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5/05 16:20:59
Name chldkrdmlwodkd
Subject [일반] 카뮈적인 것과 카프카적인 것 그리고 희망('이방인','소송' 스포 있습니다.) (수정됨)
카뮈가 카프카를 존경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글은 카뮈의 '이방인'과 카프카의 '소송'에 관한 비교글을 한 블로그에서 보고 쓰게 됐습니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살인죄로 재판을 받고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리하게 재판을 받고 처형됩니다. '소송'의 주인공 K도 갑자기 끌려가서 자신이 무슨 죄로 끌려왔는지도 모르고 소송을 벌이다 처형됩니다.

둘 모두 부조리한 죽음을 맞이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뫼르소는 마지막에 그의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뭔가 안도감을 느끼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반면 K는 "개 같군!"이라는 말을 남기고 죽습니다.

블로그는  이 둘의 죽음을 비교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카프카는 묵묵히 저항하다 죽지만 카뮈는 뭔가 (이미
없는)희망에 기대하며 죽으므로 카프카적인 죽음이 더 낫다."는 식입니다.

저도 이 글을 처음 봤을 때는 글쓴이의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왠지 카뮈 쪽에 손을 들고 싶어졌습니다. 부조리한 죽음에 지속적으로 대항하기에 인간은 너무 나약하므로 신이 아니더라도 뭔가 기댈 대상이 있으면 좋은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묵묵히 하는 것도 좋지만요. 부조리에 묵묵히
끝까지 저항하는 것과 (설령 거짓이더라도)뭔가에 기대면서 저항하는 것. 어떤게 나은 건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냥 갑자기 올려보고 싶어서 쓴 글인데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오만과 편견
19/05/05 18:31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기댈 곳이 있어서 좋다는 것과 나도 기댈 것이다는 철저하게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좋고 옳다고 생각하지만 자존심 게으름 등의 핑계나 변화까지의 행동으로 이끌기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죠.
부화뇌동
19/05/05 20:56
수정 아이콘
똑같이 죽음이더라도, 이방인에서의 죽음은 너무 소극적이고 현실회피적이라서

단말마의 외침이라도 내뱉은 카프카의 죽음이 좀 더 실존적이고 멋있게 다가오네요.

전 이방인은 읽어보고 소송은 안읽어본 입장이지만 말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1066 [일반] 유게에서 이슈가 된 어벤져스 스포 규정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네요. [137] GogoGo9533 19/05/08 9533 2
81065 [일반] 전단지에 대한 단상 [13] likepa4856 19/05/08 4856 17
81063 [일반] [짧은 글]최근 사나로 논란이 된 "theqoo"라는 사이트의 일일폐쇄 [134] Synopsis15542 19/05/08 15542 7
81062 [일반] 러시아 공항참사, 그의 짐은 몇사람을 더 죽게 했을까 [76] 낭천18608 19/05/07 18608 1
81061 [일반] [8]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여성과 노예의 차별이 정당한 이유 [74] 13461 19/05/07 13461 11
81060 [일반]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이해하고 싶어합니다 [23] 서양겨자9378 19/05/07 9378 20
81059 [일반] [스포있음] 마블, 노래들 [20] 니나노나8343 19/05/07 8343 2
81058 [일반] 살인자o난감 재연재분을 보며 [85] 사악군14233 19/05/07 14233 13
81057 [일반] 정신병... [12] 조폭블루8451 19/05/07 8451 1
81056 [일반] 대치동 키즈 [47] 객현나개공17057 19/05/07 17057 59
81055 [일반] 북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임이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네요. [216] 차오루20746 19/05/06 20746 14
81054 [일반] 조경철 천문대로 은하수 찍으러 다녀온 이야기 [33] 리나시타7886 19/05/06 7886 22
81053 [일반] [낙서] 아이패드 미니 & 팬슬 후기 [13] aurelius7575 19/05/06 7575 2
81051 [일반] 조선시대 600년동안 성군이라 인정할만한 왕은?? [80] LanceloT11575 19/05/06 11575 7
81050 [일반] [8] 가정의달 기차여행 -전주 - [8] 영혼의공원6014 19/05/06 6014 10
81049 [일반] 8년차 강박장애 환자가 전하는 여러 강박증상들 [22] AUAIAUAI11854 19/05/06 11854 24
81048 [일반] 저출산 문제 해결하고 싶으면 징병제부터 폐지해야죠. [378] HiThere18343 19/05/06 18343 23
81046 [일반] <어벤져스: 엔드게임> 타이타닉의 박스오피스를 넘다 [48] Rorschach13164 19/05/06 13164 2
81045 [일반] 인구감소는 과연 누구에게 재앙인가 [344] 캐터필러19778 19/05/05 19778 10
81044 [일반] 아내가 출산휴가 중에 퇴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88] 삭제됨19052 19/05/05 19052 11
81043 [일반] 카뮈적인 것과 카프카적인 것 그리고 희망('이방인','소송' 스포 있습니다.) [2] chldkrdmlwodkd5152 19/05/05 5152 3
81042 [일반] 여고 시절, 선생님 열전(3) [10] 유쾌한보살6775 19/05/05 6775 17
81041 [일반] 연휴맞이 소소하게 써보는 일상이야기 [16] 로즈마리6479 19/05/05 6479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