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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31 19:57:17
Name
Zest
Subject
[일반] 혹시 햄버거 좋아하세요?(햄버거 분석글 아닙니다. 낚이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네?" "혹시 햄버거 좋아하시면 이거 가져다 드세요." 언제나와 다름없이 편의점 도시락으로 아침밥을 해결하던 중이었다. 청소를 하며 내 옆을 지나가던 편의점 알바 누나는 나에게 뜬금없이 쑥하고 햄버거를 내밀었다. "이거 어제 밤에 유통기한 끝난 거라 먹어도 괜찮을 거에요. 햄버거 좋아하면 가져가요." "아...네...감사합니다..."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하겠다며 가족과 떨어져 살던 중이라 그랬을까? 쭈뼜거리며 감사인사를 하고 햄버거를 받아드는데 괜시리 마음이 뭉클해지는 기분이었다. 한편으론 그렇게나 내가 궁상맞아 보였나 싶어서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하긴...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심지어 2015년 마지막 날까지도 매일 아침, 저녁을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했으니 그렇게 보일 법도 하다. 하지만 그건 누나도 마찬가지 아닌가? 사람도 잘 다니지 않는 외딴 편의점에서 크리스마스나 연말 분위기랑은 전혀 상관없는 사람처럼 계산대를 지키고 있던 누나를 보면서 나도 참 안쓰럽게 생각했단 말이다. 눈조차 내리지 않았던 크리스마스날 싸늘한 편의점에 홀로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 그날은 특별히 점심도 편의점에서 먹어 주었다는 사실을 누나는 모를 것이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낯 뜨거운 인사를 건낼 용기까지는 내지 못했지만, 내 나름대로의 작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랄까? 음...어쩌면 그런 내 맘을 알아차리고 감사의 표시로 햄버거를 준 것일지도 모르겠다. 암튼 약간의 당혹스러움과 뭉클한 고마움, 그리고 뭔가 동병상련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햄버거를 들고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짐했다. 내일 아침에는 꼭 용기내서 인사해야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편의상 평어체를 사용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하는 데 소소하게나마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을 겪어서 나누고 싶었네요. 기분 좋은 뉴스 보기가 가뭄에 콩나는 것보다 어려운 요즘이지만, 그래도 우리네 사는 사람들은 아직 따뜻한 온정을 갖고 있나봅니다. 피지알 유저 여러분들도 연말연시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을 한번 둘러 보셨으면 해요. 그럼 얼마 남지 않은 2015년 잘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들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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