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3/03 07:09:50
Name Autumn leaves
Subject [일반] 중부 유럽 한복판에서 여행업 종사자의 푸념과 일상 (데이터 주의)
1.png

* 체코, 프라하 국립박물관 *




좋은 사진과 글로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일이 없어 이런 글을 올리게 되는 현실이 울고만 싶은 심정이네요. 흑

오늘 부로 체코 현지에서도 코로나 환자가 11명 발생. (체코 로이터통신)

이곳에서 서쪽으로 그리 멀지 않은 이탈리아 북부는 이미 수백의 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가는 상황은 한국에 계신 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체코와 국경을 접한 오스트리아, 독일 등지에서도 환자가 발생하면서 결국 이곳까지 퍼지네요. (시간문제였다고 봅니다.)



2.jpg

* 체코 어느 기념일 행사 당시 사진 *




체코는 오는 목요일부터 한국발 입국자 제한조치를 시행합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업계 직격탄이죠.

전 유럽과 미국,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어 해마다 엄청난 관광객이 방문하는 도시로 등극한 프라하도 중국인, 한인 관광객이 사라지고
마트에 물건들은 오후 네 시면 품목 상관없이 텅텅 비며 허접한 싸구려 마스크 50장에 10만 원, 옆 나라 오스트리아는 그런 마스크 한 장에 6.9유로
(네이버 환율 7유로 기준 9200원)가 넘어가고 있다고 하네요....



3.jpg

* 눈 오는 겨울날 트램 *




프라하는 동유럽 여행에 빠지지않는 코스이고 각종 여행프로그램에 소개되며 더 유명해졌죠. 심지어 비행편도 싼편입니다.

가까이는 동화마을로 유명해진 체스키 크룸로프, 차량 투어가 성행하며 멀리는 오스트리아 호수마을 할슈타트까지 프라하에서 투어가 가능하며 신혼여행지를 유럽으로 가신다면 꼭 고려해보는 곳이죠. 독일 국경지까지 가서 아우토반에 올라 180km 로 밟으면 드레스덴 까지도 금방입니다. 배낭여행객은 이곳에서 야간열차로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가기도 하구요.



4.jpg

* 해가 넘어간 직후의 까를교 풍경 *




세계 각지의 여행업 종사자분들은 암울합니다. 저 또한 목요일 시행의 한국발 입국제한 조치는 '자! 너의 수입은 이제부터 0이야!'
라는 말과 다름이 없죠. 저는 사업을 준비하다 이렇게 되어버려서.. 정말 미칠 노릇입니다. 답도 없고 길도 없고 내일도 안보입니다.



5.jpg

* 까를교에서 *




오늘 여자친구는 장 보러 나갔다가 트램 맨 뒷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아무도 그 주위에 오거나 앉지 않고, 내려서는 자기를 가르키며 콜록콜록 거리는 십대 애들을 마주쳐 매우 우울해 하네요. (프라하에서 인종차별을 당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다른 유럽도시에 비해)


6.jpg


7.jpg


8.jpg


9.jpg

* 평범한 일상 흑백 스냅 *




롤 유럽서버를 하면서 칼바람 충이 되어버린 저는 알음알음 한인 끼리 친추를 많이 하는데요. 유럽에서. 특히 이탈리아 유학 중인 친구들은 학교가 기약 없이 닫아버리니 그냥 한국을 돌아가는 상황. 밀라노 주변은 당장 자기 동네 확진자가 200명인 친구도 있고.. 돌아가자니 돌아가면서 걸릴 거 같고 이곳 유럽 현지에서 코로나가 걸리면 비행기도 못 타고 어쩔 수 없이 돈이 얼마가 들던 여기서 치료를 받아야 하죠. 무서워요.



10.jpg

* 한 때 즐겨 찾던 카페 *



11.jpg

* Letna 언덕에서 바라보는 노을 *



12.jpg

* 여름의 끝자락에서 *




이런 풍경 속의 일부가 되어 노닐던 시간은 다시 올까요..? 오겠죠.. 아는데.. 왜 하필 올해인지. 전 어찌 버텨나가야 할지.



14.jpg

* 레기교에서 바라보는 블타바 강과 프라하 성. 그리고 석양 *




그나저나 프라하는 아름답습니다. 누가 뭐래도요. 빌어먹을 코로나만 아니라면, 사랑하는 사람과 걷기에 더없이 로맨틱하죠.



15.jpg

* 여름. 한 낮의 까를교 풍경 *




이 국면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버티고 있을 수 있다면. 다시 프라하에서. 더 멋진 사진과 글로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해외에 체류 중이신 분들 모두 힘내세요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춘호오빠
20/03/03 07:31
수정 아이콘
뭔가 제가 하고 있는 일과 비슷한 일을 하고 계신 것 같은데.. 저는 지금 파리에서 스냅 사진을 하고 있어요. 3월부터 예약은 제로에 가깝구요. 애초에 공부를 하러 왔지만 여유로운 형편은 아니라 앞으로 파리의 미친 월세를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하네요. 부디 힘내시길 바랍니다. 파리의 상황도 점점 안좋아지고 있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심정으로 버티고 있답니다.
Autumn leaves
20/03/03 07:40
수정 아이콘
7월 즈음으로 마무리 국면이라면, 9월 10월 인천공항 폭주 행복회로 돌리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계란말이
20/03/03 07:42
수정 아이콘
국내 사정만 생각했지 여행을 업으로 하시는 분은 또 생각을 못했네요. 신혼여행 갔을 때 이탈리아 남부 가이드 해주시던 분은 잘 지내시려나ㅜ좋은 분이셨는데..체코여행도 정말 좋았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다시 보니 반갑네요. 제발 얼른 이 상황이 끝나서 모든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티오 플라토
20/03/03 07:44
수정 아이콘
12월에 프라하 가서 가이드 투어도 받고 했었는데, 그쪽 관계자시군요..
얼른 코로나 사태가 끝나서 다시 여행자들로 활기를 되찾길 바랍니다 ㅠㅠ
차아령
20/03/03 07:44
수정 아이콘
프라하.. 진짜 멋진 도시죠.. 저는 예전에 혼자 여행을 갔어서, 나중에 기회가된다면 아내와 함께 또 가고싶은 곳입니다.

그리고..다 잘 될겁니다. 글쓴이님도 저도..
우리 모두 힘냅시다!
20/03/03 07:50
수정 아이콘
와 저도 프라하를 옛날에 벼락치기로 2박 다녀갔지만, 역시 벼락치기로는 못 느끼는 감성들을 사진에서 느끼네요. 나중에 애들 좀 크고나면 와이프와 둘이 조용하게 가서 쉬다 오고 싶네요. 지금이 정말 힘든시기이겠지만 다 같이 힘내서 이겨보아요 ㅠ
20/03/03 07:57
수정 아이콘
힘내시기 바랍니다.
올해 프라하 가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가게 되었네요.
상반기 중 마무리되서 제발 가을에는 프라하 갈 수 있기만을 빕니다.
Autumn leaves
20/03/03 08:30
수정 아이콘
가을 프라하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9월 10월에 오세요!
월급루팡의꿈
20/03/03 08:02
수정 아이콘
한달전에 프라하 갔다온게 다행이랄까요...
여행업 종사하시는분들.. 특히 해외에서 한국인 상대로 일하시는분들 정말 힘들시겠습니다. 꼭 좋은 날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잉크부스
20/03/03 08:06
수정 아이콘
얼마전 프라하 다녀왔습니다.
프라하는 유럽에서 가본 도시중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빨리 안정화 되길 바랍니다.
Autumn leaves
20/03/03 08:20
수정 아이콘
보는 눈이 있으시군요. 저도 빨리 백신이 나오길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기영화
20/03/03 08:11
수정 아이콘
사진 멋지네요!
Autumn leaves
20/03/03 08:17
수정 아이콘
최고의 칭찬이네요 감사합니다.
VictoryFood
20/03/03 08:16
수정 아이콘
사진 정말 멋지네요.
프라하 꼭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이번 사태가 끝나면 많은 분들이 찾아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민머리요정
20/03/03 08:17
수정 아이콘
와, 카메라 어떤걸로 찍으신건가요? 유럽 꼭 가보고 싶습니다 ㅠㅠ
Autumn leaves
20/03/03 08:29
수정 아이콘
캐논 니콘 소니 사진이 다 섞여있네요.
랜슬롯
20/03/03 08:41
수정 아이콘
후... 정말 안타깝네요. 해외에서 여행업하시는 분들중, 특히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들 대상으로 하시는 여행사들이 정말 많은데, 그런 여행사들 지금 다 참담하시겠네요. 예약도 없을꺼고, 돌아오는건 현지인들의 냉소적인 시선뿐일 것같고...

정말 힘든시기입니다.
20/03/03 09:00
수정 아이콘
사진이 너무 멋있네요. 잘 봤습니담.
이제 곧 여행 성수기 시즌이 오는데 여행, 축제 다 취소되고 있어서 많이 걱정입니다.
빨리 상황이 나아졌음 좋겠네요. 힘내십시요!
20/03/03 09:06
수정 아이콘
에고 ㅠㅠ 힘내시기 바랍니다.. 사진 잘 봤습니다. 이번 위기만 넘기신다면 다시 잘 되실 거예요
어강됴리
20/03/03 09:23
수정 아이콘
여행 영화 공연 전시 관계자분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조만간에 잡히길 기도해야겠죠..
퀴즈노스
20/03/03 09:24
수정 아이콘
글도 사진도 잘봤습니다. 병에 걸릴 공포 못지 않게 관련업계 종사자나 자영업자분들의 고통도 클거라고 봐서 안타깝네요. 전화위복 고진감래 기원드립니다.
쵸코하임
20/03/03 09:28
수정 아이콘
사진은 정말 이쁜데 글이 참 슬프네요. 생각치도 못 한 변수에 고민이 크시겠습니다. 힘내시고 금방 지나갈 것 같다라는 말 밖에 드릴게 없네요
기록가
20/03/03 09:33
수정 아이콘
와...사진 보고 진짜 감탄했습니다!
이 사태가 종식되면 더 멋진 사진과 여행 정보 글 부탁드리겠습니다!
힘내세요.
퍼시픽뉴캐슬
20/03/03 09:34
수정 아이콘
작년 5월에 프라하갔었는데 까를교 근처 익숙한 풍경 넘 좋네요
Cafe_Seokguram
20/03/03 09:38
수정 아이콘
프라하 뽐뿌 지대로네요...

이쁜 사진 사이사이 슬픈 소식이 더 슬프게합니다.

안타깝지만, 조금 더 힘을 내서 버티는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프라하 갈 일 있으면 쪽지 드릴게요!
20/03/03 09:43
수정 아이콘
사진이 정말 아름답네요. 곧 정상화되서 지금 힘든만큼 두배로 더 잘 벌게 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여유롭게 사진도 더 올려주시구요 후후
세인트루이스
20/03/03 10:00
수정 아이콘
밑에서 두번째 사진은 유화 보는것 같네요 -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20/03/03 10:06
수정 아이콘
지금 이탈리아 취소하고 체코는 어쩔까 고민중인데 ㅠ 휴 힘드시겠네요...
콩탕망탕
20/03/03 10:07
수정 아이콘
사진이 예사롭지 않네요. 사진만 봐도 가고 싶은 맘이 더 드네요.
興盡悲來
20/03/03 10:36
수정 아이콘
머나먼 한국에 있는 자영업자입니다. 분야도 다르고 있는 장소도 다르지만 힘든건 마찬가지라 생각하고... 잘 버팁시다 우리...
WhenyouinRome...
20/03/03 10:42
수정 아이콘
아주 다들 힘들어서 죽을맛인데 코로나는 젓염력이 너무 쎄고 국가들은 뭉게려할수록 사람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한국도 힘들지만 지금 상태론 한국이 가장 순리대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럽 거주하시는 모든 분들 힘내세요!!
밀물썰물
20/03/03 10:57
수정 아이콘
사진이 예술입니다.
손연재
20/03/03 12:24
수정 아이콘
제 친구도 프라하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는데 남일 같지 않네요. 힘내세요.
20/03/03 13:14
수정 아이콘
4년전에 프라하 갔을때 도시도 아름답고 무엇보다 물가가 참 싸서 좋았었는데요...
또가고 싶은 곳중 하나입니다
기도씨
20/03/03 13:40
수정 아이콘
아무 생각 없이 휙휙 스크롤 내리다가 까를교 사진에서 눈이 고정됐네요. 할아버지 표정이 참 좋아요!
Jedi Woon
20/03/03 20:20
수정 아이콘
제 친구도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데.....지난달부터 관광업계는 정말 초토화되고 있더라구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5막1장
20/03/04 08:49
수정 아이콘
제작년에 프라하 in -> 체스키 크룸로프 -> 할슈타트 -> 비엔나 out
갔다왔는데 참 생각 많이 나게 하는 사진들이네요 감사합니다.

얼른 코로나사태가 진정되길 기도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4869 [일반] [스연] 한국 힙합 어워드 수상 결과 [21] 류수정6347 20/03/04 6347 1
84868 [일반] [스연] 윤도현의 러브레터 라이브 스트리밍 [10] style7787 20/03/04 7787 2
84867 [일반] [스연] 세상이 바뀌었고, 이젠 걸그룹도 변해야 할 때 [63] 치열하게13500 20/03/04 13500 1
84860 [일반] [스연] 도쿄올림픽을 무관중으로 치루자는 이야기가 있네요 [19] 강가딘11764 20/03/04 11764 1
84859 [일반] (미국 경선) 수퍼 화요일 결과의 윤곽이 나오고 있습니다. [43] OrBef11282 20/03/04 11282 1
84858 [일반] 코로나19 병의원 손실 보상안 공개 및 상상코로나(?) [80] Timeless10691 20/03/04 10691 9
84857 [일반] [단상] 21세기 한국 외교에 대한 몇가지 생각 [13] aurelius9511 20/03/04 9511 20
84856 [일반] 요즘 출퇴근길 단상 - 예쁜 여자들이 많아졌다! [57] 지니팅커벨여행15456 20/03/04 15456 2
84855 [일반] [스연] 아이유가 참이슬 모델로 복귀합니다. + 근황 [24] VictoryFood11277 20/03/04 11277 4
84854 [일반] 왜 영세 건설업체들은 사회보험 정산을 받지 않을까 [12] 나눔손글씨8574 20/03/04 8574 11
84852 [일반] (삼국지) 손권의 거짓 항복과 세 번의 승리 [41] 글곰8844 20/03/03 8844 15
84850 [일반] [스연] NHK에서 쥬리 다큐멘터리 나올예정 [14] 어강됴리11186 20/03/03 11186 1
84849 [일반] [스연] 방탄 전세계 초동 506만장으로 추정 (차트마스터기준) [35] 로즈마리10091 20/03/03 10091 1
84848 [일반] 제가 사용하는 책상파이 시스템 [18] 담배상품권14681 20/03/03 14681 2
84846 [일반] 남편'을' 덕질한 기록을 공유합니다. (2) [106] 메모네이드16582 20/03/03 16582 50
84845 [일반] [그래픽] 코로나 관련 통계 추이 [112] 김홍기13998 20/03/03 13998 0
84844 [일반] 생각보다 간단하게 해먹기 쉬운 이연복식 간짜장을 집에서 만들어봅시다.JPG [34] 살인자들의섬11730 20/03/03 11730 1
84843 [일반] [토막글] 1942년부터 미국은 히로히토를 괴뢰로 삼으려했다 [7] aurelius8924 20/03/03 8924 8
84842 [일반] [스연] [오피셜] 이청용 K리그 컴백, 울산현대 이적 [31] 저스디스8564 20/03/03 8564 0
84841 [일반] 아직도 코로나의 심각성에 인식 못하는 분들이 계시네요 [86] 능숙한문제해결사20010 20/03/03 20010 3
84840 [일반] [토막글] 오쿠보, 정한론에 왜 반대했나? [7] aurelius6867 20/03/03 6867 3
84839 [일반] 중부 유럽 한복판에서 여행업 종사자의 푸념과 일상 (데이터 주의) [37] Autumn leaves9348 20/03/03 9348 33
84837 [일반] 과연 꼭 마스크를 사러 다녀야 하나요? - 마스크의 의미 [46] metaljet13358 20/03/03 13358 1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