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6/19 00:21:39
Name runtofly
Subject [일반] 그녀의 전화
뭐 대단한 일을 한다고 전화를 안받는데?
거기 그렇게 대단한 회사야? 누군 직장생활 안해? 내가 니 전화 구걸해야해?

주말부부 2년반.. 집에서 2년 그리고 다시 주말부부4개월째..  전화를 제때 못받는 남편 때문에 마님이 무척 화가 나셨습니다..

미팅 중이거나 회사전화로 통화중일때 혹은 급하게 처리할 일을 집중해서 하고 있을 때.. 전화를 못받게됩니다. 못받으면 톡을 남기거나 몇분 내로 전화를 합니다. 그런데 마님은 서비스직이라서 제가 원한다고 통화가 되지는 않아요.. 그걸 가지고 머라고 할 수도 없는게 와이프가 전화를 하루종일 들고있어도 일하는 중에는 제가 먼저 전화할 일이 없으니..

저는 회사에 있는 시간에는 사적인 전화를 하는걸 꺼리는 편입니다. 아랫사람이 그런다고 뭐라고 해본적은 없지만 하여간 저는 그렇습니다. 그냥 불편하드라구요.. 연애할때부터 이걸로 많이 싸웠는데..

강려크한 멘탈의 소유자인 저는 맞대응은 하지 않고 정말 바빠서 그랬다.. 오늘도 몇시에 온건 뭐하느라못받은거고 몇분 뒤에 콜백했는데 자기가 안받았다.. 는 등등 의 변명을 늘어 놓고 사과를 했습니다.

못받는것도 문제지만 미팅중, 통화중일때 거절을 누르는게 그렇게 싫은가봅니다.. 아까 저녁때도 사장한테 깨지느라 거절눌렀는데.. 그럴거면 전화기 꺼놓으라네요..

막내직원이 친 사고때문에 대판 깨지고 덤으로 엄청난 일거리와 포풍야근 까지 선사받고 퇴근길 차안에서 마님의 러쉬를 당하니.. 어디 하소연할데가 없어서 무려 모바일로 끄적입니다.. 모바일로 글을 길게 쓰시는  분들보고 어떻게 쓰는건가 했었는데.. 그냥 하고싶은 말이 있으니 써지는군요...

그런데.. 다들 회사에서 일하면서 연인이나 배우자하고 통화 자주하세요? 저희 마님은 두번정도 전화하십니다..
떨어져사니까 멀어지지 않으려는 노력이라고 하는군요.. 공감이 가긴하지만 집에서 회사다닐때도 그랬다는게 함정..

그래.. 그렇게 회사에 충성하고 살아.. 라는 말이 가슴을 후벼팝니다. 주중엔 일만하고 주말엔 가족하고만 지내는 내인생.. 누가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눈물이 납니다.. 진짜로나네요..

술생각 간절한 밤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3/06/19 00:24
수정 아이콘
다른건 결혼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고 형님 잡혀 사시는것 같네요......
runtofly
13/06/19 00:46
수정 아이콘
정답!
메지션
13/06/19 00:38
수정 아이콘
연애 중이시면 맞춰보다가 안 맞으면 그만일텐데. 결혼이라니 읽는 제가 숨이 막혀오네요.
남편의 직장을 존중 안해주는 부인이라....심지어 무시까지. 당사자면 눈물날 것 같습니다.
runtofly
13/06/19 01:06
수정 아이콘
통화가 끝나고 주차를하고 멍때리다가 글을 적는데 진짜눈물이 나더라구요..
catharsis
13/06/19 00:45
수정 아이콘
잘 모르겠지만, 아내분이 말씀하시는 건 약간 딴소리 같기도 해요.
강력한 멘탈이랍시고 변명으로 일관하기보다 차라리 차분하게 맞대응하셔서 부인 분의 스스로에 대해 자각하거나 표현하도록 도와주시는 게 낫지 않을지.. 신경질적으로 말하면 가라앉으면 그때 다시 얘기하라고도 해보시고... 착하고 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부분의 사람들, 스스로를 존중할 줄 몰라서 그런 상황을 자처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본인 얘기를 좀 하셔야 할 듯. 감정+상황 포함해서.. 아니면 아내분 감정이 뭐냐고 대놓고 물어봐서 좀 얘기가 덜 소모적이 되도록 유도하심이.. 내공 있으시다면 감정 알아주고 부드럽게 토닥토닥 해준 다음 나중에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길 하기도 하지만, 그럴 여력은 부족해보이시니.. 아무튼 심도 있게 얘기해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시간이 걸려도 서로 잘 풀어내야 하는 문제 같은데..
runtofly
13/06/19 00:51
수정 아이콘
제가 글을 간략하게 적었는데.. 말씀하신것과 거의 같은 방법으로 대응을했어요. 감정을 가라앉혀보고.. 아내가 말하는 요지를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제 입장도 전달을 하지요.. 변명으로일관하지는 않고 논리를 깔고 감성을 입혀서 대응하는 편이고 지금까지는 잘 먹혀왔습니다.
관건은.. 연락에 무던한 제 태도로 인하여 본인이 거절당한다고 느끼는건데 지금 안받으면 나중에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저하고 지금 안받으면 짜증부터내는 아내하고 사고가 아예다른거 같아요
catharsis
13/06/19 00:59
수정 아이콘
논리를 깔고 감성 입혀서 대응하기 전에, 아내분 감정을 끌어내는 대화가 더 우선시되는 게 좋다고 보여요. 아니면 본인이 먼저 아내분 심정을 헤아려본 다음에, 그 내용을 가지고 아내분에게 '네가 ~~이러이러했을 것 같은데 내가 잘 몰랐던 것 같다' 는 식으로 접근하면 대화의 물꼬를 틔우기 좀 더 쉽지 않을까요. 연락의 문제는 구체적으로 조율하고 타협할 문제로 보이는데, 아예 딱부러지게 정하는 쪽으로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요.. 본인이 먼저 연락할 시간대를 대략 정해서, 언제 언제는 내가 확실하게 전화한다고 말을 하시든지...
runtofly
13/06/19 01:05
수정 아이콘
크크..그렇게했지요... 그런데 감정을 이끌어냈는게 과했는지 버럭하더라구요..
아내가 서운했을만한점들을 얘기하고 어느정도공감도 이끌어낸거같긴한데,. 그리고 중간쯤엔꽤누그러진거 같았는데 생각해보니 더 열받았는지.. 중간중간 맥이 끊기드라구요... 그리고 전화할시간대를 정하는건 늘 같은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좀 어렵지 않나요.. ?
catharsis
13/06/19 01:14
수정 아이콘
이미 많은 것들을 해보셨군요.. 결론이나 해결책에 대한 얘기로 흐르지 않았음에도 더 열받아 하면서 맥이 끊긴 건가요? 그렇다면 아내분이 딴 이유로 뭔가 지긋지긋한데 핑계거리를 찾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뿌리가 깊어서 본인 감정도 자기가 잘 모르거나... -_-;
참 어렵네요.. runtofly님 스트레스 관리와 최악의 경우 방지 차원에서도 운동을 하든지 개인적인 탈출구를 마련하시고, 일단 좀 내버려둬야 하려나요.. --
runtofly
13/06/19 01:20
수정 아이콘
생각보다 많이 쌓인거 같드라구요.. 그래도 지금껏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대화로 풀고 늘 대화를 많이하고 있으니 시간과노력을 좀 들여야지요.. 암튼 리플감사드립니다!
13/06/19 01:21
수정 아이콘
아내 분이 서비스직이시라면 근무 중에 전화받기 힘든 경우도 많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아실 텐데 좀 의아하네요.
말투도 다소 심하게 공격적이신 거 보면 전화는 핑계고, 다른 쪽으로 불만이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runtofly
13/06/19 01:31
수정 아이콘
다른불만이라.. 그런생각은 못해봤는데..
전화는..어차피길게 통화할것도아닌데 잠깐받는게 그리어렵나? 배려가 부족한거 아냐? 라는데.. 공감이 조금은됩니다.. 그런데.. 가족이나 연인들 전화오면재깍재깍 편하게 전화받는 직장인은 오늘 사고친 낙하산 막내말고 본적이없어요..
runtofly
13/06/19 01:35
수정 아이콘
서비스직일만 십년째라 연속성이 있는 일을 겪어보거나 지켜본적이 없어서 보통의 사무직 직장인을 잘 이해하지는 못하는거 같긴해요..
Je ne sais quoi
13/06/19 08:31
수정 아이콘
전 항상 점심시간이랑 오후에 한 번 시간 빌 때 전화를 합니다. 전화 안 받아도 개의치 않는 성격이라 이런게 편하긴 하군요. 연애할땐 오히려 제가 전화 안 받는다고 뭐라고 얘기하기도 했었고 -_-;; 특성상 전화를 받지 못한다고 하시니 저처럼 정해놓고 전화하기도 애매하네요.
솔로몬의악몽
13/06/19 13:57
수정 아이콘
회사 있을 때 사적인 전화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pgr은 할지언정 말이죠...;;)
그리고 그걸 메인 원인으로 그동안의 여러 불만이 겹쳐 어제 이별 통보를 받았습니다...

...

ASKY...
아우디 사라비아
13/06/19 15:02
수정 아이콘
백퍼센트 남자의 잘못입니다....

부인에게 이야기 하십시오

지금 다니는 회사는 대단한 회사라고 깔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대단한 회사라고 느낀다고 혹은 지금은 아니지만 반드시 대단한 회사로 만들거라고...
그래서 충성한다고 부인을 사랑하지만 이 회사에 다니는게 자랑스럽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그래도 부인이 마음을 몰라준다면 글쓴 본인의 애정이 식은겁니다
시들한 마음에 상처받은 부인이 투정부리는거지요

드물지만 몇십년 감옥에 갖혀서도 사랑을 지켜나가는 연인들도 있습니다

서로 절박한 마음을 가지도록 해보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4612 [일반] [축구] 캡틴 '박'은 돌아올까? [126] My StarLeague8694 13/06/19 8694 0
44611 [일반] [축구] 최강희 감독님. 수고하셨습니다. [37] 잠잘까6961 13/06/19 6961 11
44610 [일반] [단편] 바빌로니아의 작은 신 [4] 트린4147 13/06/19 4147 3
44606 [일반] 박지성, 열애설 떴네요. [142] 닭치고내말들어12294 13/06/19 12294 0
44604 [일반] 서울대 학생들이 국정원 사건 관련 시국선언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70] 매사끼7617 13/06/19 7617 21
44603 [일반] 난중일기, 명량으로 가는 길 [29] 눈시BBbr7980 13/06/19 7980 7
44602 [일반]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미구엘 카브레라 시즌 19호 홈런) [8] 김치찌개4596 13/06/19 4596 0
44601 [일반] 지식채널e - 선생님의 학교 [2] 김치찌개3964 13/06/19 3964 0
44600 [일반] 다음달부터 실내흡연 10만 원.jpg [103] 김치찌개9481 13/06/19 9481 0
44596 [일반] 국가대표 축구팀 차기감독 , 홍명보 감독 유력 [139] V.serum8941 13/06/19 8941 1
44595 [일반] 누가 짝사랑이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17] 내맘이야4669 13/06/19 4669 0
44594 [일반] 투덜투덜 거리는 여자를 좋아하시는 분 있나요? [41] Eva0109347 13/06/19 9347 0
44593 [일반] 그녀의 전화 [16] runtofly3682 13/06/19 3682 1
44592 [일반] 월드컵진출은 성공... 하지만 너무나 실망스러운 경기력 [130] 베컴6867 13/06/18 6867 1
44591 [일반] 대한민국 2014 월드컵 진출!! 8회연속 월드컵 진출!! [109] 순두부5970 13/06/18 5970 1
44590 [일반] 강희제 이야기(6) ─ 오삼계 vs 강희제 [13] 신불해7166 13/06/18 7166 23
44589 [일반] 이명박 정부 통계를 마사지하다 [21] 귤이씁니다4862 13/06/18 4862 2
44588 [일반] 차세대 전투기 꼭 F-35, F-15SE, 유로파이터 중에서 골라야 하나? [115] Neandertal7184 13/06/18 7184 1
44587 [일반] '슈퍼스터K'의 김예림, 'K팝스타'의 백아연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40] 파이란5909 13/06/18 5909 0
44586 [일반] 표범이 호랑이를 낳다. [7] 후추통7434 13/06/18 7434 8
44585 [일반] 재미로 예상해보는 EPL 2013/14 시즌&현 이적상황 [20] 삭제됨4826 13/06/18 4826 0
44584 [일반] 90년대 초반의 변화들 : 어떻게 클럽 축구가 국가대항전을 제치고 축구판의 중심이 되었을까? [4] 구밀복검5554 13/06/18 5554 5
44583 [일반] 부모의 경치 [18] 삭제됨5036 13/06/18 5036 2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