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노 가즈아키 작
초능력과 미스터리가 만난 이색 단편집!
<13계단>의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의 추리 단편집『6시간 후 너는 죽는다』. 추리 서스펜스의 전개와 '초능력'이라는 초자연적 소재를 결합시킨 새로운 추리 단편집이다. 미래를 볼 수 있는 초능력자와 만난 각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인생의 위기에 대처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2008년 일본 WOWOW TV에서 연말 특집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미래의 비극을 예지하는 능력을 가진 케이시. 그는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하지만, 평온한 삶을 살던 주인공들은 그 예지로 인해 고뇌에 빠지게 되는데…. 범죄, 연애, 추억, 복수 등 미래에 관한 좌절과 희망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래 예언이라는 초현실적인 설정을 지녔지만, 이야기는 미스터리 특유의 탄탄한 논리를 바탕으로 전개된다.
인생의 위기를 미리 알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한 사건이 발생될 운명이라면, 당사자의 행동에 따라 운명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잔혹한 운명에 좌절하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삶의 의미를 알기 위해, 잃어버린 꿈을 찾기 위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내면적인 변화가 시간과 운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
원래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을 열 일곱번째에 두고 있었으나, 이 책이 반납기한이 오늘까지 였기에 오늘 빠르게 읽고 리뷰를 하게 되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게 단편선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문자 그대로 '장편소설'이라고 굳게 믿고 빌린 책이었다. 필자는 원래 특정 작가에 빠지면 그와 다른 작가들의 책은 이잡듯 앞뒤를 뒤지고 종이 질까지 따지며 읽기 싫은 이유를 만드는 반면, 빠진 작가에 대해서는 거의 뭐 인류애적 관용을 넘어서 한 가족보다도 너그럽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특히 그 작가에게 빠지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다면) '단편소설집'인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빌리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장편에 비해 단편선은 리뷰하기가 조금 까다롭다. 특히 미스터리라면 더더욱... 그래서 이번엔 장 단점이나 읽을만한 문장을 쓰기가 좀 어렵다. 왜냐면.. 장편은 '사건 하나'를 가지고 풀어도 다양한 인물과 그 인물에 대한 깊이, 그리고 사건에 대한 각종 방향을 풍부하게 구성하는 반면 단편은 정말 '줄기를 잡고 평면화된 인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딱히 장단을 따지기가 어렵다.
다만 역시 이 책에서도 그가 가진 가독성 높은 문체는 여전히 잘 살아있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따뜻한 감성도 유효하다. 특히 단편선임에도 불구하고 매 에피소드별로 '공통된인물'이 겹치는 것과, 에피소드가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다는것은 참 재미있었다. 기재된 단편을 아우르는 에필로그는 너무 평범하고 정론같은 이야기여서 좀 지루하기는 했지만.. 각 단편들이 고유한 매력을 가지고(서로 섞이지 않는) 약간의 연관성으로 이어지는 재미는 책이 술술 읽히는 좋은 동력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다카노 가즈아키 특유의 강렬한 이야기 전개, 깊이있는 캐릭터와 꽉 짜여진 개연성. 그리고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장면전환과 속도감 같은 것은 '장편'에서 정말 큰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했고, 이 책은 그런면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여유있게 읽기에는 참 좋은 책이고 쉽게 읽히지만, 푸욱 젖어들만큼의 책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 '몰입도'가 안좋은건 아니다. 흡입력 있게 읽히지만, 소설속에서 빠져나왔을때 꽤 깔끔한 기분이 된다는 점은 좀 '얇은'느낌이었다. 그게 단편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그에게서 기대하는 매력은 아니다.
내용을 살짝 보자면, 어디서든 만나봤을 소재를 통한 이야기지만.. 참 들었을 법한 이야기를 이렇게 재밌게- 다음페이지를 포기하지 않게- 쓰는 작가의 능력이 부러울 뿐이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이 작가가 책을 낼 때마다 조금씩 세련되지며 스스로의 문체가 정제되어 간다는 점도 있다. 공식 책 소개에서도 그렇지만, 정말 '흔한' 이야깃거리인데도 상당히 재밌게 읽었다. '흠이 잡히지 않는 것'이 어쩌면 단편집의 가장 중요한 덕목일지도 모른다.
벌써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만 4권째 리뷰를 했다. 편식도 정도껏 해야하는데.. 어쨌거나 반납기일을 지켰으니 이번엔 꼭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소개해야 겠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이 한 권만 남은것이 못내 아쉽다. 하.. 이 단편선 또한 100만부를 넘게 판 대단한 베스트 셀러지만.. 쓰는 것에 비해 읽는 소비속도가 너무 빠른게 원망스럽기만하다.
'6시간 후 너는 죽는다'는 드라마로도 있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영상은 소설부터 보는 쪽이 대체로 만족감이 높다고 하니.. 책을 보시게 된다면 영상화 된 드라마도 보시면 재밌으리라 생각한다. 본 리뷰가 이제까지 다카노 가즈아키에게 선사한 '호평'은 아니었지만, 이 책이 재밌었다는 것은 확실하니까.
=============================================================================================================
[박군의 책 소개 시리즈]
1. 선셋 파크 - 폴 오스터
https://cdn.pgr21.com/?b=8&n=43049
2. 비브리아 고서당의 사건 수첩 - 미카미 엔
https://cdn.pgr21.com/?b=8&n=43073
3. 뫼신사냥꾼 - 윤현승
https://cdn.pgr21.com/?b=8&n=43117
4.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https://cdn.pgr21.com/?b=8&n=43150
5. 내 심장을 쏴라! - 정유정
https://cdn.pgr21.com/?b=8&n=43228
6. 13 계단 - 다카노 카즈아키
https://cdn.pgr21.com/?b=8&n=43269
7. 배를 엮다 - 미우라 시온
https://cdn.pgr21.com/?b=8&n=43298
8. 위험한 관계 - 더글러스 케네디
https://cdn.pgr21.com/?b=8&n=43353
9. 올림픽의 몸값 - 오쿠다 히데오
https://cdn.pgr21.com/?b=8&n=43532
10. 제노사이드 - 다카노 가즈아키
https://cdn.pgr21.com/?b=8&n=43542
11. 체인지킹의 후예 - 이영훈
https://cdn.pgr21.com/?b=8&n=43670
12. 십자가 - 시게마츠 기요시
https://cdn.pgr21.com/?b=8&n=43769
13. 거장처럼 써라! - 윌리엄 케인
https://cdn.pgr21.com/?b=8&n=43794
14. 꾸뻬씨의 인생 여행 - 프랑수와 를로르
https://cdn.pgr21.com/?b=8&n=43914
15. 유령 인명 구조대 - 다카노 가즈아키
https://cdn.pgr21.com/?b=8&n=43980
16. 이방인 - 알베르 까뮈
https://cdn.pgr21.com/?b=8&n=44085
..몇 번째 소개부터 앞 부분 링크를 자를지 고민하고 있지만, 아쉬워서 계속 1번부터 달고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