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6/21 00:04
저는 뭐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당장 프랑스도 드골주의와 리버럴이 눈에 보이게 대립중이죠. 미국도 자유주의와 자유지상주의가 끝없이 대립하고 있고, 일본도 극우주의와 반전주의가 대립중입니다. 다들 자국 내에선 긴 역사성이 있는 내용들이죠. 다만 현대국가로서의 역사가 매우 일천한 대한민국에선 이걸 아직 다룰 줄 모를 뿐이죠. 뭐든 역사가 길지 않으니까요. 성립된지 100년도 안된 나라입니다.
19/06/20 17:31
'박정희' 또는 '박정희 시대' 정도가 국가적 신화의 반열에 올랐던 것 같긴 합니다.
그게 다 허상이었다는 게 드러난 지금까지도 놓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고...
19/06/20 17:32
국교가 없고 왕도 없어서 그렇습니다.
종교가 비판도 많이 받지만, 최소한의 바닥을 깔아준다고 할까요. 공동체에 최소한의 연대감과 신뢰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봐요.
19/06/20 18:14
대통령 임명할때 성경을 두고 선서하는 나라인데 형식적으로 국교가 없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유의미하게 종교로 연결되어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최근 몇십동안 줄어든거지 미국은 기본적으로 기독교에 대한 의식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19/06/20 17:34
단군 신화로 밀어부칠려고 했는데, 다 나가리됐죠.
그냥, 우리나라의 위인이 100명도 넘는데, 아무 흠잡을 데가 없는 사람이 딱 두명이죠 뭐 세종대왕이랑 이순신.
19/06/20 17:41
잘 아는게 아니라서 조심스럽긴 한데, 세종대왕도 굳이 따지자면 흠잡을데가 있지 않나요? 노비제도 강화, 한반도 북부로 백성들 강제 이주 등의 정책을 펼쳤던 걸로 아는데요.
19/06/20 17:53
여기 한표.
보수진영의 신화는 잿더미에서 여기까지 성장한 산업화 신화 일것이고 진보진영의 신화는 피한방울 안흘리고 대통령을 끌어내린 민주화의 신화일겁니다. 이게 너무 최신거면 투표권과 독재타도를 총칼이 아닌 시민들의 힘으로 이뤄냈다는 신화겠죠. 우리나라에 신화가 없다는건 너무 자학인거 같은데.. 조금만 남의눈으로 보면 이런 사기적인 나라가 어딨나 싶어요. 국뽕이니 뭐니하면서 오바해서 띄우는것도 구린데 너무 오바해서 깎아내리는것도 참 구려요.
19/06/20 17:40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국가적 신화는 87항쟁으로 인한 대통령직선제를 얻은 것과 503의 촛불시위를 통한 평화적인 정권교체라 생각합니다.
국가가 돈 많이 버는 독재국가야 많지만..(중국이나 싱가폴만 해도..) 군부국가에서 대통령 직선제를 얻은 것과 평화적인 정권교체는 거의 드물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9/06/20 17:55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라는 단서를 달았네요.
군부출신으로 인한 독재국가를 벗어나기 힘든 상황에서, 그걸 해낸 국민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대규모적인 민간인 사찰과 감시와 탄압이 성행하던 시기였거든요. 심지어 1980년 광주의 경우에는 군인들을 동원해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할 정도로 군부를 상대로 저항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죠. 결과론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낸 국민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지금의 중국을 보면 세뇌 + 감시 + 탄압 등으로 어떤 국가를 만들어 놓은지 보노라면.. 한국도 87항쟁이 없었더라면 저기랑 비슷했을텐데 라는걸 가끔 상상하곤 합니다.
19/06/20 22:31
국가가 돈많이 버는 독재국가들도 나름 굉장한거 아닌가요? 남미 아프리카 가면 그 정도도 절대 못하는 독재국가들 쎄고 쎘는데 우리나라 인간들은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부가 얼마나 대단한건지 잘모르는거 같아요 강가 움막에서 쥐잡아먹던 시절이 불과 40년 전인걸 모르고
19/06/20 22:37
돈많이 버는 독재국가가 대단하지 않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독재국가라 해도 국가의 역량을 집중하면 돈많이 버는 케이스가 있다는 것이죠.
하다못해 자기에게 반대하는 사람들 탄압해서 그들을 패가망신시켜서 사유재산도 다 뺏어 버릴수 있을테니깐요. 문제는 독재국가의 문제가 자기들을 따르는 세력과 따르지 않는 세력에 대한 불공정함이 유지되는 것이죠. 마치 친일파와 독립운동가를 연상하시면 됩니다. 친일파는 악법이라 해도 합법적으로 부를 독점해가고, 대놓고 독립운동을 하는 집안은 정상적인 부를 축적하기 어렵습니다. 독립운동 성격상 걸리면 죽음 또는 고문으로 인한 폐인이 되기 쉽기 때문에, 해외로 망명하거나 생존의 위협을 무릅쓰고 피신해야 하기에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렵죠. 따라서 그 집안의 자녀들은 선조때부터 쌓아놓은 부가 엄청나지 않는 한은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즉, 가난의 대물림이 될 확률이 높아지죠.
19/06/20 17:40
아이러니하게 우리나라만큼 메이저 양당의 정책이나 정강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통합이 잘 되어 있는 나라도 없...
오히려 정책이나 이념에 큰 차이가 없으니 진영 논리로 극딜하는 거 같기도 합니다.
19/06/20 17:42
대한민국의 산업화-민주화가 신화죠. 산업화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어필하는 모델로 행정대학원 가면 그거 연구하는 젊은 관료 유학생 많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 발전모델 구상할 때, 참조 사례가 한국입니다.
민주화도 제1세계 국가들에게서 인정 받을만큼 신화 그 자체고요. 이건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
19/06/20 17:43
문득 백범 김구의 나의 소원에 있는 내용이 생각나서 찾아보고 일부 복붙합니다.
================ ....전략... 만일, 우리의 오늘날 형편이 초라한 것을 보고 자굴지심(自屈之心)을 발하여, 우리가 세우는 나라가 그처럼 위대한 일을 할 것을 의심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모욕(侮辱)하는 일이다. 우리 민족의 지나간 역사가 빛나지 아니함이 아니나, 그것은 아직 서곡(序曲)이었다. 우리가 주연 배우(主演俳優)로 세계 역사의 무대(舞臺)에 나서는 것은 오늘 이후다. 삼천만의 우리 민족이 옛날의 그리스 민족이나 로마 민족이 한 일을 못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武力)으로 정복(征服)하거나 경제력(經濟力)으로 지배(支配)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어느 민족도 일찍이 그러한 일을 한 이가 없으니 그것은 공상(空想)이라고 하지 마라. 일찍이 아무도 한 자가 없기에 우리가 하자는 것이다. 이 큰일은 하늘이 우리를 위하여 남겨 놓으신 것임을 깨달을 때에 우리 민족은 비로소 제 길을 찾고 제 일을 알아본 것이다. 나는 우리 나라의 청년 남녀(靑年男女)가 모두 과거의 조그맣고 좁다란 생각을 버리고, 우리 민족의 큰 사명(使命)에 눈을 떠서, 제 마음을 닦고 제 힘을 기르기로 낙(樂)을 삼기를 바란다. 젊은 사람들이 모두 이 정신을 가지고 이 방향으로 힘을 쓸진댄 30년이 못하여 우리 민족은 괄목상대(刮目相對)하게 될 것을 나는 확신(確信)하는 바다. 내가 원하는 우리 나라 나는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 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 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 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 나라에서, 우리 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후략.... ================ 말씀하시는게 일종의 국가주의적, 민족주의적 자뻑이라 치면 아직은, 콕 집어서 뭐다 라고 말하긴 어려워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의식 이면에 공유되는 뭔가 그런게 있긴 한것 같습니다. 가끔씩이긴 하지만,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을 실현시키는 이들이 나타나서 국뽕을 마실때가 종종생기는 보면 우리나라가 뭔가 문화강국이 되어가는것 같기도 하고 김구선생의 꿈이 조금씩 조금씩 실현되는게 아닌가 싶을때도 있습니다.
19/06/20 17:56
양심적 병역거부가 작년에야 합법화되었고, ILO 핵심협약도 비준 안하고 있는데, 김구선생의 꿈이 실현되려면 한참 남은 것 같습니다.
19/06/20 19:33
볼 때마다 놀라운 글입니다. 김구선생에 대한 수많은 관점과 평가가 있지만, 이 문장에 담긴 혜안은 당시의 시대정신을 아득히 초월한 것 같습니다. 김구 선생이 생존해 계셨던 어느 시점에 썼더라도 놀라운 글인데, 정확히 언제쯤 쓰셨는지 아시는 분이 있을까요?
19/06/20 17:44
안타깝지만 세뇌되어있는 노인들과 그들의 지지로 먹고사는 모 정당만 사라지면 '민주화'가 확실히 대한민국의 신화가 될 수 있습니다.
419, 부마항쟁과 518, 6월 민주항쟁 그리고 2010년대의 촛불시위까지 정말 대단한 국가입니다.
19/06/20 17:47
저는 이 이야기를 수년 전에 처음 들었었고
그 때는 굉장히 공감했었는데 프랑스 개선문에 노란 조끼 시위대가 화염병 던지는 걸 보면서 우리가 남들에 비해 유독 "국가적 신화"가 없는 것이 맞는가... 라는 생각이 들게 됐네요.
19/06/20 17:51
산업화+민주화 신화에 공감하네요. 그리고 궁금한게 일반 글에서 모 정당 비판하는 댓글들이 달리면 그 댓글들은 정치댓글로 분류돼서 삭제될려나요?
19/06/20 17:58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수혜국에서 원조국으로.
한민족이 힘을 합쳐 최빈국에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는 강력한 신화가 있습니다. 맨손으로 시작했지만 노력과 열정만으로 성공했다. 노력과 근성으로 모두 힘을 합치면 어떻게든 해낸다 라는 국가적 신념이 있다고 봐요. 이런 신화때문인지 자수성가가 아닌 상속형 부자를 아주아주 고깝게 보는 문화도 있지요.
19/06/20 18:07
박정희가 그때 김재규 총에 안 죽고 부마를 탱크로 유혈진압했으면 전두환 이상으로 욕먹고 있을 거고 영남권이 보수의 텃밭이 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19/06/20 18:07
미국의 양 거대정당간 극단적 대립 심화 보면 유치한 공방을 한국만 하는지, 아니면 미국 포함 대부분 나라가 다 하는지 답이 나오죠.
위에 댓글에도 거론되었듯 유럽의 여러 폭력적 시위나 갈등을 봐도 한국이 특별히 더 대립 분열적 사회라고 볼 수 없고요. 한국의 국가적 신화는 산업화와 민주화이고 이건 양당 모두 이미 공유하는 가치관 맞고요(극좌 극우 제외). 한국이 특별히 대립과 갈등이 심하다거나, 외국은 한국과 다르게 유치한 공방을 안 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친다거나 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른 나라도 똑같거나 더 심해요. 한국 정도면 양호한 편이죠. 위에 댓글에도 거론하시듯 양 정당간 정강 정책 이념 차이도 거의 없는 수준이고요.
19/06/20 18:20
산업화와 민주화가 우리의 국가적 신화죠. 20세기에 성장한 국가 중 두 가지를 모두 이룬 나라가 흔치 않으니까요.
사람으로 따지면 박정희와 노무현이고요. 민주화에 대해서 김영삼과 김대중의 공이 더 크긴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으로 노무현이 더 신화에 가깝다고 봐요. 그런데 박근혜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신화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는거 같습니다.
19/06/20 18:24
민본, "백성이 국가의 근본이다"
산업화, 민주화도 그 밑을 들여다보면, 이것을 밑바탕에 깔고 가죠. 그래서 "서민"이라는 단어가 우리나라 정치에서 많이 쓰이는 이유이기도 하죠. 민주당도 서민을 위하고, 자한당도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하죠.(실제로 그렇지는 별개로 하고)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라기보다는 민본주의국가라고 생각합니다. "by the people"보다는 "for the people"를 더 강조하고 중요시여기는것 같아요.
19/06/20 18:26
저는 그래서 솔직히 대한민국의 국체라는 것은 구 시대와의 단절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고, 625이후에 완전히 과거가 파괴된 국가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축으로 이뤄진 신화가 대한민국을 형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한민족 역사 통틀어서 지금이 제일 빛나는 시대 같은데요. 외국 시각에서도 한국 전통문화라는 것이 일본이나 중국처럼 대중에게 먹히는 것도 딱히 없고요.
19/06/20 18:33
우리나라가 외국보다 유독 다툼과 분열이 심한가?
국가적 가치, 국가적 이념이라는 것이 진정 한 나라를 하나로 묶어주는가? 전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적 신화 같은 건 실질적인 가치가 전혀 없는 학자들의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분열된 나라가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스스로 민주화 혁명을 이루어냈을 리가 없잖아요
19/06/20 18:34
전 오히려 댓글보다 글쓴이 의견에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국민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달까요.. 산업화는 우리의 자부심보다는 박정희의 신화로 자리매김했고, 민주화는 독재세력과의 다툼이 아직 온전히 끝났다고 보기 힘든 면이 있죠. 특히 노태우가 직선제 쟁취 직후 당선되어버린게 큰 영향을 미친 것도 같고. 대신 위기의식이 있을 때의 응집력과 대처능력이 좋달까요? 그래서 국가를 위해 민주계열이 장기집권하길 바랍니다 언론에서 위기라고 지속적으로 떠들테니까요!?!?
19/06/20 18:40
네 저도 동감합니다.
(직접 아는 건 아니지만) 매체에서 그려지는 미국인들의 문화 속에 '건국의 아버지들'로 대변되는 국뽕은 굉장히 보편적이고 또한 강력한 수준인 것 같은데, - 산업화는 (위에 썼듯) 한 때 '국가적 신화'의 지위를 가진 적은 있었던 것 같지만 현재는 무너진 상태이고 - 민주화는 물론 '좋은' 것으로 다들 인식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측면도 있어서 역시 본문에서 이야기하는 '국가적 신화'의 지위를 가지는 느낌은 아닙니다. 물론 산업화와 민주화는 강력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는 한데, 본문은 어디까지나 '자국민들이 어느 정도로 의미부여/인식하고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까요.
19/06/20 18:37
음.. 현재의 대한민국도 충분히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있을 만큼의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가 더 자세히 알고 있다 보니 그 이면에 있는 그림자도 알고 있어서 스스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 느낌은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다른 곳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두운 면이 없는 게 아니죠. 지나친 국뽕은 지양해야겠지만, 우리가 그동안 쌓아왔고, 현재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만들어갈 것들이 다른 곳에 비해 그렇게 부족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스스로 이런게 저런게 없다고 격하할 필요는 없어요.
19/06/20 18:43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는 어떻습니까?
거기서 느꼈던 승리의 경험이 이후 역사에 꽤 반영이 된 것 같다고 저는 생각하긴 합니다.
19/06/20 19:08
한국의 산업화, 민주화 과정은 신화라고 할 수 있죠.
주변 국가들이 한국의 새마을 운동 등의 산업화와 촛불 시위 등의 민주화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았으니까요. 이미 한국은 아시아의 선도국가입니다.
19/06/20 19:30
늦은 개화, 식민지, 625 전쟁을 겪고도,
한 세기가 지나기 전에 산업화, 민주화를 이뤄낸 것은 신화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죠. 문제는, 이 두 가지가 서로 대립되는 가치로 자리매김해 버린 것. 군부독재세력이 우리 사회에 남긴 상흔입니다.
19/06/20 19:35
한국형신화의 정점은 대놓고 박정희아닙니까
세계꼴찌 기아국에서 세계최강국들과 맞다이하는 나라로 바꾼 반신반인인데 다만 좌파나 우파나 함부로 건드릴수없는 영역으로 가버렸으니...
19/06/20 20:09
예시로 드신 미러프일 모두 세계를 자국을 기준으로 둘셋으로 나눌 수 있는(던) 패권국가죠.
우리나라는 그런 나라가 될만한 역사가 없기에 나라 전체를 관통하는 자의식이 형성되는 건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여러 지표들이 말해주듯이 대한민국의 현재는 선진국의 수문장 역할을하고 있으니까요. 앞선분들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수십년 뒤에 한강의 기적과 민주화운동 그리고 김구 선생님이 꿈꿨던 문화승리 정도가 한반도의 정체성이 되지 않을까요?
19/06/20 21:11
글쓴이의, 외국만 국가적 전통이 있다고 하는게 전형적인 사대주의적 관점이죠. 한국도 대외적으론 충분히 초단기적 산업화 민주화 동시달성이란 국뽕 내세웁니다. 한때는 백의민족과 평화사랑을 밀기도 했고요. 붉은악마시기의 열정적 국민성도 한참 있었는데 한국만 없다고 생각하는게 오히려 사대주의가 아닐까요.
글쓴이가 예로 든 유구한(???) 국가적 전통이 있어보이는 외국도 자기들끼리만 있으면 서로 욕 하고 이게 뭐 전통이냐 합니다. 대외적으로 국가적 전통이 있어 보이는 건 만들어진 전통이죠. 글쓴분도 책 많이 보셨을 테니 만들어진 전통 정도는 충분히 읽으셨을텐데 굳이 외국 사례들면서 한국만 그런 국뽕이 없다고 할 필요는 없을거 같네요.
19/06/20 21:17
우리나라는 지금이 역사상 최전성기라서 신화를 창조하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백년 후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감소하고 난 후에는 지금을 그리워할거에요
19/06/20 22:06
소위 신화가 있다는 국가들보다도 더 집단의식이 강한게 한국인데 굳이 필요한가요?
집단으로서의 한국, 집단의 일원으로서의 한국인이 너무 강하게 작용해서 되려 '개인'이 설 공간이 없는게 한국인데.
19/06/21 21:11
용기일 수 있으려면 기존의 문제가 무언지 알아야 하고, 문제점에 대한 대안이 합리적이어야 하고, 이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넘어설 수 있을 정도의 입지를 가져야겠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를 제기하는 당사자의 진정성입니다. 강남좌파들의 나이브한 세상관이 이젠 신빙성이 떨어져가는 것처럼 너무 많이 가진자의 이상론이 용기라 보이지는 않는 이유입니다.
19/06/20 23:34
식민지였다가 2차대전 이후에 (다시) 세워진 신생 국가 중에서 초대 대통령이 독재 했다고,
학생들과 시민들이 시위해서 정권 무너트린 사례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더군다나 1960년에 말입니다. 물론 이후에 군부정권의 쿠데타로 민주화는 물건너갔지만, 다시 시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성취한 나라. 그리고 그 현대사가 나중에는 신화가 될거라고 봅니다.
19/06/21 00:31
잘 먹고 잘 살자가 우리의 모토 아닌가요?
산업화는 윗대가리들이 배부르게 살기 위한 노력이고 민주화는 중산층이나 하층이 니들만 먹던거 우리도 좀 공평하게 나누어 먹자는 노력 아닌가요?
19/06/21 00:42
딱히 국가적 신화의 부재를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단군이니 이순신이니 박정희니 나이 먹으면 다 부질없다 느끼기에 억지로 만들 필요도 없고요. 홍콩 일본 등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불리는 것 자체로 이미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혹은 민주화 과정이 높게 평가받는 것인데, 동아시아 역사에서 지금 정도 수준의 고평가를 우리가 받았던 적이 있던가 싶네요.
19/06/21 02:25
대한민국에 "신화" 거리야 분명히 있긴 있습니다. 산업화의 신화가 있죠.
근데 산업화의 결과만 있고 그 신화의 주인공이 될 주체와 그들의 사상 (미국의 경우 Founding Fathers (건국의 아버지) 와 그들이 남긴 Constitution (헌법) 에 해당한는 개념) 이 없습니다. 왜냐면 박정희는 현대에서 부정한 인물로 각인되었거든요. 자본주의의 기틀을 심어낸 이승만도 세세히 따지자면 "과" 가 제법 있는 편이라 이 사람도 부정한 인물로 인식됩니다. 더불어 당시 산업화의 선봉장들이었던 인물들은 현재 재벌이라는 이름으로 또 부정한 인물들로 인식이 됩니다. 그러니까 산업화라는 어마어마한, 평생 국뽕 빨아도 좋을만한 결과는 있으나 그 주체는 부정한 인물들로서, 자랑스럽기는 하지만 자랑스럽지 않은 부정한 성과로 국민들 머릿속에 인식이 되어 있지요. 그렇다면 과연 박정희와 기업가들 대신 산업화의 역군으로서 피땀흘린 국민 모두가 산업화의 기적을 이뤄낸 주체다, 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big if 로서, 박정희가 없었더라도 산업화를 이뤄낼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에는 당당하게 그렇다 라고 답하기가 어렵지요. 그래서 산업화의 성과를 온전히 리더를 배제한 국민의 것이다 라고 해석해 마냥 자랑스러워 하기가 어렵습니다. 혹자는 민주화를 들어 대한민국의 신화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 또한 문제가 없지 않습니다. 우리가 민주화의 정신이라고 하면 독재타도라고 볼 수 있겠는데, 그렇게 해서 뽑아놓은 YS, DJ 로 대표되는 초기 민주대통령들이 객관적으로 공이 과를 압도하는 사람들이었냐면 그렇지가 않지요. 한 사람은 외환위기의 주인공이고 다른 한 사람은 대한민국 아이덴티티에 대척점에 서 있는 북한에게 경제적 원조를 해주었으나 그게 더 커진 핵위협으로 다가온 결과 '선의로 나오는 행동이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만은 않는다' 라는 것을 몸소 증명한 사람이거든요. 게다가 민주화가 정말로 중요한 가치 였다면 그에 걸맞는 실질적 성과, 즉 경제적 성과도 내 주어야 하는데, 실제로 민주화라고 해 보았더니 경제성장으로 나아가지가 않더라, 즉 현실은 이상에 한참이나 미치지 못하더라, 라는걸 경험하게 됩니다. 한민족은 너무나 뛰어난 민족이라 독재가 없었으면 더 성장했을 것이다 라는 가정을 실제로 테스트 해 보니, 산업화 시절에 닦아놓은 기틀 덕분에 오늘날 이정도 먹고 사는 것이지 대기업 육성 안했으면 정말 어땠을까 하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래서 민주화, 민주화 해서 민주화는 했는데 정말 그게 100% 옳은 방향이었나? 하는 질문에 대다수 국민들이 자신있게 그렇다, 라고 합의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리하자면 대한민국에는 신화거리로 삼을 만한 성과들은 분명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완전히 인정하고, 포용하고, 후대에게 자랑스럽게 가르치기에는 망설여지는 게 문제겠지요.
19/06/21 09:47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은 당연히 경제가 성장할수록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죠. 그때 민주화가 되었으면 지금보다 못 살았다는 박정희 없었으면의 가정만큼 의미가 없죠.
19/06/21 06:06
제가 읽기로는 이 글에서 원하는 신화는 과거의 뚜렷한 성취를 공인해서 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관하여, '우린 어떤 나라라서, 앞으로 어떤 일이든 이 컨셉으로 갈거다' 정도로 보입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로는 답이 다 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여러 분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게 아니고... 맛집의 대표메뉴라고 하면 좀 허풍이라고 해도 유니크 레시피가 보여야 방송 내보낼 텐데요. 산업화, 민주화는 솔직히 자랑 이전에 식당 차린 애환에 가까운 것이라 보는데... 메뉴 자체가 딴데는 없는거면 모르겠는데 원조집도 장사 잘 하고 있고 남들도 한다면 다 하는 김치찌개 같은 것이니 굳이 음식으로 방송하자면 생활의 달인, 서민부자 등등 아닐까요. 그것도 좋은 프로이지만 여기선 수요미식회가 맞는 것 같습니다. 농반진반으로 제시하자면 [빨리빨리] 어떨까요. 이건 현대 세계제일 자타공인이라 확신합니다. 진반인 이유는, 산업화와 민주화가 이걸로 관통되기 때문이죠. 싸울 이유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방예의지국 이게 고루해보여도 나쁜건 아닌데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 내실이 없고 앞으로도 전망이 없어 보여서 주장하지 못하겠습니다.
19/06/21 11:28
저도 원글에서 사용한대로의 한 국가의 "신화"의 의미는, 그 국가의 국민들 절대다수 (100%는 아닐지라도) 가 인정하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가치 정도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founding fathers의 예가 바로 이런거죠 - 아시다시피 미국에서도 보수와 진보의 사상적 감정적 대립이 엄청난데, 두 진영 모두 자신들의 입장이 founding fathers들이 가지고 있던 가치를 더욱 더 잘 대변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founding fathers에 관한 교육을 받고 사회화를 받고 자라기 떄문에, 어떤 사람이 founding fathers의 가치를 정면으로 반박하거나 희화화한다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그 사람이 진정한 미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할 겁니다.
따라서 제겐 원글이 대한민국에서 절대다수가 동의하는 올바른 가치가 있는지 물어보시는 것으로 들리네요. 산업화는 이미 이루어진 것이니까 그런 가치는 아닌 것으로 보이고, 민주화 내지는 자유 민주주의도 너무 광의의 개념인데다가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틀려서 그런 가치로 보여지지 않고요. 저 개인적으로도 과연 그런게 있나 싶긴 합니다만, 있다면 이런 가치 정도 아닐까요? "사람 밑에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다." 결국 평등주의인데,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 면에서 평등주의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이나 행동을 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조선왕조 복원하자는 사람들이나 기업내외 갑질에 대한 반응들 정도를 예시로 들 수 있겠습니다.
19/06/21 07:01
재밌네요. 확실히 보수적인 댓글을 다는 많은 분들이 산업화의 우위에 진보적인 댓글을 다는 많은 분들이 민주화를 우위에 놓는 것 같네요. 그냥 우리는 단군신화로 퉁치는게 제일 편하지 않을까 싶네요.
19/06/21 09:58
nativist의 관점에서는 이순신이죠.
영화 명량이 역대최다 관객을 동원한 것은, 영화 관람 자체가 중장년층마저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제의가 되었기 때문이죠
19/06/21 16:43
신화가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니가 뭔데?" 정신이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왕조 시절 마저도 왕이 자기 멋대로 정책을 폈다가는 신하들의 반대를 받고 철회한 적이 수없이 많고, 광복이후에도 충분히 싱가폴의 리콴유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던 이승만이 시민들에 의해 쫓겨난 것도 그렇고, 최근의 촛불시위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무리 권위가 있는 사람이라도 자기 멋대로 하는 꼴을 못 보죠. 거기다가, 일제청산이 제대로 안 됐다고는 해도 필리핀마냥 식민시대때 잘 나가던 가문 또는 세력이 정치,경제,언론,군사... 등등을 다 장악하고 있지도 않고요.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를 관통하는 의식은 "평등"인 것 같아요. 이건 좌우를 막론하고 굉장히 중요시하는 사상이죠. 그 표현방법이 서로 다를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