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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6/03 16:06:58
Name 예바우드
Subject [일반] 간단한 영화 감상기
1. 에반게리온Q
베드로란 남자는 원래 직업이 어부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피셔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죠.
에바큐를 보고 난 느낌은 베드로가 일본에서 다시 태어났구나였습니다.
신의 아들을 자청하던 남자가 말하길 "내 너로 하여금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고 했는데 오타쿠의 신은 안노 히데아키에게
오타쿠 낚는 어부가 되라고 한거 같습니다.
내용이 하도 혼란스러워서 나름 열렬한 에바팬인 저도 뭐가 뭔지 싶습니다.
엔딩 장면 즈음에 신지와 아스카와 레이가 나란히 걷던 장면에서 조금 운 것은 비밀입니다.
왜 울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2. 아이언맨3
로망이 조금 줄었는데 그래도 나름 깔끔하게 뺀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리즈가 이걸로 끝은 아니겠지만 - 끝이라고 하기엔 남은 것도 많고, 일단 돈을 펑펑 벌어다주니까 -
나름 완결성을 가지고 잘 마무리한 느낌입니다.
다만 토니 스타크는 솔직하지 못해서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너무 솔직하게 구네요.
같이 봤던 여자사람이 말하길 '여친 생겼다고 피규어 정리하고 일반인으로 회귀하는 남자는 매력적이지 못하군요'라고 합니다.
제 생각에도... 역시 진정한 자기성찰 및 승리는 솔로생활의 영위에 있다고 믿습니다.

3.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
시리즈가 나올 수록 질 떨어진다는 일반론과 달리 시리즈가 나올 수록 질이 올라가는 특이한 영화입니다.
뭐 킬링타임 스타일의 영화에 큰 관심이 없는 분들은 재미가 없을 확률이 다분합니다만
두 시간 동안 화력 폭발하고, 스피드 짱짱맨, 더락 짱짱맨, 빈 디젤 짱짱맨이라는 쪽이라면 강추합니다.
물론 저는 머스탱이 좋습니다. 닷지도 좋습니다. 머슬카 최고!
일말의 아쉬움이라면 바로 전편인 언리미티드가 더 재밌습니다.  

4. 스타트렉 : 인투더 다크니스
살아생전 가보지 못할 공간이라 우주를 좋아합니다.
내추럴 본 문과생이라 뭔가 우주, 물리법칙, 워프, 항성간 블라블라... 같은게 나오면 그냥 멋있습니다.
그래서 SF 영화들은 빼놓지 않고 보는 편입니다.
네안데르탈님의 감상처럼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잘 만든 블록버스터군요.
내용은 평범하지만 긴 궤적을 남기며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그 비주얼 하나 때문에 두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일말의 아쉬움이라면 커크와 스팍의 관계에 집중해서 다른 선원들의 비중이 너무 떨어집니다.
비기닝때는 그래도 나름 다 자기 할일을 열심히 했던거 같은데 말이죠.

5. 셰임
관계성이 바탕되지 않은 허무한 섹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이클 파스빈더를 좋아해서 봤는데 상당히 잘 만든 영화네요. 파스빈더의 연기를 보는 것도 상당히 즐겁고
현대인들이 가지는 근원적인 고독에 대해 잘 버무려 놨습니다.
워낙 잘 짜서 만든 영화라 코멘트 붙일게 별로 없습니다.
파스빈더의 알몸은 질리게 보고 나온 기분입니다.
상당히 19금 영화이고 또 그에 걸맞게 건조합니다. 보고 나서 얻은 결론은 그냥 솔로로 사는 것이 진정한 즐거움이란 겁니다.

6. 위대한 개츠비
디카프리오가 특유의 미소년을 버리고도 잘 나가는 지를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본의 아니게 캐리 멀리건의 영화를 연속으로 본 셈인데 그 나이대의 여배우로썬 상당히 퀄리티가 높은 배우네요.
바즈 루어만 특유의 발리우드 스타일이 잘 살아 있는 멋진 영화였고
보고 나서 역시 그러니까 남자는 여자를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2~30년대 재즈 시대 미국의 흥청망청한 시절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한 영화네요.


정리해 보니... 남과 같이 본 영화가 한 편 뿐이라는 사실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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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레브
13/06/03 16:08
수정 아이콘
셰임은 진짜 충격 오브 충격 이었드랬죠..
다보고나서는 토할거같았어요

근데 보고 얼마 후에 개츠비를 봤는데
개츠비에서의 캐리멀리건의 아름다움과 셰임때의 알몸과 비극이 오버되면서
개츠비는 그냥 데이지보다 개츠비만 보게되더라구요
뭔가 영화 선택을 잘못한 느낌이었어요
예바우드
13/06/03 16:25
수정 아이콘
그게 재미있는 것이 셰임 자체는 2011년엔가 개봉했던 작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개봉이 늦어도 한참 늦은 셈인거죠. 저도 개츠비를 보는 동안 셰임에서의 그녀와 오버랩되는 것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뭐 나름 그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둘 다 뉴욕이 배경이라서 그런가.
데미캣
13/06/03 16:09
수정 아이콘
미괄식 글이군요..
shadowtaki
13/06/03 16:12
수정 아이콘
반전으로 여와 함 께 본 영화가 5편일지도 모릅니다.
예바우드
13/06/03 16:27
수정 아이콘
여와 함께 본 영화 : 아이언맨 3
....나머지는 모두 홀로 외로이 보았습니다. 개츠비를 볼때 제가 앉은 줄에 저빼고 모두 쌍쌍이었는데
제 양옆의 분들이 저에게 등을 보이고 앉는 특이한 자세로 있더라구요. 괜찮았습니다. 팔걸이 양쪽 모두 차지할 수 있어서....
신예terran
13/06/03 16:14
수정 아이콘
아이언맨3는 시리즈 통틀어서 가장 재밌게 액션을 본거 같아요. 수트를 어떻게 이용해서 더 재밌고 창의적인 액션을 만들려고 했을까 하는 노력이 보였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인터넷에서 봐왔던 평보다는 재밌게 본거 같아요. 그렇게 지루하지도 않고, 영상미도 좋고, 여배우들도 이쁘고... 디카프리오의 연기도 좋고 말이죠.
shadowtaki
13/06/03 16:17
수정 아이콘
1. 에반게리온Q는 나디아 세대에게는 추억과 떡밥을 에반게리온만 본 세대에게는 멘붕을 줄만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에반게리온Q 덕분에 나디아를 정주행했어요..
2. 3. 둘 다 잘 기획되어 기획의도에 맞게 잘 만들어진 킬링타임용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예술적 가치를 들이밀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분노의 질주는 편을 더해갈수록 더 재미있어지는데 다음 편은 감독이 바뀌어서 좀 걱적이 되긴 하네요.. 지젤을 살려내라!!
4. 보질 못해서 패스..
2. 5. 6. 이 세 영화에서 얻는 교훈이 공통된다는 것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갑니다.
예바우드
13/06/03 16:42
수정 아이콘
나름 나디아를 보고 자랐는데도 왜인지 모를 찝찝함만 남은 큐였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이 원인인 것도 같고.
더 이상 감수성이 그때와 같지 않은 것도 원인인 것 같고. 극장 나오면서 안노 히데아키에게 개와 관계된 그 어떤 단어를 선사한 것 같은데
어쨌든 또 4편을 기다리겠죠. 안노는 오타쿠를 낚는 남자니까.
저도 지젤 죽을 때 자리에서 일어날 뻔 했습니다. 뭐 레티도 돌아왔는데 지젤이라고 못 돌아올리가...
헐리웃 영화 법칙에는 시체를 보기 전엔 죽은게 아니야.. 뭐 이런게 있잖습니까.
어벤저스 콜슨도 돌아온 마당에.
뭐 영화는 혼자 보는 거죠. 팝콘 같은거 안사도 되고, 혼자 보니까 표값도 만원 안되고 아주 좋습니다.
13/06/03 22:37
수정 아이콘
저만 그런건 아니었군요;;;
다른건 모르겠고... 마지막까지 지젤이 죽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제발 후속편에 나와주시길.....
달달한고양이
13/06/03 16:46
수정 아이콘
개츠비 백번 고민하다가 안봤는데 역시 볼걸...싶네요 흑흑
스타트렉의 나머지 친구들은 감초 느낌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원작에서는 더 비중이 높은가요? 전 개인적으로 체코프 사랑합니다 흐흐
영원한초보
13/06/03 16:54
수정 아이콘
스타트렉 스코티 있잖아요 1편에서는 러시아인이 상당히 재미있었는데 이번에는 밀렸네요.
존조가 존재감이 더 떨어진게 아쉽 ㅜ.ㅜ
빅토리고
13/06/03 18:12
수정 아이콘
아이언맨3의 경우는 평가가 갈릴거라고 보는데 저한테는 최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언맨 시리즈의 묘미는 전형적이라도 강한 적이 나올때마다 업그레이드 되는 슈트로 대결을 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편은 슈트는 질리게 보여주는데 무슨 장난감도 아니고 너무 쉽게 파괴됩니다. 진짜 마지막 대결에서 손으로 휘두르는데 슈트가 잘리고 뚫리고 터지고....
쌈등마잉
13/06/03 18:41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스타트랙 보고 싶네요. 저도 우주 좋아하는 문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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