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창밖으로 이미 잘라낸 밑동이 거뭇하게 변하기 시작한 논이 보였다. 저 멀리 농가 위로 고고히 서있는 왜옥이 오히려 이맘때쯤이면 항상 을씨년스레 보이는 건 그저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김동녕東寧은 이 일대의 지주이자 왜옥의 가주인 사람의 이름을 떠올려보고 있었다.
아마 안정명(貞明)인가 하는 이름이었을 것이다. 아니 지금쯤이면 야스히로 타다시(安弘正)라던지 야마토(和)라는 이름일지도 모른다.
역 앞에는 순사가 미리 마중 나와 있었다. 동녕은 순사가 자신을 알아보는 눈치가 달갑지만은 않았다. 위에서 미리 언질이라도 받았는지 순식간에 다가와서 손으로 툭툭치며 이리 말해대는 것이었다.
“俺はお前見たいな奴が大嫌いなんだ。なんかしてくれよ。ぶっ殺してあげるから。(난 너 같은 놈이 제일 싫어. 뭔가 해보라고. 죽여줄테니.)”
동녕은 순사의 눈을 노려보았지만 반박할 생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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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중 그랑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편집자들의 "모자를 벗길만한" 글을 쓰기 위해 첫 문장만 수천번 다시 쓰는 거죠.
저는 그 정도까지 할 생각은 없지만 그랑의 말이 글을 쓴느데 핵심을 찌르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써보고 그 후에 다시 여러번 읽어가며 고쳐가라는 거죠.
그래서 며칠전에 급작스럽게 떠오른 작상을 일단 한번 써봅니다.
내용은 간추리자면 독립운동에 지친 사람이 돈도 다 쓰고 몸도 지쳐 고향에 돌아오지만
바뀐 고향의 모습과 일제의 탄압에 분개하지만 독립운동을 버리고 온 사람으로써 실패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내용입니다.
미숙한 글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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