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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03 07:27
분명히 말씀드리건대, 저격의 의도는 없습니다. 그런 저급한 의도로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글을 보지 않았더라면 이런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 글이 회원분들과 운영진분들의 눈에 저격으로 보이신다면 삭제와 벌점 처분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이 글이 인문사회 주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겪은 개인적인 아픔에 관한 글이지만,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글쓰기 이벤트가 아니었더라면 글을 이렇게 빨리 쓰지는 못했을 겁니다. 마감...마감 네버 체인지스... 해당이 안 되는 글이라면 [7]은 뗄게요.
18/04/03 07:36
저격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만약에 신고가 들어온다면 논의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벤트는 4/5 에 시작입니다..... 만, 착각하실 상황이기도 하고 (공지가 마침 올라왔으니), 나중에 올리신다고 해도 글의 소재나 주제를 볼 때 문제될 글이 아니니 일단 참여하신 것으로 집계하겠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참여하시는 분들 입장도 고려해야하니 만약 수상권에 들어가시게 되면 우선순위에서 밀리실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8/04/03 07:55
제가 바로 그 5포 세대의 일원입니다.
대학 학벌보다 몇단계 떨어지는 직장에 다닙니다. 한바퀴 돌고 다 떨어진 후긴 했지만, 집안 사정상 급하게 취직하려다 이렇게 됐죠. 돈은 박봉인데 교대근무라 주말도 없고 항상 피곤하고... 학벌에 걸맞는 좋은 직장에서 돈 많이 받고 다니는 친구들(좋은 차 뽑고, 혼자 살지만 아파트 살고 등등)의 무심한 한마디에 피가 거꾸로 돌 때도 많습니다. 그냥 저는 여자도 결혼도 포기하고 소소하게 지르는 기쁨으로 삽니다. 살아있으니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겠죠.
18/04/03 08:14
한국사회에서 생각하는 인간답게의 기준이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살자들을 [이해한다]라는 스탠스는 더더욱 잘못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분위기가 자살률 세계최상위권을 만드는데 일조하는거죠.
18/04/03 08:38
좋은 글입니다. 아랫 글과 함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는 글이네요.
누가 잘못인가? 누가 잘못하지 않았나? 이게 잘잘못을 따질 일인가? 가만히 수긍하고 있어야 하나? 뭔가 항의해야 하나? 내 탓으로 돌리고 모범생을 지향하며 살아야 하나? 바라면 되기는 하나? 바라지 말아야 하나? 잘 모르겠습니다.
18/04/03 10:39
숨막히는 경주에 자신이 없어 뒤쳐지려고 해도 동류 집단에서 그 포기를 용납하지 않죠. 그 집단에서 인정하는 좋은 직장에 가는 비율은 많아봐야 20%인데, 그 안에 들지 못하는 80%의 사람을 나태와 열등으로 도장찍고 비웃습니다. 가정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육아를 포기한다면 혼자 여유롭게 생활할 방법은 많지만, 부모의 뜻을 거스르고 그것을 쉽사리 선택할 수가 없어요.
그 수많은 기대를 모조리 무시하고 홀로 마이웨이를 갈 수 있는 대범한 사람에게는 하찮은 이유이겠지만, 저 같은 사람은 그 익숙한 사회에서 축출당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기대는 강제가 되고, 강제하는 수준을 채우지 못하면 노심초사하게 되죠. 당장 내일 먹을 밥이 없어서 비관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대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함에 비관하게 됩니다. 포기하면 편하겠지만, 쉬이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18/04/03 11:01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몰이해는 피차가 마찬가지입니다. 남녀가 그렇고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가 그렇지요.
“부모님 세대는 왜 그렇게 사셨는지 모르겠어” 와, “그런 아이가 왜 죽었는지 모르겠어” 사이에 어느 한 쪽만 분노에 주먹을 쥐어야 할 악함이 있다고 단정할 수 있을지... 저는 자신이 없네요. 실제로 한국에서 자살률이 제일 높은 세대는 청년층이 아닌 노년층이기도 하고요. 누구든 한쪽은 먼저 이해하려는 시도를 해야한다면 그게 우리 쪽이 되는 것도 한 번 생각해볼 만 하지 않을까요...
18/04/03 11:34
요즘 사람들은 왜 이렇게 끈기가 없냐며 일갈하는 시니어들과, 자살하는 사람들은 보편적으로세대만 같지, 완전히 다른 삶을 살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20대 중에서도 일베도 있고 메갈도 있는 반면 인스타그램 하는 인싸도 있는 만큼 사람들의 인생은 다 다르죠.
18/04/03 17:13
개인적 감상은, “그런 아이가 왜 죽었을까”가 고인의 깊은 절망에 대한 이해의 부족일 수는 있어도 폭력이라고까지는 느껴지지 않기도 합니다...
수많은 먼 죽음들에 대해 우리가 드물지 않게 보이는 반응이잖아요.
18/04/03 22:28
글쓰기 이벤트에 응모한 글이라 감상 글에 직접 댓글을 쓰진 않으려 했는데,
한참 고민하다가 여기에만 적습니다. 댓글을 달지는 않았지만 평을 남겨주신 다른 분들께도 다 감사한 마음이에요. ipa 말씀이 옳습니다. 남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하기보다는 먼저 제가 아버지를 이해하려고 해야겠지요. 저 말씀이 제 가슴에서 응어리지긴 했지만, 아버지께 어떤 억하심정이 있다든가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사이좋아요 :) 말보다는 마음을 이해해야 하는데, 부모 자식 간에도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 당시에도 아버지 말씀에 화가 나면서도, 그런 의도가 아님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혹여 윗세대를 탓하는 글처럼 보였다면, 제가 글을 잘못 쓴 탓입니다. 바로 윗분이 댓글에서 울분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제대로 보신 듯합니다. 시간을 조금 더 두고, 울분을 조금 더 빼고, 공부를 조금 더 하고 썼어야 할 글 같아요. 좋은 글감이었는데, 제 울분이 글감을 망치지는 않았나 걱정입니다. 제 울분은, 이 글에 들어갈 필요가 없는 재료였어요. 언젠가는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18/04/03 21:23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이에요. 그 작가의 호불호를 떠나 감정의 전개가 나비처럼 마음의 와닿아 오랫만에 댓글 남깁니다..
가까운 이의 죽음은 많은 걸 남긴다고 하던데 부디 화자님의 인생에 있어 아픔보다는 성숙함이 되기를 주제넘지만 빌어봅니다..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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