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빼고 다들 결혼은 왜이렇게 빨리 하는건지
오빠랑 언니는 제가 고등학교때 결혼했었고
저보다 8살 어린 남동생도 저보다 6개월이상 결혼을 빨리 했고..
다들 결혼하자마자 스피디하게 2세를 낳아서... 조카도 많은 편이에요.
제가 고등학교때 결혼한 언니 오빠의 애들은
제가 고등학교때 세븐일레븐을 했고 대학은 다른지방으로 갔고 이후 미국으로 유학까지 갔기때문에
저하고 친하게 지내볼 기회조차 없이 훌쩍 커버린것 같아요.
지금은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인데 ...
언니네는 형부 회사일로 독일에 살고 있어서 보기 힘들고,
오빠네는 이젠 애들이 바빠서 얼굴볼시간이 없더라구요.
(요즘은 학생들이 제일 바쁜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제가 자주 봐주는 조카가 오빠네 늦둥이입니다...
아들형제를 두고 있던 오빠네... 새언니와 오빠가 딸을 하나 갖고싶어 한명 더 시도해서 어렵게 얻은 딸래미랍니다.
제가 부산에 살땐 자주 못봐줬는데, 서울와서 오빠네집과 가까이에 살면서 제가 새언니 도움도 많이 받고 하다보니
저도 오빠네집에 일이 있으면 가능한선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금요일에는 조카가 다니는 놀이학교에서 재롱잔치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날 하필 오빠는 당직이고 새언니는 친정에 일이 있어 갈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제가 그날 연차를 쓸 계획이었기때문에 대신 가기로 했는데
조카가 유아반이라 같은반애들 대부분 첫 재롱잔치이고 부모님들이 다 오실것 같기도 했고..
혼자가려니 좀 뻘쭘한거에요.
그래서 신랑을 살짝 꼬셔서...같이 가기로 했죠. 이럴땐 정말 결혼 잘했다 싶어요...신랑 아니면 누가 이런행사에 같이 가줄지...하하^^;;
(물론 신랑도 조카를 아주 예뻐라 합니다... 결혼할때 아이는 낳지말자고 하고 결혼했는데 조카 예뻐하는거 보면서 한명 낳을까 생각했단....)
조카가 속한 반이 제일 어린 아이들이 있는 반이라서, 행사 일정표 상에 가장 먼저 퍼포먼스(?)를 하도록 되어있더라구요.
빨리 보고 후딱 집에 가면 되겠다 하고 행사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드디어 행사가 시작되고... 조금 큰 아이들이 행사 사회를 보더라구요.
장막이 걷히고 각종 과일 분장을 한 아이들이 짠 하고 나타나는데 저랑 신랑은 조카 모습을 찾느라 여념이 없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눈앞에 처음보는 사람들이 잔뜩 앉아서 본인들을 주시하고 있는게 부담되었던건지 무서웠던건지...
음악이 흘러나와도 모두 부동자세로 있더라구요.
평소에 자기보다 9살 10살씩 많은 오빠들을 호령하고 다니는 조카도 울먹울먹 하고 있었구요.
그순간 저는 절때 하면 안되는 행동을 하고 말았습니다..
'나리야~~고모왔어~~' 하고 조카를 불러버린거죠...
이후에 상황은요..?
조카는 무대를 이탈하여 울부짖으며 저에게 뛰어왔고 다른아이들도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무대를 이탈하여 부모님을 찾아 가더라구요..;
연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데 다른 부모님들이 이해해주셔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나중에 알았지만... 놀이학교에서 나눠준, 부모님들이 해서는 안되는 행동 목록이 있더라구요.
추후에 읽어보니 아이들이 무대에 서 있을때 부모님께서 아이의 이름을 부르거나 어필하는 행동을 하면 무대를 이탈하니 절대 하시면 안된다고 써있었단........
그리고 유아반 아이들의 퍼포먼스는 가장 마지막에 진행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순서까지 1시간남짓한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그 사이에 선생님께서 애들을 모아놓고 열심히 연습을 시키셨는지
엄청 잘하더라구요. 역시나 유아반 부모님들은 첫 재롱잔치인 분들이 많으셔서 그런지 눈시울을 붉히시는 분들도 계셨구요.
동영상을 찍던 신랑이 나지막히 ... 나리도 저렇게 예쁜데 나중에 우리애가 하는거 보면 얼마나 예쁘겠냐... 하는데
이미 애 아빠 된것 같더라구요... 난 낳는걸 고려해본다했지 낳는다고는 안했다고....!!!!
오늘 모여서 찍어온 동영상을 보는데 조카가 울면서 저한테 뛰어오는 모습에 다들 박장대소하고...
새언니는 놀이학교에서 준 유의사항을 줬어야 했는데...하면서 미안해하시는데... 이미 일은 벌어졌고요...
뭐 이것도 추억이다 생각하려구요...흑흑...
너무 확실하게 배워서 나중에 제가 아이를 낳게 되어 재롱잔치를 가게 되면 절때 아이를 부를일은 없을것 같아요...
드디어 설날이 몇시간 안남았네요.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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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번주 수요일 조카 재롱잔치 다녀왔습니다.
조카가 5살입니다.(조카보면서 한국나이에 대해 다시한번 느낀게.. 15년 11월생인데 16년되자마자 두살.. 그리고 올해 벌써 다섯살이랍니다...;)
작년동영상보니 다른친구들 다 우는데 혼자 씩씩하게 배운대로 팔짝팔짝뛰면서 잘 하더라구요.
그래서 올해는 연차내고 갔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글쓴분처럼 이름부르고나서 눈물젖은 무대도 펼쳐졌고..
조카는 역시나 올해도 씩씩하게 무대에서 가장 빛나게 팔짝팔짝 잘 해주었습니다. 흐흐..
그리고 모든무대를 보면서 느낀게,
1. 아이들은 귀엽다.
2. 3~4살정도아이들 무대는 절대 이름을 불러선 안된다.
3. 6~7살 아이들은 생각이상으로 성숙하다.
4. 생각보다 중독성있는 동요(노래)들이 꽤 있다. (작년엔 조카의 후터스댄스, 올해는 다른아이들의 무대중 초코초코송)
5. 모든무대는 한두명의 에이스들이 이끌어나간다.(에이스가 없는 무대는 아무리 귀여워도 깜빡깜빡 졸게되더라구요..)
하하.. 어쩌다보니 저도 썰을 풀게됐네요.
그럼 글쓴분도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