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5/07 00:17:29
Name 객현나개공
Subject [일반] 대치동 키즈

- 강남 키즈는 1990년대 이후에 서울특별시 강남구 일대에서 태어나서 어머니가 짜놓은 인생계획을 따라 자라나는 아이들이다. 

- 과거 강남구 일대에 강남 8학군 아이들이 성장했다면 2000년 이후로는 강남 키즈가 성장한 것이다. 

- 이들은 강남의 교육여건이 좋아지면서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나 전문직 학부모가 강남으로 이사하고 그들의 교육열로 인해 형성된 강남의 독특한 교육을 배경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이다. 

- 강남 키즈라 불리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어머니들은 아이의 장기적인 교육방향을 잡는다. 아이가 초등학교 4~5학년이 되면 강남 엄마들은 아이의 인생계획을 이미 다 짠다. 

- 이들의 정통 코스는 영어 유치원, 사립 초등학교, 특수목적고, 외국 유학이다. 이른바 정통 엘리트 코스라 불린다. 방학을 이용해 미국이나 캐나다로 영어 연수는 기본이다. 

- 이들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사교육특구 또는 교육특구라 불리는 강남구의 사교육 시장에서 성장한다. 유명한 학원에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내신과 수행평가 점수 때문에 초단기 과외도 받는다. 체육시간에 축구골대에 골을 넣는 중간고사를 본다고 하면 아이는 체육 과외선생에게 네 번 정도 레슨을 받을 정도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강남 키즈 [江南-]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

강남바닥에서 10대를 보냈던, 그렇지만 잘 풀리지 못한 20대를 보내고있는  친구들은 서로를 대치동, 강남키즈라 부른다.

이런 사전적 단어가 네이버에 등재되어 있다는 것도 정말 놀랍지만, 어찌 우리들 같은 사람이 한둘이오..

정의를 개념체계에 분설하여 포섭하는 수험계의 방식에 따라가면,

- 과거에는 서울 타지역에서 자라다가, 2000년 직후에 대치동으로 이사를 왔고,
- 고교등급제로 인해 붐이었던 대치동 열풍이 학부모들 간에 불었으며,
- 90년대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전 초호황 시절 전문직 아부지가 계셨고
- 어머니는 아들을 명문대에 보내겠노라고, 열과 성을 다하셨었으며,
- 초등학교 고학년 때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으며,
- 대치동 유명어학원 및 고등학교 시절 초고액 과외를 달고 살았고,
- 심지어, 중학교 체육 실기를 위해 팀별로 과외를 받기도 했었다.

실로, 그리고 온전히 대치동(강남)키즈가 말하는 그 요건에 부합한다.


군대를 다녀오고 지긋지긋한 녹물이 나오던 대치동을 떠나,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와 엄마는 내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널 너무 고생시킨거 같다고, 그 땐 집단광기에 어려 선악적부가 판별이 잘 되던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대치동에서 자란걸 너무너무 후회하던 때도 있었다.
공부를 잘하지 못해도, 좋은대학에 진학하고좋은대학에 가지못해도, 유학을 가서 행복하게 지내고유학을 안가고, 좋은 집안에 노세노세 친구들에게 십수년간 박탈감에 시달리던 때도 있었다.
부족하지 않은, 아니 넘치면 넘치는 집안에서 자랐음에도 끊임없는 갈증에 시달렸다.
나름대로 똑똑한 머리임에도 끊임없이 내 멍청한 머리를 탓하며 밤잠을 이루지 못했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열심히 살았음에 분명함에도, 지천에 깔린 잘난 친구들 때문에 수도 없이 나태한 나를 타박하였다

재수와 삼수를 거치며, 수능을 통한 수험생활에서 거칠 수 있는 모든 이벤트를 다 겪었다.
계속 비만 내려 땅은 굳을 새가 없어, 내 마음 속 진흙탕은 그저 어지러질 뿐

대학을 갔을때도,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한 내 자신을 수도 없이 미워했었다.
이정도면, 대한민국 평균 5등급을 족히 웃도는 성적임에도 첨 만나는 사람에게 방통대 자퇴를 했다며 유머아닌 유머를 지껄이던 때도 있었다.
불타는 새내기, 20대 초반 가슴은 항상 멍들어있었고 바라고 갈망하던 지하철역을 지나쳐 내린다는 사실에  부모에게, 기대하던 내 친구들에게, 그리고 내 자신에게 진심으로 진심으로 부끄러워 했었다.

이 넝마 씻겠다고 청운의 꿈을 품고 온 고시촌에 와서도,
똑똑하신것같다고 의례적으로 학교어디냐는 질문에 얼굴 시뻘개 지며 어버버하는 내 자신에 방으로가 수도없이 열받아 했었다.
대체 나만  왜.


학벌이 전부는 아님을 지금 20대 말미의 나는 조금은 안다.  그래도 내가 준비하는 이 시험을 합격한다면, 그 이후에 많은 노력을 한다면
그동안 내가 했었던 번뇌와 번민, 그 넝마와 같은 그것이 조금은 덜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치동에 이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큰이모는 말했다.

강남키즈, 그놈의 대치동
대치동에와서 잘되는 애들은 잘봐줘야 10%남짓,나머지 90%는 잘되어도, 자기가 잘된지, 자기가 좋은 집안에서 자랐음에 감사하는 마음보다, 어린나이부터 비교하고 박탈감에 시달리며, 가슴 속 한굴레 멍이 든다고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내 가슴 속 치부, 이모에게 꺼내면, 그 것은 엄마에 귀에 들어가엄마에겐 자식을 행복하게 하지 못한 죄로 낙인이 될 것 같아 두려웠다.

수능이 없어지는, 아니 사실상 수시비율이 너무 높아져 수능자체가 갖는 파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수시 70-80%를 뽑겠다고 이명박 정권이 부르짖던 때,내겐 대치동키즈의 명예와 같던 내신 4등급의 표상을 들고, 내겐 수시가 해당 없으니 정시 20-30%에 올인을 하고 예전 00 학번 선배들은 2-3%받고 연고 인문갓다메? 흐흐 하고 정권을 욕하고, 왜 이때 태어나서 이정도 성적에 이정도 밖에 못쓰는지 울부짖었던 수년전 겨울이 떠오른다.


고시촌에 와서 수없이 똑똑한 사람들을 보았다.
하나 부족할 것 없는 사람들이 수년간 공부를 하며 세상 영혼없는 것을 보며 대체 왜 저러고 사나 속으로 욕하던 때도 있었다.
세월이 흘러 신선들을 보며, 그들을 욕하지 않게 되었다.

고시식당 설겆이를 하고, 독서실 총무를 하고, 기타등등 고학을 하는 또래들을 보며,
매달 딱딱 용돈을 받는 내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감사하게되었다.

20살 시작부터 늦어 세상 나이든척 다했던 나는 이제 더이상 나이가 많이 들었다며 내 자신을 자책하지 않는다.
아직도 새파랗게 어린데 뭐..

20대 초반, 친구들이 잘되었음에 진심으로 축하를 못해주고 방에가 혼자 벽을 치던 나는  
같이 공부하던 사람이 붙고, 난 떨어질지라도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됬고, 2달도 안남았다. 올해는 붙는다 xx거
찡찡대지말자.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5/07 00:35
수정 아이콘
글 읽고 저도 좀 되돌아보고 여러모로 생각하고 갑니다. 아들래미 어떻게 키워야할지 교육적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구요.
힘내십쇼. 잘 되실겁니다. 까짓꺼 또 좀 안되면 어떤가요. 인생을 행복하게끔 하는 건 남들보다 꼴랑 조금 더 앞서는게 아니라 마음을 건강히 유지하는 것이니까요.
롤스로이스
19/05/07 00:41
수정 아이콘
좋은결과 있으시길.. 출사표 같네요
19/05/07 01:08
수정 아이콘
시험 그까짓거 떨어져도 다른 방식으로 다 살아집니다.

하지만 기왕 여기까지 하셨으니 원하는 결과를 보는 편이 당연히 더 좋지요. 당일날 실수하지 마시고 본인 컨디션 다 나오시길 빕니다.
요시오카 리호
19/05/07 01:10
수정 아이콘
지금 대치동은 대치동학원가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는 장점말고 특별한 게 있나 싶네요.
물론 그 헉원가 앞도 밤 10시가 되면 끝차선이 애들 픽업하려고 불법주차한 차량 투성이더군요.
부모님이 무리해서 좋은 교육 받게 해주신 결과 저의 학창시절이 아마 글쓴이와 비슷한 일상이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세대는 다르겠지만)
부모님께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제 아이를
그런 교육시장에 내보내고 싶지 않더군요.
언젠가 고등학교 동창끼리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저처럼 어려서부터 사교육을 접한 친구들의 의견도 반반 나뉘더군요.

그와 별개로 7월 금방 옵니다.
집중하고 또 집중하세요!
스니스니
19/05/07 01:32
수정 아이콘
전 고시공부를 하면서 제일 먼저 느낀 게 겸손함이었네요..
진짜 똑똑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처음엔 그들의 능력을 질투했는데 지금은 그들의 노력을 본받고자 해요.
같이 공부했던 친구중에 "정말 너무힘들다 이것보다 더 열심히 못할거같다. 올해 안되면 진짜 내길이 아니다"
라고 말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내가 이정도의 노력을 하고있는지 매일 스스로 자문하게 되네요.

전 여자저차 올해가 마지막 시험인데 운이 좋아서
5월에 한번 6월에 한번 두번의 기회가 생겼네요. 꼭 됐으면합니다. 글쓴분이랑 저도 같이.
연수원 들어가게 되면 이중에 나 외에 피지알러 한명 더 있겠네라고 생각할게요.^^
韩国留学生
19/05/07 02:57
수정 아이콘
행운을 빌어요~
사상최악
19/05/07 01:42
수정 아이콘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이라는 노래로 위로받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 그 노래마저 위안이 안되는 순간이 왔네요.

꼭 합격하시길.
긴 하루의 끝에서
19/05/07 01:58
수정 아이콘
진부한 얘기일 수 있지만 저는 결국 자신만의 진실된 꿈과 목표라는 게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같더군요. 스스로에 대한 깊은 고뇌와 성찰, 진정한 깨달음 없이는 주변에 휩쓸리기 쉽상이며, 아무리 이룬 것이 많아도 행복이 곧 행복, 즐거움이 곧 즐거움이 아니게 되고, 내부적으로 언젠가는 반드시 흔들리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육에 있어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 되어야만 하는 것은 삶과 진로를 설계하는 데 가장 밑바탕이 되는 진로 탐색 과정, 즉 꿈 찾기라는 결론이고요. 더불어 철학 교육이 이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9/05/08 12:16
수정 아이콘
지나가다가 깊이 공감가 댓글 남깁니다~
새강이
19/05/07 02:03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복슬이남친동동이
19/05/07 03:2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시험이든 학벌이든 자기효능감을 통한 선순환에 요점이 있고, 그 반대로 악순환이 가장 무섭다고 생각하는데, 글은 이미 악순환을 끊어낸듯한 사람의 글이어서 잘 읽었습니다. 어차피 명문대생들도 꽤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는 사람이 무지 많아요. 그 친구들이 그랬던 이유는 글과는 다르겠지만 비슷하게 시험을 기회로 삼아 잘 끊어내었던 것을 보아서 글쓴이님도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응원합니다. 자신감 좋아요.
잉크부스
19/05/07 04:05
수정 아이콘
때로는 그 학습된 열등감이 삶의 촉매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 열등감에 침착되지마시고 자기발전의 원동력으로 쓰면됩니다.
뒤돌아보면
아 그래서 내가 저렇게 치열하게 살았구나 싶은 때가 있습니다.

다행인건 이미 그러신듯하네요
화이팅입니다.
회색사과
19/05/07 05:5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대남 / 대북 이라는 말도 있더라구요.

대치동 북쪽은 (삼성 청담, 압구정) 원래 잘 살던 사람들이 많아서 교육으로 성공하기 보다는 자산을 굴리는 방법을 전수하기 바라는 사람이 많고, 대치동 남쪽은 (대치 개포) 자수성가한 지식인 타입 부모가 많아서 공부를 빡시게 시키는 부모가 많다고..
네잎클로버MD
19/05/07 06:38
수정 아이콘
정확히는 테북 테남 인걸로 알아요. 테헤란로 기준 테북은 압구정 청담이고 테남은 대치 개포죠. 테북은 원래 잘사는 집. 테남은 어떻게든 자녀 교육으로 성공해야 하는 집...
회색사과
19/05/07 06:49
수정 아이콘
아 그거였나 보네요.
22raptor
19/05/07 09:34
수정 아이콘
진골/6두품을 떠오르게 하네요.
캐터필러
19/05/07 10:26
수정 아이콘
자산은 상속이되지만
자격,면허는 상속이 안된다능
루트에리노
19/05/07 13:07
수정 아이콘
전문직의 경우 자식에게 자산을 온전히 상속하려면 자식도 전문직이어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송파사랑
19/05/07 06:47
수정 아이콘
대치동 키즈들 사회에 자리잡고 부모님께 감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모님의 그 교육열이 아니었으면 내인생 정말 쓰레기 됐겠구나 아는거죠
19/05/07 08:25
수정 아이콘
본인이 해당되는건가요?
쿠즈마노프
19/05/07 08: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명문대, 해외유학 가지 않더라도 쓰레기 인생은 아닙니다. 또한 부모님의 교육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남에게 쓰레기라고 불릴 어떤 이유도 없습니다.
외력과내력
19/05/07 12:20
수정 아이콘
본인이 해당되는건가요?(2)
라니안
19/05/07 14:14
수정 아이콘
쓰레기라니.. 이거 참..
B급채팅방
19/05/07 15:29
수정 아이콘
워...쓰레기의 기준이 어딨는거쥬 크크크....
무난무난
19/05/07 15:55
수정 아이콘
어떤 어조인지 짐작은 갑니다만 본문의 저런 어조와는 참 상반되는 댓글이네요
IZONE김채원
19/05/07 07:59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쿠즈마노프
19/05/07 08:30
수정 아이콘
잘되시길 응원드립니다. 노력한 만큼 시험장에서 실력이 모두 발휘되기를..
4막2장
19/05/07 08:31
수정 아이콘
지금은 앞둔일에 열과성을 다해서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생각보다 인생 길어요
전 30대 후반이 되니 불에 덴것 같던 마음이 좀 진정되더군요
19/05/07 08:42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대치동 밖에서 대치동키드를 부러워하는 인생도 있지요. 내 부모가 대치동을 보낼 형편이 됬다면 어땠을까. 대학에서 xx구 출신은 나밖에 없구나. 서로도움될만한 중고교친구가 전무하구나 등. 역시 인생은 내인생이 제일 힘들어요.
마리아 호아키나
19/05/07 09:23
수정 아이콘
늦깍이 유학생때 강남키즈를 만났었는데 국내 명문대를 못가니 부모가 도피유학처럼 외국에 보냈더라구요. 처음 3~4개월은 모범생처럼 생활하다가 나중엔 술이니 파티니 무너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사례였습니다.

모쪼록 이번 깨달음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22raptor
19/05/07 09:40
수정 아이콘
제 친구들을 보면 부모님으로부터의 공부압박속에 명문 대 진학했던 친구들은 대학교에서 방황이 심했고 자리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부모님이 공부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친구들은 오히려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한 덕에 대학생활도 성실히 하고 진로 결정 후 사회생활도 빠르고 원만하게 술술 풀리더군요.
마술사
19/05/07 10:04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2개월후 시험 잘 되신 후 후기도 기대하겠습니다
부기나이트
19/05/07 10:33
수정 아이콘
정작 다른데 사는 사람들이 강남에 대한 환상이 심하죠. 응원합니다.
19/05/08 12:21
수정 아이콘
듣고 보니 '결국 실체와 환상의 명확한 구분점은 어디인가'라는 의문이 드네요. 본문이 어느 한 개인에게 실체라면, 외부에서 바라보는 환상이란 어차피 바라보는 사람이 본인의 욕망을 투사해 표현하는 것은 아닌지 싶네요.
BERSERK_KHAN
19/05/07 11:28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그리고 행복하세요. 반드시 좋은 결과 있으실겁니다.
CapitalismHO
19/05/07 12:39
수정 아이콘
아주 어릴때는 강남8학군에 살았는데 이후 이사가서 초중고는 다 송파구에서 나왔습니다. 때때로 (특히나 하는일이 안풀리고 괴로울때) 그 동네에 계속 살았으면 내 인생이 좀 더 좋게 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인생 어느 한시점으로 가서 그렇게 변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게 제 결론입니다.

강남에 계속 있었으면 지금 제가 아는 친구들하고 만날 일은 아마도 없었겠죠, 또 좀 더 좋은 대학에 갔다면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하고의 인연도 없었을 겁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과거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한다는 가정은 현재의 저를 부정하는 일이 되는것 같습니다. 솔직히 마음에 안드는 부분도 많고 나쁜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나쁜일을 없에기 위해 소중하고 좋았던 일까지 없던 일로 만들고 싶진 않다고 할까요?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의 연속이고 과거의 나를 부정하는건 지금의 나를 미워하는 일이됩니다. 지금의 저를 온전하게 사랑하기위해 과거의 저도 사랑해주려 합니다. 글쓴이님도 시험 잘 치르시고 마음속에 담아두었단 과거의 일이 담담하게 추억으로 회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밀물썰물
19/05/07 13:00
수정 아이콘
>군대를 다녀오고 지긋지긋한 녹물이 나오던 대치동을 떠나,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와 엄마는 내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널 너무 고생시킨거 같다고, 그 땐 집단광기에 어려 선악적부가 판별이 잘 되던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저는 이말이 정말 가슴에 남네요. 어머니께서 고생시키셨다고 미안하다고 하셨네요. 훌륭한 어머니 결국을 깨닳으셨네요. 다행입니다.

남들처럼 성공할 필요없습니다, 내 방식으로 성공하면 됩니다.
이번 시험 좋은 결과 있으시기 바라고, 그결과에 관계없이 성공하시면 됩니다, 내 방법으로.
캐터필러
19/05/07 13:55
수정 아이콘
양극화의 한단면이겟죠.
사다리는 점점 치워지고 있고,
전문직 , 대기업, 공기업 정도가 공부로 얻을수있는 신분상승의 길이니 올인할수밖에.

"로또를 사는게 낮은확률이긴 하지만 , 내가 할수있는 가장높은 확률의 신분상승수단이다" 라는 서글픈 말이있죠
"사교육 올인하는게 낮은 성공확률이긴하지만, 대치동 엄마들이 할수있는 가장 믿을만한 수단" 이었을겁니다.
19/05/07 15:17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갈 수 있다면 대치동 좋은것 같아요
사교육을 안시키더라도, 학생 키우기 좋은 동네에요
술집도 거의 없고, 밤길도 안전한 편이고

공부는 아무리 시켜도 결국에는 일정수준만 하면 지능순으로 된다고 생각하기때문에...
최종병기캐리어
19/05/07 15:29
수정 아이콘
25년 전에 대치동에서 분당으로 이사왔을 때 처음 느꼈던 기분이 바로 그것이었는데...
최종병기캐리어
19/05/07 15:28
수정 아이콘
새벽 1시까지 국영수 학원만 다니면 되던 20년전 수험생활이 더 인간적이었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무난무난
19/05/07 15:56
수정 아이콘
마지막 두 줄이 가장 와닿네요 붙으실겁니다!!
19/05/07 17:29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안군-
19/05/08 00:02
수정 아이콘
그런데, 사촌은 서초동에서 학교를 다니고, 저는 영등포에서 학교를 다녔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두 학교간에 극단적인 차이가 있긴 했습니다.
바로 "면학분위기".

사촌이 다녔던 강남 8학군 고등학교에선,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교실에서 떠드는 학생이 있으면, 다른 학생들이 "나가서 놀던지 해라!" 라고 했고,
제가 다녔던 영등포의 고등학교에선, 쉬는 시간에 예습을 하고 있으면 재수없다고 뒤통수로 농구공이 날아왔죠.
분명 중학교때까지 제가 훨씬 공부를 더 잘했는데, 대학은 비슷한 수준으로 갔어요. 그러니 부모들이 기를 쓰고 8학군으로 가려 했겠죠.
19/05/08 10:48
수정 아이콘
시기가 언제인가요?
제가 대치동 고등학교 출신인데
우리때는 쉬는시간, 점심시간 미친듯이 놀고, 쉬는시간에 공부하는애 정말 1~2명 있을까 말까 했는데
요즘 얘기 들어보면 너무 딴판이라 내가 잘못 알고 있는건가, 다른 사람들이 카더라만 듣고 잘못 알고 있는건가... 헷갈리네요;;
저는 대치동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서 다시 가고 싶은데, 요즘 얘기 들어보면 가기가 좀 무섭네요 ㅡㅜ
-안군-
19/05/08 11:23
수정 아이콘
90년대말이긴 합니다. 8학군 전성시대였죠 크크크...
자사고 생기면서 8학군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듣긴 했습니다.
19/05/08 13:00
수정 아이콘
제가 00년 졸업이라...
우리 학교가 문제였나보네요 크크크
나름 이름 있는 학교라 생각했는데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1066 [일반] 유게에서 이슈가 된 어벤져스 스포 규정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네요. [137] GogoGo9534 19/05/08 9534 2
81065 [일반] 전단지에 대한 단상 [13] likepa4857 19/05/08 4857 17
81063 [일반] [짧은 글]최근 사나로 논란이 된 "theqoo"라는 사이트의 일일폐쇄 [134] Synopsis15543 19/05/08 15543 7
81062 [일반] 러시아 공항참사, 그의 짐은 몇사람을 더 죽게 했을까 [76] 낭천18609 19/05/07 18609 1
81061 [일반] [8]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여성과 노예의 차별이 정당한 이유 [74] 13461 19/05/07 13461 11
81060 [일반]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이해하고 싶어합니다 [23] 서양겨자9379 19/05/07 9379 20
81059 [일반] [스포있음] 마블, 노래들 [20] 니나노나8344 19/05/07 8344 2
81058 [일반] 살인자o난감 재연재분을 보며 [85] 사악군14235 19/05/07 14235 13
81057 [일반] 정신병... [12] 조폭블루8452 19/05/07 8452 1
81056 [일반] 대치동 키즈 [47] 객현나개공17058 19/05/07 17058 59
81055 [일반] 북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임이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네요. [216] 차오루20747 19/05/06 20747 14
81054 [일반] 조경철 천문대로 은하수 찍으러 다녀온 이야기 [33] 리나시타7887 19/05/06 7887 22
81053 [일반] [낙서] 아이패드 미니 & 팬슬 후기 [13] aurelius7576 19/05/06 7576 2
81051 [일반] 조선시대 600년동안 성군이라 인정할만한 왕은?? [80] LanceloT11576 19/05/06 11576 7
81050 [일반] [8] 가정의달 기차여행 -전주 - [8] 영혼의공원6015 19/05/06 6015 10
81049 [일반] 8년차 강박장애 환자가 전하는 여러 강박증상들 [22] AUAIAUAI11855 19/05/06 11855 24
81048 [일반] 저출산 문제 해결하고 싶으면 징병제부터 폐지해야죠. [378] HiThere18343 19/05/06 18343 23
81046 [일반] <어벤져스: 엔드게임> 타이타닉의 박스오피스를 넘다 [48] Rorschach13164 19/05/06 13164 2
81045 [일반] 인구감소는 과연 누구에게 재앙인가 [344] 캐터필러19779 19/05/05 19779 10
81044 [일반] 아내가 출산휴가 중에 퇴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88] 삭제됨19053 19/05/05 19053 11
81043 [일반] 카뮈적인 것과 카프카적인 것 그리고 희망('이방인','소송' 스포 있습니다.) [2] chldkrdmlwodkd5152 19/05/05 5152 3
81042 [일반] 여고 시절, 선생님 열전(3) [10] 유쾌한보살6776 19/05/05 6776 17
81041 [일반] 연휴맞이 소소하게 써보는 일상이야기 [16] 로즈마리6480 19/05/05 6480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