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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8 11:24
무조건 일반화할 순 없겠지만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유흥에 노출되거나 빠질 가능성이 더 높아보이긴 합니다. 환경 뿐 아니라 기질적으로도요. 그리고 그린 기질(보통 사람보다 더 아름다움에 심취하고 섬세하고 감정이 풍부하고 더 감탄하고 더 상처받고 등등의)이 예술을 잘 할 수있는 재능이 될 수도 있니까요. 그런데 버닝썬 사건 관련 연예인들이 딱히 예술적 성취가 있었는진 모르겠네요. 저의 생각으론 그냥 놀기좋아라는 청년들. 유명인들 정도인 거 같네요.
19/06/08 11:30
작품 따로 사람 따로 하면 서정주부터 생각이 나네요. 사람이 꼭 한가지 태도만 가질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작가가 맘에 안 들어도 작품이 맘에 들면 누가 뭐라하든 작품을 옹호하고, 작가도 작품도 맘에 안 들면 관심을 꺼버리는 게 제가 취하는 태도네요.
19/06/08 12:13
죽은 사람에게 대하는 잣대와 산 사람에게 대하는 잣대는 다를 수 밖에요.
거기에 우리 사회의 일원인가에 따라 사람들의 평가가 달라진다고 봅니다. 본문에 말씀하신 외국 작가들은 우리네와 별 상관이 없지만, 서정주는 친일파라고 욕을 먹기도 하니까요. 살아있는 김기덕, 홍상수도 비난을 피하기 힘들구요. 이미 오래 전에 죽은 황진이에게 창녀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은 없잖습니까.
19/06/08 12:13
예술가에게 모범적인 일반인의 삶의 잣대를 가져다대는건 좀 우스꽝스러울수도있다고 생각해요. 일탈없이 평범하게 살면서 광기어린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라고 요구하는게 좀 어불성설이라.. (물론 사람에 따라 회사원이나 수도승같은 생활을 하면서 착실하게 창작하는 위대한 예술가들도 많이 있긴하죠)
제 개인적인 기준은, 여러명의 애인을 사귄다거나 하는 사생활의 문제, 골방에서 작품하면서 대마를 핀다거나 약을 하는 문제라면 전혀 신경 안씁니다. 근데 남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범죄를 저질렀다면 예술가라고 해서 쉴드받을수있는게 아니죠. 버닝썬 얘기 나온김에 예를 들여, 어떤 아티스트가 클럽에서 여자 꽐라만들어서 범하고 그걸 몰래 영상찍어서 유포했다고 하면 예술가의 일탈이 아니라 그냥 쓰레기 범죄자죠. 음주운전 같은것도 당연히 마찬가지고요.
19/06/08 12:24
저도 사생활과 예술은 분리해야하고, 사생활 측면이 범죄가 아니라면 어느정도는 용인해도 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다만 범죄라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하고요.
19/06/08 13:02
처벌은 처벌대로 받는게 당연한데, 다만 그 사실이 작품 평가에 영향을 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작품을 소비하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이구요.
19/06/08 13:00
아무 문제없다고 봅니다.
그 사람이 성격이 개차반이든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질렀든 간에, 저랑 개인적으로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는 게 아니고 작품을 통해 만날 뿐이니까요. 똑같은 논리로, 완전 천사에 법없이도 살 만한 예술가의 작품이 수준미달이다? 그럼 예술가로서 빵점인거죠. 인성점수 더해줘서 작품을 고평가할 필요도 없습니다. 작가 뮤지션 영화감독 등등의 예술가라면, 작품으로 얘기하면 됩니다.
19/06/08 13:27
과연 마약상태에서 만든 작품을 어떻게 볼 것인가도 문제인듯 싶습니다. 약빨고 운동하는 선수들과 다를 게 뭔지...
19/06/08 13:35
작품에 이득이 되는 악행 / 작품에 영향없는 악행 / 작품에 오히려 해끼치는 악행
남에게 피해 안주는 악행 / 주변에 어느정도 피해주는 악행 / 한 시대와 사회에 손상을 주는 악행 그때도 지금도 악행 / 그때만 악행, 지금이라면 오케이 / 그때는 오케이, 지금 기준으로는 악행 등등 여러 기준으로 나눠서 생각해야겠죠
19/06/08 13:41
예술가가 멋진 이유는, 작품을 통해 '삶의 맥락'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은 삶의 향기, 삶의 발자취를 뿌리고 다니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쳐지나가는 정수기 설치기사 분에게 호구조사를 하는 것도 매너는 아니지요. SNS가 그렇듯이, 떠들고 싶어하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문학작품, 그 중에서도 작가주의가 강한 작품을 좋아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맥락에서 적힌 글을 정말 좋아합니다.' 입만 열면 '죽고 싶다. 고작 이것이 산다는 것인가?'라는 소리가 읽히는 유진 오닐 극작가, 이청준 작가, 윤동주 시인, 프리모 라비 약사의 글도 좋아하고요. '아, 인간이라는 존재는 얼마나 홀로 연약한가?'라는 주제로 고뇌하다가 파시스트가 되어서 늙은이로 손가락 받다가 죽어간, 잭 런던, 미시마 유키오, 크누트 함순의 글도 좋아합니다. 니콜라이 고골의 삶은 또 어떻습니까? 역작 "죽은 혼"을 3부작으로 쓰려다가, 인간 내면의 악을 고발하는 1부는 쓸 수 있었지만, 갱생과 구원을 다루는 2부를 쓰다가 '나라는 인간은 선한 사람을 쓰는 법을 모른다.'라고 신경쇠악이 와서 원고를 불에 던져버리고 죽어버린 고골은요? 한국전쟁 당시 드디어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겠다는 감이 왔으나, 부산에 피난을 와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유서로 가장 아름다운 시를 쓰고 음독자살한 전봉래라는 시인도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인상주의 서양회화들은 압셍트에 뇌가 절여져서 그려진 그림이고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 도니 다코, 지구를 지켜라,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전부 편한 시기에 만들어진게 아니라 한창 우울한 사람이 만든 작품입니다. 예술적인 사람이 있고, 예술적인 맥락이 존재할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커트 코베인의 음악을 매우 좋아하고, 리치 에드워즈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그 두 사람이 어떻게 죽었는지 역시 알고있지요. 평범한 사람에게 그런 삶을 던져주는 것은 가혹행위에요.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어쩌다보니 세상의 많고 많은 삶 중에서, 어떤 재능이 어떤 처절한 삶을 만났고 뭔가 처절한 제 취향의 무언가가 나왔다는게 중요하지요. 저도 제 맨정신보다 술정신이 좋은 사람이고 가족력엔 온갖 간병련, 간염, 간암이 가득합니다. 그 정도면 제 스스로는 대가를 충분히 치뤘다 생각합니다.
19/06/08 13:44
홍상수 영화는 이전에 즐겨보면서 자전적 혹은 주변에서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라는 생각은 했었는데요
오피셜로 불륜이 밝혀지니 이후론 뭔가 영화가 자기합리화같고 잘 안봐지게 되더라고요. 아무리 분리해서 보려고 해도 사람인 이상 어쩔수없는 면도 있는거같아요.
19/06/0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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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8 14:25
저는 예술이란 건 사회와 분리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작품 역시 작가의 삶에 따라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게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는 건 아니지만, 예술작품에 대한 평가가 작가의 삶과 완전히 동떨어져서도 안된다고 봐요. 평가의 한 부분이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해당 작품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생활은 작품 평가에 영향을 줄 게 전혀 없고, 연관성이 높아질수록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봐요.
19/06/08 14:53
저도 연예인들이 도박을 하거나 연애를 하거나 하는 데에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또한 예술가들이 기본적으로 정상인과 다른 감성을 지닌 사람들이라고도 생각을 하죠. 근데 작품과 작가를 분리할 수 있느냐?는 개개인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소중하다. 라는 똑같은 메세지도 화자가 히틀러냐, 교황이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죠.
19/06/08 16:23
인간의 수명은 너무 짧고
예술 작품은 훨씬 오래 남죠. 우리가 오래전 미술작품이나 문학을 감상하며 이미 죽은 작자의 사생활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작품을 부정하지 않듯 결국 우리시대에 왈가왈부 하는 것도 시간이 오래지나면 작품만 남을겁니다. 그냥 인간의 흥미를 끄는 가십거리에 불과하다고 봐요 전.
19/06/08 16:27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머나먼 과거라면 몰라도 현대라면 사생활과 작품의 평가는 동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용인할 수 없는 범죄가 어디까지입니까? 라고 물어보면 각자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군가는 살인과 강간 등의 중범죄만 용인할 수 없다.. 라고 생각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마약을 복용하는 행위도 충분히 중범죄다!라고 볼 수 있어서죠. 먼 훗날에는 작품만 남을 것 같기는 하지만 인성과 작품을 결부시켜 평가하는 사람에게 예알못이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 요즘 세태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19/06/08 17:15
모범적인 생활만 하고 사회에 귀감이 되는 작품만 남겨라? 이건 독재시대의 건전가요와 다를게 없죠.
원래 보편적인 인간의 삶이란게 명과 암이 공존하고 존경스러운 면이 있는 반면에 추악한 면도 함꼐 존재하는겁니다. 그 모든 다양성을 작품에 녹여야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예술이 되는거겠죠. 인간적으로 부끄러운 일을 했다면 자조적인 작품을 낼 수도 있는거고, 블랙코메디로 승화시킬수도 있는겁니다. 다만, 그 사건들로 대중이나 평단의 외면을 받는 다면 개인의 역량이 그냥 거기까지 인거죠. 실정법 위반이라면 처벌을 받고, 정서법 위반이라면 비난을 받으면 됩니다. 그러한 반대급부보다 자신의 작품이나 퍼포먼스가 더 빛난다면 사람들은 언젠가 그 작품들의 진가를 알아주겠죠.
19/06/08 19:24
버닝썬 관련은 예술가라기보단 사업가 같던데요 철저한 자본주의자의 비합법 사업놀이. 예술가들이 소위 말하는 약이나 난잡한 생활의 사람이 많은건 동감합니다. 비틀즈 시기만 해도 뭐..시대상이긴 해도 음악 공연 투어 다니면서 약을 하는게 당연한 것이었다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런 좀 대중적으로 잘나가는 예술가들은 금전적인 여유도 많으니..만족할 것이 좀더 고위급(접하기 힘든 관점에서)의 약물이나 성적 활동인가 싶기도 하구요.
19/06/08 21:53
구스타프 말러 같은 예외도 있긴 하죠. 관현악단 지휘자로 일하는 동안 딱 한번 지각을 했는데, 그 날도 1시간 정도 늦게 와서는 "죄송합니다. 결혼하고 왔습니다." 했다고... 음... 이것도 나름대로 도른자긴 하군요;;
19/06/08 22:12
애초에 정치인이나 주변 지인 평가 말고 스포츠인 연예인한테 맨날 인성 이야기만 하는건 유교탈레반의 전형입니다.
본인들 삶이나 돌아보는게 훨씩 유익하죠. 물론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제격이고 스포츠 산업, 대중문화 산업이 대중들이 있기에 존재하는건 맞습니다만 너무 과도한 잣대를 들이밀어요. 진짜로 유교질하고 싶으면 정치병도 같이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19/06/09 10:26
위에도 바슷한 댓글들이 있지만 예술은 애초에 '같은조건에서 공정하게 시합' 을 하는게 아니라서 스포츠랑은 아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19/06/09 18:45
스포츠는 애초에 ‘같은’ 조건에서 공정하게 시합하지 않습니다. 전신 타이즈 수영복이나 공학적으로 설계된 신발등 이미 서로 많이 다른 조건의 장비들로 경쟁하고 있죠. 차라리 저 논리라면 스포츠도 모두 약물을 허용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19/06/09 05:33
마약을 해서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모르고 지나치는 감정 및 경험을 토대로 더 깊음을 낼 수 있으니깐요
19/06/09 08:41
하나의 기준으로 정해질 수 없다고 보네요 누군가는 작가와 작품을 일치시하고 누군가는 분리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그 분리의 임계점이 있겠죠
저 개인적으로는 남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행위 살인강간류만 아니라면 불편한건 없지만 살인강간범이라면 그땐 작품도 버려야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19/06/09 10:47
깊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조두순이 소설을 쓴다해도 소설이 제 기준에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되면 그냥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조두순 개인의 인성과는 별개로 다만 책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그 말을 입밖으로 꺼내는 것은 다른 이야기죠. 입밖으로 꺼내는 순간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르는거니까. 그 점만 유의한다면 아주 심플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19/06/09 16:45
도스도예프스키도 승리와 정준영도 예술가라는 카테고리에 같이 넣어버리시면 글의 앞과 뒤가 밸런스가 깨어지는 느낌이 드네요 사전적의미로는 맞지만 레이어를 나눠주시면 납득이 갈것 같습니다 .
19/06/09 17:03
그들이 같은 레이어라는 것은 아니고요. 제 기준으로는 연예인도 예술가이고 그들도 방송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니까 그렇게 적은 것이었습니다.
19/06/09 16:55
문학가 서정주와 친일파 서정주
문학가 이광수와 변절자 이광수 독립운동가 김원봉과 6.25에 일조한 김원봉 문학은 문학으로 봐야지 현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죠 무진기행 문장속에서 강간을 보는게 지금 시대거든요
19/06/09 19:59
http://m.khan.co.kr/view.html?art_id=201803292224005
지난해 2월 페미니즘 시각으로 읽는 한국 현대문학사 강연에 다녀왔다.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읽은 <무진기행>은 낯설었다. 내가 알고 있는 ‘무진기행’이 아니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기분으로 그의 책을 다시 붙들고 읽기 시작했다. 언제 보아도 유려하고 손색없는, [내가 사랑하는 문장들 사이에, 강간이 있는 것을 보았다. 다른 소설 속에 또 강간이 있었고, 다시 강간이 있었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이 불륜함을 나는 왜 그동안 읽어내지 못했던 걸까.]
19/06/10 00:16
예술은 말그대로 자기 기준대로 느끼는 것 같아요. 일단 저는 부도덕하거나 범죄를 저질렀다면 사양입니다. 서정주의 시를 지나칠때면 소름끼칠 정도의 천재성은 느끼지만, 감동은 못느껴요. 홍상수 김민희는 그냥 흔한 불륜남녀로 보일뿐 예술성의 예자도 못느끼고요. 저는 어떤 기준보다는 그냥 제가 느끼기에 꺼림직하면 그 느낌을 인정하고 말아요. 애초에 내가 평론가도 아니고 예술을 내 시선으로 보면 그만이지 남들이 도덕이나 능력이나 뭐가됐든 자기 기준으로 보거나 말거나... 라서 그냥 제 느낌대로 갑니다. 제가 생각하는 예술작품은 '나한테 맞으면 맞는대로 소모하는 소모품' 이라 예전엔 저도 좀 고민했는데 이젠 고민자체를 안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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