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국정농단의 핵심인 미르 재단 관련 보도가 나오자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요구하는 것을 중단한 박근혜씨가 두 달 뒤인 9월 다시 안봉근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이 돈이 필요하니 돈을 보내라는 식으로 요구했고, 게다가 매달 뜯어가던 액수의 2배인 2억원을 요구했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국정원은 특수활동비에서 2억원을 보내 정호성 비서관이 이를 받아갔다고 합니다.
안보에 쓰라고 사용처를 제대로 대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어 놓은 돈을 자기 주머니 쌈지돈 가져가듯 훔쳐간 박근혜씨의 죄가 매우 무겁습니다. 그리고 말이 났으니 말이지만 저는 언론에서 말하는 '특수활동비 상납'이라는 워딩이 맘에 안 듭니다. 최대한 좋게 말해도 횡령이고, 아니면 절도라고 해야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지난 번 구속영장이 기각된지 15일 만에 마침내 영장이 발부되어 구속되었습니다. 추 전 국장은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정부비판 연예인 퇴출 공작과 당시 야권 정치인 비판 공작,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특별감찰관, 정부 간부, 은행장 등에 대한 위법사찰 및 직권남용 혐의, 특수활동비 횡령 혐의 등을 받고 있으며 추가 혐의를 고려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어 구속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검찰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관련 증거를 은폐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 5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국정원 현안 TF'소속으로 검찰의 댓글부대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가짜 사무실을 마련하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증거를 삭제하거나 허위 증언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가짜 사무실로 검찰 수사관들을 유인하고 조작된 서류를 압수수색 대상 물품으로 제공한 혐의와 댓글부대 관련 재판 과정에도 관여한 혐의도 같이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소속 정모 사무관의 유가족이 정모 사무관의 죽음을 사실상 타살이라고 말하며 시신 인수 및 장례 절차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정모 사무관은 국정원에서 수사·재판 방해 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조사받던 도중 조사 사흘 뒤부터 주변에 억울함을 토로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 2차 검찰 조사를 미룬 채 강원도 주변을 전전하다 숨진 채 발견되었으며 평소 국정원 근무에 대해서는 국가를 위해 법률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자랑스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서훈 국정원장은 대공수사권 이관 문제에 대해 "국정원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이 훼손되지 않는 한에서 다른 곳에 이관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고 현재 진행 중인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활동을 11월 중으로 끝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합니다. 아직 팔 곳이 많을 것 같은데 11월 중으로 끝내겠다는 게 이해가 안 갑니다.
또한 몇몇 신문 등에서는 이런 한심한 칼럼 등을 통해 '국익' 운운하며 국정원의 잘못을 덮고 넘어가자는 식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이명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줄창 외쳐댔던 '국익'이 얼마나 훼손되었고, 그들이 말했던 '국익'의 실체가 과연 무엇이었는지 생각하면 그 따위 '국익'은 개에게 갖다줘도 아니 물어갈 것 같습니다.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 혐의의 군 내 최고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는 김관진 전 국방장관이 다음 주 화요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됩니다. 김관진 전 국방장관은 기존의 혐의 이외에, 사이버사 요원을 늘릴 때 호남 출신은 곤란한 질문을 해서 걸러내 배제하라고 지시하고, 신원조사 기준을 임의로 높이는 등의 추가 직권 남용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기획재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상 11월인 채용시기를 7월로 앞당기면서까지 통상 모집인원의 약 10배인 79명의 사이버사 인력을 증원했고, 그렇게 증원한 데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직접적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획재정부가 반대한 이유가 불법성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작은 정부 기조와 맞지 않다는 이유를 든 것도 조금은 웃기는 일이지만 이걸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을 통해 "VIP(대통령)께서 오늘 사이버사 인력 증원에 상태에 대해 하문하시면서 군무원 정원 증편을 조속히 하라고 지시했다"고 직접 지시를 내린 이명박 정부는 완전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이버사와 국정원 등이 18대 대선에 불법적 개입한 것이 이명박 정부, 더 나아가 이명박 대통령 지시일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에 나포된 후 6일간 억류되어 있다가 지난 10월 27일 풀려난 흥진호 나포 사건의 진상은 선장과 선주의 기망행위, 그리고 해군의 미보고 문제로 일단락되는 분위기입니다. 흥진호의 소유주인 고모씨는 흥진호가 나포된 다음 날 해경에 아침에 선장과 통화했다고 거짓 신고를 하는 등 26일 허위 신고를 시인하기 전까지 수사에 혼선을 빚게 만들었고, 나포되었다가 풀려나 돌아온 흥진호 선장 남모씨는 줄곧 북한 구역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해경 조사에서 복어를 더 많이 잡을 목적으로 약 50마일 가량 북한 수역에 고의로 들어간 것을 시인했습니다. 그리고 해군 작전사령관은 어선 실종 사안이 많이 있어서 합참에 보고를 안 했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국방장관을 황당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각없는 자들의 기망행위만큼이나 황당한 건 북한 이야기만 나오면 척수반사처럼 지금 정권과 엮으려고 하는 자유한국당의 물타기와 거짓 주장들입니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세월호 때 대통령 7시간 갖고도 난리를 치면서 엿새 동안 우리 국민 생사도 몰랐던 데 대해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하느냐"는 식으로 흥진호 나포 사건을 청와대 및 대통령 차원에서 거짓 보고 및 조작을 했던 것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헛소리를 하고 있고, 같은 당의 김진태, 정갑윤 의원 등은 "저 배가 북한에 들어갈 때 우리 정부의 대북 업무를 가지고 가지 않느냐는 설도 있고 심지어 올 때 그 어부들이 아니고 북한 공작요원이란 설도 있다" 며 기획입국설, 공작원 밀입국설 등의 밑도 끝도 없는 소리를 막 던져댔습니다.
거짓말을 한 선장과 선주는 처벌을 받아야 하고 어선이 북한에 나포될 가능성이 있는데도 이를 보고하지 않은 해군은 군법에 의거 징계를 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안보에 쓰라고 한 정보망을 국민을 감시하는 데에 쓰고 안보에 쓰라고 한 활동비를 대통령이 횡령할 정도로 안보를 개떡같이 내팽개친 지난 9년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반역자들이 적반하장으로 날뛰는 것은 무엇으로 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5. 홍준표 대표가 박근혜씨를 출당 형식으로 내쫓았지만, 일단 다른 정치집단의 분위기는 냉랭합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세부적인 내용은 큰 차이가 있었으나 적어도 자유한국당이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진정한 사과가 있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견해가 일치했습니다. 또한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의 진심을 모르겠다고 말하는 반면 박근혜씨가 탄핵으로 이미 정치적으로는 사망선고를 받았으니 행정처리에 일일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어제 친박 핵심 의원들의 반발에 이어 서병수 부산시장도 박근혜씨 강제 출당 조치에 대해 자신의 SNS에 "구속도 모자라, 구속 연장도 모자라, 이제는 출당이란 그 잔인한 징벌 앞에 도저히 마음잡기 힘든 고통의 밤이다"라고 말하는 한편, 홍준표 대표가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고 말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내년 지방선거 부산시장 공천을 놓고 홍준표 대표와 으르렁거리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4박 5일간 독일과 이스라엘 방문을 위해 출국한 안철수 대표는 독일에서 주 프랑크푸르트 백범훈 총영사와 만찬을 나눈 자리에서 "지금 서로 전, 전전, 전전전 (정권을) 때려잡느라고 완전히 정신이 없다. 복수하려고 서로 정권을 잡느냐. 나라를 잘되게 해야지 무슨 복수를 하려고 (정권을 잡나) …"라는 식으로 정부를 비난하는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박근혜씨 출당 결정에 대해서는 "그런다고 당이 혁신되고 개혁되고 변화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 뒤 이런 건으로도 진통을 겪는 걸 보면 이제 더 이상의 변화나 혁신은 없을 거라는 표시라고 혹평했습니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대선조작을 저지른 데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나 인적 청산이 아직까지 없는 것은 물론, 지난 19대 대선 때에 자신도 10대 공약의 맨 처음부터 '적폐청산'을 외친 것을 생각하면 안철수 대표는 촛불집회 건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무슨 주장을 하는지에 대한 자각이 없는 듯 합니다.
최근 안철수 대표는 천주교 세례성사를 받은 뒤 한 언론의 "가톨릭 정치인으로서 신앙생활은 앞으로 어떻게 하실 것인지요?"라는 질문에 "세례명(하상 바오로)처럼 순교자의 마음으로 정치를 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오늘도 문재인 정부를 위해 자신을 불사르고 자신이 속한 단체를 지옥의 불길로 인도하려는 안철수 대표의 순교를 위한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7개월간 기부금 모금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약 25억 5천만원을 불법 모금하고 이 돈을 새누리당(ver.2017) 대선기탁금과 창당대회 비용 등으로 불법 사용한 혐의로 탄기국 대변인 정광용씨 외 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보좌진 급여 중 2억 4600만원을 빼돌려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하고 고등학교 동문에게 1500만원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이군현 의원이 정치자금 불법수수 등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회계보고 누락 등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추징금 2억6천100만 원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추가로 명령받았습니다. 이 의원은 항소 여부를 논의 중에 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일조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습니다. 차은택씨는 최후 진술에서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매일 무릎 꿇고 회개하며 참회했다고 말하며 자신은 문화예술인으로서 이미 사회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것 같고 앞으로 달라져 그늘진 곳에서 헌신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차은택씨의 선고공판은 11월 22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계재단에 넘긴 빌딩에 입주한 회사들 중에서 유일하게 월세를 안 받는 홍은프레닝이란 회사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회사는 다스(DAS)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자회사였다고 합니다. 재단이 마땅히 행사해야 할 권리를 불법 가능성까지 감수하고 포기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다스의 소유주를 알아내면 그 의문을 푸는 것은 의외로 쉬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8. 이번 뉴스 모음의 마지막 뉴스는 퇴학 위기에 놓인 학생의 부모를 술자리에 불러 성적 행위를 요구한 고등학교 교사에 대한 논란입니다.
어제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의 한 사립고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 6월 21일 밤늦게 학부모 B씨를 술집으로 불러 내 퇴학 위기에 놓인 아들의 처우를 빌미로 성적 행위 및 성관계를 요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게다가 퇴학 위기에 있던 B씨의 아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B씨 아들의 여자친구를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한 것도 드러났습니다.
B씨는 다음 날 해당 학교 교장에게 교사 A씨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알렸지만 시 교육청이 이 사실을 파악한 것은 무려 한 달 뒤인 지난 7월 20일 정도였습니다. 학교 측이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입니다. 시 교육청은 감사 결과 교사 A씨의 부적절한 언행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으나 정직 처분을 요구하는 선에서 그쳤고, 해당 학교는 교육청의 정직 처분 요구를 약 3개월 간 묵혀두다가 지난 10월 25일에야 정직 2개월의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교육청 관계자는 추가 성희롱이 파악되지 않았고, 악의적이거나 지속적인 게 아니라 단발성인 1회로 끝났고 학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정직처분을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징계의 양형 및 판단 기준 모두 너무 황당한지라. 그냥 못 본걸로 해야겠습니다.
ED. 진짜 마지막으로. 오늘은 특별히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Respect하는 한 분을 위해 엔딩곡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자동 플레이는 안 되니 수동으로 들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노래는 Guns N' Roses - Don't Cry입니다.
- The xian -
P.S. 다시 읽다가 발견한 오탈자 수정했습니다 / 제목을 약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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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어느세월까지 소환될까요..
박정희 이승만 부관참시라도 하자고 해야 그만하려나..아니 무슨 죄를 발견하고 묻자고 하는데 그럼 너도 까봐 아몰랑은 무슨...
철수형은...
흔한 안철수라 이제는...뭐..그의 살신성인 정신에 감복할 뿐입니다.
쓰레기 모은 것으로 부족해 소각까지 한다고 하니 다음 선거때 꼭 감사드리고 싶네요.
뭐..쓰레기 모으고 태우려고 하는 것때문에 다이옥신이 얼마나 나올지도 걱정이지만..
(태우기도 전에 터진 음식물 봉투처럼 뭘 그리 질질 흘리며 다니는지 모르겠지만..글로벌하게까지..)
가는 방법이 다르더라도 추구하는 바가 다르더라도
그 대안과 길을 보여주는 수많은 비전들중에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하는데..
이건 뭐..
복지다 안보다 경제다 이런거 생각하기 이전에..
한쪽이 너무 쓰레기다보니 지금의 여당의 대안도 견제도 하기 어렵네요.
권력을 위해 지들끼리 나눠둔 이념프레임이 점차 먹히지 않게 되는 것 같고
결국 이번 적폐청찬을 제대로 한 뒤에 몇년이 지나야 새롭게 정계의 틀이 짜일 것 같습니다.
여론조사도 조작이라 밎는 사람들이기에
어쩔 수 없이 선거를 통하여 보여주는 수 밖에 없죠. 그게 분노한 시민들이 내리는 지침일테니깐요.
(걱정은 인기위주로 돌아서는게 걱정이지만..뭐...당분간은..)
솔직히 남북이념은 뭐 이제 거의 프레임 놀이 당한거라 많이들 생각하니
지역나눠서 우리 텃밭 이딴 이야기 안나오게
아예 빨간당 멸망했으면 합니다. 대안 야당이 없는 상황이니 거대 여당 이후 분파되고 다시금 다당으로 나뉘었으면 해요.
초록당처럼 알아서 쓰레기 모아 처리하는 다크나이트님이 계시지만..뭐
흥진호 납북에 대해 해군이 합참, 국방부 장관에서 보고 안한건 규정이 어떻게 되어 있는 지가 중요할 것 같네요.
일차로 어선의 실종은 해경의 관할이고, 해경은 실종 어선으로 규정하고 납북도 경우의 수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해군에 전파한 듯 한데요.
해군에서 모든 어선의 실종을 상부에 보고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규정이 어떤지를 알아봐야 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