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가 카프카를 존경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글은 카뮈의 '이방인'과 카프카의 '소송'에 관한 비교글을 한 블로그에서 보고 쓰게 됐습니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살인죄로 재판을 받고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리하게 재판을 받고 처형됩니다. '소송'의 주인공 K도 갑자기 끌려가서 자신이 무슨 죄로 끌려왔는지도 모르고 소송을 벌이다 처형됩니다.
둘 모두 부조리한 죽음을 맞이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뫼르소는 마지막에 그의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뭔가 안도감을 느끼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반면 K는 "개 같군!"이라는 말을 남기고 죽습니다.
블로그는 이 둘의 죽음을 비교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카프카는 묵묵히 저항하다 죽지만 카뮈는 뭔가 (이미
없는)희망에 기대하며 죽으므로 카프카적인 죽음이 더 낫다."는 식입니다.
저도 이 글을 처음 봤을 때는 글쓴이의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왠지 카뮈 쪽에 손을 들고 싶어졌습니다. 부조리한 죽음에 지속적으로 대항하기에 인간은 너무 나약하므로 신이 아니더라도 뭔가 기댈 대상이 있으면 좋은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묵묵히 하는 것도 좋지만요. 부조리에 묵묵히
끝까지 저항하는 것과 (설령 거짓이더라도)뭔가에 기대면서 저항하는 것. 어떤게 나은 건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냥 갑자기 올려보고 싶어서 쓴 글인데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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