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제 기억에 의존해서 쓰게 되었네요.
바꾸어 말한다면, 다소 틀린 사실도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선수 여러분들이 기분이 나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혹시나 그런 점이 있다면, 지적 바랍니다.
바로 삭제를 할테니까요.
오프 경기와 기타 다른 곳을 돌아다니면서 보고 들은 것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이 사실은 맞을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그저 뒷이야기구나 하는 생각만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큰 의미 부여하지 마시구요.
1. 이비사 마르코비치
WEG 2005 시즌 1의 초청 선수에 그가 있었다가 빠진 것에 사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서운했습니다.
그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참 서글서글한 청년이었다는 점이었으니까요.
뭐랄까.....
그는 참 붙임성이 있었습니다.
선수들에게 먼저 인사를 거는 것도 그였구요.
심지어 옵저버 석에서 어영부영 오프 경기를 보던 저에게까지도.
쇼타임 선수와의 나나전이 끝났을 때였을 것입니다.
그 경기를 이기고, 쇼타임 선수에게 말을 건네더군요.
"Sorry"
쇼타임 선수가 당황한 것은 당연하지요.
"왜 쏘리?"
허허, 이비사 선수의 답이 참 걸작이었습니다.
"You're my friend."
2. 4K팀 선수들에게 다 싸인을 받았습니다.
싸인만 보아도, 느낌이 들더군요.
유쾌한 이비사, 경쾌한 그루비, 아직은 확실히 어린(나이가 아닌 어떤 게이머적으로....) 세바스찬, 그리고 정말 과묵한 토드.
메를로 유안에게 받은 싸인.
처음 "Sign,please."라고 하니까,
"nick name or name?" 이러더군요.
제 본명인지, 아니면 제 아이디인지를 묻는 줄 알았는데....
자기 본명이냐, 닉네임이냐 하더군요.
하여간 무슨 서명을 구석에 조그맣게 하더군요.
당황해서 닉네임이라고 하자,
역시 조그맣게 닉네임을......
옆에서 보던 유쾌한 이비사. 너무 작은 것이 아니냐는 말을 토드에게 하더군요.
저도 영어가 되지 않아서, 그저 bigger만을 말할 뿐이었고...
뭐, 조금 큰 싸인을 받기는 했지만......
3. 유안 선수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싶네요.
이 것은 제가 직접 들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낭천님하고 이재박 선수가 옵저버 석에서 오프 경기를 보고 있었을 때였을 것입니다.
당연히 저도 오프 경기를 어영부영 옵저버석에서 보고 있었구요.
그 때, 낭천님이 토드와의 이야기를 하더군요.
한창 자신과의 연습을 하다가(당시 토드는 장용석 선수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기 이틀 전에 장용석 선수에게 볼케이노 둠가드를 동시에 맞으며 졌구요.) 갑자기 이렇게 묻더라는 것입니다.
" 내가 이 게임을 계속 해야 하는 건가?"
그러면서, 연습을 관두고 나가버렸다고 하네요....
얼마나 좌절을 했으면 했는데,
옆에 있던 이재박 선수 왈,
"그럼 밤 12시에 날 불러서 연습해달라고 하는 것은 또 뭐야?"
4.이번엔 장재호 선수의 이야기를 하네요.
장재호 선수 본인이 이야기 하는 것을 옆에서 들은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주변 팀 동료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가 많네요.
예를 들면, 커스텀키 설정이 잘못 되어서 뽑은 선나가씨로 조대희 선수를 이긴 것도 그렇구요.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언데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였을 것입니다.
팀동료인 김동문 선수가 연습을 많이 해 주었고,
장재호 선수의 포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말을 하더군요.
" 지금의 장재호는 PL2의 장재호와 비교도 할 수 없어, 지금이 최전성기인것 같아."
5. Fairs라는 이름은 ONE으로 변합니다.
ONE이라는 이름을 걸고 나온 첫 경기에서 팀 선수들은 다 이깁니다.
김태인 선수는 이겨도 사실 기분이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더군요.
사실, 시드하고는 또 인연이 없게 되었으니까요.
아, 또 예선이냐며 좌절하던 모습이 생각이 나네요.
더욱 당시에는 이런 헛소문이 돌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PL6은 예선이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요.(물론 예선 공지가 다 뜬 지금의 시점에서는 말짱 헛소문이었지만.....)
그래서 더욱 좌절을 하는 김태인 선수를 위로하는 김영균 팀장님.
"태인아, 넌 다음 시즌에는 더 잘할 거다. 너하고 Fairs라는 이름하고는 아마 궁합이 맞지 않았던 모양이야."
6. 블루로즈.
많은 사람들이 다 알듯이 신규맵입니다.
처음 블루로즈의 특별전을 가질 때,
김동문 선수는 원성남 선수에게, 노재욱 선수는 박준 선수에게 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김동현 선수와의 경기를 앞둔 오정기 선수.
처음 진 두 선수가 찾아가 오정기 선수에게 부탁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형, 형도 그냥 져. 그래서 언데드 암울론을 일으켜 이 맵을 수정해야 해."
하지만, 오정기 선수는 김동현 선수를 이기며,무참히 기대를 저버리지요.
어쩌면 블루로즈의 운명은 여기서 정해졌나 봅니다.
이번 시즌 언데드가 나엘 상대로 가장 좋았던 맵이 블루로즈였으니까요.
장용석 선수와 최후의 결전을 앞둔 상황에서 김동문 선수가 가장 걸리기 원했던 맵은 블루로즈였으니.
7. 엄살 하나.
세바스찬 선수는 도깨비였습니다.
오프경기에서 박준 선수와의 격전 끝에 승리를 거둡니다.
그리고, 이 경기를 지켜보던 이형주 선수.
"으아, 세바스찬은 뭐 강호킬러인가. 어떡하냐고, 다음 경기가 나인데, 나도 암울하다고...."
8강에 진출한 것은 이형주 선수였지요.
8. 엄살 둘.
오정기 선수와 이승재 선수와의 경기.
오정기 선수가 이승재 선수에게 채팅을 칩니다.
"승재야, 살살.... 형 좌절하게 하지 말아줘."
허허, 비마쓰는 나엘을 교과서적으로 잡는 오정기 선수.
9. 와우.
아마, 애증이 묻어나는 게임이 와우일 것입니다.
선수들이 와우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구요.
제일 해설들에게 갈굼을 당한 선수는 바로 %모 선수와 &모 선수였습니다.(누군지 상상해 보세요....) 아, 제가 갈굼을 당하는 것이라고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표본이 적으니까요.
하여간 당시, 선수들 사이에서 필승을 다짐하는 말은 이 것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와우하는 사람에게 질 수 없어!"
10. 이현주 캐스터가 실수한 날이 있었던 것 기억하시나요?
사이트 주소 부르다가 실수해서 아이씨로 말을 한 그날.
다음주, 이현주 캐스터가 일찍 오고, 정인호 해설도 있었습니다.
옆에는 작가분까지.
자연히 화제는 지난주 그 일로 전이가 되고,
이현주캐스터가 반응을 묻습니다.
작가분이 " 뭐, 그 뒤의 말을 열심히 상상을 하지만, 결국은 이쁘니까 다 용서가 된다로 귀결이 되던데."
옆에 있던 정인호 해설 왈,
"누나는 이쁘니까 용서된다로 끝나지, 난 뭐냐고, 누나 때문에 괜히 옛날 내 일이 또 들춰져가지고.....ㅠ.ㅠ"
11. 막판에 가서 해설들의 총애(?)라고 하기는 그렇고 격려의 대상이 된 것은 원성남, 김홍재 선수였습니다. 두 선수가 살아야 휴먼과 오크가 8강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었죠.
옆에서 슬쩍 보는데, 처절하더군요. 느낌이....
그만큼 나엘의 기세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ps. 장재영 해설에 관한 이야기가 최근에 많네요. 그리고 이중헌 선수까지.
두 사람 모두 PL5 당시에는 별 다른 업무가 있는 사람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세중에 모습을 비추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열정까지.
장재영 해설 같은 경우, 여전히 워3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의 모습이기는 했습니다.
그 열정의 방향이 빗나간 것이 조금 아쉬울지라도....
마지막으로 이 사건에 대한 제 견해를 짤막하게 쓸까 합니다.
어쩌면, PL5를 돌아다니면,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 리그를 지켜 보았던 사람의 감상이기도 하네요.
" 비록 나쁜 결과로 끝난 사례라고 해도, 처음 시작할 때는 선의에서 시작한 것이었다.
- 율리우스 카이사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