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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20 00:32:55
Name 닭장군
Subject [일반] '재미'의 간사함. (수정됨)
저도 한때 자판전사였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가끔 발동이 걸리려는것을 자제하느라 고생좀 합니다. 당장 여기 pgr에서 스스로 댓글 달아 놓은걸 한번씩 돌아 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상대방을 비꼬거나 약올리려는 기미가 보입니다. 뭐 보시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저 스스로는 제 댓글에서 그런게 좀 느껴집니다. 고쳐야겠죠.

어떤 공동체? 인터넷에선.. 사이트? 아니 그냥 편하게 커뮤니티라고 하죠. 어떤 곳이든 간에 다수와 소수가 있게 마련입니다. 거의 1:1로 의견이 팽팽해서 한쪽이 다굴당하지 않는 상황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참으로 평화롭고민주적이고똘레랑스가 넘치게 되는 그런 경우는 거의 없는것 같습니다. 어쨋든 장삼이사필부필부우매한 대중들이 모인 곳이데 그렇게 이상적인 상황은 잘 안나오는게 어찌보면 정상이죠.

그때 소수파(?) 중에서 굉장히 정직하게 들이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십중팔구 자기가 못견뎌서 해당 커뮤니티를 떠나거나, 한동안 잠수를 탑니다. 그리고 같은편(?) 사람들은 좋으신 분이 무식한 다수에게 다굴당해서 떠나갔다며 애통해 하죠. 사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데.. 저는 제가 다수 의견일 때야 모르지만, 소수의견일 경우는 그걸로 이제 다수를 좀 놀려먹는 짓을 했었습니다.

'장판파'를 시전한다고 하죠? 저는 그런것 보단.. 글이나 댓글에 약간의 비꼼과 조롱과 기타등등 안좋은 속내를 여기저기 숨겨 놓고, 저의 의견을 써놓긴 하는데 애매하고 그럴듯하고 진실된것처럼 반대의견을 적당히 섞어서 써놓고, 사람들이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하면서 거기서 또 싸움이 시작되는걸 즐긴 적이 있습니다. 물론 싸우는 주체는 제가 아닙니다. 이건 장판파보다 더 나쁜 짓이죠. 상대방을 희롱하는 거니까. 그런데 단순한 장판파보다 이런게 재미있더란 말입니다. 나쁜짓이니까 더 재미있는거죠.

그러다가,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이제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최대한 눈팅을 하다가 의견을 쓸 때도, 있는 그대로 비꼼이나 조롱을 섞지 않고 정직하게 하자 하고 마음을 먹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그러다 보니 또 심심합니다. 그러다 보니 불쑥 불쑥 나도 모르게 글에 나쁜 짓을 약간 해놓게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그걸 돌아보면 이제 이불킥이 하고싶어 집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어.. 착한 일은 재미가 없고, 나쁜 일은 재미가 있도록 만들어 놓은 창조주(누군지는 모르지만)가 원망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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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15/12/20 00:41
수정 아이콘
인정을 받으면 착한 일이 더 재밌더라고요. 뭔가 남기도 하고요.

[장판파 or 글이나 댓글에 약간의 비꼼과 조롱과 기타등등 안좋은 속내를 여기저기 숨겨 놓고, 저의 의견을 써놓긴 하는데 애매하고 그럴듯하고 진실된것처럼 반대의견을 적당히 섞어서 써놓고, 사람들이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하면서 거기서 또 싸움이 시작되는걸 즐긴 적이 있습니다]
이건 '어그로'의 정석이 아닐까 싶네요;; 안 하려고 자제하신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글링아빠
15/12/20 00:42
수정 아이콘
저런. 힘내요. 홧팅.
김성수
15/12/20 01:26
수정 아이콘
나쁜 일 하면 사람들 한테 미안하고 내가 좀 간사한 것 같고, 착한 일 하면 뭔가 내 옷이 아닌 것 같아 거북하고. 사람 다 그렇지 않나요? 지금 나쁘더라도 미안한 마음에 일어서서 조금씩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아주 조금씩 성장해도 우리는 그 온도차를 크게 느낄 테니깐요.
프로아갤러
15/12/20 01:27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커뮤니티 활동을 즐기시네요. 법에 저촉만 안되면 되겠죠 뭐
Thursday
15/12/20 10:53
수정 아이콘
닉이랑 정말 잘 어울리는 닉아일체를 보여주는 댓글이군요. 하하.
Jon Snow
15/12/20 02:56
수정 아이콘
저런. 힘내세요!!
15/12/20 13:28
수정 아이콘
자판전사. 좋은 표현 배우고 갑니다. 화염구에 버금가는 훌륭한 번역이네요.
Anastasia
16/05/25 19:25
수정 아이콘
크큭
닭장군
16/05/25 21:30
수정 아이콘
썩 물러가라, 사악한 요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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