충달7860 16/02/29 7860 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