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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30 19:15
한국어의 초성 중성 종성과 비슷한 개념이려나요?
그런데 maker 같은 단어에선 음절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형태소로 보면 make+(e)r 인데...
15/12/30 19:27
흐흐 종성보다 초성이 우선인 건 아마 일반론인 듯합니다. 한국어의 경우도 하늘, 바람이라고 쓰지 한을, 발암(?)이라고 쓰진 않으니까요. 형태소가 명확한 경우 그것을 구분하고, 원래는 설겆+이 이지만 설거지가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15/12/31 09:15
음절화(syllabification)는 형태와는 별개의 개념입니다. 그리고 XVCVX의 시퀀스가 나올 때 C는 범언어적으로(universally) 뒷음절의 초성이 됩니다. 따라서 mei.kr(r을 성절음으로 본다면)로 음절화됩니다.
영어에서 재미있는 음절화 현상 중 하나는 이른바 양음절성(ambisyllabicity)이라 불리는 현상입니다. L과 같은 발음이 코다로 기능함과 동시에 온셋으로도 기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울림도라는 건 음성학적 개념으로 환원하기가 어렵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실라블 픽 개념을 이용해서 음절을 설명할 때 울림도 개념을 쓰다보면 자음 파트에 있어 울림도가 언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모음 > 활음 > 공명음 > 폐쇄음이라는 큰 위계는 존재합니다만, 그 안에선 언어마다 다릅니다. 이런 점에서 울림도는 결국 음운론적인 개념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음절은 음운론적인 단위일 뿐이므로 발음가능한 최소 단위가 아닙니다.
16/01/01 23:20
음...petrol[pɛtɹəl]의 가운데 [t]가 ambisyllable이네요...첫 음절의 코다이기 때문에 성문폐쇄음 [ʔ]으로 바뀌고 두 번째 음절의 onset이어서 뒤에 오는 [ɹ]소리를 devoiced 시키고...음성학의 세계는 재미있군요...--;;;
16/01/02 03:04
한국어 얘기를 하면, 받침에 오는 이응([ŋ])이 모음과 연결될 때 이 이응은 해당 음절의 말음이 아니라 다음 음절의 초성입니다(ex)잉어, 붕어). 양음절성과는 관련없지만...
15/12/30 19:28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읽고 나니 파인만이 가고 싶어했던 탄누 투바의 키질이 떠오르네요. 가고 싶어한 이유가 도시명에 모음이 없는 케이스라서 그렇다나... 영어로 쓰면 Kyzyl이니까요. 음성학적으로는 K, z가 onset이 되고 y가 핵, l이 coda가 되려나요.
15/12/30 23:50
글씨 잘 쓰시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사실 네안데르탈님은 그동안 올려주신 지식글의 누적 기여도로 볼 때 그냥 우승자로 해드려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15/12/31 01:24
그때였던가요 제가 전공을 바꾸기로 결심한 해가...음성학책의 코와 혀의그림을 보고 난 후였던것 같습니다. 영국소설시간에 배운 버지니아울프의 등대로는 제 삶의 이정표가 되어주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영문학이라는 불구덩이에서 견딜 수가 없어 기계과로 도망쳤....흐흐. 시그마는 본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그렇게 이해도 안가고 재미도 없더만 내 일이 아니라 생각 (?) 하고 보니 또 재미지네요. "æ" 이놈이 처음에 만나는 관문이었던걸로 기억나네요. 잘봤습니다.
15/12/31 09:34
지난 번에 통사론을 보시더니 이번에는 음운론이군요 흐흐 아마 다음 챕터는 영어의 스트레스 규칙이 아닐까 싶은데, 그 부분도 재미있으니 시간 나면 정리해서 올려주세요~
15/12/31 11:03
언어학도 워낙 이론이 많아서 어느 하나를 말씀드리긴 뭐합니다만, 그리고 저 수준을 넘어가면 머리 아픈 진짜 전공 이야기가 되어버려서 이게 언어학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읽을 만한 책 몇 권 소개해 드리면..
1. Adele Goldberg. 2008. Constructions at work: The nature of generalizations in language. OUP. 2. David Adger. 2003. Core Syntax: A Minimalist Approach. OUP. 두 가지 대비되는 통사이론에 대한 비교적 읽기 편한 개론서입니다. 1은 버클리를 중심으로 한 CxG, 2는 촘스키의 최소주의. 3. Rene Kager. 1999. Optimality Theory. CUP. 4. John McCarthy. 2008. Doing Optimality Theory. Blackwell-Wiley. 음운론은 1993년을 기점으로 나누어집니다. 최적성이론 전과 후. 최적성이론도 15년 정도 정체기이긴 합니다만, 기존의 틀을 뒤엎어 버린 매우 흥미있는 이론입니다. 거의 모든 대학에서 입문 교재로 쓰는 책이 3입니다. 4는 최적성이론 깎는 장인(...)이라 불리는 저자의 책으로 발간 이후 역시 입문용 교재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위의 책들이 대략 석사 1학기의 언어학을 배우는 학생들이 읽는 교재입니다. 지금 네덜란드 님 정도의 지식이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비전공서로는 음운, 통시쪽은 아니지만 스티븐 핑커의 The Language Instinct와 Words and Rules (비전공서의 탈을 쓴 전공서...)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나온 Vyvyan Evans의 The Language Myth: Why Language is Not an Instinct도 읽을 만합니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핑커의 전대미문의 히트작 The Language Instinct의 반대에 서 있는 책입니다. (저도 읽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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