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할로윈이다. 하지만 할로윈이라고 달라질 것은 없다. 평소와 같이 일을 끝낸 후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던 나는, 오늘 Subway 샌드위치로 결정했다.
6in or foot long. 항상 고민하지만, 답은 언제나 foot long이다. 나는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를 어김없이 외치며 Netflix와 샌드위치를 즐기기 시작했다.
스위트 어니언 치킨 샌드위치의 상태가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번 시작한 것의 끝을 보기 위해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30분? 1시간?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나의 배가 살짝 아프기 시작했다. 일반인보다 예민한 장을 가진 나는 벌써 오늘 한 번 갔다 왔기에 조금 참아보기로 한다.
마침 새로 주문한 매트리스도 도착했기에 나는 매트리스를 받아 집 청소와 매트리스 설치를 시작하였다. 순조롭게 모든 노동이 끝난 후 침대에 누워 잠시 쉬는 순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아, 아까 먹은 치킨이 조금 덜 익었나 보구나.. 배가 사르르 아픔과 동시에 폭풍설사가 몰려옴을 난 온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급한 마음에 화장실로 향한 나는 어제 새로 들어온 여자 룸메가 샤워를 시작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 순간 난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직 인사도 나눠보지 못한 룸메 앞에서 똥 마려우니까 샤워 그만하고 나오실 수 있냐고 물어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딱히 다른 방법이 없었다. 점점 온몸에 힘이 풀리기 시작하며 눈도 뒤집히는 듯한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온 몸에는 소름이 돋기 시작했고 식은땀으로 내 등은 젖어갔다. 1초가 1분 같았고 순간 수많은 생각들이 지나갔다. 나는 본능적으로 2차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은 공용 화장실이 흔하지가 않다. 특히 주거지역에는 더더욱 없었다..
화장실에서 해결할 수 없다면 밖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싸야겠다라는 결심을 했다. 하지만 오늘은 할로윈.. 그것도 여기는 뉴욕.. 밖에서 남몰래 싼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순간 나는 더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뇌 기능이 점점 둔해진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비닐봉지.. 난 1초도 안되서 바지를 내리고 내 방 안에서 비닐봉지에 나의 더러운 것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서 그 순간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피식 웃기도 하고.. 한숨도 쉬어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여러 감정이 들었지만, 옛날에 요강에 싸던게 흔했던 시절이 있었지라며 나를 달래 보았다.
볼일을 마친 후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래 그래도 다행이다 휴.. 라며 안심했다. 이제 비닐봉지를 잘 묶어서 버리기만 하면 완-벽.
허허..하지만 비닐 봉지를 드는 순간 난 충격의 도가니에 빠지고 말았다. 비닐봉지에 구멍이 뚫려 있었던 것이다.. 진짜 그 순간 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건 내 방이었고 직접 치우는 수 밖에 없었다..
.....
더 작성하고 싶지만 글 솜씨도 별로고 해서 여기서 마칩니다. 뒷 이야기는 제가 직접 치우고 바닥 닦고 몰래 갔다 버리는 등 1시간 동안 쌩쑈를 했네요..
하필 할로윈인 오늘 이런 일이 벌어진게 신기하고 친한 친구들에게는 차마 지금 당장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일단 글로 어느정도 제 감정을 풀어봅니다. ㅠㅠ
저 모든 순간 엄청 욕하고 화가 났었는데 지금 앉아서 글 쓰는 동안 편안한 제 배를 보면서 이상하게 기분이 좋은 제 자신이 싫어집니다...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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