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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30 11:27:04
Name Sgt. Hammer
Subject [일반] [지식] 이제는 구하기 힘든 스티븐 킹 작품 Best 5


스티븐 킹.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위대한 이야기꾼이자, 이름 그대로 영미 대중소설계의 왕이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을 작가입니다.

수많은 명작을 써냈고, 그 중 상당수가 영상화 되어 또다른 전설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국내에도 수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 작가 중 한 명이죠.

태어나서 지금까지 메인주에서만 살고 있는 메인주 토박이이기도 하구요.



스티븐 킹의 소설은 대부분 2003년 이후 황금가지가 그의 작품들을 정식으로 소개한 이후부터 국내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국내에 소개됐던 스티븐 킹 작품은 당연히 있었죠.

그리고 그 작품 중 상당수는 지금 와서는 구할래야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해적판으로 출간된 작품도 꽤 있고, 출판사가 망했거나 책이 절판된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더는 구할 수 없지만 꼭 다시 출판되었으면 하는 스티븐 킹 작품 5개를 골라보기로 했습니다.

황금가지님 제발 이 책들 좀 다시 내주세요!






1. 쿠조(Cujo)

쿠조는 1981년에 발간된 스티븐 킹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토끼를 쫓아가던 순한 세인트버나드 멍멍이 쿠조가, 동굴에서 박쥐에게 물린 후 악마 들린 개가 된다는 내용의 소설입니다.

이렇게만 써 놓으면 황당하기 그지 없는 설정 같지만, 스티븐 킹은 이 작품에서 선한 본성을 가지고 있던 개 쿠조가 타락해가는 과정을 소름끼치는 묘사로 나타냅니다.

"내 안에 무언가 악한 것이 느껴져!" 라는 감정을 독자가 공유하게 할 뿐 아니라, 서서히 변해가는 쿠조의 모습을 보며 겁에 질리게 만들죠.

이후 스티븐 킹 작품에서 허구한날 배경이 되는 저주받은 동네, 메인주 캐슬록이 작품의 무대가 됩니다.



사실 이 작품은 설정이 너무 황당하다거나, 구성이 단순하다는 이유로 독자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편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품 자체의 속도감과 위압감이 너무나도 강렬할 뿐 아니라, 가장 믿을 수 있는 존재였던 우리집 강아지가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보며 느끼게 되는 공포는 정말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쿠조의 경우 지난 1992년, 두 출판사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밝은세상에서 '쿠조'라는 제목으로, 홍원출판사에서 '공중그네'라는 제목으로 발간된 바 있죠.

개중 홍원출판사 쪽은 확실한 해적판으로, 심지어 스티븐 킹을 프랑스 출신 작가로 소개하는 무리수까지 저질렀습니다.




1983년에는 루이스 티그 감독, 디 월리스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사람보다는 주연 견공의 연기가 더 출중하다고 칭찬이 자자하더군요 -.-;






2. 토미노커(The Tommyknockers)

1987년작인 토미노커는, 스티븐 킹의 장편 소설 중 드물게 SF 장르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우연히 땅에서 발견한 우주선 조각을 파내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그 우주선의 힘 때문에 개판이 되어가는 마을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스티븐 킹의 말에 따르면 러브크래프트의 '우주에서 온 색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 작가양반은 자기가 사는 동네에 원한이라도 있는지, 이 작품 역시 메인주 헤이븐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기반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스티븐 킹이 코카인 중독 때문에 힘들어하던 시기 쓴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 본인은 "끔찍한 소설" 이라고 평가하기도 했고, 자신이 뭘 썼는지 기억도 잘 안 난다고 언급하기도 했죠.

더불어 무력한 주인공들과 질질 끄는 서술 등의 이유로 팬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지만...

우주선의 힘 때문에 일어나는 온갖 이상한 일들과, 마굴로 변해가는 헤이븐의 모습은 충분히 소름끼칩니다.

보기 힘든 스티븐 킹의 SF 소설이라는 가치도 있구요.




토미노커는 1994년, 교원문고를 통해 총 3권짜리 책으로 국내에 출간되었었습니다.

지금 와서는 절판되서 구하기 힘든 상황이지만요.





더불어 1993년, TV 미니시리즈로 영상화가 됐었는데...

이 쪽은 영 좋지 못한 평가만 있네요.



추억의 영화들을 비평하는 것으로 유명한 비평가 Nostalgia Critic이 해당 영화를 다루기도 했습니다.

국내에는 비디오로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3. 캐슬록의 비밀(Needful Things)

원제는 니드풀 씽즈, 필요한 것들 정도인데, 국내 출간명은 캐슬록의 비밀이 됐습니다.

1991년 작품으로, '쿠조'의 배경이었던 메인주 캐슬록이 또 나옵니다.

'The last Castle Rock story'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듯, 스티븐 킹의 장편작품 중에서는 마지막으로 캐슬록이 등장한 소설이기도 하구요.



어느날 갑자기 캐슬록에 새로 생긴 가게, 니드풀 씽즈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별 관심 없이 쓱 둘러보던 마을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필요하고 원하는 물건을 니드풀 씽즈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가게.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마지막 캐슬록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듯, 욕망에 가득찬 주민들이 빚어낸 참상이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소설입니다.




국내에는 이미 언급했듯 캐슬록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1992년 대성출판사에서 총 3권이 출간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분량이 삭제된 편집본일 뿐 아니라, 해적판으로 출간됐던터라 지금 와서는 도서관을 뒤져야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죠.




1993년 프레이저 클락 헤스톤 감독, 막스 본 시도우, 에드 해리스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고 하니 영화로 접해보시는 것도 괜찮겠네요.






4. 미스터리 환상특급(Four past Midnight)

1990년 출간된 미스터리 환상특급은, 4가지 중편 소설이 2권의 책으로 나뉘어 발간된 작품입니다.

스티븐 킹은 1982년 이미 '사계'라는 제목으로 같은 시도를 했었던 바 있었죠.

작가의 말에 따르면, '사계'에는 공포 장르 이외의 작품을 담으려 했고, 환상특급 쪽에는 공포와 초자연적인 장르에 중점을 뒀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말에 걸맞게, 환상특급 수록작들은 충분히 공포스럽습니다!



첫번째 작품, '소설을 훔친 남자(Secret Window, Secret Garden)'는 한 작가의 파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내가 바람을 피워 이혼해 안 그래도 우울한데, 거기 누가 자기 작품을 표절했다고 찾아온다면?

점차 무너져가는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특히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두번째 작품 '멈춰버린 시간(The Langoliers)'은 비행기 안에서 자고 일어났더니 다른 승객들은 다 사라지고 고작 11명 남은 말도 안되는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비행기는 메인주 벵고어 국제공항에 착륙합니다.

어째서 11명만이 남게 된 것인지, 그들이 맞이하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

이어지는 의문들이 풀려나가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시간이라는 소재를 아주 잘 활용했을 뿐더러, 스티븐 킹의 스타일이 잘 드러난 재미있는 소설이죠.



세번째 작품인 '사라진 도서관(The Library Policeman)'은 도서관에서 연체하는 사람들이 대경실색할 이야기입니다.

책을 반납하지 않으면 도서관 경찰이 찾아와 경을 친다니!

게다가 알고보니 그 도서관이 실재하지 않는 곳이라면...?

탁월한 심리묘사와 독특한 설정이 어우러진 오싹한 작품입니다.



네번째 작품 '환상카메라 660(The Sun Dog)'은, 지금은 한물 간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사진 속에 있는 개가 점점 다가오는 기묘한 카메라...

사진 속의 개가 점점 다가올 뿐인데, 그 공포감은 어마어마하죠.

위에 언급한 쿠조와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스티븐 킹 작품에 나오는 개는 대개 귀신보다 더 무서운 듯 합니다.




국내에는 고려원이 1993년 1, 2권을 정식으로 발매했습니다.

하지만 고려원 회사 자체가 망한 지금 와서는 구할래야 구할 방도가 없군요.





이 네 작품 중, 1권에 수록된 '소설을 훔친 남자'와 '멈춰버린 시간'은 각각 영화화 되었습니다.

'소설을 훔친 남자'는 조니 뎁이 주연을 맡아 시크릿 윈도우라는 제목으로 영화가 만들어졌고, 국내에서도 개봉했습니다.



'멈춰버린 시간' 역시 1995년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습니다.

이 작품 역시 Nostalgia Critic이 리뷰하기도 했죠.






5. 드림캐처(Dreamcatcher)

이 리스트에 포함된 작품 중 유일하게 21세기에 나온 작품입니다.

2001년작인 드림캐처의 제목은 악몽을 잡아준다는 인디언 풍습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자폐아를 구해준 후 신비한 능력을 받게 된 네 친구와, 그들이 떠난 여행에서 만나게 된 괴물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있죠.

감염이라는 소재를 기반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 이야기가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4권이라는 분량이 꽤 긴 편이지만, 접해볼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드림캐처는 2001년 창해출판사를 통해 국내에 출간되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절판되었습니다.

지금은 시중에서 구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 작품 역시 2003년 영화화되었는데, 4권짜리 소설을 다 담아내지 못해 결말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모건 프리먼이라는 명배우가 출연하지만, 영화 자체가 그리 좋은 평은 받지 못했고 흥행에도 실패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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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30 11:42
수정 아이콘
롱 워크도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검색했더니 올해 11월에 나왔었네요 크크 덕분에 알게됐어요
Sgt. Hammer
15/12/30 11:44
수정 아이콘
드디어 나왔죠 흐흐.
사실 안 나왔더라도 기본적으로 요 글은 국내에 한 번 소개되었던 작품들을 주제로 삼고 있는거라 못 들어갔을겁니다.
15/12/30 11:48
수정 아이콘
94년도에 완전한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나왔었거든요
근데 리처드 바크먼 이름으로 나온 소설이니 말씀하신 목록에 들어가지 않는게 맞는 것도 같아요 크크크
Sgt. Hammer
15/12/30 11:49
수정 아이콘
잌 여기서 미천한 지식의 밑바닥이...
이게 다 이름 두 개 써서 평론가들 놀려먹은 알콜 중독자 아재 때문입니다 ㅠㅠ
15/12/30 11:52
수정 아이콘
그러게 말이에요 정말 다 복간되었으면 좋겠네요 흐흐 저도 스티븐 킹 빠순이라 잘보고 가요
Sgt. Hammer
15/12/30 11:5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요새 이 책들 구한다고 헌책방 자주 다니는데 갈 때마다 못 찾아서 우울합니다 크크크
쭈구리
15/12/30 14:10
수정 아이콘
참고로 원래 제목인 '롱워크'로도 번역본이 출간된 적 있습니다.
카미트리아
15/12/30 11:49
수정 아이콘
나왔나요...모르고 있었는데 질러야겠네요
15/12/30 11:49
수정 아이콘
오오오 재미있습니다!!! 쿠조는 처음 들어보네요.
Sgt. Hammer
15/12/30 11:50
수정 아이콘
쿠조 꿀잼입니당 서점 가서 찾아보세영 히히
근데 국내에는 영 다시 나올 조짐이 안 보여서 너무 슬퍼요.
나도 영어 열심히 배울 걸...
음란파괴왕
15/12/30 12:33
수정 아이콘
저중에 본건 토미노커 뿐인데, 확실히 전개가 축축 늘어지고 결말이 허무하더군요.
Sgt. Hammer
15/12/30 12:49
수정 아이콘
작가 본인도 혹평을 한 바 있습니다 흐흐.
소재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속도감이 많이 떨어지는데다 개연성이 좀...
가만히 손을 잡으
15/12/30 13:02
수정 아이콘
드림캐쳐 재미있게 봤습니다. 제가 원래 이런 장르를 좋아하기는 합니다.
벌써 10여년이 넘은 영화이기는 한데, 그 친구들이 지금은 다 알듯한 배우들이죠. 더디츠 짱셉니다. 크크.
젤가디스
15/12/30 13:03
수정 아이콘
재밌겠네요 기왕 수고하신김에 스티븐킹 작품들 더소개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흐흐 (김치찌개식으로?)
15/12/30 13:15
수정 아이콘
원서로 보는게 절판 걱정 안해도 되는게 참 좋더라고요
문제는 읽는 속도가 번역본에 비해 확실히 느려지다보니 한권 읽고나면 다음권 읽고싶어도 쉽지 않네요 크크크
과연 언더더 돔을 올해안에 읽을 수 있을 것인가 ㅠㅠ
Sgt. Hammer
15/12/30 13:17
수정 아이콘
언더 더 돔은 최근작 중에서는 손에 꼽을만큼 재밌더라구요 흐흐
15/12/30 13:20
수정 아이콘
확실히 다크 타워 시리즈보다는 훨씬 잘 읽히더라고요
군대안에서 cell 전까지 쓴 작품들중에 반절은 본거같은데 전역하고 6년동안 다크타워 시리즈만 겨우 봤네요. 4권까지는 진짜 재밌었는데 그 이후로는 영 몰입이 안돼서 참 아쉬웠습니다
15/12/30 13:45
수정 아이콘
롱 워크가 나온걸 몰랐네요 바로 한권 구매했습니다.
Sgt. Hammer
15/12/30 14:02
수정 아이콘
호호 적어도 롱 워크 출간을 널리 알렸다는 점에서 쓴 보람이 있군요
잿빛토끼
15/12/30 13:49
수정 아이콘
저 스티븐 킹 작품 추천해 주실수 있나요?
제가 영화로만 접한 분이였는데. 이 글을 보니 직접 읽어보고 싶네요.
Sgt. Hammer
15/12/30 14:01
수정 아이콘
최근 작품 중에서는 조이랜드 추천합니다.
한권짜리 책인데 여운도 남고 재미도 있어요.
쭈구리
15/12/30 14:16
수정 아이콘
비교적 최근에 번역 출간된 작품 중에서 꼽자면, 언더 더 돔, 11/22/63, 롱 워크 추천해봅니다.
15/12/30 18:27
수정 아이콘
며칠전에 11/22/63을 읽었는데, 저는 도무지 집중이 되질 않더군요. 번역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미국 사람들만의 문화를 공유하지 못해서인지, 시간여행이라는 제가 매우 좋아하는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덮었다가 다시 폈다가 읽는데 꽤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나중에는 주인공이름이 뭐였지? 할정도로 대충읽게 되더군요. 유일하게 주인공의 연인인 새디와의 스토리만 몰입이 될 뿐 다른 내용은 공감이 되지 않는 것들이 많았어요.
쭈구리
15/12/30 18:44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뭐 안맞는 사람도 있는 법이니... 저는 아주 재밌어서 쉬지 않고 다 읽어버렸거든요.
예바우드
15/12/30 14:18
수정 아이콘
평단에서나 대중에게나 최고의 작품이라 불리는 스탠드, 강추드립니다.
스탠드 이후 늘상 킹이 이 작품을 뛰어넘는 것을 쓸 수 있는가가 관심이 될 정도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예요.
그리고 제가 사흘 낮밤을 읽은 그것(it's)도 추천드리는데
그것은 스티븐 킹의 고질병인 허무한 엔딩이랄까... 그게 제일 아쉬운 작품입니다.
2권, 좋게 봐줘서 3권 초반까지 무서워서 밤에 못 읽는 작품이었는데...
...
단편집으로는 옥수수밭의 아이들이 수록된 걸로 추천드리겠습니다.
연환전신각
15/12/30 15:55
수정 아이콘
전 솔직히 스티븐킹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킹의 스타일은 주변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주절거리며 늘어놓길 좋아하죠. 근데 제가 그런 스타일을 별로 안 좋아해서.....
그래서 킹의 소설은 주로 단편이나 중편을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장편 중에서 좋아했던건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 였습니다.
장편 중에서는 좀 짧은 편이라 가볍게 읽기 좋고 이야기의 환상성이 덜하면서도 가까이에서 벌어질 수 있을 법한 사건으로 모험과 스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쭈구리
15/12/30 14:08
수정 아이콘
킹덕으로써 굉장히 반가운 게시물이네요. 염치 불구하고 자랑 좀 해보자면 본문에 언급된 번역본들 전부(중복 출간된 모든 판본까지는 아니지만) 가지고 있습니다. 해적판이든 정식판이든 우리나라에 번역된 작품 중 유일하게 구입하지 못한 건 '늑대인간' 하나네요.

어렸을 땐 도서관에서 빌려봤고 성인이 되고 나서 수집하기로 마음먹고 구입하기 시작했죠. 그래도 2천년대 중반까지는 온/오프라인 헌책방을 샅샅이 뒤지면 출간된 번역본들을 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저도 그렇게 모았거든요. 물론 아주 레어한 책들, 가령 '살아있는 크리스티나(Christine)', ' 용의 눈(The Eyes of the Dragon)', '런닝 맨(The Running Man)' 등 같은 것도 있었지만요. 이런 책들을 헌책방에서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던지. 지금 중고로 팔면 정가의 몇배를 쳐서 받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스티븐 킹 컬렉션은 죽을 때까지 안고 갈 생각입니다.

본문에 언급된 책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 미스터리 환상특급입니다. 이따금 스티븐 킹은 중편에서 가장 재능을 잘 발휘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중편들이 정말 재밌습니다. 사계에 수록된 작품들(쇼생크 탈출, 스탠바이미)이나 스켈레톤 크루에 수록된 미스트처럼 버릴만한 중편이 없어요. 이 중편들은 최소한 세 번씩은 봤을 겁니다. 최근 번역 출간된 '별도 없는 한밤에(Full Dark, No Stars)에 수록된 중편도 꽤나 강렬했었죠.

그나저나 저도 재출간은 전적으로 환영하는 바인데 황금가지 관계자님께서는 다크 타워 번역본 좀 빨리 출간해 주시길... 굽신굽신. 작가 본인도 언제 완결될지 모르는 다크 타워가 다행히 스티븐 킹이 죽기 전에 완결은 났지만, 8권 전부 번역본이 나올 때까지 제가 살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Sgt. Hammer
15/12/30 14:14
수정 아이콘
힝 부럽다... 전 맨날 도서관 가서 서고에 있는거 꺼내달라고 해야하는데 흑흑
황금가지에서 빨리 다 내줬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스티븐 킹 중/단편의 매력이야 뭐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죠.
쇼생크 탈출이나 미스트 같이 영화화 된 명작들도 중편 내지는 단편이니 흐흐...
최근에 미스터리 환상특급 다시 읽었는데, 랭고리얼이나 환상카메라 660은 진짜 명작입니다 으으
연환전신각
15/12/30 15:48
수정 아이콘
한국은 뭐......끽하면 절판이라 구하기 어려운게 많죠.
요즘은 이것도 투기 대상이 되나보더군요.
몇몇 절판된 책들을 예전에는 청계천 헌책방 같은데서 종종 바닷속에서 보물 건지듯 낚아 올리기도 하고 그럴땐 책 싸들고 오면서 흐믓한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요즘은 이런게 돈이 된다는걸 알게 된 사람들이 수십만원대로 올려 놓더라고요.
어차피 안 팔려도 자기에겐 별 가치가 없지만 누군가 살사람은 비싼 돈 주고라도 산다는걸 이제는 아는 거죠.
사는게 각박해지면서 이젠 뭔가 소소했던 추억거리들도 사라지는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책이 좀팔리는 나라라면 이런 것 걱정 없이 증쇄를 기다리면 될텐데.... 흐음
15/12/30 17:05
수정 아이콘
서울 사시는 분들은 연희동에 있는 SF&판타지 도서관에 가시면 위에 언급된 책 중 상당수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단, 대출은 정기회원(유료) 가입 후에만 가능한 듯.
15/12/30 18:08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현재 나온 작품중에 스티븐킹의 베스트 3 작품은 뭐가 있을까요?
해머님만의 베스트 3작품도 궁금하네요~
Sgt. Hammer
15/12/30 20:32
수정 아이콘
스티븐 킹이 평생 써낸 다크타워 연대기, 질병 아포칼립스 문학의 새 장을 열었다고 할 수 있는 스탠드, 영화로서도 전설이 된 샤이닝 정도?
워낙에 걸작이 많은 작가라 쉽게 셋 딱 뽑기는 어렵네요.
개인적인 추천작 셋이라면 애완동물 공동묘지, 조이랜드, 캐리입니다 흐흐.
Sgt. Hammer
15/12/30 20:35
수정 아이콘
더불어 중/단편집 사계와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도 추천드리고 싶네요.
스티븐 킹이 대중문학 뿐 아니라 순문학에서도 거장으로 추앙받아 마땅한 작가라는 걸 완벽하게 보여주는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상한화요일
15/12/30 21:59
수정 아이콘
<부적>이라는 책 보신 분? 스티븐킹이 다른 작가와 함께 썼던 책으로 기억하는데...
3권짜리였고 책대여점 문 받을 때 샀다가 몇 년 지나서 다른 사람한테 줬는데 요즘 다시 생각나네요.
15/12/30 22:16
수정 아이콘
스티븐 킹 소설은 미저리와 지금 읽고 있는 인더 더 돔 뿐인데 아직 읽어볼 작품들이 많네요
superjay
15/12/30 22:53
수정 아이콘
저 다른분들은 악마,악령이라는 소재가 무서우신가요?? 스티븐 킹 소설이나 영화볼때마다 별로 몰입이 안되는게 악마나 악령이 저에겐 전혀 무섭지 않아서 .. 서양 문화권에선 굉장히 무섭게 느껴지는거겠죠??
Sgt. Hammer
15/12/30 23:05
수정 아이콘
기독교 문화권에서의 악마라는 존재가 가지는 위협감은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는 크겠죠 아마.
굳이 공포 소설말고도 순문학 작가로서도 많은 작품을 쓴 작가니 한 번 알아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MyBubble
15/12/31 01:20
수정 아이콘
언급하신 중편중에 "멈춰버린 시간(The Langoliers)"을 스티븐 킹 소설중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참 재미있게 봤어요.
그리고, 중편을 보면 스티븐 킹은 중편이 더 어울리는 소설가라는 생각이 들기는 해요.
Sgt. Hammer
15/12/31 01:26
수정 아이콘
깔끔하게 마무리도 좋고, 스티븐 킹 스타일이 그대로 살아난 수작이죠.
일단 소재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에요 흐흐.
15/12/31 05:24
수정 아이콘
예전에 메인 출신 친구가 메인주 특산물은 랍스터와 스티븐킹이라고 했던게 기억나네요. 사람들이 다들 마경이라고 생각한다고..
Sgt. Hammer
15/12/31 10:54
수정 아이콘
크크크 저 위에 노스탤지아 크리틱 영상 봐도 허구한날 메인에서 온갖 일 일어난다고 깝니다 흐흐
나타샤와당나귀
15/12/31 23:12
수정 아이콘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는데 읽어봐야겠어요! 추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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