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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18 19:33
먼저 잘 봤습니다. 그런데 본문을 읽어면서 궁금한 점이 두가지가 생겼는데, 그 첫번째는 국내에서의 접근성입니다. 실제로 어떠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체감상 과거에는 클럽 축구는 매니아가 아니면 보기 힘들다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중도 쉽게 경기를 찾아보고 관련 소식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게 사람들의 인식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같은 유럽 리그에서도 상대적으로 EPL의 관심도가 큰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박지성의 맨유 진출도 하나의 기폭제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즉, 본문에서 말씀하신 실질적인 해외 축구판에서의 중심 이동과는 별개로 관중이 되는 우리나라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여전히 국가대항전은 축구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나라의 축제로서 - 예를 들면 기독교에서 시작했지만 그것과는 관련성이 적은 산타의 날 혹은 커플들의 날로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과 비슷하게 - 클럽축구와 대등한 가치를 지녔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두번째는 스타 선수입니다. 저는 호나우두/지단, 날두/메시와 비교하면 그 성질 자체가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다고 봅니다. 즉, 그 세계 안에서 - 꼭 경기에서의 활약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 아닐지라도 - 스타성을 지니게 된 선수가 활약을 하게 되면 주목받는 것이고, 다만 그러한 대회였는가 아닌가 여부가 사람들이 대회의 성공을 판단하는 데 암묵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스타에서는 김택용이 개인리그에서는 계속 광탈만하고 프로리그에서 잘하게 되는 이상한(?) 현상이 있었는데, 그렇게되자 많은 사람들이 그 시절 프로리그를 이전보다 주목했던 것과 비슷하지 않나 합니다. 그러니까 메시가 월드컵에서 활약했다면, 펠레나 마라도나와 비교하면서 '오오, 역시 메시!!' 라는 평가와 함께 월드컵은 성공적인 대회로 끝나지 않았을까 싶고요. 저번에 이어 이번 챔스도 메날두와 상관 없는 두 팀이 결승에서 만났고, 그로 인해 헤게모니는 바르샤로부터 뮌헨으로 어느 정도 이동했다고 분석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일반인은 그러한 것과는 전혀 상관 없이 여전히 메날두가 최고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13/06/18 20:06
1. 첫 번째에 대해서는 본문에 충분히 제시되어 있다고 봅니다. 중계권의 확대 및 비 서구 선수들의 유럽 진출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리그 컵만 중계되던 시대에서 리그까지 중계가 확대되고, 국내에서 대륙으로, 대륙에서 세계로 중계권의 범위가 넓어지고, 유럽으로 전대륙에서 우수한 선수들이 몰려들다보니 자연히 일어난 변화죠. 아시아 시장만 해도 90년대 초반과 현재의 중계 현황을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이고, 한국의 흐름도 여기에 포섭된다고 봅니다. EPL이 한국에서 중심리그인 것 역시 그리 특수한 현상은 아닌 것이, EPL만큼 중계권 확대와 마케팅에 적극적이고 해외 선수 수급이 많으며 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리그가 없죠.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한시적인 게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클럽 축구를 팔아먹을 곳은 전지구적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으니까요.
2. 옙. 어느 정도는 그렇죠. 그러나 다만,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점에 주목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역대 레전드들 중, 클럽 축구에서의 성과만을 가지고 이렇게 입지전적인 위치를 구축하며, 국가 대항전에서 괄목할만한 활약을 보인 네임드 선수들을 쭈구리로 만들어버린 케이스는 없다시피 하니까요. 특히나 스페인이 메이져 국가 대항전 3연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스페인 소속 선수들보다 메날두 같은 선수들이 더 주목을 받았던 것과 같은 전례가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즉, 말씀대로 메이져 국가 대항전에서 메날두 같은 선수가 활약하면 당연히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겠지만, 왜 그러고 있지 못한 지금도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고 있는가? 국가대표팀들 중 주목할만한 팀이나 선수가 없는 것도 아닌데? 이것이 전례가 있는 일인가? 라는 부분까지 생각해보면 좀 분명해지죠.
13/06/18 23:46
1. 아무래도 제가 제대로 표현을 못한 것 같은데, 그러한 축구계의 흐름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02월드컵의 활약 - 특정 선수의 유럽 도전기 성공'과 같은 호재가 발생해 국내에서도 그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게 된 계기도 추가로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적었습니다. 예를 들어, EPL 탑급 경기보다 QPR 경기를 우선해서 방영한다는 게 참 재미있는 현상인데, 이를 통해 클럽 경기도 국대 경기와 비슷한 느낌으로 접근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면 대략 '축구계의 판도 변화에 따른 축구에 대한 국내 대중의 인식 변화' 정도 될 것 같고, 사실 본문의 논지에 동의하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따로 특별히 말할 건 없는 것 같네요.
2. 국가대항전의 위세가 예전에 비해 줄었다는 점은 저도 당연하게 전제로 받아들이고 있으니 추가로 자세히 설명하신 부분에 대해서 딱히 반론을 할 거리가 없는 듯합니다. 그래도 생략된 부분을 약간 보충하자면 '중심이 클럽으로 이동하였지만, 그래도 월드컵은 아직 축구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정도 네요. 여하튼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오늘 국대 축구를 봤는데, 그냥 앞으로 클럽 축구나 봐야겠네요. 본문에서 말한 내용 그대로 경기 수준이 삐리리했는데, 그제야 이 글이 선견지명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13/06/19 10:50
1. 옙. 그런 호재가 <특수하고 우연적인 사건>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조차도 <비서구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사들일만한 자본을 갖춘 EPL의 성장>이라는 필연적인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았다는? 뭐 그런 정도 생각이 드네요. 말씀하신대로 한국을 비롯한 비서구의 대중들은 (국대와 비슷한 감수성과 같은 민족주의적인 정서에서라도) EPL에 진출한 자국 선수의 경기를 기를 쓰고 보게 되기 마련인데, 이게 바로 자본이 풍족해진 EPL 같은 유럽 축구 시장에서는 공략하기 좋은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네의 유럽 클럽 축구를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의 소비자들에게도 국대 경기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의의죠.
2. 네. 당연히 월드컵은 아직까지도 가장 중요하고 메이져한 축구 대회죠. 다만, 왜 점차 따라잡히고 있느냐, 부분적으로 추월된 듯한 느낌은 어디서 오느냐...에 대해 좀 논해 봤습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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