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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03 01:33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게되면 얻는 것 중에 가장 큰 것은 자기 위안인 것 같아요.
제가 한창 외로웠을 때, 봉사를 함으로써 '난 사회에 필요한 인간이야, 이게 내 존재의 이유야' 하면서 자기자신을 만족시키고 소속감을 느끼고 위로를 받았죠.
18/04/03 01:42
봉사활동이란게 동기의 종류와 심도(?)가 참 다양하다는걸 느낍니다.
대상에 자신을 투영하는 사람도 있고, 행위의 만족감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 봉사활동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동기가 되는 사람,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등 다양하더라고요. 새로운 봉사자의 모집에 있어서 친목관계를 통한 엮어올리기(;;)가 제가 본 것 중에서는 가장 흔했고, 재능기부 형태의 봉사자는 양상이 다양했습니다. 대체로는 자기자신에게 만족감을 주려는 경우가 많아서 따로 끌고오지 않아도 잘 엮이더라고요. 느슨한 봉사활동은. 루틴한 수준의 봉사활동은 또 다르겠죠.. 그건 안해봐서 모르겠습니다;;
18/04/03 02:17
앗 마지막은요 그냥 주변사람들한테 두 번은 말고 한 번만 권유해보시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항상 뭔가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는데 언어 문제도 뭔가 겁이 나고 그래서 그냥 소심하게 생각만 매일 하고 있습니다... 누가 주변에서 등만 살짝 밀어주면 좋을 것 같은데요 크크 정말로 할 사람은 한 번만 말해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일 거라고 생각해요.
18/04/03 02:32
Pgr지역장 Orbef님..흐흐
저는 보수주의자이며 개인주의자로,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져야 하며 남을 도와줄 의무는 디폴트값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즉 제 머리는 제게 현실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봉사를 시키진 않습니다. 그럴 이유는 없거든요. 하지만 디폴트값이 아닌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0이 아닌 +이고, 훌륭한 사람이자 우월한 사람이지요. 0이면 존중받아야할 기본값입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보통보다 나은 '우월한 인격'이길 바랍니다. 그래서 저의 경우 봉사에서 오는 감정적 기쁨의 가장 큰 원천은 저 자신이며, 그 근본은 우월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 자기수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잘남을 확인한다'는 밖에서 이야기하긴 좀 우스운 이유가 되겠지요. 2차적으로는 봉사대상에서 받는 감사가 즐겁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감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분좋은 일이죠. 대상이 적대적일 때는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지만, 개체가 아니라 시스템을 지원한다는 자기만족 혹은 정신승리로 무감각을 유지합니다. 저는 반대로 같이 봉사하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즐거움은 그다지 없습니다. 그 분들은 저보다 우월한 인격자이신 경우가 많으니까요. 크크크 그리고 2.에서 말씀하신것처럼, 저도 일하는 사람과 입을 놀리는 사람의 교집합이 적다고 생각하며, 입만 움직이는 사람들을 경멸합니다. 그런데 저는 훈수두는 것도 좋아하죠..그렇다면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기 위해, 저는 입을 놀리기 전에 손을 움직일 필요가 있는 겁니다. ;)
18/04/03 03:02
뭐 저도 현대 사회가 누군가의 악의로 인해 근본적으로 크게 잘못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자기 앞길은 자기가 책임져야한다는 것도 동의하고요. 그런 의미에서는 저도 보수주의자이자 개인주의자이긴 한데, 그런 원칙을 적용하기 힘든 정말 운 없는 사람들도 (특히 아이들) 참 많은 것 같긴 해요.
2 번 관련해서는 봉사해본 분들이라면 대부분 동의하실 것 같아요. 입만 산 사람들 정말 싫죠....
18/04/03 05:00
인생이 더 나빠지지 않는달까
돈을 모아야 인생이 나아진다는건 삼척동자도 아니까요 하지만 인생이 나아지면 망할수도 있다는거죠 도박에서 말하는 깻평같은거랄까
18/04/03 05:10
그게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위한 것이 되었든 아니면 사회 전반을 위한 것이 되었든 일개 개인이 본인의 이해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대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씀으로써 순순히 보람, 기쁨, 만족감, 행복 등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훌륭하고 위대한 개인임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이를 두고 봉사와 희생이라고 이야기하며 사회적으로는 칭찬과 존경을 받을 만한 일이죠. 어찌되었든 이 역시 결과적으로는 본인의 행복감을 위해 하는 일이 아니냐고 묻는 이도 있겠지만 개인의 이해에 부합하여 직접적으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수많은 일을 제쳐두고 일반적으로 고단하다고 인식되는 과정을 굳이 거쳐가며 행복을 느끼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그 가치는 위대하고 존중받을만하다 생각합니다. 또한 그 동기가 어찌되었든 결국 서로가 서로를 위하며 사는 사회가 개인이 개인의 이해를 위해서만 사는 사회보다는 더욱 아름답고 발전된 사회일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지향해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하고요.
18/04/03 05:31
MSF 는 진짜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봉사하는 분들도 훌륭한 분들이 많지만, MSF 는 난이도가 정말 높죠... 그 양반들은 거의 인간이 아닌 수준입니다 ㅠ.ㅠ
18/04/03 05:50
제가 해봤는데 저도 아무런 만족이 안느껴지더군요. 일요일도 일을 해야한다니!!
한동안 하다가 돈만 냅니다.. 존경합니다. Orbef님.. 만족이 있는 사람은 만족감이란 보상이 있지만 보상없는 사람이 봉사하는게 더 대단한거죠
18/04/03 07:29
주변에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이 없어서 혼자 봉사활동하러가기 꺼려지더라구요. 주변에 아는 곳도없구..
혹시 봉사에 혼자 입문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대단하시네요 존경합니다!
18/04/03 07:48
돌이켜보면 봉사활동을 하려는 강철의 의지가 있어서 시작한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라즈베리님처럼 마음 한 구석에 '해야할 것 같다' 라는 의무감이 약간 있는 상태로 살았고, 그러다가 이런저런 계기로 하나씩 했네요. 하나는 선배의 권유, 하나는 친구의 권유, 하나는 어린 아들놈한테 봉사 활동하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시작했고, 다른 하나는 또 다른 친구의 권유였네요. 아들과 시작한 경우가 님께서 말씀하시는 '혼자 입문하는 케이스'에 가장 가까울 것 같은데요, 별 거 없어요. 그냥 해당 단체에 '나 봉사 활동 하고 싶다. 어떻게 시작하면 되냐' 라고 이메일 보내면 대부분의 단체에서는 친절하게 답이 옵니다. 만약 친절한 답변이 오지 않는다면, '어차피 몇 달 하고 관둘 사람이겠지. 교육해주는 시간이 아깝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일 텐데, 두세 번 연락 보내면 결국은 답변이 옵니다요 :)
18/04/03 08:05
개인적인 동기로는 효용감?을 꼽겠습니다. 내 남는 힘을 필요한 일에 나눠쓴다는게 직관적으로 확실하니까요. 직장이라야 독하게말해 부자 돈 불려주고 그것도 잘 해준다기보다 조직에 퇴적된 관행더미를 보존하는 일이죠.
다만 역시 개인적으론 신념만 아니라 체질이 개인주의라 심적 의지의 대상이 되는게 두렵고.. 그래서 가급적 이를 피하는 봉사를 선호합니다만.. 봉사자들도 아무래도 그에 맞는 분들이라. 사람들이 그런 분위기여야 힘이 나겠지만 암튼 봉사도 적성이 있는게죠. 무교인데 현실적으로 특정종교에 자주 얽히는게 싫기도 하고.. 종교가 있었으면 지금보단 꽤 하고 살듯.
18/04/03 09:35
웹툰 미생에 어른인 척 하지 말고 어른스럽게 행동하라는 글귀가 나오죠.
저는 스스로 항상 어른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OrBef님의 글들을 읽어보면서 어른인 척 하고 있다고 살았다는 걸 확실히 알았습니다. 저는 머리가 시키든 가슴이 시키든 봉사활동 하는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자존감과 뚜렷한 목적이 없으면 지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글에서 말씀하신 2번 같은 사람이 되는 것 같고요. 여하간, 존경합니다. 아 그리고 봉사활동 중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PGR 운영위원이 아닌가 싶네요.
18/04/03 10:40
저는 장애인학교, 노인복지관, 지역아동센터에서 몆년간 봉사, 일해봤습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만족감이란 건 쉽게 사라지는것 같습니다. 오만함과 자기만족, 이 방법이 정말 맞나 하는 고뇌만 괴롭히지요. 제가 가장 괴로웠던 것은 노력에 비해 성과가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과 몆년간 일하고 떠나는 길에 선생님께 저는 나름 열심이었는데 아이들의 발전이 너무 없어서 힘들다고 했었는데 그분은 이 일은 성과를 보면 못한다고, 아이들은 성과가 안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이만이 아니라 절망하기 쉬운 아이들의 부모님까지 같이 도와드리고 함께해드리기 위해 일한다고 하셨습니다. 전 학부모님들을 계속 보면서도 제대로 생각해보지 못했어서 정말 충격이 됐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사람이 쓴 책에 '정직한 사람이라면 자기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그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를 소망하는 수밖에 없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마음으로 봉사던 공부던 하려고 노력합니다. 기독교인이라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나님께 맏기려고 합니다. 저는 한명이니 죽기 전까지 다른 한 사람만이라도 제대로 도울 수 있다면 나름 성공이 아닐까 해요. 그리고 사실 그런 마음이라면 여럿을 도울 수도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합니다. 봉사자는 위에도 말하셨지만 누구든 일단 도움을 청해보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기 이득이 없더라도 누군가를 돕기 위해 준비하고 기회만 주어지면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을겁니다. 음 교회같은 곳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힘내세요!
18/04/03 11:16
때론 머리가 시키는 일을 하는 게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보다 어렵지요. 훌륭한 생각을 하고 그대로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존경스럽습니다. 덕분에 스스로 또 한 번 돌아보게 됩니다.
18/04/03 19:48
저두 봉사활동으로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내가 사회에 필요한 존재이다'라는 생각을 가져본적이 있고, 헌옷을 수거하여 고아원(보육원)에 기부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보육원 아이들은 별루 좋아하지 않더군요. 좋은 새옷을 원하지 헌 옷은 고마워하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보육원 학생들을 무료과외 해주었고 보육원 식당에서 밥을 혼자서 먹은적이 있는데 그 곳 여중생, 여고생들 6~7명정도가 일부러 식당까지 와서 한 10분정도 제 눈치를 계속 보았습니다. 제가 별다른 반응이 없어서 그런지 그냥 가버리더군요. 밥먹으러 온게 아니더라구요. 식사시간도 지났을때 었습니다. (제가 잘생긴 얼굴이 아니라서 그냥 갔을수도 있습니다. ㅜㅜ) 그 때는 잘 몰랐지만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원조교제로 용돈을 벌려고 했던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목적(?)으로 보육원에 찾아오는 남자들이 실제로 있어서 여학생들이 그랬구나하는 생각이 드니 씁쓸해지더군요. 그래서 그뒤로는 의심받으면서까지 보육원에 못가겠더라구요. 나중에 결혼해서 부인이랑 같이 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8/04/03 21:29
봉사란 어떤걸까요. 그게 너무 어려워요.
저는 길고양이를 돕는 봉사활동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저도 일개 집사로 구체적인 활동성을 가진 캣맘님들이 부러워 시작하게 된 일인데요, 누군가에게 길고양이들이 혐오의 대상이라는걸 알게 된 다음부터 마음이 어려운건 어쩔 수 없네요.. 제게 고양씨들이 소중한 만큼 그분들에게도 <고양이가 없는 일상>이 소중할수 있다고 하니까요. 다른 개념일 수 있지만 봉사라는 큰틀에서 댓글 남기고 혹시 있을 수 있는 의견 기다려봅니다. 아직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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