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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6/09 02:51:19
Name ChefRyan
Subject [일반] 나는 왜 '바람' 을 피우고 싶은걸까.


나는 예전에는 그랬다. 남녀 간에 누구든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와 '바람' 을 핀다는 것 자체에 굉장한 거부감이 있었다. 어렸을 적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사람은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을까? 옆에 남자(혹은 여자) 친구가 멀쩡히 있는데.' 그래서 TV에 방영되는 '사랑과 전쟁'에서 나오는 '불륜'에 대해서 딴 세상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시간이 흘러 연애를 해보고 사람을 만나보고 드는 생각인데, 연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바람' 에 대한 이유 중 가장 큰 감정적인 이유는 옆 사람의 '부재'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은 아닌가? 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고 가끔은 무척이나 머리가 아닌 가슴이 아프기 때문이고 나조차도 가슴은 아직 그녀에게 있지만, 눈은 그녀를 바라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하기 때문에 연애에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밀고 당기기' 가 필요한 것이라고 이제서야 공감이 되기 시작한 것 같다. 나는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다. 태어나서 한 여자만 바라보고 사는 것이 남자로 태어나서 그래도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게 아닐까? 하고. 물론 삶의 가치관은 모두가 다르므로 무조건 저렇게 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정말 포기하면 편한 걸까?. 그런데 그러기 참 쉽지 않은 게, 포기한 순간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은 그만큼 반감되기 때문에 그런 나의 모습이 두려워서 그것도 참 쉽지 않다.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은 나를 평생 죽을 때까지 사랑해 달라는 것도, 혹은 나만 허수아비처럼 바라보고 살아달라는 것이 아니라, 연애하는 동안만은 나에게 조금이나마 '관심'을 두었으면 하는 것이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 중 가장 큰 것이다. 그리고 내가 요즈음 두려운 것은, 나조차도 이제 다른 사람을 찾고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이다. 역겹게도 동시에 나는 오늘도 네가 너무나 그립다.

안녕하세요! 여자친구와 먼 장거리 연애중, 쉬는날 잠이 안와 답답한 마음에 몇글자 끄적어 보았습니다. 그녀는 사회생활에 그리고 이런 저런 일에 무척이나 바쁜가 봅니다. 저와도 이런 저런 대화하며 일주일에 하루 중 몇시간 만이라도 저에게 관심 좀 가졌으면 하는데^^ 그게 쉽지 않나 보네요. 살아오면서 나름 '순수' 하다는 말은 몇 번 들어본적이 있고 특히 '연애' 를 할 때 제 스스로를 보았을 때 가장 부합되는 표현이 아닌가 란 생각도 가끔은 해보았는데, 요즈음은 스스로 변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하네요. 연애란 참 어렵고 인생은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피쟐 여러분 좋은밤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행복한 연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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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잉여열매
13/06/09 03:47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
저와 처지는 같지만 입장은 반대인것 같아네요 크크크
저도 여자친구에게 관심을 잘 못가지는 것 같아서 항상 미안해하고 있거든요.
아마 여자친구분도 그부분에 대해서 미안한 감정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
힘내세요!!
(눈 돌리지 마시구요!!!! 혹여나 인연이 아니더라도 타인에 의해서 끝나는것보다 내가 최선을 다했는데도 끝나는게 미련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아영아빠
13/06/09 06:44
수정 아이콘
공감보다는 일단 부럽네요.
마흔이 넘으니 이젠 이쁜 처자를 봐도 "이쁘다"는 느낌(?)뿐 ....
아...돌리도 내 연애세포...
끼리리릭
13/06/09 08:42
수정 아이콘
나이먹어도 예쁜 여자분 보면 솔깃한거 아닌가요?ㅠ.ㅠ
아영아빠
13/06/10 20:19
수정 아이콘
솔깃은 한데...다음 느낌이 없다는 것이 문제죠. ㅠ.ㅠ
Epilogue
13/06/09 07:37
수정 아이콘
애당초 1부1처제의 윤리가 갖는 한계라는 게 있지만… 그래도 바람의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바람 피우기 전에 헤어진다'라는 선택지도 있지만 그걸 외면한 채, 양쪽 모두에 욕심을 내는 거니까요.
ChefRyan
13/06/09 11:00
수정 아이콘
그렇죠. 사람의 이기심인 것 같네요.
A.디아
13/06/09 10:49
수정 아이콘
연인이 있음에도 외로운 것이 힘드신거니까... 여친분에게 솔직하게 '외롭다'라고 대화를 해보시는 건 어떨런지요?
ChefRyan
13/06/09 10:59
수정 아이콘
며칠전에 그런문제로 대화를 나눴는데 잘 이해했다 생각했는데.. 원래 그런 아이인가 봅니다:). 사람을 바꾸기가 참 쉽지 않아요 흐흐
A.디아
13/06/09 11:12
수정 아이콘
저는 연애란건 '나는 이런 사람이다.' 가 반 '너는 그런 사람이다.'가 반인게 아닐까 합니다. 반씩 모아서 하나를 만드는 과정이랄까요...
원래 그런 분이시라고 하더라도 그걸 다 받아들여야하는 의무는 사실 없는 것이죠. 꾸준하게 대화하시고 어필해보세요. 하지만 반대로 대화 한 번에 눈에 띄는 변화를 원하셨다면 기대치가 좀 높으신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잘 이해했다라고 느끼실 정도로 여친분이 경청의 태도를 보이신 것 같은데 저는 이걸로도 긍정적이여 보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사람 바꾸기가 쉽지 않은 일이니 조금 인내의 패기를 가지시고 지속적인 어택과 경청이 필요한게 아닌가 마 그래 생각합니다 :D 저의 경우는 반대로 제가 외롭다고 관심을 쏟아부어줬더니 상대방이 제가 왜 이러는지도 모르고 질려하던 경험이(........) 연애 그것 참 힘들어요 헣헣...
ChefRyan
13/06/09 11:18
수정 아이콘
대화로 이런 문제에 대해 사실 전부터 많은 이야기도 해보고 해서 하는 기대인지라.. 사실 이런 문제로 자꾸 이야기 하다보면 저도 상대방도 이것을 계기로 지치게 되는게 두려워, 피하고 싶은 경향도 있는 것 같네요. 그리고 말씀하신 마지막 문장의 경우는 참 그러합니다:(. 댓글 조언 감사 드려요!
wish buRn
13/06/09 11:58
수정 아이콘
본진이 있어야 멀티도 까는데..

by 33세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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