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6년 12월? 2007년 1월? 2005년 12월 군번으로 상병을 단지 얼마 안됐을때의 일이다.
그 날은 참으로 평화로운 하루였다. 아침,점심,저녁 식단도 드물게 모두 괜찮았고, 개인정비시간 또한 후임들과 웃고 떠들며 평범한 하루를 보냈었다.
거기에 야간 근무도 없는 꿀같은 하루였다.
그렇게 저녁 10시가 되어 취침소등을 하였고 오랜만에 풀로 잘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도 설레였다.
그리고 2시간쯤 흘렀을까?? 자면서 무의식적으로 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평소와는 다르게 방귀 뀌는 행위에 잠이 살짝 깼다.
자면서 방귀를 뀌는게 전혀 이상한 행위는 아니기에 아무생각 없이 뒤척이며 몸을 반대로 틀었다.
그 때 였 다
옆으로 자던 몸을 반대로 틀면서 엉덩이가 모포에 닿는순간 질퍽!
음!?!!? 나는 이 감촉을 믿을 수 없었다.. 모포에서 질퍽이라니. 꿈...꿈인가..??
아니야..이건 현실이 아닐거야.. 꿈이겠지?? 모포가 질퍽할리가 없자나!! 이건 꿈이야... 하면서 손을 엉덩이 쪽으로 가져갔다.
축.....축....
!!!!????
아...안돼....현실이란 말인가.. 순간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치면서 머리가 그 어느때보다 재빠르게 돌아갔다.
'지금 불침번이 누구지?'
'지금 시간이면 아직 근무교대인원이 올 시간은 아니군'
'어떻게 처리하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일까.'
'모포는 이미 전사했다하더라도 덮고있던 침낭은 괜찮은가.'
수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주위를 살펴 불침번의 위치를 확인한다. '오케이, 우리 내무실엔 없군.'
재빠르게 새팬티 한장, 똥지린 모포 한장을 들고 화장실로 뛴다.
하늘이 날 버리진 않았구나..
화장실 오면서 불침번에게 걸리지 않았다.
재빨리 지린 모포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지린 부위를 씻은 다음 지린 사제팬티는 버리고 새팬티로 갈아입었다.
그리고는 긴 한숨을 내쉬며 대변기에 앉아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돌아봤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내가 설마 자다가 똥을 싼건가??? 진짜 이게 현실인가??? 나, 23살인데 지금 자다가 똥싼거야??'
한없이 스스로를 원망하며 대변기에서 고뇌의 시간을 가졌다.
시간은 약이라고 했다.
그렇게 스스로를 원망하다가 어느새 '와 좋았어, 이 엄청난 일을 저지른거치곤 깔끔하게 처리했어.'
스스로를 위로하며 조용히 내무실로 들어왔다.
시간을 보니 오전 1시반. 1시간30분사이에 그 엄청난 일들이 일어났던거다.
매트리스에 새 모포를 깔고 누워서 살다보니 이런일도 겪는구나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그리고 두시간 후.....
질 퍽....
!!!!??
뭐...뭐지.....데자뷰인가....
한번 겪었던 일에 익숙해진것일까. 자연스럽게 손을 엉덩이 쪽으로 가져갔다.
또 지렸다...
내가 갓태어난 아기도 아니고, 하루에 자다가 똥을 두번이나 지리다니. 나란 놈은 대체 뭐지. 진짜 이게 현실이 맞는건가?? 꿈이라도 이런 악몽은 없을거 같다..
머릿속에 온갖 수만가지 생각이 또 들었다.
하지만 사람은 학습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불침번 위치?? 오케이 여기 없고.'
'새팬티 확보 했고'
'모포들고 뛰자!!'
그동안 군생활하며 후임들 안갈군게 이렇게 돌아오는건가. 이번에도 화장실까지 가면서 불침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렇게 엄청난 일을 두시간 간격으로 겪으면서 야간근무를 연속으로 섰을때보다 더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터벅터벅 내무실에 도착하여 매트리스에 누웠다.
이제 더이상 매트리스에 깔 모포도 없었다.
왜?? 똥을 두번 지렸으니까.
그래도 정말 다행인건 소량인데다가 바로 깨서 침낭에는 묻지 않았다는거다.
누워서 정말 수많은 생각을 했다...
그렇게 또 두시간이 흘렀다..
딱!!!!
기상하십시오~
그렇다. 세번은 아닌거다. 사람이 같은걸 세번 당할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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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피지알이라 군대에서 실제로 겪었던 똥얘기를 한번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