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장 없이 이별사를 끄적거리려니 무척 어색하다.
너를 보내기전에 사진 한장은 꼭 남기려고 했었는데..
내가 너를 처음본건 2007년 1월 초... 2006년 로마에서 만난 아가씨를 만나러 강원도 두메산골에 갔을때 우리가 만나기로한
장소에 그녀가 너를 타고 나타났었지. 28살에 NF라니... 난 좀 놀랐어.. 나도 SM5를 끌고 가긴 했지만 평소엔 십년된 액센트를 타고
주말 한정으로 엄니에게 빌려타던 거였거든..(반납시에 가스 만땅을 조건으로... 어머니..렌트카도 아니고..꼭 제가 탈땐 불들어와있더군요...흑..)
처음 만난 후 몇달 뒤.. 단양이었던가.. 각자의 차를 가져와서 놀러갔던 그곳에서 셀프세차장이 있길래 너를 처음으로 씻겨주었지...
난 그날 처음 알았어.. 네가 진주색이었다는것을.. 그리고.. 짝눈이었다는 것을..
2006년 10월에 태어난 너는 그녀에게 인도된지 일주일만에 운전석쪽 범퍼와 라이트와 휀다를 다 해먹는 사고를 당했었다고 그녀가 그때 고백을 하더군... 하지만 그녀조차도 네 눈의 베젤이 한쪽은 실버고 한쪽은 블랙이되어버린걸 모르고 있더구나..
지가 받아놓고 받힌사람한테 막 뭐라고 했던 기억이 쪽팔려서 얘기 안했다나..
액센트를 6개월만에 처분하고 회사에서 스포티지를 받아서 타다가.. 여친의 차였던 네가 마님의 차가 되고..
지난 2010년 난 이직을 하게 되었고 차가 필요했지..
중고 i30 디젤을 사려던 내 계획은 마님이 뉴SM3를 뽑으시고 내가 너를 떠안는 결과로 바뀌어 버렸어..
마티즈 사려다가 소나타 사는 사람은 봤는데... 내 차를 사려다가 와이프 차를 사고 와이프 차를 물려받는...
뭐 나름 좋은 호구력인증인거지..
아반떼HD가 끝물이라 1400이면 재고풀옵을 뽑을 수 있었는데... 그보다 100이상을 더주고 밑에서 두번째 트림을 사야했지...
여자들이 르삼차를 좋아한다는걸 그때 실감했어. 나는 내가 된장남인건 2000년에 스타벅스에 처음가자 마자 알았는데 그녀가
그럴줄은 몰랐어.. 그래도 뭐..시트열선과 블루투스등.. 너는 갖추지 못한걸 많이 갖춘 아이지..
그래도 와이프가 아이를 데리고 SM3 뒷자리에 탈 일이 생기면 그녀는 너를 그리워했어. SM3의 토션빔으로는
너의 멀티링크가 빚어내는 승차감을 당할 수 없겠지..
민감한 여편네 같으니라고..
3년전 65,000 정도 이던 적산계는 어제 저녁엔 159,650 이었지..
한살 아래의 처남은 싱글벙글 웃음을 감추지 못하더구나..
와이프님이 새차를 살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이런 계획은 아니었어.
장애인 등록증을 가지고 계신 외할머님 명의의 엄니 차를 엄니 앞으로 돌리고..(딱 5년지났거든..)
할머님 명의로 내가 YF LPi를 뽑으려 했어.. 맨날 흉기라고 욕하던 회사차지만.. 월에 4~5천km를 타야 하는 상황에..
답이 없드라고.. 차값도 싸고..
그랬던게... 엄니의 SM5를 내가 사고 엄니가 그랜저를 뽑으려다가...
아버지께서 그랜저를 뽑으시고.. 아버지께서 영업용으로 운행하시던 08년식 NF트랜스폼을 내가 사오게 되었어..
내 차가 뭐가 되든 너는 처남이 물려 받을 운명이니까.. 상관 없겠지만..
퇴직금+@ + 할부금 으로 신차를 사려던게
퇴직금+@ 로 06년NF가 08년NF로 바꾸는 상황이 온거지.. 너는 16만키로정도 탔지만.. 너보다 두살어린 그친구는..37만정도래..
영업용이었거든..
첫번째 직장을 그만뒀을땐.. 와이프느님과 여행가서 다 쓰고 내게 남은건 B&O A8과 네스프레소기계 한대 뿐이었어..
이번엔... 훗... +알파를 얹어서 차를 바꿨으니 기뻐해야겠지? 아... 갑자기 눙물이..
하여간 고맙다.. 마느님과 함께할때.. 나와 함께 할때.. 그리고 우리 세살짜리 아들과 함께 할때 고장한번 나지 않고
말썽도 안피우고.. 불들어오고 68km를 달려도 퍼지지 않고.. 잘 달려주어서 너무나 고맙다.
남한테 간것도 아니고 처남과 함께이니 종종 볼 수 있겠지. 착하고 잘생기고 키큰 우리 카사노바처남이 곧 이쁜 아가씨들
태우고 다닐텐데.. 잘좀 부탁한다.
그동안 정말 수고했어.
아.. 맞다.. 오른쪽 사이드 미러 통으로 부러진거 본드 붙여놨는데.. 모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