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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8 20:33
생모와 함께 자라서, 생모를 따로 찾는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유전자의 50%가 일치한다고 그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겠느냐만은, 그래도 저라면 생모를 찾아볼것 같아요. 나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고요. 인생이 그렇게 긴 것도 아닌데 나를 낳아준 엄마에게 솔직한 마음을 전달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감사이든, 원망이든, 분노이든 간에요.
18/11/18 20:33
아마 그 부부에게 자식이 있어서 과도하게 부모 입장에 몰입한거겠죠. 얼굴도 모른다는것은 상당히 어릴때부터 양육을 내팽겨쳤다는것이고 글의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자식에게 부모가 가장 필요한 시기는 전부 다, 혹은 거의 다 지나신것같은데 내팽겨친 부모따위가 무슨 상관이라고. 물론 글쓰신 분이 찾고 싶으시다면야 그렇게 하셔야 하지만 불행한 가정에 있어보지 않고 자식을 갓 가져 편향될 수밖에 없는 제3자의 의견은 큰 가치가 없습니다. 불행한 가정을 가져본 사람으로서 '모든 것을 내팽개쳐야 한다'니 웃기지도 않는군요. 당장이라도 만날 수 있지만 안하는 사람도 있는것을. 뭐 그냥 궁금하면 시도해보고 아니면 말고 정도로 끝날 일입니다. 아이가 가장 필요로 할때 외면한 부모에게 큰 가치를 둘 이유는 없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글쓴분의 나이대는 이제 부모가 자식을 필요로 하는 나이지 자식을 부모가 필요로 하는 나이도 아니고요.
18/11/18 20:55
남이 한 얘기에 굳이 신경쓰지 마세요
본인이 동하지 않았던 마음을 남이 그래야 한다고 해서 억지로 그래야 하는건 이세상에 어떤것도 없으니까요. 마음이란게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18/11/18 22:26
동감입니다. 꼰대가 타인에게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 사람이라면, 이 드넓은 세계에 유독 대한민국에만 꼰대가 존재할 리는 없겠죠. 더군다나 당사자인 글쓴분의 생각과 의지가 가장 중요한 이런 일이라면 더욱 그렇고요.
18/11/18 23:11
저는 15개월된 아기를 기르고 있는 엄마입니다. 아기를 기르는 내내 느낀건 낳은 정 같은 게 아닙니다. 기른 정의 위대함이지요. 유전자도 뱃속에 품었음도 출산의 고통도 아득히 뛰어넘는 기른 정의 위대함을 하루하루 느낍니다. 그렇게 쌓이고 쌓여 내 새끼가 예쁩니다.
엄마가 되었다고 무언가를 갑자기 잘 알게되거나 깨닫지는 못했어요. 저는 아직도 고작 내 아기를 키우는 법만 알 뿐이고, 그마저도 조금밖에 모릅니다. 다른 이의 가정과 성장에 무어라 첨언할 만큼 인생을 알아버리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가족의 조언이 이해가 안갑니다. 친모를 찾는 게 그리 중요한지 모르겠습니다. 아기 엄마인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게 누구였건 님을 잘 성장할 수 있게 이끌어 주신 분이 있다면, 그 길러주심에 감사하는 게 더 중요한 일이 아닌가 합니다.
18/11/19 02:02
날 잡고 절실히 숙고하셔서 작성자 분의 인생이란 이야기가 엄마란 사람을 찾아야 완결된다고
느껴지시면 찾으시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심이... 실제 친모나 친족을 찾은 분들이 큰 실망과 충격, 자괴감을 겪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고 들었습니다. 저 외국인 가족분이 잘 알지도 못하고 너무 쉽게 말씀하셨다는 다른 분 말씀에 동의합니다.
18/11/19 04:02
아마 A내외의 이야기는 입양아의 트라우마를 해소하기를 바라면서 한 이야기겠죠.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알고, 무의식중에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가지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까요. 해외입양사례중에 그런 문제로 부모찾기를 시도하고 어떤식으로든 결론을 내려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그 문제를 다룬 나오미 왓츠 주연의 영화가 한 편 있습니다. 2009년 작 "Mother and Child"라는 작품인데, 잘나가는 변호사이면서도 늘 그 문제로 고통을 받고 트러블을 일으킵니다.
https://www.imdb.com/title/tt1121977/?ref_=fn_al_tt_1 반면 양키스의 수퍼스타인 애런 저지는 어렸을 때 입양사실을 듣고 그냥 쿨하게 "그렇구나"하고 넘겼다고 합니다. 저지의 품성에 대해서는 여기저기 칭찬이 자자하죠. 아마 양부모의 사랑이 지극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이 천차만별이니 그 부부의 조언도 그 한 사례로 이해할 법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상황에 만족하고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면 굳이 찾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건 다른 이야기지만, 저에게 있어서 엄마란.... 제 어머니는 그다지 살가운 엄마의 정을 보여주신 분은 아니었습니다. 굉장히 권위적인 선생님이었고, 전통적인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란 전형적인 아버지의 딸이었습니다. 반면 저는 타고난 반골이라, 납득이 되지 않는 명령에 굉장히 심한 거부감을 가진 어린이였습니다.(친척 분들의 여러 증언이 있는데 저는 기억도 잘 안나요.) 그래서 갈등이 상당히 심했고, 다른 분들이 엄마하면 느끼는 어떤 애틋함이라는 걸 거의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저보고 너무 차가운 아이라고 하셨고요. 오히려 그런 애틋함은 외할머니나 비교적 오래 저를 봐준 보모들에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체험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아직도 조금 남아있어요. 제가 어렸을 때나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가장 마음이 편했던 때는 집에 혼자 있을 때였거든요.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거나 적어도 꽤 애를 먹은 거죠. 그러나 저희 어머니는 공을 사보다 앞새울 줄 아시고, 직업에 있어서도 항상 좋은 평판을 유지하시던 분이었습니다. 어머니를 존경하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예"입니다. 얼마전 타계한 문학사학자 김윤식의 글에서 본 이야기인데, 중국의 한 문호와 한국의 수필가 김양하의 원체험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둘 다 친부모가 생존해있는데 둘 다 위탁 양육 경험이 있는 작가들의 이야기였습니다. 그 두 작가는 친 부모 보다 자기를 키워준 보모들에게 더 큰 감정을 갖죠.(다만 형태가 조금 달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중국의 문호는 그 체험을 통해 중국의 대지를 자신의 보모에 비유하는 어마어마한 서사시를 썼고, 이양하는 수필에서 친부모와 양모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감을 봉합하려고 노력했죠.) 요컨데, 친부모가족에서 자랐다고 하더라도 엄마에 대한 느낌은 부모자식의 성향매치에 따라서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엄마라는 단어에서 다른 분들이 느끼는 어떤 애틋함, 글쓴이가 가지고 있는 궁금함. 저도 사실은 궁금합니다.
18/11/19 07:23
남이 일해라 절해라 한다고 너무 신경쓰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까지 별로 궁금하지 않으셨다면 안찾으셔도 돼요. 물론 궁금하다면 찾아보셔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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