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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0 21:32
본문에도 적었다시피 신파는 그 자체로 부정적인 말입니다. 신파가 좋다는 건 구린 게 좋다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신파 좋아요." 하지 마시고 "슬픈 거 좋아요." 라고 해주세요.
17/12/20 21:37
아뇨. 하도 신파 싫어요라는 글들이 많아서 그 반작용이구요. 신파가 어쩌니했던 부산행도 좋았고 신파가 어쩌니했던 영화들이 다들 볼만하더라구요.
17/12/20 21:47
<부산행>은 신파가 있긴 했지만, 그게 작품의 핵심도 아니었고 비중도 적었죠. 신파가 아닌 걸 신파로 몰아가는 건 반대하셔도 좋지만, 신파 그 자체는 나쁜 게 맞습니다. (본문에 정의한대로라면 말이죠)
17/12/20 21:31
원작을 보지 않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킬링타임용으로 선택해도 괜찮을까요?
원작과 비슷하게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짤평을 읽어보니 그 이하 같기도 하고 끌리지도 않고...어렵네요;;
17/12/20 21:44
평론가들 점수는 아마도 꽤 차이가 날거 같군요. 개인적으로 라스트 제다이랑 비견할만한 영화가 근래에...저스티스 리그말곤
있었나 싶군요. 아! 저스티스 리그한테 조금 미안하네요.
17/12/20 21:36
저도 원작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드라마를 살렸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이건 뭐 근본 없는 무협에 신파를 섞고 CG를 뿌린 범벅같기도 하고... 근데 또 못 먹을 정도는 아니고;;;
17/12/20 21:37
액션씬이나 경관 구상 및 cg는 볼만 합니다.
단점이 너무 크고 명확해서 그렇지 한국 판타지 액션 영화로는 괜찮습니다. 본문처럼 디테일이 약하고 눈물은 단 한방울도 나오지 않지만요. 저는 강철비, 신과함께, 1987 모두 각자 가진 장점이 있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중에서 베스트는 1987이었고요.
17/12/20 21:41
저는 액션이 별로였습니다. 본문에서 언급한 '때때로 CG가 어색했던' 대부분이 액션이었습니다. 특히 검을 쓰는 장면에서는 배우가 허공에 검을 휘두르는 게 티가 날 정도였으니까요. 강림차사의 드래곤볼 액션도 CG가 아쉬웠던 부분이고요. 대신 지옥도를 보여주는 장면은 괜찮았습니다.
17/12/20 21:47
아 그런가요? 크크. 저는 지옥도는 물론이고 하정우 액션들에서 나름 스릴을 느꼈거든요.
저한테 액션물이 아닌 베스트 '한국 판타지' 영화는 [가려진 시간]이에요. 이건 몇번씩 봐도 좋더군요.
17/12/20 21:40
짤평만 봐선 웹툰 원작 영화는 실패의 연속인건가 싶군요. 볼까 싶었던 영화였는데 신파라니, 하필이면 진짜 싫어하는건데...
17/12/20 21:42
슬픈 영화 하니까 저도 처음에 생각난게 '나, 다니엘 블레이크'였고, 다음으로 떠오른게 20여년전, '다잉 영'...이네요 ;; 그동안 인상적으로 본 슬픈 영화가 없었나봅니다.
17/12/20 21:43
제 개인적으로는 우려했던 대참사급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 인물인 진기한 빼고 뭘 어떻게 하냐 싶었는데, 보니까 뭐, 닦이라고 욕할 정도는 아니더라고요. 제 기준에서는 평작이기는 한데, 저와 함께 영화를 본 많은 50대 분들의 반응을 보니 타겟 설정을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현재 근무 중인 곳이 시골이라 관람객 연령층이 높은 편인데, 과장 안 하고 태반은 우시더라고요. 뭐랄까? 신파는 신파인데, 주 영화 관람층이 원하는 신파를 그대로 영화에 담아놓았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50대분들 사이에서의 입소문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꽤 흥행하지 않겠나, 그렇게 봅니다.
17/12/20 21:51
네 우려할 정도의 대참사는 아닙니다. 그리고 신파일지라도 아주 제대로 신파인지라... 신파 주제에 눈물 한 방울 못 뽑아내는 작품도 있으니까요. 펑펑 울게 만드는 건 확실히 성공했죠. 말씀대로 주 관람층이 원하는 신파를 제대로 본격적으로 담아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17/12/20 21:43
와 충달님 글을 거의 보는편인데 저와 다른 영화를 본듯한 평이시네요
저도 오늘 마눌님과 보고 왔는데 펑펑 욹ᆢ 한국 아니 세계시장에도 먹힐 판타지가 나왔다하고 감동 먹고 왔는데, 2편이 있다니 고맙게 생각하면서.. 충달님은 "신파" 한마디로 평을 끝내시네요. 뭔가 억울. 이제 개봉한 작품에 에고 너무 박합니다. cg좋고 스케일 좋고 인물들 스토리 시나리오 음악 와 다 좋았습니다 보실분들은 신파라고 깍여진 부산행보다 명작이니 강추 합니다.
17/12/20 21:49
<부산행>은 신파가 있긴 했지만, 핵심이 아니었고 비중도 적었죠. 이 작품은 중반까지의 내세 판타지로서는 디테일이 부족하고, 클라이막스(절정-결말 부분)는 모두 마지막 신파를 위해 짜여졌습니다. 핵심이 신파라고 평해도 이상할 게 없죠.
그래도 닦이급은 아니고, 신파를 보여준 김에 아주 제대로 보여준 느낌이라, 이게 관객층에 먹힐 것 같습니다.
17/12/20 21:57
저는 만화 신과 함께 1부 볼때 좀 많이 작위적이라고 느껴서요. 크크크 저는 그래서 사실 이 영화를 좀 기대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망자 이름을 진기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진기한이 안 나온대서 그 착한 아저씨가 안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그저께 김자홍이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아, 그 착한 아저씨는 김자홍이었지, 그럼 진기한은 누구지? 하고 보니까 변호사... 여튼 무한동력이나 짬이랑 비교하면 신과 함께의 정서는 저는 상당히 작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흐흐
17/12/20 22:01
그래도 영화 만큼은 아닐 겁니다... 영화는 정말 눈물을 위해 과도한 설정이 급작스럽게 들러붙는 모양새입니다. 이게 극 초반부터 드러났으면 황당함이 좀 덜할텐데 결말로 들어서면서 갑자기 튀어나왔어요;;;
17/12/20 22:07
충달님이 만화와 영화를 확실히 분리하고 평가하신거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안보러가야 할것 같기도 하네요 크크크크크크.
보통 제가 슬픈 이야기를 볼때 이건 작위적이다 판타지다라고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은 관객의 정서의 클라이막스와 극의 클라이막스를 억지로 맞추는 부분이거든요. 사람이 슬픈 이야기를 보면 어느 시점에서 뒷내용이 어느정도 예상이 되고, 그 흐름 자체가 너무나도 슬퍼서 정서적으로 최고점에 자연스럽게 도달하게 되는데, 신파극 같은 경우 자 여기서 이제 우시면 됩니다!!! 하고 장면을 정해주거든요. 7번방의 선물이라던가 저는 눈물이 많아서 그 장면에서 울긴 하는데 결국 그렇게 되고나면 아무래도 좀 몰입감이 떨어지더라구요. 뒷맛이 없달까... 물론 밑에서 예를 들었듯이 또 너무 잘 만들어서 몰입이 잘 되어도 그것도 문제입니다만 크크. 억지성이 만화를 구현하다보니 생긴게 아니라 만화에서 없던것이 생긴것이라면 문제가 좀 심각하군요 흐흐
17/12/20 21:44
어차피 1,2부 나눌거면 1부는 진기한, 김자홍 위주, 2부는 저승차사와 군인위주의 이야기로 했으면 될거 같은데 굳이 이렇게 만들었어야 했나 싶네요.
17/12/20 21:48
저는 잘 만든 슬픈 영화를 싫어합니다. 보고나면 기분이 별로 안 좋은데, 자꾸 생각나거든요
나, 다니엘 블레이크 밀리언 달러 베이비 이런 영화들 싫어합니다. 다행히 신과 함께는 안심하고 봐도 될 것 같군요. 신파극은 적어도 제게는 의미가 있는 장르입니다. 후련하게 보고 울고 털고 인상 깊은점이 없는 범작 졸작이니 영원히 생각날 일 없고, 김명민 나온 내 사랑 내 곁에를 보며 많이 울었는데, 그 영화 지금 떠올려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17/12/21 11:49
아 이런 이유로 신파를 보신다면 합리적이고 납득이 되네요.
거기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 같은 영화가 계속 마음에 남아서 슬프고 무거워진다는 말씀에도 공감...
17/12/20 21:51
원작 본 사람보다 안 본 사람이 더 많을테고 영화라는 시공간적인 제약이 있는걸 감안해야죠. 일단 원작 안 본 입장에서 단순히 영화를 보고 싶기는 하네요.
17/12/20 22:00
저도 신파를 싫어하는데... 신파라는것 자체가 결국 지루함? 인데
이러한 신파를 본 경험이 적거나 아니면 많이 봤더라도 별로 지루하다고 생각 안할수도 있는거라서.. 개인적으론 원작을 재밌게 봐서 보고 싶긴 하네요. (원작의 내용과 영화에서 구현한거랑 비교하는 경험이 좋습니다)
17/12/20 22:02
신파는 이런 비평 용어(인가?) 중에서는 비교적 딱 떨어지게 구분하기 쉬운 축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호불호는 말씀대로 갈릴 수 있지만, 평가는 갈리기 어려운, 아니 갈리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17/12/20 22:03
진기한이 빠지고 김자홍을 소방관으로 설정할때부터 뭔가 아닌듯 싶었는데...
신파라니요... TVN에서 그냥 드라마로 만들어주면 안될까요....
17/12/20 22:12
오늘 봤습니다. 진짜 최루탄 수준이 어마어마하더라구요.
분명 영화적 작품성이나 배우연기 모든 부분에서 올해 최고의 작품인 남한산성이겠지만 사람들은 신과함께를 선택할 것이라고 봅니다. 최소 600만 이상은 볼 듯 이 영화는 먹힙니다.
17/12/20 23:37
헉 그런 신파 아닙니다 와 이걸 어케 설명하나 부산행이 외국에서 호평받던 휴머니즘? 정도랄까
오히려 신파라 까일거면 드라마부분은 빼도 볼만한 작품이었네요
17/12/20 22:20
신파가 안 좋다라는 건 알겠는데
관객을 울리는 데 성공한 신파는 그 자체로 의미있는 신파입니다. 특히나 7번방으로 대표되는 개연성, 스토리 다 집어치우고 신파로만 가는 영화가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잘 먹힌다는 걸 감안하면 더더욱 이런 영화가 평론가하고 대중들의 판단이 가장 크게 날 영화죠.
17/12/20 22:28
그걸 선택하는 거야 관객의 몫이지만, 그렇다고 이걸 좋게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펑펑 울어서 좋았다."라고 말한다면 저는 뭐라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게 좋을 수도 있죠. 하지만 "펑펑 울게 만든 훌륭한 작품이다."라든가, "신파를 제대로 보여준 명작이다." 같은 소리는 걸고 넘어질 수밖에요. 일단 신파가 있으면 명작이 될 수가 없죠. 서사가 엉망이라는 말과 동의어니까요. 비유하자면 "설탕을 잔뜩 넣어서 맛있었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설탕을 잔뜩 넣어서 건강에 좋아."라는 말은 성립할 수 없는 셈입니다.
그리고 첨언에 적었다시피 신파가 없어도 눈물 펑펑 쏟게 만드는 명작도 분명 있습니다. 신파는 슬픔과 동의어가 아니에요. 슬픔의 부분집합일 뿐이죠. 진짜 의미있는 작품은 신파 없이 슬픈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17/12/20 22:38
현재 영화에서 등급을 나누어 보면, 흥행하는 좋은 영화>흥행하는 나쁜 영화>>>>>>>>망하는 좋은 영화>>>>>>>>>망하는 나쁜영화라고 봅니다.
특히나 한 편 찍는데 몇 억은 기본으로 나가는 마당에서 본전 못 뽑는 영화를 좋게 평가할려면 아카데미나 칸에 가서 상이라도 받아와야죠 제 의견을 말하면 이런 신파극은 라면이에요. 몸에 더럽게 안 좋구요. 많이 먹으면 병 나죠. 그 중엔 정말 더럽게 맛없는 것도 있죠. 하지만 잘 만든 라면은 맛은 있죠. 배도 적당히 부르구요. 그러면 결국 요리로서 가치가 있는 거죠 물론 몸에 좋은 것만 써도 맛있는 음식 만들 수 있고, 그런 음식가 가치 있고 의미있는 거지만 일단 많은 사람에게 맛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게 먼저죠. 그 뒤에 몸에 좋은 지, 안 좋은지를 따져야죠
17/12/20 22:52
음... 제 말은 비평적으로 의미를 둘 수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말씀대로 흥행을 생각하면 신파도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겠죠.
근데 흥행(맛있는 것)을 따지는 게 먼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산업이기도 하지만 예술이기도 하죠. 그리고 비평은 예술로서의 영화를 살펴봐야 합니다. 거기서 대중을 자극하는 지점을 찾아내어 풀어내는 것도 평론가의 역할이지만, 분명히 잘못된 것까지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17/12/20 23:03
제가 생각하는 비평의 가장 큰 요소는 모든 영화를 볼 수 없는 대중에게 무엇이 돈 아깝지 않을 영화인지를 찾게 도와주는 거죠
이 영화는 이런 점이 좋고, 이런 점은 나쁘니까 이런 타입의 관객에게 잘 먹힐 것이다. 그렇다면 흥행이 비평에 빠져는 안 되는 오히려 흥행성이야말로 가장 먼저 비평에 들어가야하는 요소가 아닐까 하네요 특히나 요즘처럼 평론가들의 생각과 대중의 생각이 차이가 바로바로 나타나는 세상이라면 말이죠. 돈을 받고 전문적으로 하는 비평하는 사람들의 평가가 점점 사람들이 그 영화를 택하는 이유에서 점점 멀어지고 입소문이라는 요소가 점점 더 많아지는 이유가 그것때문이라고 보니까요
17/12/20 23:20
지금 영화평론가라 불리는 사람 중에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에 흥행 여부를 염두에 두는 사람은 아예 없는 것 같은데요;;;
비평의 목적(이건 요소가 아니라 목적이죠)을 잘못 알고 계십니다. 비평은 '비디오 가이드'가 아닙니다. 비평은 작품의 예술성을 발견하고, 드러내고, 설명하며 동시에 비평 그 자체도 예술이 되어야 합니다. 숨겨진 명작을 발굴하기도 하지만, 이미 알려진 작품을 재해석 하여 작품을 새롭게 태어나게 만들기도 합니다. 즉, 단순한 '소개'가 아닙니다. 작품을 완전히 소화하고 다시 개워내어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생각보다 고되고, 빛 나기 힘들고, 그래서 의미있습니다. 현재 평론가들과 대중이 괴리되는 것은 흥행을 무시해서가 아닙니다. 과하게 추상적이거나, 서사만 바라보거나, 때로는 정신분석학처럼 구닥다리 개념에 얽매이기 때문입니다. 즉, 비평의 기준이 대중과 괴리된 것이지 그 기준에 흥행을 넣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닙니다. 그리고 영화의 흥행성을 알고 싶다면 포털 사이트의 유저 평점이나, 왓챠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흥행은 이렇게 통계적이고 결과적으로 접근할 일입니다. 흥행 여부를 예언한다고 하여 좋은 비평가가 되는 게 아닙니다. 그건 비평가의 역할이 아니에요. 제작자나 투자자의 역할이죠. 비평가는 영화의 예술성을 탐닉하고, 연구하고, 드러내어, 출간하는 일을 해야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17/12/20 23:35
사람들이 가장 비평을 찾아 볼때는 내가 볼 영화를 고를 때 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재미있는 영화를 고르기 위해, 비평을 보고, 평점을 보고, 왓챠를 보고, 리뷰를 보죠. 당장 마스터충달님의 글에 댓글만 봐도, 이 영화 봐야겠네요, 이 영화 안 봐야 겠네요 라는 댓글이 많이 보이죠.
17/12/21 00:18
비평이 비디오 가이드가 아니라는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다.
저는 영화도 좋아하고, 영화에 대한 글도 좋아해서 감상문은 물론 전문적인 비평도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는 반드시 영화를 보고 나서 이틀 쯤 후에야 글을 찾아 읽어요. 그동안 제 생각도 정리하고, 그제서야 다른 글을 보면서 서로의 생각을 비교해보는게 영화감상의 또다른 재미인 것 같아요. 어차피 어떤 영화를 볼지 안볼지는 이미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정해져있고, 비평은 영화를 보고 난 이후의 애프터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17/12/20 23:44
비평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독자의 몫이죠. 평론가가 그걸 목적으로 삼아 글을 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저도 "봐야겠네요. 말아야겠네요." 이런 댓글 보다 제 비평에 대한 의견을 더 좋아합니다. 특히, 근거가 있는 논리 정연한 반론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져요. 그런 댓글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비평이 되니까요.
그리고 비평이 아니라 소개를 목적으로 두는 글이나 영상도 존재합니다. <출발, 비디오 여행> 같은 프로는 비평이 아니라 소개가 목적이죠. 평론가들이 소개글을 쓰기도 합니다. 그치만 소개글과 비평은 분명히 다릅니다. 그리고 흥행은 결과적인 겁니다. 비평가들도 오락성은 평가합니다. 얼마나 유머가 녹아있나, 액션의 비중은 적당한가, 지루함을 유발하지는 않나. 그러나 이 또한 작품만을 평가할 뿐이지, 흥행을 예언하기 위한 게 아닙니다.
17/12/20 23:14
글쎄요. 7번방의 선물을 재미있게 본 관객이 많다고 하더라도 정작 그 관객들에게 완성도 높은 훌륭한 영화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할 사람이 많을겁니다.
17/12/20 23:24
완성도 높은 휼륭한 영화와 사람들이 돈을 내는 영화가 다를 수 있다는 게 현 제 입장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택하지 않는 완성도 높은 휼륭한 영화는 사람들이 택한 완성도 낮은 영화보다 안 좋다는 거죠 모두가 무언가 엄청난 기대를 하고 영화를 보러가지 않죠. 그저 애인이랑, 가족이랑 같이 가서 아니면 혼자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면 그걸로 만족하죠
17/12/20 23:58
당연히 영화의 완성도와 흥행도는 꼭 비례하지 않죠. 이걸 부정하는 사람이 있던가요.
좋다 나쁘다를 단지 관객 숫자로만 평가한다면 그렇겠죠. 하지만 영화는 관객의 숫자로만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예술 장르가 아니거든요(평가의 일부일 수는 있죠). 신문 중에 조선일보 판매부수가 가장 많다고 가장 좋은 신문이 아니듯이요.
17/12/21 01:06
다르긴 하죠. 명작과 인기작은 다르고.
근데 흠..비평가는 기본적으로 명작인지 아닌지를 다룹니다. 요리를 두자면 비평가는 이 요리의 맛, 완성도만을 평가하고 나머지, 간편성이나 수지타산, 사업성 같은 것은 비평가가 주로 논하는 영역이 아니죠. 그리고 관객 숫자로 영화를 평가하기 더더욱 그런게, '기생수'는 수익내는데 참패한 애니고 '블리치'는 성공했는데 블리치>기생수 라는 공식에 저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아니면 7번방>남한산성 이라든지.
17/12/20 22:21
원작의 매력은 한국의 전통적인 내세관의 세계관 안에서 아주 현대적인 법정 영화 같은 스토리로 풀어가는데 있다고 봤는데
영화는 한국의 전통적인 내세관을 SF적인 미장센으로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액션활극으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스토리 플롯은 신파죠. 결론은 돈입니다. 지옥을 SF적 미장센으로 보여주는 것도 진기한을 없애 법정영화로 만들어야 할 원작을 액션으로 만든 것도, 메인 스토리를 신파로 만든 것도 다 돈 때문입니다. 물론 돈을 목적으로 영화를 만든 것도 나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미장센이 어쩌고 신파고 어쩌고 하는 것도 자기 돈들여 영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 돈을 못벌 것 같이 만들어다는게 문제죠.
17/12/20 22:32
전 흥행은 모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신파가 잘 먹히는데다가, 이 영화는 작정하고 만든 본격 신파라서요. 제 감상은 흥행하면 안 될 작품이긴 한데, 또 모릅니다. 흥행할지도;;
전 <남한산성> 진짜 흥행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망하더라고요. 크크크.
17/12/20 22:39
신파는 힘이 강하고 잘 먹히기도 하지만 여러가지인데 차태현의 이번 역할은 묘하게 예전 작인 헬로우 고스트가 생각납니다.
이 영화의 기본 플롯은 헬로우고스트하고 똑같습니다. 막판 신파 폭격을 위해 7지옥의 모든 에피들이 마지막 헬로우고스트 같이 막판 신파 폭격을 위해 초반부터 꾸준에 원기옥 모으는 건데.... (누설인가...) 영화 자체는 SF 액션 활극이라 모은 원기옥들이 중간에 좀 흩어지는 것도 있고, 그 신파들을 모아봐야 7번방의 선물 같은 초폭탄급 최루 신파도 아니고, 뭔가 막판 폭발력이 애매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남자 치고 눈물이 많은 편이라 제대로 된 신파보면 눈이 부어 영화 끝나고 몇 분을 못일어나는 유형인데, 신(파)와 함께는 확실히 약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덕춘이는 귀엽습니다.
17/12/20 22:45
그렇게 말씀하시니 신파 치고는 기를 덜 모은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저는 <신과함께>의 신파는 <수상한 그녀>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신파만 바라보고 달려가기 보다는 중간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흘리는데 막판에 설정이 덧씌워지면서 신파를 터뜨리거든요. 저는 두 작품 모두 울면서 보고, 나와서 흉봤습니다. 크크크.
그리고 결론에 동의합니다.
17/12/20 22:54
?? 정 반대 아닌가요? 하나는 영웅주의고 다른 하나는 패배의 역사인데;;;
그리고 비록 소재가 패배의 역사일지라도 영화를 잘 만들었는걸요;;;
17/12/20 23:49
둘을 비교하는건 좀.. 고산자-대동여지도는 영화 자체도 별로인데다 역사왜곡에 잘못된 설을 그대로 차용해 논란이 있었지만 남한산성은 원작 소설을 그런대로 잘 표현해냈고 고증도 나쁘지 않았죠..
17/12/20 23:12
남한산성이 잘 찍고, 연출도 좋은편인건 알겠는데..
언쟁이 중심인 영화에서 대사빨이 그래서야 흥행이 어려운건 명약관화였다고 봅니다. 두시간 내내 '삶의로써의 죽음' '죽음으로서의 삶' 이딴 뜬구름 잡는 소리나 처절하게 외치고 있는 연기자들이 불쌍할 지경이었어요. 거기서 리얼리티가 싹 날아갔습니다. 애초에 청나라의 압도적인 모습을 통해 당시의 처절함과 절박함을 영화내내 끌고 가야되는데 그 압도적임을 잘 표현하면 '주전파 뭥미?'가 되는거고, 그게 안되면 '둘다 오바싸고 앉았네'꼴이 됩니다. 애초에 각본 구도가 잘못됐다고 밖에 생각이 안들어요. 이런 구도를 돌파하려면 주전파가 저럴수밖에 없는 현실정치상의 이유와 논리를 잘 써내려갔어야 합니다. (그래 봤자 군사적 이유는 못되고 정치적 이득을 위해 누가 죽든 항복불가를 외치는 모리배 수준을 벗어나긴 힘들꺼기 때문에 애초에 밸런스가 안맞습니다.) 근데 이러면 주전파(수정했습니다) 논리 쉴드치는데 런닝타임 소모해버리는 꼴이 되니 영화가 산으로 가겠죠. 제 생각엔 소재선택에서 이미 망한거였어요. 저야 런닝타임동안 연기, 연출 보는 맛으로 잘 즐겼지만, 오락요소가 별로없는데(액션씬이 군데군데 있긴 했었죠. 수정합니다), 설득력없는 대사가 두시간 내내 나오면 흥행은 바이바이 확정이라고 봅니다. 자본을 저렇게 빨아먹고도 이렇게 만들면 심히 곤란합니다.
17/12/20 23:25
저는 대사를 포함해서 연출과 미장센 등이 김훈의 필체를 담아냈다고 봤기에 무척 좋았습니다. 그리고 시대를 생각하면, 그런 대사가 이해도 가고요. 괜히 선비라는 말이 조선 후기에 이르러 부정적으로 쓰인 게 아니죠.
17/12/20 23:33
그래도 나름 조선 유학자들 사상체계안에서 현실논리가 돌아갔을텐데..영화상의 대사는 사상체계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부분도 없고, 그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계층에서 볼때도 뜬 구름잡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예송논쟁이 그렇게 별 생각없는 트집잡기 키배가 아니라 정통성에 관련된, 오늘날로 치면 대통령 선거 부정에 대한 시시비비였다는걸 아는 정도로도 이해가 안 가는 대사들이었습니다. 전 소재 듣고 나서, 저 난관을 어떻게 돌파했을까? 돌파했다면 미장센이랑 연출/연기로 다 덮었다는건데 그럼 세기의 영화감이다!하고 간건데 역시나였어요..ㅠ 사실 덮을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심소재가 언쟁이데 그걸 덮으면 밥한공기에 회한점으로 초밥 만들꼴이잖아요 크크..
17/12/21 01:20
혹시 조선 후기에 이르러 선비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쓰였다는 말의 근거를 여쭤봐도 좋을까요? 양반이나 유자라는 말의 부정적 용례는 전통 시대 기록에서도 여럿봤는데 '선비'에 부정적 어감을 담는 경우는 최근의 X선비 외에는 본 기억이 없어서요. 오히려
손원일이 한 '해군은 선비여야 한다'라는 표현에서 보듯 현 세대 이전엔 꽤 긍정적인 의미로 통한 것같고, 유학자를 까는 건 유학이 탄생한 고대 이래의 유구한 전통(?)이라 시작 시기를 조선 후기로 특정잡을 필요도 없고요.
17/12/21 01:26
봉산탈춤이나 허생전 같은 작품에서 그리 나오지 않았나요? (저도 잘 기억이...) 아니면 근현대 작품에서 선비를 무능하고 책만 보는 한량의 의미로 쓰기도 했고요. 이게 X선비라는 말 이전부터 안 좋은 의미로 쓴 기억은 있는데 정확한 출처를 대라면 명확히 기억나는 게 없네요 ㅠ,ㅠ
17/12/20 23:37
아... 제가 영화에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기대하신 것 같네요. 말씀하신 사상체계를 제대로 대사로 뽑아냈으면... 이건 진짜 역사에 남을 작품이 될 것 같은데, 그럼 대중성이 더 떨어질 것 같기도 하고요.
저는 소설의 영화화 측면에서 상당한 미학적 성과가 있었다고 봐서 굉장히 만족했었습니다. :)
17/12/20 23:40
아 맞습니다. 정말 소설을 영화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좋기도 했고 그래서 나쁘기도 했고..
전 뜬구름잡는 소리 못참는 성격인데 계속해서 더 빡쳤..아니 힘들었습니다. 저도 사실 재밌게 봤어요. 솔직히 화면빨 연기빨이 넘나 맛있었습니다.
17/12/20 22:28
글재주가 없어서 장황하게 풀어서 설명은 못하겠는데.. 일단 저는 상당히 재밌게 봤습니다 주위에 재밌었다고 추천도 많이했구요
원작하고는 많이 다르지만 나름대로 재밌었습니다 지옥 표현한 CG는 참 좋았었구요 배우분들 연기도 상당했습니다 보시다 보면 놀랄만한 까메오 분들도 많이 나오십니다 스토리는.. 뭐 이럴거면 진기한 나와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 영화 주인공이 덕춘이였나 싶기도 했지만 나쁘지는 않았구요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1,2편을 한번에 찍은걸로 아는데 2편을 너무 기대하게 만드는 쿠키가 있습니다 흐흐...
17/12/20 22:44
저는 그저 그랬습니다.
아니 무슨 영화 중간 부분부터 계속 옆쪽 좌석에 앉은 분이 훌쩍이시길래 감기신가 했는데, 끝날 때까지 눈물을 흘리더군요. 사실 1987>강철비>신과 함께 순으로 기대를 했던지라, 뭐 개인적으로 기대치에 딱 걸맞는 수준의 영화였습니다.
17/12/20 23:03
원작웹툰도 동양설화에 기반한 지옥 설정이 매력적이었고, 눈물샘 짜내기 스토리인 것은 사실이죠.
그걸 신파라고 부르느냐 아니냐는 관점의 차이일 것이고, 그 신파가 나쁜 것이라고 하는 것 역시 관점의 차이일 것입니다. 카타르시스가 뭐 별건가요. 영화 한편을 보고 마음껏 울고 기분이 좋아졌다면 그게 카타르시스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영화를 예술과 산업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관객은 만원 남짓의 돈을 내고 2시간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인데, 실컷 울고 싶은 사람이 신과함께를 보고 원없이 울었다면, 그 역시 좋은 것 아닐까요. 흥행하면 안될 영화라고 하는건... 글쎄요, 저는 그런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17/12/20 23:23
신파냐 아니냐는 관점의 차이지만, 신파가 나쁜 것은 (본문의 정의대로라면) 관점의 차이일 수 없습니다.
앞에도 댓글로 달았지만, "펑펑 울어서 좋았다."라고 말한다면 저는 걸고 넘어질 생각이 없습니다. 이건 걸고 넘어지는 놈이 웃긴 거죠. 울고 싶었고, 울어서 좋았다는데 그게 뭐 문제가 되겠습니까... 다만 그랬다고 '좋은 작품'이라 말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거죠. 흥행하면 안 될 영화라는 건 제 개인적인 생각 혹은 바람일 뿐입니다. 저는 이런 영화 보다는 <남한산성>이나 <덩케르크> 같은 영화가 더 흥행했으면 합니다만... 뭐 제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흥행 되고 안 되고가 결정나는 것도 아니고요;;
17/12/20 23:47
아까 본 기사로 400억 정도에 만들어서 1, 2편 1200만이 손익분기점이라고 하더군요.
1편 600만은 가능할것 같아요, 극장서 나오면서 10대 여자애들 반응이 중박은 칠듯 싶었네요 아줌씨들도 좋아했고..
17/12/20 23:23
아무튼 전 심야로 보고 오겠습니다 흐흐..충달님 점수가 저정도면 노골적인 눈물빼기 의도와 작위성만 참아내면 그럭저럭 볼만하다는건데
제 카드는 cgv6천원 할인이 되거든요..! 아깝지 않습니다 흐흐
17/12/20 23:26
네. 내용은 혹평 위주지만... 이게 칭찬할 꺼리가 없어서 그런거지 망작급은 아닙니다. 노골적인 눈물빼기, 작위적인 전개 같은 게 거슬리지 않는다면 충분히 볼만하실 겁니다. 뭐 저도 펑펑 울었는걸요.
17/12/21 00:02
본문과는 상관없지만 충달님 짤평 보고 강철비 기대하면서 봤는데 굉장히 재미있게 보고 왔습니다.
라스트 제다이 보고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되었네요.
17/12/21 11:18
강철비도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개연성이 쪼오끔 아쉽긴 한데 긴장감 넘치는 오락영화로서는 무리 없이 즐기실 수 있습니다.
17/12/21 00:25
오늘 보고 왔는데 충달님 평에 대체적으로 공감이 갑니다. 다만 저는 호와 불호 사이에선 조금 호에 가까운 수준(?) 정도였던 거 같습니다. 워낙 기대감을 낮추고 가서 그런가 뒷부분에 억지로 울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는 걸 알아서 딱히 거부감도 없었구요.
그런데 뭐 확실히 원작을 봐서 그런가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꽤나 있었습니다. 원작에서 다뤘던 소재도 충실히는 활용하지 못한 거 같아서 조금 아쉽기도 했구요. 연기 부분은 말씀하신 이정재/김동건의 연기는 좋았고, 주지훈은 나쁘진 않았는데 어째 자꾸 아수라에서 봤던 느낌이 떠올라서 잘 집중이 안 되는 그런 느낌이.... 이제 올해 볼 한국영화는 1987만 남았는데 강철비는 좋았고 신과함께는 그럭저럭이었으니.. 1987은 아주 좋았으면 좋겠군요...흐흐
17/12/21 00:37
망작은 아니고, 그렇다고 띵작도 아니고 호불호즈음 어딘가 애매하게 걸릴 범작인지라 딱히 호불호가 갈린다고 스타 워즈 처럼 평이 극단적으로 갈린다는 느낌은 아니네요. 흐흐.
17/12/21 00:31
강철비 스타워즈 신과함께 위대한쇼맨 다 봤는데 원작을 안봐서 그런지 저한테는 신과함께는 주변에 말리고 싶을정도로 최악이더라구요
제느낌은 중국식판타지신파영화였습니다
17/12/21 00:56
강철비 기대없이 봤다가 너무 재밋게보고 나왔습니다 브로맨스가 쪼끔 과하긴했는데 제기준으론 잘 빠진 영화였습니다b
스타워즈는 실망 마니했고 위대한 쇼맨은 스토리가 너무 단순 진부해서 아쉽긴한데 음악영화 좋아해서 ost만으로 기분 좋은 영화였습니다
17/12/21 01:04
군인 플롯빼고, 그냥 7가지 지옥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집중했으면 훨씬 좋았을듯..
원작에선 망자의 살을 뜯어먹는 악귀같은 물고기 한마리에도 다 스토리와 세계관이 얽혀있어서 흥미를 유발하는데, 영화에선 그냥 뜬금없이 등장해서 저승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냥 단순한 괴물 물고기로써 소비되고 사라지죠. 어.. 그리고 또.. 원작에선 저승의 현대화로(컴퓨터로 브리핑을 한다던지)잔재미를 많이 주는데, 영화에선 이런 장점을 거의 못살렸고.. 오히려 xxx중 한명이 xx가 되면 xxx에게 악역향을 끼친다는 전혀 납득이 안가는 설정만 추가되서.. 좀 별로였어요. 개연성이 없다거나 하는 수준이 아니라 나비효과로 묶기도 어려울만큼 서로 아무상관이 없는거 아닌가? 아무튼 서브플롯만 뺏으면 훨씬 좋았을꺼 같습니다. 딱히 군인이야기가 뺀다고해서 원작의 정체성을 해치는것도 아니고..
17/12/21 02:09
개인적으로 '신파란 나쁜것인가' 에 대한 견해 부터 저와는 차이가 나긴 하지만... 일단 말씀 주신 정의대로 한다고 하더라도 감동은 있었지만 좋은 영화는 아니다 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가 좋은가를 평할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 영화가 얼마나 전달하고 싶은 이미지와 목적에 충실했는가' 라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면 충분히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예술적 담론과 미학을 말하고자 하시는 것이라면 말씀하시는 바가 충분히 맞다고 생각하지만 예술이 목적이 아닌 상업영화를 평가할 때 무조건적으로 영화의 예술적인 부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가에 있어서는 저와는 조금 생각이 다른 것 같네요. 신과 함께라는 영화에 기대하는 바는 감독도 관객도 결국에는 감동 아닌가요? 그 목적에 필요 이상을 달성했다면 '신파'라는 단어만으로 별로인 영화 라고 평가절하 당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뭐 단순히 기준점의 차이 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요.
17/12/21 02:26
신파가 상업적으로 나쁜가? - 아니다. 상업적으로는 영리한 (혹은 영악한) 전략이라 볼 수 있다.
신파에 감동하는 관객이 나쁜가? - 대중이 개돼지라는 것과 동급의 헛소리이다. 신파가 서사 예술적으로 나쁜가? - 나쁘다. 따라서 신파극은 명작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비평가는 신파를 비판할 수밖에 없다. (왜 나쁜지는 본문에 적혀있습니다) 저는 이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짤평은 저래 보여도 비평이고요. 평론(critique)이라 불리기는 민망하지만, 리뷰(review)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감상문 수준은 넘어서고자 합니다.
17/12/21 02:35
신파가 서사 예술적으로 나쁜가 - 말씀하신 대로 개연성 없는 눈물극은 나쁠 수 있습니다.
예술적으로 부족한 영화는 비판해야 하는가 - 지향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비평의 기준도 달라야 한다. 라고 생각하는것이 저의 입장입니다. 뭔가 윗 댓글은 좀 두서없이 쓴 느낌이긴 하네요. 뭐 충달님이 틀렸다 이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결국엔 관점의 차이일 뿐이니까요. 그리고 충달님 짤평은 매번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절대 평가 절하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ㅠㅠ 혹시나 그렇게 비춰질 여지가 있다면 의도한 부분이 아니니 너무 개의치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17/12/21 02:52
비평가는 예술로서의 영화를 지향하지 산업으로서의 영화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관객으로서의 감상문이나, 관객을 위한 소개글이라면 신파를 옹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비평"을 한다면, 작품을 예술로서 대해야 하고, 그렇다면 신파는 비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허파에 예술뽕이 찼을 때는 상업과 예술을 다른 차원의 것으로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크나이트>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상업 영화도 충분히 예술적일 수 있었습니다. 되레 지향점이 다르다고 별개 취급하는 게 영화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산업은 점점 거대 자본 산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거대 자본이 들어간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를 구분한다면, 우리는 <매드 맥스>라든가, <라이프 오브 파이>, <블레이드 러너 2049> 같은 작품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마블 시리즈처럼 새로운 대중 서사시의 등장을 평가 절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작품을 예술성을 추구하는 비평가의 시선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선 속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작품을 저는 매년 수 편 이상 꾸준히 보고 있습니다.
17/12/21 03:28
비평가가 예술로서의 영화만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비평가는 대중을 상대로 이 영화의 가치가 무엇인지. 어떤 부분이 장점이고 어떤부분이 부족한지 공감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이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에게는 영화의 짜임새있는 스토리와 예술성이 영화의 최우선 가치일 것이고, 어떤 이에게는 화려한 씬과 액션이, 어떤 이에게는 감동과 눈물, 카타르시스가 그것이겠죠.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어떤 영화를 그 기준에 맞지 않기 떄문에 별로인 영화라고 규정하는것은 조금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이 내린 영화에 대한 평가를 대중이 얼마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무조건 이 영화는 예술적이지 않으니 안돼! 라는것은 제가 생각하는 비평가의 역할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말씀하신 다크나이트, 매드맥스 같은 영화들이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명작이라는 것에는 절대 부정할 수 없겠지만 그것은 그 영화들이 대단한 것이지 그 작품들과 조금 다른 곳을 바라보는 작품들이 못난 영화인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17/12/21 03:59
네!! 저도 비평가는 대중에게 영화의 어떤 점이 좋은지 설명하는 '마담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각은 제가 여러 글에서 꾸준히 밝혀온 바이가도 하고요. 근데 여기서 좋은 점이란 예술적, 미학적 가치를 말합니다. 화려한 액션, 감동과 눈물, 카타르시스.... 왜 이런 것들이 예술적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심지어 폭력, 관음, 에로에도 예술적 가치가 있습니다.
"무조건 이 영화는 예술적이지 않으니 안 돼!" 이 문장도 모자랍니다. "모든 영화는 예술적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만 그 예술적이라는 범위가 주8일휴가희망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좁지 않습니다. 무한히 넓습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예술적 가치를 들고 나오는 작품도 개봉할 겁니다. 예술의 범위가 법전마냥 정해져 있다면 비평가가 왜 필요하겠습니까. 예술은 무한히 확장할 수 있고, 그래서 비평가는 남들이 지나치는 것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대중에게 설명하는 마담뚜가 될 수 있습니다. 근데 신파는 아무리 생각해도 예술적 가치를 부여할 수가 없단 말입니다. 신파는 억지 눈물을 짜냅니다. 이를 위해 작위적인 전개, 과장된 비극이 등장합니다. 한마디로 서사적 완성도를 포기한 셈입니다. 그런데 서사적 완성도가 무너졌다고 영화가 졸작이 되는 건 아닙니다. 저는 여러번 영화에 있어 개연성이 최우선 가치가 아님을 이야기했습니다. 서사적 완성도 대신에 다른 무엇을 얻으면 됩니다. 그게 영상미이든, 메시지이든, 포스트모더니즘적 해체든 상관 없습니다. 근데 신파는 서사적 완성도를 포기한 대신에 슬픈 이야기를 얻습니다. 서사적 완성도를 버리고, 서사적 장치를 얻는다? 이게 말입니까 방구입니까... 그러니 신파는 용납이 안 되는 겁니다. 제발 예술 영화와 상업 영화가 다른 곳을 지향한다고 생각지 마세요. 둘 다 재밌고, 감동적인 영화를 지향할 뿐입니다. 상업 영화는 돈이 목적이니 좀 모자라도 된다고 여기지 마세요. 이건 그냥 상업 영화를 장애 취급하는 겁니다. 모욕하는 겁니다. 모든 영화는 예술적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근데 그 예술적이라는 가치가 꼭 고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액션이 예술이 될 수도 있고, 코미디가 예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둘을 결합한 성룡은 레전드가 되었습니다. 예술은 광대하고 또한 관대합니다. 만약 주8일휴가희망님이 신파에서 예술적 가치를 찾아 논리적으로 서술하신다면 신파도 예술이 될 겁니다. 신파라고 까이는 게 억울하다면 차라리 신파를 예술로 끌어올리세요. 그게 아니라면 신파는 영원히 까일 뿐입니다.
17/12/21 04:15
아뇨아뇨 예술 영화와 상업영화가 다른곳을 지향한다 라는 이야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구요. 제가 말한 지향점이라는 것은 감독이 영상으로 관객에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행위. 즉 감독의 의도, 지향점을 말하는 것이지 상업영화의 지향점은 여기 예술영화의 지향점은 여기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영화라는 매체는 예술적이다 아니다 만으로 논하기에는 정말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매체 아닌가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영화가 개연성이 부족하고 예술적 지향점이 안보이기 때문에 명작이 될 수는 없다 라는 말은 참이 될 수 있지만 명작이 될수 없다 라고 해서 잘못된 영화다 라고 흘러가는 것은 조금 아쉬운 결론이 아닌가 싶은 생각때문에 댓글을 적게 된 것이구요. 애초에 저는 영화가 예술적이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만의 가치가 있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충달님께서는 좋은 영화는 예술적이여야 한다 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생각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애초에 예술은 이런것이다 저런것이다 규정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말씀에는 크게 공감합니다. 좀 더 제 의도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찾기가 쉽지 않네요. 어쨌든 글 너무 재미있게 잘 보고 있고 생각지도 못하게 진지하게 답변해 주셔서 많은것을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17/12/21 04:31
음... 이게 답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점수를 보면 제가 이 영화를 망작취급하는 정도는 아니라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비록 신파가 등장한다고는 하나 영화적, 예술적 가치가 전무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설화를 영상화했다는 점만으로도 가치가 있겠죠. 이것은 충분히 예술적 가치라고 봅니다. 이걸 점수화하는 게 웃기는 일이지만, 어쨌든 이것만으로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려웠네요. 저는 이런 식으로 모든 가치를 예술로 승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예술적이지 않다면 무슨 가치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예술적이지 않아도 그만의 가치가 있다고 하셨는데 어쩌면 그 가치 또한 예술이지 않을까 하는 게 제가 드리고픈 이야기입니다.
17/12/21 04:41
네 제가 영화의 예술성이라고 말한 부분과는 조금 의미적 용법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저도 한때는 영화와 시나리오를 배웠던 사람이고 지금도 조금 다른 곳에서 나마 글을 쓰는 입장이다 보니 조심스럽게.의견을
말씀드린다는 것이 본의아니게 충달님 글에 태클을 건 것 처럼 되어버렸네요. 그래도 덕분에 새롭게 배워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항상 멋진 평론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17/12/21 04:52
태클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덕분에 저도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비판의 자세에 관하여 한 수 배워갑니다. 늦은 밤 충실한 필답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17/12/21 07:33
흥행한 영화가 좋은 영화라니......그 영화 내용 다 알고 영화보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돈 내고 들어가서 영화를 보고나서야 망/흥을 개인적으로 결정하는 건데, 그런 것들이 겹쳐서 많이 팔린 영화를 좋은 영화의 기준으로 편입해야한다는 말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네요.
17/12/21 09:10
예고편 보자마자 망작이라 예상했는데 역시나네요.
사실 강철비도 액션신빼고는 기대이하였다는..러닝타임이 쓸데없이 너무길었죠. 30분만 단축시켜서 액기스 뽑았으면 훨씬 좋았을듯 신과함께는 여자친구랑 영화관에서 볼일은 없겠네요. 하정우 광팬이라 집에서 봐야겠군요.. 그래도 1987은 재밌어보여서 다행
17/12/21 09:28
어제 봤습니다. 스타워즈 파와 신과함께 파로 나뉘어 관람했는데, 신과함께 파가 이긴 느낌이었네요 하하. 신(과함께)파라 그런가 봅니다. 하하하. 아니 왜 안 웃어요? 네?
17/12/21 09:36
이래도 안 울어? 라는 연출자의 의도가 보이면 신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나오겠죠. 먹히니까..
17/12/21 11:55
신파가 아니었는데 남한산성을 보며 많이 슬펐습니다.
근데 잘보고 아내랑 참 좋은 영화 봤다 했는데 몇일 뒤 흥행 폭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더 슬펐습니다. 글은 신과 함께 짤평인데 남한산성이 생각나네요. ㅠㅠ
17/12/21 12:13
관객 없는 영화는 예컨대 표를 못받는 정치인 같은 겁니다.
표를 많이 받았다고 해서 유능하고 뛰어난 사람도 아니고 표를 못받았다고 해서 무가치한 정치인도 아니죠. 그가 추구하는 이상과 그가 전달한 메시지는 탁월할수 있습니다. 다만 정치인이 표를 못받으면 할수 있는게 딱히 많지가 않죠. 영화는 영화산업의 상품이고 종사자들이 있기에 일단 흥행이 안되면 많은 사람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표를 못받지만 훌륭한 정치인과 좀 구리더라도 표를 많이 받는 정치인은 언제나 논쟁거리이죠. 굳이 한쪽을 택한다면... 저는 그래도 표를 많이 받는쪽이 더 나은 정치인이다 싶습니다.
17/12/21 12:23
흥행은 결과적인 겁니다. 영화가 좋고 나쁨은 영화를 보고 판단해야지 석달 뒤에 스크린에서 내리고 흥행추이를 보고 판단할 겁니까?
선거는 반대죠. 선거는 결과가 아니라 시작입니다. 정치인은 선거로 뽑힌 뒤에 어떤 행보를 보여주느냐로 판단해야죠. 지지난 대선에서 표를 더 받은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낫겠네요? 각각 따로 두어도 말도 안 되는 소리인데 이걸 또 하나로 합치는 기적의 논리를 보여주시네요;;;
17/12/21 18:51
기적의 논리 어쩌고 하시는거 보니 너무 흥분하신것 같네요... 그렇게 상스럽게 표현하실 필요 있나요?
저는 표를 못받았다고 해도 무가치한 정치인이 아니라고 했잖습니까. 확고한 우열이 있다기 보다는 논쟁의 대상이다, 그러나 굳이 하나를 택해야겠다면 내 생각은 표를 받는쪽인것 같다. 였고요, 선거를 비유로 든건 유사성이 있는 사례로 좀더 생각의 숨통을 틔워보자는 것이지 100% 똑같아서 가지고온게 아니잖아요. 저는 한쪽을 무가치하듯 깔아뭉개면서 말한적이 없는데 제쪽을 깔아뭉개시네요. 그리고 말씀하신것도 너무 단순한게... 선거또한 결과적인 면이 있죠. 얼마나 그 정치인이 잘해왔고 리더십을 보였고 하는 성적표를 받아드는거 아닙니까. 좀 유연하게 유사성을 받아들여 주세요.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낫다는게 아니라, 박근혜같은 사람을 택하는 대중의 속성도 이해해야 하는것이 선거고 영화 박스오피스라는 것입니다. 평론가의 입장에서 영화의 질적 우수성을 평가하는 것도 중요한 면이지만 영화는 대중문화이고 산업인 이상 결과로서 기여하기도 하는거고, 제가 정치인의 선거에 비교한 것은 흥행한 영화는 결국 많은 사람을 먹여살리고 한국영화 산업을 부흥시키고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긍정적 선순환을 일으키기 때문이어서 '보다 많은 일을 할수있다' 라고 표현한것이고요. 또한 기본적으로 내가 만족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드는것이 영화이므로 관객의 숫자는 그다지 쉽게 무시할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7/12/21 19:38
쓰면서 상스럽다고 생각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그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뜻을 적고 싶었습니다.
100% 똑같아서 가져온 게 아니라 하시는데 제가 느끼기엔 싱크로율이 대략 2% 정도로 맞지 않는 비유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염력 천만님의 말씀을 깔아뭉갠게 아니라 그 논리의 허술함을 지적한 것이지요. 저 남을 깔아뭉게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 비꼬는 말도 없었고, 욕을 쓰지도 않았어요;;; 일단 선거와의 비유는 그냥 차치하도록 하죠. 뭐 이 비유가 맞냐 아니냐 논해봤자 별 의미는 없으니까요. 그냥 영화만 생각해봅시다. 영화를 평가할 때 흥행을 염두에 두는 것은 앞서 적어드린대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굉장히 맘에 들었는데 관객수가 처참하면 "음... 내 생각보다는 별로인가보다. 별점 반개 깍자." 이러실 건가요? 반대라면 "음... 반개 추가!" 해야 할까요? 이런 행동은 비평에 있어 최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체성이 없으니까요. 영화가 좋으면 왜 좋은지, 싫으면 왜 싫은지, 바로 이 주관적 감상을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게 비평입니다. 근데 논리와 객관성 이전에 더 중요한 게 바로 주체성입니다. 영화가 좋은지, 싫은지 자기 주관대로 판단하는 게 먼저입니다. 설명은 그 다음이에요. 흥행 정도나 혹은 다른 평론가의 점수에 따라 감상이 달라지면 안 됩니다. 물론 평론가는 문화 현상을 분석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흥행하는 작품이 대중의 어떤 지점을 자극했는지 분석하는 글을 쓰기도 합니다. 근데 이건 흥행이라는 현상을 분석한 것이지, 작품을 분석하는 게 아니죠. 작품은 작품 그 자체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 판단이 공감을 얻고 설득력이 있으면 이름을 날리는 평론가가 될 것이고, 아니라면 그냥 개인 블로그 배설에 그칠 수도 있겠죠. 근데, 근데 말이죠. 설령 골방 전문가로 그칠지언정 판단의 주체는 온전히 자기 자신이어야 한단 말입니다. 흥행했으니깐 작품을 더 좋게 봐야할 당위는 없습니다. 게다가 앞서서 말씀드렸다시피 흥행 여부는 최소 3주, 최대 3달은 지나야 알 수 있어요. 당장 개봉일 조조로 보고 나온 제가 흥행할지 말지 뭘 어떻게 알고 흥행 여부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겠습니까? 저는 그저 작품만 보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응당 그래야만 합니다.
17/12/21 20:22
말씀하시는 방향이 요상한데 제가 충달님보고 관객수 고려해서 짤평쓰세요 라고 말하기라도 했나요?
이 논쟁은 그냥 대중성과 작품성에 대한 해묵을대로 해묵은 논쟁인데 세상에 처음있는 논쟁인양 이해가 안간다는 식으로 열변하시는게 의아하고요 어차비 답이 잘 안나오는 유구한 토론주제에요 제 입장도 답이 없는데 굳이 내 태도를 결정하라하면 그래도 대중성? 이라는건데 뭐 말도안되는 이야기라느니 어쩌니 이러시는지 모르겠어요 이런논쟁 처음보시나요? 마음껏 영화만 보고 감상 적으세요 누가 뭐라나요 지금 댓글타래의 논쟁은 양상은 전형적인 대중적 흥행과 작품성간의 가치충돌로 이동하고 있는데, 왜 여기다대고 평론가가 흥행성적까지 고려해야 하느냐 이야기가 나오나요. 평론은 맘대로 하시고 평론가가 나쁘게 평가해도 대중적인 흥행을 이룬 영화, 평론가가 좋게 평가해도 흥행 실패한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주제에 대해 말하는거잖아요 다시말하지만 박스오피스도 결과고 선거도 결과에요. 과정이 중요하듯 결과도 중요하다는건데 선거는 뽑아놓고 평가하는거라는 논점에서 벗어난말로 허술하니 2%니 말도안되느니.. 좀 답답하네요
17/12/21 20:37
[평론가가 나쁘게 평가해도 대중적인 흥행을 이룬 영화, 평론가가 좋게 평가해도 흥행 실패한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제 답글을 잘 읽어보셨다면 이에 대해 이미 대답해드렸다는 걸 아실 수 있을텐데요;;; 원칙대로 가면 됩니다. 자기 주관대로 보면 되요. 흥행이 어떻든, 평론가 평가가 어떻든 상관 없습니다. 그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망작인지 명작인지 판단하는 건 자기 자신 뿐입니다. 남들이 머라하든 무슨 상관입니까... 작품성과 대중성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이건 해묵은 논란이 아니라 사실상 무의미한 논란입니다. 나한테 중요한 게 제일 우선입니다. 영화가 좋은지, 나쁜지 판단은 어떻게 해도 문제될 게 없습니다. 문제는 이를 표현하는데 있죠. 좋다, 나쁘다 주장만 있고 이를 설득력 있게 전개하는 근거나 논리가 없는 글은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판단을 지적하지 않습니다. 다만, 틀린 근거를 지적할 뿐입니다.
17/12/21 23:45
그 영화를 어떻게 보든 내 주관대로, 나한테 중요한게 전부면 짤평은 왜 만들어 올려서 사람들이랑 의견을 나누시는거죠 그냥 메모장에 혼자 써서 간직하시면 논쟁할일도 없잖아요? 나는 이렇게 이영화를 평가했는데 어떠세요 하고 소통하기 위함 아니에요? 다른 시각도 듣고 건전한 토론이 목적아닌가요 그냥 나랑 다른의견은 틀린의견 틀린근거에요?
자기주관 말씀 잘하셨는데 마찬가지로 다른분들도 자기주관대로 신파 팍팍쳐서 흥행하는 영화도 나는 괜찮더라 그래서 대중적으로 흥행하는거라고 주관을 말하는거고 저도 작품성과 대중성의 애매모호한 경계에서 대중성에 보다 높은점수를 보겠다는 제 주관인데 대체 뭔 근거가 틀렸다는 거에요 님 말씀대로 제아무리 신파 질린다 남들이 뭐라하든 무슨상관이에요 내가 재밌게 보면 그만인데. 본인 논리에 본인 말씀이 자승자박으로 갇히잖아요 남들이 뭐라든 내가 보기에 좋으면 그만이다 무의미한 논란이다 하시며 정작 재밌다는 사람들은 틀린근거를 가져왔다 하시고. 다름이 아니라 틀렸다 하니 싸움나는겁니다.
17/12/22 00:37
그 말씀은 "그럴 거면 비평을 왜 하냐"는 것과 같은 뜻이라는 건 알고 하시는 거겠죠? 자, 그럼 한번 알아봅시다. 도대체 비평은 도대체 왜 할까요? 어차피 내 생각만 중요한데 말이죠?
판단은 내 생각이 중요합니다. 이 영화가 좋다. 이 영화가 나쁘다. 이런 주장은 주관적이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무엇이 좋은지, 왜 좋은지, 어떻게 좋은지는 객관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비평은 평점을 보는 게 아닙니다. 별점? 솔직히 의미 없어요. 정성일 평론가는 이런 행위가 야만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죠. 저는 절반 정도 동의합니다. 별점은 영화 선택을 도와주는 가이드로서만 의미가 있을 뿐, 작품을 비평하는 것에는 결과적으로 별 소용이 없습니다. 잉? 평점 안 볼 꺼면 비평을 뭐하러 볼까요? 그럼 도대체 비평에서 무엇이 중요한 걸까요? 그것은 "주관적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와 근거가 얼마나 창의적이고 논리적인가."입니다. 좋다, 나쁘다는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그 판단을 끌어내는 [근거와 논리]를 봐야 합니다. 물론 그래도 주관적 판단을 뛰어넘을 수는 없어요. 그래서 "취향이니 존중해주세요."라는 말이 절대적인 겁니다. 위에 다른 댓글에도 적은 내용이지만, "펑펑 울 수 있어서 좋았다."라는 말에 저는 일체 반박할 생각도 자격도 없습니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싫은가는 그 사람 고유의 취향이고 이건 존중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펑펑 울 수 있으면 좋은 작품이 될까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와 논리를 댈 수 있을까요? 그러기 힘들죠. 그래서 이것은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신파를 그저 신파이기 때문에 나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신파가 왜 나쁜 것인지 논리를 가지고 설명합니다. 이에 대해 "신파 팍팍쳐서 좋았다."라고만 말하면 근거없는 항변에 불과합니다. 신파가 갖는 예술적 미학적 가치를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설명하는 글이 있다면 최소한 다른 시각이라 인정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 게시물에도 그런 댓글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처럼 비평은 주관적 판단을 객관적 근거로 치환하는 작업입니다. 이를 통해 좋은 작품을 판별하는 기준이 생깁니다. 기준이 쌓이면 전통이 됩니다. 이 전통을 잘 따르거나, 완전히 탈바꿈하는 작품이 좋은 영화라고 평가받게 됩니다. 그래서 비평이 필요한 겁니다. 제가 짤평을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것은 작품 판단의 결과가 아니라 그 결론을 내리기 위한 근거와 논리입니다. 그래서 단순한 동의보다, 날카로운 반박을 더 환영합니다. 하지만 단순 감상 이상의 댓글은 쉬이 달리진 않는 편이죠. 그래도 가끔 보이는 그 반짝거리는 댓글과 소통하기 위해 저는 짤평을 씁니다. 이건 다른 내용인데요. 대중성은 흥행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말입니다. 저는 보통 오락성이라고 씁니다. 이것은 평가할 수 있는 부문입니다. 얼마나 유머러스한지, 얼마나 액션이 살아있는지, 얼마나 시선을 끄는지, 얼마나 쉽게 접근하는지. 이것은 비평할 수 있고, 작품 전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근데 흥행은 아닙니다. 흥행은 말그대로 흥행일 뿐입니다. 심지어 예측도 불가능합니다. 오락성이 높다고 흥행하지도 않습니다.(군함도) 칙칙한 영화가 잘만 흥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도가니) 게다가 배급사의 홍보 전략과 스크린 배분도 따져야 합니다. 영화가 못나서 흥행하지 못하는 것보다 배급사가 홍보를 안 해서 흥행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겁니다. 그런데 염력 천만님은 흥행을 작품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말을 하셨습니다. 관객 없는 영화보다 표 많이 받는 영화가 낫다고 하셨죠. 단호히 말씀드립니다. 이건 틀린겁니다. 흥행과 작품의 가치 사이의 관계는 "느슨한 상관관계"라 볼 수 있습니다. 이 둘이 "인과관계"를 갖는 것은 결단코 아닙니다.* *참조 : https://namu.wiki/w/%EC%83%81%EA%B4%80%EA%B4%80%EA%B3%84%EC%99%80%20%EC%9D%B8%EA%B3%BC%EA%B4%80%EA%B3%84
17/12/22 01:46
영화에 대한 평가를 딱 작품 비평으로 협소하게 생각하시니 거기에만 머무르고 계시는거죠
작품에 대한 평가는 영화비평만 있는게 아니에요. 해운대같은 뭔가 결격사유있는 영화를 평할때 영화비평은 혹독하겠으나 그럼에도 천만관객을 동원할수 있었던 요소들에 대해 분석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할수도 있는겁니다. 흥행을 얼마나 했는가는 그 영화를 평가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에요. 영화를 다만 예술작품으로만 오롯이 보고 평가하고픈 순수한마음 이해합니다만 영화를 보는관점은 그런 낭만적인 예술비평만 있는게 아니라 상업적 성공여부와 산업적 기여도에도 있습니다. 아바타같은 영화는 그 작품 자체로도 논해지지만 영상혁명과 세계적 흥행성적으로도 다각도로 평가될수 있어요. 평론가는 열심히 작품감상하신 대로 비평하세요 스토리 등장인물 미장센 등등.. 근데 왜 대중의 영화에 대한 다방면에 걸친 평가를 틀렸다고 잣대질하십니까? 그 눈만 영화보는 눈이 아닌데요. 점점 소위 영화평론가라는 사람들이 왜 대중으로부터 비판받는지 이유가 보이는 느낌입니다. 그럼 이런영화는 흥행하면 안된다던지하는 흥행관련 언급은 아예 배제하시던가요. 이미 본인도 발을 걸쳐놓고 계세요. 그토록 줄기차게 이건 나쁘다! 하는 신파에 대한 부분도 관객으로 하여금 카타시스를 느끼게하고 감정적인 해소가 필요한 이들에게 훌륭한 창구가 되어주는 만큼 나름의 가치와 역할을 충실히 하는겁니다. 누군가에게는 신물나는 즙짜내기가 될수있어도 누군가에게는 감동적인 영화에요. 틀린게 아니라고요. 참 이것도 틀렸다 저것도 틀렸다.. 그렇게 확신에 가득찬 단어를 사용해야 비평의 영역에 오를수 있는건가요? 너 틀려써! 그럼 분위기 싸해지는거죠 어 그래? 하면서..
17/12/22 02:07
네! 제가 기성 평론가들에게 바라는 바가 바로 그겁니다. "천만급으로 흥행한 작품이라면 기존 비평으로 잡아낼 수는 없었지만, 관객의 심금을 울린 어떤 예술적, 미학적 가치가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러니 <해운대> 같은 작품을 그저 대중영합주의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 마땅히 평론가라면 '귀여니'에게서도 문학적 가치를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저는 그래서 흥행작이라고 무조건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를 짤평을 통해 꾸준히 전달해왔습니다.
그런데요! 이 말은 흥행작에 예술적, 미학적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무시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단지 흥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작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비평은 그 와중에도 작품만을 바라본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작품 안에서 가치를 찾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상관관계는 성립할지언정, 인과관계는 성립하지 않는 겁니다. [상관관계를 통해 예술적, 미학적 가치의 가능성을 추측할 수는 있어도, 흥행이 인과관계가 되어 작품을 고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단 말입니다.] (와... 진짜 아까부터 이말을 하고 싶었는데 논의가 여기까지 오질 않아서 답답했네요. 드디어 언급해주셔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신파의 기능은 저도 잘 압니다. 말씀하신 배설의 효과가 탁월해요. 이게 대중에게 잘 먹힌다는 것은 여실히 증명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효과를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 게 너무 큽니다. 완성도를 무너뜨리고 배설의 효과를 얻는 것은 뼈를 주고 살을 취하는 일입니다. 윗 댓글에도 썼지만 서사적 완성도를 버리고 서사적 장치를 얻는 행위입니다. 이건 절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틀렸다고 단호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겁니다. 이 틀렸다는 말이 부당하시다면 신파를 통해 서사적 완성도보다 더 중요한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음을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주장하시면 됩니다. 그런 말씀이라면 적극 수용할 용의가 있습니다.
17/12/22 03:05
흥행한 영화가 무조건 긍정적 선순환을 일으키는 건 아닙니다.
조폭 영화 한번 흥하니까 질낮은 조폭 코미디가 난무해서 한국영화 산업 수준을 끌어내렸던 적도 있죠. 옆나라 일본만 봐도 단순 흥행만을 위해 영화의 질보다 아이돌 출연을 우선시 한다든가 하는 짓을 하다가 일본 영화계 전체가 암흑기에 빠져 있죠.
17/12/21 12:31
위에서 쓴 거지만 저는 제 친구가 7번방이 남한산성보다 나은 작품이다! 블리치가 기생수보다 나은 작품이다! 하면 전~혀 공감 못할 겁니다. 그리고 그런 논리면 시대를 앞서나가서 흥행이 부진했던 영화들은 '그니까 시대를 왜 앞서 나가냐고 카피캣이 되란 말이야!'란 얘기와도 통하거든요.
17/12/21 12:44
역사상 최고의 영화라는 <시민 케인>도 흥행 폭망에 아카데미에서 물먹었는데 후에 앙드레 바쟁을 중심으로 재발견해서 지금 위상이 되었죠.
17/12/21 14:44
7명 단체 관람했는데 ..
재미는 없는데 클라이막스에 어여 눈물들 흘려 이수준이에요. 만화를 재미있게봐서 제가 추천했는데 만화랑도 아예 다른 영화였네요.. 차태현은 발전이 없네요 ..
17/12/21 15:32
17/12/22 12:51
국가대표 보고서 기분이 매우 나빴던 기억이 있는데... 안 봐야겠네요.
충달 님은 신파냐 아니냐 자체를 일종의 기준으로 삼으셨지만, 눈물빼기 류 영화에 대한 제 개인적인 평가척도는 “유치함”의 정도입니다. 영화의 의도 자체가 눈물빼기였다는 점, 그리고 그 의도가 노골적이었다는 점에서 너는 내운명도 신파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제 기준에서 유치하진 않았기 때문에 의도대로 펑펑 울었지만 불쾌하진 않았거든요. 근데 국가대표는... 스토리부터 캐릭터 설정까지 유치뽕짝이더라고요. 이게 대놓고 쌈마이도 아닌 것이 이 정도로 유치한 영화를 보고 있으려니 제 수준이 폄하되는 듯한 불쾌함? 그런 게 느껴졌더랬습니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준전문가 정도 되는 영역에서 회의를 하는데 갑자기 상대방이 기초적인 개념을 가르치려드는 상황을 접했을 때의 느낌? 그것도 “잘 이해가 안 가실 수 있으니 한 번 따라해보실까요? 에이~ 비~ 씨~” 이러면서요. 충달님이 이런 영화가 흥행하지 말았으면 하신다는 말씀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습니다. 아.. 이 제작진은 관객의 수준을 이 정도로 보고 영화를 이렇게 만들었구나... 싶은데, 그 영화가 진짜로 흥행해버리면 분하잖아요...
17/12/22 12:59
저는 신파가 서사적 완성도를 무너뜨리는 눈물빼기로 정의했고(사실 억지 눈물을 풀어 설명한 것에 불과), 정의를 따르면 뭐 신파는 그 자체로 나쁘죠.
그래서 <너는 내 운명>이 과연 신파일지는... 영화를 다시 봐야 알겠네요. (기억이;;) 눈물 빼는 장면을 만들기 위한 설정이 급작스럽게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면 신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유치함이라는 것도 결국 제 생각과 이름만 다른 비슷한 기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야기 전개가 엉망이면 유치해지는 법이니까요.
17/12/22 13:09
서사적 완성도를 무너뜨리는 방식도 여러가지가 있죠. 개연성을 붕괴시키거나 이해할 수 없는 괴이한 설정을 넣거나 편집이나 연출이나 연기에서 큰 구멍을 내거나...
충달님이 위와 같이 넓게 보아 서사적인 완성도가 떨어지면서 눈물만을 향해 달려가는 모든 영화를 신파로서 비선호하신다면, 저는 그 중에서도 설정이나 전개가 너무 저차원적이고 쉽게 맞추어져 있어서, 한 마디로 유치해서, 서사적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류의 신파를 특히 극혐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국가대표에 대한 평이 충달님보다 제가 오히려 박한 것 같습니다. 요는, 충달님은 서사적 완성도가 얼마나 떨어지느냐,에 더 주목하신다면, 저는 서사적 완성도를 어떤 방식으로 떨어뜨리느냐가 더 중요한거죠. 슬픔을 유도하는 영화를 봄에 있어서 말입니다.
17/12/22 13:22
음.... 그럼 신파를 싫어하는 범위가 제가 더 넓지 않나요? 저는 서사적 완성도가 떨어지기만 하면 불호하는데, ipa님은 그 중에서도 어떤 방식인지를 보는 셈이니까요. 신파만 두고 봤을때는 되레 ipa님이 긍정하는 작품을 제가 불호하는 상황이 나와야 맞을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제가 <국가대표>를 긍정하는 이유는 특수효과와 유머 때문이었습니다. 활강 장면은 정말 짜릿했거든요. 기술력과 연출력의 이상적인 조화였어요. 그리고 성동일 배우가 입만 열면 빵빵 터져가지고 크크크. 신파라는 결점에도 불구하고 다른 장점이 있어서 좋게 본 것이지, 신파 자체는 ipa님과 동급으로 안 좋게 봤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궁금한 것은 과연 <너는 내 운명>이 신파인가 하는 점이네요. 과연 유치하지 않은 신파가 성립 가능한 것인지, 그게 가능하다면 나는 이를 어찌 볼 것인지. 그래서 <너는 내 운명>이 명확히 신파라 볼 수 있는 전개상의 근거를 들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너는 내 운명>에도 억지 전개가 존재한다면, 영화를 다시 보고, 신파에 관한 제 관념을 고쳐야 하니까요.
17/12/22 13:55
서사적 완성도가 떨어지기만 하면 싫어하기 때문에 저보다 싫어하는 범위가 넓다기보다는, 서사적 완성도가 얼마나 떨어지느냐와 어떤 방식으로 떨어지느냐의 기준 차이랄까요?
충달님은 국가대표의 cg나 성동일의 개그코드 같은 장점들이 국가대표의 유치함을 상쇄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국가대표 정도는 괜찮다, 고 생각하시는 반면, 저는 하정우 친모가 가정부로 일하는 상투적인 설정 하에서 그 집 못된 딸의 이중으로 상투적인 캐릭터와 설탕토마토로 이어지기까지 너무나 전형적으로 그려지는 그 전개의 유치함이 참 싫었습니다. 어떤 해석의 여지조차 주지 않는 어린이 프로 같은 캐릭터 설정이나 전개가 관객을 얕잡아보는 것 같았어요. 서사적으로 개연성이 떨어지지는 않지요. 다만 오그라들게 유치할 뿐입니다. 참, 그리고 국가대표는 애초에 눈물샘 자극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영화도 아니잖아요. “감동실화” 뭐 그 정도의 감정선을 가진 영화. 그런 영화에서도 그리 유치했는데, 대놓고 울어보자는 영화에서는 오죽할까 싶어 보기가 싫어졌다는 말씀입니다. 너는 내운명도 설정은 상투적입니다. 순박한 시골 노총각, 도시에서 온 닳고 닳은 다방 오봉순이 아가씨, 사랑, 오봉순이 아가씨의 에이즈와 괴롭히던 건달에게 복수한 아가씨의 체포로 인한 이별. 제목부터 스토리까지 “ 자, 한 번 울어볼까?” 가 노골적인 영화죠. 여운도 별로 없어요. 그냥 펑펑 울고, 울고 나서의 카타르시스로 그냥 감상이 완결되는 영화였습니다. 설정은 상투적이고,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의도도 노골적이며, 눈물을 향해 달려가는 전개와 연출도 일관되죠. 통상 “신파”라 부르는 장르에 속할 법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충달님의 기준에서 신파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충달님 보시기에 서사적 완성도가 떨어지는지를 제가 알 수는 없으니까요. 다만 제 주관적 감상으로, 황정민과 전도연이 연기한 캐릭터가 입체적이고 비교적 현실적이었으며, 전개와 연출도 상투적일지언정 유치하지 않았습니다. 눈물은 국가대표보다 노골적이었고, 설정이나 전개의 난이도는 국가대표랑 비슷했지만, 국가대표처럼 관객을 과소평가하는 느낌까지는 없었어요.
17/12/22 14:23
음... 저는 완성도를 얼마나 떨어뜨리냐를 따지진 않는 것 같아요. 일단 신파로 규정할 수 있다면 그건 비판받을 일이지 얼마냐 신파스럽냐는 따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머나 특수효과 같은 다른 요인들은 작품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거부감을 상쇄시키는 것으로 생각하지, 이것이 신파 자체를 상쇄한다고 보진 않습니다. 그런 고로 "얼마나" 떨어지느냐를 따지진 않는 것 같네요. (사실 이런 개념에서 정도를 따지는 게 애매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야기 자체가 슬퍼서 눈물을 향해가는 작품을 신파라 부르는 것에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예를 들면 <그대를 사랑합니다> (강풀 원작) 같은 작품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비극적 결말을 향해 자연스럽게 나아갑니다. 억지로 끌고 가지 않아요. 인물의 상황, 시대적 이슈를 생각하면 슬픈 결말 말고는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눈물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를 신파로 보지 않아요. 자연스럽거든요. 억지가 아니라서요. 그래서 저는 신파를 '장르'로 구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신파의 핵심은 '억지'에 있거든요. (신파의 어원과 발달과정, 활용방식을 고려하면 그렇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짤평 본문에 적었습니다) 따라서 장르가 아니라 장치로 봐야하고, 나쁜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눈물을 끌어내는 '장르'는 '비극'이라 불러야 맞겠죠. 그래서 <너는 내 운명>의 이야기에 억지 설정이 더해지거나 우연을 남발하며 눈물을 끌어낸다면 신파라는 '장치'를 사용한 신파극이 되지만, 슬픔이 극 전체에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면 신파라 부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설정이 상투적인데, 그 설정 안에서 개연성있는 전개를 보여준다면 신파극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17/12/22 19:50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설정이 상투적이지 않아서 너는 내운명 류의 비극과 묶기에는 좀 다른 장르인 것 같아요.
저는 “신파”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을 의도한 상투적인 비극”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마 위의 몇몇 댓글도 비슷한 정의를 전제하고 있는 것 같고요. 물론 원글작성자가 신파에 “서사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억지 눈물”이라는 요소를 추가하여 논지를 전개하고 있으니, 본문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때 충달님의 정의를 전제하는 것이 어찌보면 맞겠으나, 평소에 나름대로 “신파”라는 개념에 대해 가지고 있던 각자의 정의와 범주가 다르면 신파의 개념을 즉시 충달님의 그것으로 치환하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잘만든 신파” 같은 언급도 나오는 것 같고요, 저 역시 너는 내운명 같은 영화를 예시로 떠올리게 되네요. 신파에 대해 직관적으로 가지는 인식이 서로 다르다보니까요. 예컨대 “막장드라마”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요소들을 가지고 개연성있고 박진감 넘치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면, 누군가는 “잘만든 막장드라마” 라고 평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비슷한 느낌으로 저는 너는 내운명이 “잘만든 신파” 라고 평가한 거고요. 근데 솔직히 너는 내 운명도 그렇게 수작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똑같이 상투적이지만 보면서 과소평가 당하는 불쾌함이 없었던 국가대표의 대조군 정도로 언급드린 것일 뿐.
17/12/22 19:57
네. 저에게는 "잘 만든 신파"나 "잘 만든 막장드라마" 같은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아예 신파가 아니거나 신파면 그냥 나쁜 걸로... 제가 정의내린 바에 따르면요. (그래도 이게 제 멋대로 내린 정의는 아닙니다. 근거는 본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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