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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7 23:44
어렸을 때, 사람의 자질을 알 수 없으니 다양한 방면에서 최소한의 경험을 해보는 게 교육의 과정이었는데,
어른들의 삐뚫어진 욕심이 그런 경험을 만든 취지조차 무시하고, 대입시험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만을 생각하게 해버렸죠. 지금은 고교생 중에 대학도 별 도움 안 된다고 대입시험도 미리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애들도 점점 많아지더군요. 앞으로 직업에 대한 인식이나 직장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초중학교 단계에서부터 공무원 시험 준비만 하는 애들도 생길 거 같네요. (그게 학생 본인의 생각이든,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든) 이런 거 생각하다가 문득 '나는 자유인이다' TV 프로에 나오는 분들처럼 세상일에서 한 발 물러나 사는 사람들이나,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창의적인 삶을 사는 분들을 보면 세상 사는 모습이 다양한 것도 좋아보이네요. 목표를 위해 최적의 루트를 찾아 가는 것도 좋지만, 자신만의 길을 찾아보거나, 이런 저런 경험을 해보며 천천히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는 요즘입니다. 특히나 주변에 교통사고나 산업사고 등으로 기껏 피땀흘려가며 목표를 쫓다가 허무하게 죽는 분들을 곁에서 보게 되니.... 좀 더 그런 생각이 드네요.
18/11/17 23:49
1. 체육 시간 미만 잡입니다. 상당수 학생이 체육 시간이 오기만을 고대하지만 저는 아닙니다.
2. 이것저것 준비해야할수록 싫었습니다. - 그런 의미에서는 미술이 제일.. // 국영수처럼 책상에 책 펴놓고 의자에 앉아서 수업 들으면 되는 무난한 과목이 최고입니다. 3. 실생활에 도움이 된 예체능 수업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미술은 써먹을 데가 없고, 음악은 작곡하는걸 배웠으면 좋았을텐데 아니었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배운 기억이 없고(형광등 교체하는 기술 같은거라도 배웠으면 좋았을텐데) 그나마 기본 바느질이 제 실생활에 도움이 됐던 예체능 수업입니다. 4. 교양 관련해서 알아보는 것도 제가 의외로 역사 / 과학의 일부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교과서 수준을 넘어서 스스로 정보를 찾아가면서 알아나가는 것 같은 정도가 되야 의미가 있는거지 단순히 어떤 유명한 인물이 있었는데 그냥 이름은 들어본 정도의 교양이 큰 의미가 있는건가 싶습니다.
18/11/17 23:58
미술은 재미있고 하는 만큼 나왔고, 음악은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것에 비해 너무 잘 했고, 체육은 잘 하고 싶었는데 도저히 안 됐습니다. 저는 초등학교/중학교 음/미/체 시간에서 다른 급우들과 제가 평등해짐을 느낀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솔직히 다른 교과과목 시간에서는 보통 1등을 하는 학생이었고, 지나치게 쉬웠고, 교과 과목의 내용으로는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이 활성화된 지금, 어떤 취미나 공부를 시작하지 못하는 것은 보통 진짜 못 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시작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초등/중학교 때의 주교과(국수사과영)가 아닌 다른 과목들을 열심히 하는 것은 실제로 그것이 도움이 되어서가 아니라, 실제로 성인이 되어 다른 일을 시작해야 할 때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한 도움이 되어주었습니다.
18/11/18 00:02
예체능은 다 바닥이었지만, 미술시간이 정말 괴로웠습니다. 음악이나 체육은 눈에 보이는게 없으니, 실기시험때 말고는 묻어갈 수 있는데, 미술은 미술시간 내내 비교되고, 마지막으로 작품이 완성되면... 서로 제 그림 옆에 두려고 경쟁을 붙을 정도여서 아주 괴로웠네요. 더구나, 대강대강해서 못한 것도 아니고, 나름 노력해도 그 모양인지라... 공부는 재능없어도 열심히만 하면 중간은 갈 수 있지만, 예체능은 타고난 능력에 크게 영향을 받는 거 같아요.
18/11/18 00:12
딴거보다... 체육 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초딩 때는 하루에 한 시간 정도로요. 비오면 교실에서 안전, 혹은 보건위생 교육하고요
18/11/18 01:03
예체능 저는 다 좋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비록 기초 수준에 겉핥기지만 교양으로 괜찮았어요.
미술 안 했으면 제가 지점토를 만져보지도 않았을거고 에칭도 안해봤을테고 묵도 벼루도 안써보고 몬드리안이 뭔지도 모르지 않았을까요.. 음악 과목 없었으면 리코더도 안 불어보고 멜로디언도 안 쳐보고 그러면 피아노도 안 배웠을테고.. 태평소가 뭔지도 몰랐을테고.. 체육 없었으면 살면서 뜀틀넘기 한번도 안해봤을테고.. 체육시험때 배운 세컨드윈드도 몰랐을거고.. 가정 안 배웠으면 훈련소가서 오바로크 못쳤을듯
18/11/18 01:54
노래 부르고, 춤추고, 연주하고, 그리고, 만들고, 뛰어노는 것 등은 아이들이라면 대개 모두 좋아하는 것들이죠. 아이들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자세로 오랜 시간 있는 것보다는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계속해서 활동하는 것을 대개 더 좋아하고, 같은 공부라도 책과 글자를 통한 공부보다는 직접 보고 만지고 따라하며 참여하는 방식의 공부를 또한 대개 더 좋아합니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그 무엇을 하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흥미와 자발적 동기라고 생각하는데 이 점에서 적어도 초등학교 정도까지는 아무리 한국이라도 학교가 참된 교육의 장이라고 할만하다고 봅니다. 대학 입시로 인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현 교육계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도 이와 같은 교육이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도 가능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보고요.
18/11/18 07:19
교양과 품성을 갖춘 시민의 양성이라는 관점에서 한국 초등교육의 질은 꽤 괜찮은 편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입시에 매몰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기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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