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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6 20:09
아버지가 한때는 대기업 임원자리까지 올라가셨다가 IMF 한파 당시 살생부(내보낼 부하직원 리스트) 만들어 오라는 회사방침에 학을 떼서 그만두신 이후 15년 가까이 우울증에 시달리시다가 3년전쯤 치매 걸리셨습니다. 정말 무서운 병이라는걸 오늘 정두언 의원 사망소식에 다시금 느끼게 되네요.
19/07/16 20:12
제 주위에서는 자존심이 쎈 사람들이 우울증? 우을감에 잘 빠지더군요.
그런데 상대적으로 자존감이 쎈 사람들은 또 우울증에 잘 안 빠지더라구요. 저도 강하게 우울감을 느꼈던 시절이 있었고 그 시절 우울감을 극복어떻게 했나 보니까.. 자존감 고취로 극복했더라구요. 이게... 옆에 그런 사람이 있거나 직접 겪고나면.. 얼마나 우울증이 무서운지 알게 됩니다 그 용기로 살아야하는거 아니냐는 말.. 함부로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이 되더라구요.
19/07/16 21:08
저는 고등 3학년때부터 30초반까지 우울감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참 힘들고 어려웠죠 그덕에 고등/대학 성적은 정말 개판이었구요 의미있는 관계를 거의 맺지 못했습니다 그냥 안으로만 끝없이 무너져 가라앉는 기분이 10년 이상 지속 되기만 했죠 그래도 좋은 친구/가족관계가 있어서 극복했던 것 같습니다 정두언 전의원의 사망원인이 분명치는 않은것 같지만 우울증이라면 마음의 고통이 참 심했겠구나 동감할 수 있을 듯해요 사실 극복이 된건지 재발할지 몰라서 가끔 두렵기도 한데 뭐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젠 스트레스 조절이 어느정도 가능해져서 트리거 발동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기도 하구요
19/07/16 21:14
말씀하신대로 혼자 빠져나오기 어렵다면 주변인이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주변에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어렵더라고요...
19/07/16 22:31
구슬리든 어떻게 하든지 해서
정신과 데려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정말 인간의 뇌라는 게 웃기는게 약에는 즉각 반응하더군요 약 만능주의를 외치는 것 같아 조금 그렇지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약입니다. 그래야지 제가 말한 늪에서 일단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늪에서 일단 나와야지 걷고 뛸 수 있는데 늪에서 걷고 뛰려고 해봤자 제자리 걸음이거든요. 그러면 더 자괴감에 빠지고. 더 악순환 되기도 하고. 그리고 정신과 가서 자신의 일을 털어놓는 거 자체로도 어느정도 rebounding 되기도 합니다. 물론 정신과를 정말 잘 골라야 하지만요.
19/07/16 21:32
얼마전에 이별을 겪었는데
적어주신 [하루는 괜찮았다가 하루는 미치겠다가 하루는 겨우 버틸만하다가 하루는 말하려고 입술을 떼는 것마저 힘들 정도 일 때도 있었습니다] 이 상황이 반복되고있어요.. 자다가도 갑자기 가슴이 두근(?)하는 느낌이 들면서 갑자기 깨고 일하는 중엔 또 괜찮은 것 같다가 운전할 때 갑자기 확 답답해지고 자꾸 생각나고 머리속으로는 '극복해야지 극복해야지 잊어야지' 하는데 문득 문득 가슴이 너무 아려오고 답답해요. 억지로 게임이라도 하는데, 한시간도 지속하기가 힘드네요. 우울증은 아닌 것 같기는 합니다. 이별하신분들이 으레 겪는 증상들이니까요. 그런데 너무 힘드네요.. 푸념글 써봤습니다.
19/07/16 22:34
시간이 약이라고 하는데.
혹시 그 시간이 너무 오래가거나, 그 데미지가 일상생활에까지 미치신다면 정신과 가시는 게 좋습니다. 글에서도 그렇고 윗 댓글에서도 그렇고 자꾸 정신과 정신과 얘기해서 죄송하지만 허리 아프다고 하면 정형외과 가듯이 멘탈이 아프면 정신과 가시면 됩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할 수도 있지만 한국 사회 인식이 참... (그나마 많이 나아졌긴 하지만요)
19/07/17 09:46
저도 겪어봤지만 그건 우울증과는 좀 다릅니다. 말하자면 상실감? 이라고 해야하나.
이런 케이스는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치료해줍니다. 당시엔 안될 것 같아도 결국 그렇게 돼요. 근데 정신적 상처는 남아요. 저 같은 경우는 후유증으로 가치관이 아예 바뀌었습니다.
19/07/16 22:38
윗 댓글에서도 썼지만
혼자서 극복하기 정말 힘들고 그렇다고 막상 정신과를 가자니 선뜻 나서지지가 않기도 합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속는 셈치고 정말 정신과 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정신과 진료 보는거 독려하기 위함도 있었는데 정말 괜찮습니다. 검사만 받지 않는다면 가격도 그렇게 무리한 수준 아니고요. (저의 경우 한 번에 15000원 정도. 약값 포함해서) 한 번 가보시는 걸 꼭 추천드립니다.
19/07/16 23:00
저는.. 실은 상담은 꽤 오래 받아봤고, 아주 짧게 병원도 다녔었네요. 뭐 자의적으로 끝낸건 아니고 군대를 가면서 자연스럽게 못가게 된 거긴 한데, 다시금 여전히 그런 기분이 들때가 많다보니 요새 다시 고민을 하고있네요. 우리 다들 힘내요. 다들.
19/07/16 21:49
글을 따라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이리 짧은 시간 내에 우울증의 본질을 바로!! 알았뻔졋습니다. 의학용어 섞어가매 구구절절 설명한 글보다 훨씬 정확한 글이로군요. 저 역시 ...이 세상 모든 우울증 환자들의 건투를 빕니다.
19/07/16 22:54
우울감은 나약함 때문이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여겼던 때가 있었습니다.
큰 탈없이 무난하던 삶에서 요새 어쩌다 인생 가장 큰 우울과 맞닥뜨리니 제 생각이 어리석었구나 실감이 나더군요. 정말 아무것도 의미있게 느껴지지않는 감정, 좀처럼 떼어내기가 어렵네요. 모쪼록 어떻게든 이겨내보려합니다.
19/07/16 23:07
우울증은 단순한 정신병이 아니고, 나약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도 아닙니다.
우리가 가지는 모든 감정은 호르몬에 의한것인데, 환경적인 이유나, 불면, 스트레스, 약물등으로 호르몬 분비 문제가 생겨 감정 조절이 안되는 상황이 우울증이지요. 우울증은 호르몬 이상으로 발생하는 호르몬 분비 질병 입니다. 본의 아니게 점점 정신을 잠식하고, 평소 생각하지 않던것을 생각하게 끔하는 병인데, 그게 자신의 정신적 문제와 경험적 문제가 아닌 호르몬에 의하여 그렇게 진행되는겁니다. 우울증은 절대로 혼자만 의지만으로는 이길수 없습니다. 우울증의 고통은 상상이상이고, 트라우마도 생기는 병입니다. 병원 꼭 가셔야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우울증을 발병하게끔 만든 그 상황을(스트레스, 환경) 개선하도록 노력해야합니다.
19/07/17 05:37
우울증 환자를 여럿 봐 왔는데,
그 사람들에게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건 슬픔보다 무기력함 이더군요. 의지와 의욕 자체를 앗아가는 병이라서 스스로의 힘으로는 극복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19/07/17 09:57
늪, 이라는 말이 와닿네요...
지금이야 약 먹으면서 일도 다시 시작했지만, 당시에는 진짜 처참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나마도 확실히 기억을 못 합니다. 단기기억상실증이라도 걸린 것 처럼요. 이게 약 탓인지 아님 우울증 이후 찾아온 다른 문제인지 몰라도 며칠 전 있었던 일들 조차도 잘 기억을 못 합니다...
19/07/17 10:12
전 직장에서 3년간 PM업무하면서 번아웃이 오고 우울증 입구까지 갔었습니다. 우울증은 아니고 딱 입구였던거죠. 하지만 지금 되돌아봐도 '왜 그렇게 살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우울증 상태이신분들은 정말 힘들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나마 전 다행히 홀몸일 때라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퇴사할 수 있었고, 그때 입은 내상을 회복하는 2년간은 아무것도 안하고 놀았습니다. 그러면서 마인드도 바뀌고 지금은 오히려 더 좋은 정신력을 가지게 된것 같네요.
다른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건 무언가 한가지에 매몰되어서 자기 자신을 잊으시면 안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건 나 자신입니다.
19/07/17 11:11
저는 흔히 조울증이라고 불리는 양극성장애 판정 받고...약 먹고 심리상담 받고 해서 엄청 나아진 케이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신과 다닌다고 하면 인식이 안좋고 상담비용 같은건 무지막지하게 비싸지만...해서 나쁠것 없고 저는 효과 잘 봐서 아깝진 않더라구요.
주변에 이런 케이스들 있어보이면 적극적으로 병원치료를 권하는 편입니다. 거짓말 같겠지만 현대의학은 생각보다 꽤 유능합니다....
19/07/17 11:51
주위에 이런 케이스가 있는데...
그중에서 만성이신 분은 약을 먹으면 본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바보가 되는 기분이 싫어서 병원에는 다니는데 약을 먹지않거나 먹었다고 거짓말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병원까지는 다니는데 약을 강제복용시킬 수 없으니 상태가 악화되었다가 결국 입원 후 상태 호전(약을 잘 먹게 되니까) - 퇴원 후 점점 상태가 악화 - 또 입원.. 결국 악순환.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니까 우울증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은 심해지기전에 꼭 병원가서 상담받아보세요.
19/07/17 14:09
저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잘 살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지장이 있으시다면 꼭 전문가를 동반한 치료를 추천합니다. 이번 정두언 의원도 그렇고 암만큼 무서운 게 우울증입니다
19/08/28 14:21
글이 올라온지 한참 지나서 이 글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네요.
제가 처한 이 상황도 현명하게 잘 이겨낼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글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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