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원하는 것 같다. 흔히 말하는 '주작'에 대응되는 말이 '진실'이 아닌가 싶다. 남과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 진실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거짓은 잠시동안 달콤할 수 있지만 우리는 길고 긴 삶을 살아야 하니까. 현실에 발을 딛고 정상적으로 살아가고 싶을 것이다.
세상에는 이 진실이라는 개념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 것 같다. 숫자로 표현되는 진실과 말로 표현되는 진실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2019년 10월 8일 서울의 평균온도는 XX이다.' 이는 의심의 여지 없이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분이 우울하다. 못생겼다. 게임을 잘한다' 와 같이 말로 묘사해야 하는 것들은 객관적 진실을 분명하게 나타내기 어렵다. 누군가가 못생겼다는 것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불분명한 진실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산다. '난 이성에게 인기가 없어. 난 무능력해. 난 죄인이야. 난 불행해.' 와 같이 누가 증명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쌓여온 경험으로 자신을 하나의 이미지로 낙인찍는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합리적인 생각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이성을 사귀어 본 적이 없으니, 인기가 없다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로 그렇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난 인기가 없는 사람이야'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진실일지 몰라도, 만약 그가 인기를 원한다면 그 생각을 가지고 사는 것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즉 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그것의 '진실성'과 함께 '유용성'도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그것을 믿는 것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말로 표현되는 진실에서는 명확한 진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진실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나는 무능력한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나에게 진실이라고 해보자. 이 생각은 '나는 00은 잘 못했지만 다른 것들은 잘해.' 혹은 '00은 지금 잘 못하지만 지금 계속 하다보면 잘할거야' 이런식으로 바꿀 수 있다. 또 '나는 매력이 없어'와 같은 생각은 '나는 항상 매력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새롭게 시도하고 있어' 와 같이 바꿀 수 있다.
완전한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완벽한 진실에 대해 집착하는 것은 별로 적응적이지 않다. 진실이라는 것은 대부분 시시각각 변하고, 우리는 때로 그 안에 들어맞기도 하고, 비껴가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진실을 믿느냐에 따라 우리의 모습도 상당히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자신 또는 타인에게 고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고 그것에 얽메여 살곤 한다. 이제는 그 진실이 나에게 얼마나 유용한지를 생각해보고 상황에 맞게 바꿀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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