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입으신 한국인 할머니 중, 일본에 거주하시는 분의 이야기입니다.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 이라는 단체를 통해서 일본을 상대로 약 10년간 소송을 하셨던 송신도 할머니가 주인공입니다.
송신도 할머니는 1922년 조선 충남 출생으로, 16살에 위안부 생활을 하게 됩니다.
옆구리와 넓적다리에는 당시 군인에게 칼로 베인 상처가 있었고, 팔에는 ‘가네코(金 子)’ 라는 위안부 당시의 문신이 아직도 새겨져 있습니다.
군인에게 맞아 고막이 찢어졌지만 치료를받지 못해 보청기가 없으면 듣기가 힘드시고,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는 두 명의 남자아이를 출산하였습니다.
하지만 키울 수가 없었기에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행방을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 후 전쟁이 끝나고 일본 군인과 결혼하여 일본으로 가게 되지만 그곳에서도 성매매하며 돈을 벌어오라는 협박에 도망치게 되고, 은인을 만나게 되어 결국 평생을 일본에서 살게 됩니다.
할머니는 일본의 여러 단체를 통하여 일본 정부에게 소송을 할 것을 제의 받습니다.
많은 상처로 인해 사람들에게 마음을 닫았던 할머니는 1년간의 고민 끝에 소송을 결정하게 되고, 10년간 대법원까지 올라가 소송을 하는 과정이 영화의 내용입니다.
2.
송신도 할머니는 굉장히 독특한 모습이십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날 것 같지 않은 인상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기자회견에선 '니들 일본놈들이 이토록 고약한 짓을 했었다. 기자들 네놈들이 내가 한 말 그대로 기사로 쓸 수 있겠느냐?' 라며 호통을 치는 모습도 보입니다.
또한 강연을 하시다가 중간에 노래 하나 들려준다면서 일본군가(?!)를 열창하는 모습을 보이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고생들 앞에서 강연하실 때는 그때의 자신과 주변인들이 생각나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시다 마음을 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할머니에게 '혹시 신을 믿을 생각이 없느냐?' 라고 묻는 장면입니다.
할머니는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신이 있었다면 일본이 전쟁에서 졌겠느냐?' 라고 말합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졌는데, 당연히 한국인으로서 일본이 전쟁에서 지고 빨리 해방되기를 바랬을 텐데 오히려 신이 있었으면 일본은 지지 않았다는 뉘앙스로 들리기도 합니다.
한국인으로서 일본군 위안부로 온갖 수모를 겪었지만,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에서 평생을 지내신 인생이 이러한 아이러니를 낳은 것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3.
위안부 문제를 짚어나가기 위해선 현재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이 합의하였던 1965년 체결된 한일협약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협약을 통해 일본 식민지 시절 피해들이(위안부 성 노예, 징용 노동자, 강제 징집 군인 등) 일본을 상대로 어떠한 소송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일말의 사죄 없이 법적 배상-보상 책임을 완전히 끝맺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박통은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배상을 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15년 12월 한일협약과 별다를 바 없는 일이 생깁니다.
4.
이창동 감독님의 <밀양> 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거기에선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내가 용서를 안했는데 어떻게 먼저 용서 할 수가있어?"
5.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는 애초에 영화를 목적으로 촬영되지 않았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 공동대표 양징자씨가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 10년간 50개가 넘는 양의 테이프로 촬영을 한 것을 편집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뭔가 작품적으로 대단한 이야기를 하긴 어렵지만 위안부 피해를 입으신 할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ps. 화가나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글을 쓰기가 쉽지가 않네요..
본 영화의 이야기는 구밀복검님과 저. 그리고 명주군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영화계' 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8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