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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17 10:10:00
Name 파란무테
Subject [일반] 피라미드 다녀온 이야기
2012년 8월, 벌써 1년전이야기네요.
유게에 '피라미드의 충격적 진실' 이라는 글을 읽다 문득, 작년 피라미드에 다녀온 추억이 생각났습니다.
다녀온 추억도 곱씹을 겸 피라미드 및 이집트 상황을 나누어 보고자 몇 자 적어봅니다^^



1. 피라미드

피라미드는 세계에 많습니다.
유명한 것은 이집트 내 기자지구의 3개의 피라미드가 많이 알려져 있죠.
그러나, 이집트를 여행하면서 위 3개의 피라미드 외에 몇군데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이 피라미드는 이집트 내 사카라 지역에 있는데, 현재 많은부분이 소실되어 복구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복구가 잠시 중단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처럼, 크고 작은 피라미드는 꽤 넓은 지역에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2. 이집트 상황

리비아에서 시작된 자스민 혁명의 여파로, 이집트 독재자인 무라바크가 물러났습니다.
그 이후 선거로 대통령이 선출되었는데요.
여기까지만 읽으면 이집트가 독재자로부터 해방된 행복한 나라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집트는 거의 무정부에 가깝습니다.

독재자 무라바크가 하야한 뒤,
온 시내의 잡배(조폭, 건달등)들이 도시들을 활보하고 있으며 이를 저지할 경찰들의 힘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태입니다.
동물의 왕국으로 치면, 사자가 떠난 남은 동물들이 서로 으르렁 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도 여러 언론에서 이집트 내의 상황과 인접해있는 여러국가와의 충돌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아,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인 듯 합니다.


3. 피라미드를 배회하는 건달들

피라미드에 도착한 뒤 가이드가 저희 일행에게 당부한 말이 있습니다.
"피라미드로 가는 길에 어느누가 말을 걸어도 응하지 마시고, 자신의 소지품을 특별히 잘 간수하시기 바랍니다."


아주 선량하게 생긴 이집트 아저씨로 보이는 분이 낙타와 함께 서 있습니다.

피라미드에 가까이 가면 이런 이집트 아저씨 및 청소년으로 보이는 친구들이 낙타와 함께 우글거립니다.
말 그대로 우글우글 거립니다.
이들은 피라미드로 가까이 가는 우리들에게 접근하여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합니다.
사진을 찍어주고, 또 자기들의 낙타에 태우고 낙타에 탄 사진도 찍어줍니다.
그리고 돈을 요구합니다.;;
자신의 낙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으니 돈을 달라합니다. 돈을 주지 않으면 사진기를 돌려주지 않겠답니다.
미칠 노릇입니다. 요구하는 가격만해도 우리나라 돈으로 5만원-10만원입니다.
순 사기꾼들입니다.

그래서 피라미드내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3-4명이서 뭉쳐다녀야 합니다.
저희 일행 중 한명은 지갑이 도난당하고, 한명은 핸드폰을 분실했습니다.


4. 피라미드 내부 진입


피라미드 입장권입니다.
이 입장권을 들고 있으면 피라미드를 바깥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물론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가는 길은 아시는 분은 아시듯, 옛날 왕의 보물을 훔치는 도굴꾼이 파놓은 길입니다.
그런데 또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표 검사하는 사람들이 직원같지 않아보입니다. (물론 직원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내부는 촬영이 불가능하답니다. 그래서 사진기를 모두 자기에게 맡기라 합니다.


이 사진이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가는 통로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데, 두세명의 사람이 표를 검사합니다.
또 카메라 및 핸드폰을 맡겨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무슨...

저희 일행은 두조로 나눠 서로의 물건을 보관한 채로 내부에 다녀왔습니다.
내부는... 쭈그리고 2-3분 들어갔다 나오면 끝입니다. 굉장히 허무하긴 했습니다.


5. 스핑크스

기자지구에는 3개의 피라미드가 있는데, 각각의 거리는 꽤 멉니다.
물론 걸으면 걸을 수 있지만, 버스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스핑크스가 있는 피라미드는 조금 이동하여야 하는 거리였습니다.


영화에서나 보던 스핑크스를 가까이서 보니 감개가 무량했습니다만,
세월의 풍파속에 코가 닳고 머리가 희어진 스핑크스를 보니,
문화재를 좀 지켜주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6. 이집트 치안 문제를 직접적으로 겪은 일화 [1]

이집트는 땅이 넓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이집트 내에서도 이 지역에서 저 지역으로 지나는데에는 장시간의 이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도로가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차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 곳에 이집트의 강도단(50-60명 이상)이 대기하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외부 관광객들의 차량을 습격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역에서 지역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기 전에는 반드시 경찰의 호위를 받아서 지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경찰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대형버스들이 바로바로 경찰의 호위를 받기가 어렵습니다.


저희 일행의 대형버스 및 각나라의 대형버스들이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는 지나가야 되는데, 경찰의 호위 없이는 지나갈 수 없으니 저렇게 대기합니다.
문제는, 저희 버스가 3번째로 도착했는데 (이미 도착했을 때 2대의 버스가 있었습니다.)
이후 약 3-4시간의 기다림 속에 경찰들이 왔습니다.
그 동안 10대정도의 버스가 더 도착해 있었고 같이 출발했습니다.

영국, 러시아, 미국 등 저 곳에서 세계의 만국어를 들을 수 있었고,
서로 멍 때리며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는 진풍경을 누렸습니다... 정말 기다림의 인내가 필요한 시간이었죠.


7. 이집트 치안 문제를 직접적으로 겪은 일화 [2]

두번째 일화는 특별한 일화는 아니지만, 꼭 적고 싶은 말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산이 쏟아져 나오는 곳 중 하나가 이집트 입니다.
속된말로 "땅을 파기만 하면 수천년 된 문화재가 나온다."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1000년된 문화재만 나와도 난리가 나는데,
이집트는 2000년된 문화재도 그러려니 합니다. 당연히 그렇겠죠^^


이집트 카이로 박물관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이 보관되어 있는 카이로 박물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내부에는 카메라를 들고 가지 못해 내부의 사진은 없습니다.
이 곳에는 엄청난 유물들이 많은데요. 하.. 마음 아픈 것은,
수천년된 문화재를 직접 '손으로' 만질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을만큼 보호시설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투탕카멘'이라고 한번정도는 들어보신 유물이 도난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팠네요.



1년전 이집트와 현재의 이집트가 많이 달라지진 않았을 겁니다.
아프리카를 휩쓸던 자스민 혁명은 정의로운 대통령(왕)이 선출되어 정부의 힘이 실리지 않는다면
반쪽의 혁명이 될 수 밖에 없고, 또 다른 독재자가 탄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이집트가 있고,
이집트 내에는 세계가 보존해야 할 유산들이 있습니다.

속히 이 문제들이 해결되어 평화롭고 정의로운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가.. 피라미드 옆 도시를 찍은 동영상입니다.
http://blog.naver.com/oksy2000/19132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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쎌라비
13/07/17 10:13
수정 아이콘
저만 그런건지 사진이 보이지가 않네요..
파란무테
13/07/17 10:28
수정 아이콘
지금은 보이시는지.. 하,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네요^^ 도와주세요. 운영자님....
Lainworks
13/07/17 10:29
수정 아이콘
싸이월드 이미지 외부링크 알될텐데요
파란무테
13/07/17 10:48
수정 아이콘
다음블로그로 링크했습니다. 이제 되려나요. 아...^^;;;;
감모여재
13/07/17 10:17
수정 아이콘
저도 사진이 보이지 않네요. 뻘소리지만 처음에 제목보고 다단계 후기인줄 알았다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JazzPianist
13/07/17 10:21
수정 아이콘
엑박이라니 피라미드의 저주군요.
13/07/17 10:23
수정 아이콘
예지력 상승을 노렸으나, 역으로 예지력이 하강했습니다. 크크크..

여행기 잘 봤습니다.. ^^;
알카즈네
13/07/17 10:24
수정 아이콘
저도 05년 무렵 대학동기와 이집트 여행을 다녀왔던게 생각나네요.

카이로박물관에는 정말 수많은 유물들을 진열장에 대충 늘어놓았고 심지어 진열장 공간이 부족하다보니
진열장 위 공간에 종이박스 채로 대충 쑤셔박아 보관하는 유물들도 참 많더군요.
땅만 파도 유물이 쏟아지고 그걸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나라인데 그에 대한 관리는 한참을 부족해보였습니다.

아무튼 이집트는 배낭여행 다니기 참 좋고 재미있는 나라인데 요즘 시국이 시국이라 좀 안타깝네요.
최종병기캐리어
13/07/17 10:28
수정 아이콘
오히려 땅만파도 나오니 관심이 더 부족할수밖에 없을런지도...(희소성이 없으니..)
알카즈네
13/07/17 10:37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로 치면 고조선 시대의 국보급 유물 수백점을 시골 빵가게 진열장 같은 곳에 보관하는 것도 그만큼 흔하니 그런거겠죠.
흰코뿔소
13/07/17 10:48
수정 아이콘
사실 우리나라도 땅 파면 나옵니다. 헌데 발견되면 공사를 못하니 폐기처분;;
tannenbaum
13/07/17 10:29
수정 아이콘
폰에서는 안나오는 사진들이 궁금합니다

하지만!!!!!
정말 좋은 정보입니다

당분간 그 동네는 가지 말아야 겠습니다
어차피 갈이도 없겠지만요... ㅜㅜ
Je ne sais quoi
13/07/17 10:3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이집트 상황이 안타깝네요.
13/07/17 10:35
수정 아이콘
사진이 엑박이라 아쉽습니다만, 정말 부럽네요. 글은 재미있게 봤습니다^^; 사진도 올려주셔요~!
dlawlcjswo
13/07/17 10:38
수정 아이콘
스핑크스 코가 닳아져있는 건 오스만 투르크족인가? 여튼 다른 나라가 이집트를 침략했을 때,
대포로 스핑크스 코 맞추기 훈련을 해서 그런거라고 가이드아저씨에게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터치터치
13/07/17 10:54
수정 아이콘
응? 나폴레옹 아니었나요?

슬쩍 찾아보니 오스만이고 나폴레옹이고 진실은 모르는거군요. 크크크....
dlawlcjswo
13/07/17 11:13
수정 아이콘
터키 소피아 성당의 모자이크 벽화를 시멘트로 발라버린 것도 오스만 투르크 족이라고 그래서 마음속으로 "얘들이 악의 축이구나..."했던 기억이 나요 크크
몇년전의 일인지라 확실하진 않습니다....
로즈헤어
13/07/17 14:10
수정 아이콘
모자이크에 회죽을 발라놓은 건 그들 나름대로 진보적인(?) 결단을 발휘한 거죠. 이슬람의 fm대로였으면 우상이니 아예 지워버렸어야 하는 건데 그러기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 거니까요.. 통념이 바뀌면 후세 사람들이 복원할 수도 있도록
13/07/17 16:04
수정 아이콘
오스만 투르크는 종교에 관대해서 돈만 내면 종교의 자유가 있었습니다. 소피아 성당도 부수는 대신에 옆에 부속 건물을 세워서 이슬람 사원으로 바꿨잖아요.
13/07/17 10:42
수정 아이콘
엑박이 흑흑..
13/07/17 10:44
수정 아이콘
사진이 기대되는데요.
흰코뿔소
13/07/17 10:51
수정 아이콘
죽기전에 피라미드는 한 번 봐야할텐데 말이죠.
자제좀
13/07/17 10:54
수정 아이콘
가보고싶네요..ㅠㅠ
천진희
13/07/17 10:54
수정 아이콘
으아...작년 겨울부터 갑자기 스핑크스와 피라미드가 보고 싶어서 안절부절하고 있는 1인입니다...ㅠ
올해 겨울엔 꼭 가볼 예정인데 혼자 가는건 많이 힘들까요?ㅠㅠ
파란무테
13/07/17 10:59
수정 아이콘
혼자입국하시기에는 힘드실 것 같고,
여러일행에 섞여가시는 게 안전하시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고 그럴거예요...
물론, 길가다가 칼맞고 그런 나라는 아닙니다만...
천진희
13/07/17 13:06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한 번 그쪽으로도 알아봐야겠네요.
노틸러스
13/07/17 10:54
수정 아이콘
전 크롬인데 지금은 보이는군요 크
잘봤습니다.
바람모리
13/07/17 10:58
수정 아이콘
재미있어 보이고 부럽네요.
다만 전 사막은 영 상성이 안맞는듯해서..
그리고 투땅카멘은 엘지에 있다는 카더라가..
13/07/17 10:59
수정 아이콘
저도 07년에 다녀왔었는데, 그때는 치안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었죠. 옆의 시리아도 아주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이었는데, 지금 중동 상황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저 박물관은 가보면 진짜 어이없죠. 에어컨도 일부 구간 외에는 없이 시장바닥처럼 널린 유물들...차라리 유럽에서 강탈, 보관중인 것이 유물 보존을 위해서는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양념반후라이
13/07/17 11:01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 다단계 하셨다는줄...
13/07/17 11:17
수정 아이콘
저도 이생각하고 댓글보러 들어왔었죠..
13/07/17 11:18
수정 아이콘
하하하...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네요.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3/07/17 14:11
수정 아이콘
창의력 대장이 요기잉네
13/07/17 11:07
수정 아이콘
추천 드립니다. 정말 잘 읽었어요~
13/07/17 11:30
수정 아이콘
스핑크스의 코는 침략자들이 일부러 부순 것이에요. 스핑크스를 신으로 섬기던 사람들에게 신이 숨쉬는 코를 없애버리는 것은 불경을 넘어 신앙을 부정당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이렇게 남의 신념을 뭉개버리는 의미를 갖고 있기에 고 리영희 선생은 '스핑크스의 코'라는 책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스핑크스 말고도 수많은 조각상들이 코만 부서져 있는 걸 아실 수 있을 거에요.
jamiroquai
13/07/17 12:46
수정 아이콘
07년 7월에 한달 정도 배낭여행으로 갔을 때가 생각나네요. 수천년 된 유물을 자리가 비좁다는 이유로 바닥에 팽개친 것 보고 벙쪄 있었는데.. 크크
그래도 그때는 사람들이 순박해서 덤탱이 씌우려고 하면 막 화내면서 장난치냐고 하면 멋쩍어하면서 깎아주고 그랬는데.. 지금 그랬다가는
몸도 성치 못하겠네요.... 아.. 그리고 피라미드 내부는 하루에 수십명 한정된 인원만 들어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닌가 봅니다.
파란무테
13/07/17 12:56
수정 아이콘
아니요. 당시에도 입장제한이 있었습니다.
9시에 오픈인데, 8시30분부터 버스대기하여 볼 수 있었습니다.
저 사진은 약 9시30분경 찍은 사진입니다.
뿌잉뿌잉잉
13/07/17 12:47
수정 아이콘
유게에서 보니 피라미드 바로옆에 도시가 쫙 있던데 진짜인가요?
jamiroquai
13/07/17 12:48
수정 아이콘
네 카이로에서 차타고 피라미드가 있는 가자지구로 들어서면서부터 저멀리 건물들 사이로 삼각형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근데 워낙 커서 입구에서도 한참가야 한다는 건 함정..
파란무테
13/07/17 12:56
수정 아이콘
네 바로 옆에 도시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도시에서 피라미드로 가는 시간은 10분정도 걸린다는 게 함정인가요...^^;;;
파란무테
13/07/17 13:07
수정 아이콘
본문에 영상 추가하였습니다^^
치킨마요
13/07/17 12:51
수정 아이콘
재미있을꺼 같아요. 아직 한번도 외국에 나가질 못해서 이런 경험담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보는것도 재미있는데 직접나가면 얼마나 재미있을까요 ㅠ 저도 언능 돈모아서 나가봐야겠습니다!!
dlawlcjswo
13/07/17 13:36
수정 아이콘
본문에 없는 재미있는 내용 몇가지 추가해봅니다. 사진은 링크로...

http://imageshack.us/photo/my-images/38/xk0i.jpg/
여행다녔던 나라중에 교통이 가장 헬이었던 나라였습니다.
도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차선이 없어요.
어떤 곳은 3중, 어떤 곳은 4중으로 차들이 자기 멋대로 막혀있습니다.
거기에 당나귀 낙타까지 끼이면 막장중의 막장....
사고가 나도 여유있게 차에서 내려 차 상태 스윽-보고 "인샬라" 한마디 하고 서로 갈길 간다고 하더군요.

http://imageshack.us/photo/my-images/703/p5mj.jpg/
이집트의 건물들입니다.
옥상쪽을 보시면 철근이 아직 남아있는 게 보이죠.
건물 하나가 완공이 되면 세금이 배로 뛴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일부러 저렇게 철근 몇 개 남겨놓고 미완공상태로 거주를 하는겁니다.
거기에 모래바람이 워낙 많이 부는 나라라서 페인트칠을 해봤자 얼마 안가 다 벗겨지기 때문에 그냥 시멘트색 그대로 방치하고 있지요.
약간 폐허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http://imageshack.us/photo/my-images/707/f7mw.jpg/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만 기대하고 갔었는데 이 오벨리스크라는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저게 벽돌같은 걸 쌓아서 올린 게 아니라 통돌 하나를 깎아서 만든겁니다.
만든 건 그렇다 치고 저 높은 걸 어떻게 세웠는지가 의문이지요.
오벨리스크 밑에 보면 인부들이 줄같은 걸로 저걸 세우는 그림이 있고 옆엔 상형문자가 써있습니다.
학자들은 "이 상형문자를 해석하면 오벨리스크의 미스터리가 밝혀지겠구나!" 해서 열심히 해석해보니 나온 내용은....
<나중에 사람들이 이 오벨리스크를 보면 어떻게 세웠는지 분명히 궁금해하겠지?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겨야겠다. 방법은 말 안해줄꺼야!> 라고...
가이드 아저씨가 웃으라고 한 말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왕이 참 심술궂은 사람이었나 봅니다.

http://imageshack.us/photo/my-images/829/wlh6.jpg/
왕들의 무덤이 모여있는 <왕가의 계곡>으로 가는 길입니다.
무덤안에는 관을 비롯하여 오만 장식들을 함께 넣어줍니다.
그 당시에 왕의 무덤을 파헤치는 도굴꾼들이 워낙 많아서 일부러 가기도 힘든, 저런 외진곳에 무덤을 모아놓은 거라고 하더라구요
여기서 또 의문점이 생깁니다.
그 무거운 대리석관이나 왕관, 장식품 비석 등등을 어떻게 저 좁은 길을 통해 옮겼을까요?
이집트를 다니는 내내 드는 생각은 "강력한 왕권 밑에 있는 노예들의 파워는 정말 대단한거구나.." 였습니다.


작성자님의 양해를 얻고 살포시 묻어가봅니다 흐흐
파란무테
13/07/17 14:2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지막 사진은 마치 요르단의 '페트라'같네요.

그리고, 이집트의 교통... 어우.. 생각만해도 끔찍하네요.
옛 생각납니다...
13/07/17 14:22
수정 아이콘
부러운 여행기네요. 죽기전에 꼭 한번 가봐야 되는데 ㅠㅠ
13/07/17 15:33
수정 아이콘
저는 95년 여름에 이집트 여행을 다녀왔는데....
피라미드 이야기는 많이 해주셨으니 기억에 남는 일 두가지만 말해보죠.

1) 버스
문화컬쳐였습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당시에는 정거장이라는게 따로 없더군요. 카이로에서요.
버스 기사한테 내린다고 얘기하면, 멈추지 않고....그냥 속도를 천천히 줄여줍니다. 그럼 승객이 뛰어 내립니다.
탈때도 마찬가지. 사람이 탄다고 멈추지 않습니다. 사람이 탈거라는 의사표시를 하면 속도를 줄이고....사람이 달리면서 뛰어 올라탔습니다.

2) 전쟁
무슨 전쟁인가...하실지 모르겠지만,
카이로를 벗어나서 홍해 연안을 구경하러 내려가다가 부족간 전쟁...-_- 에 휘말린 적이 있습니다.
사실 전쟁이라기 보다는 다툼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총쏴대고 창칼 휘두르면서 돌팔매 날라다니는게...살벌하더군요.
버스타고 가다가 도로 막아놓고 대치중인 두 부족사이에 고립되서 꼬박 하루를 버스에서 지냈습니다.
해결은....나중에 정부군이 탱크 몰고 오더군요 -o- 그때 움직이는 탱크 평생 처음으로 봤습니다.

3) 결론
글쓴분 본문이나 댓글들 읽어보니 치안이나 교통이 그래도 조금은(?) 나아진게 아닌가 하네요.
당시나 지금이나 1번 경험은 아슬아슬했고 2번 경험은 식은땀 난다고 생각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다시 가볼 생각은 있습니다.
참 뭐랄까...유적들 이외에도 묘한 매력이 있는 나라로 기억이 남아 있네요.
13/07/18 01:53
수정 아이콘
06년에 배낭하나 메고 룰루랄라 다녀왔었는데, 요즘은 치안이 많이 안좋아졌나보네요. 뭐, 그당시에도 삐끼들이랑 교통지옥은 여전했지만, 기차나 고속버스 타고 하는건 아무 문제없었는데 말입니다. 기자피라미드 보려고 카이로 시내에서 출발하는데, 지나가던 대학생들한테 길 물어봤다가, 그때부터 삐끼한테 낚여서.. 피라미드를 입구쪽으로 안들어가고, 삥그르르 돌아서 저 뒤쪽으로 들어갔던 기억이.. 그래서 스핑크스는 정면이 아닌 뒷태부터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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