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 30대 초반인 대한민국 젊은 미혼의 남성입니다. 서비스 업계에 일을 해왔고 한동안 자동차에 푹 빠져 잠시 커리어에서 일탈을 했다가 곧 다시 새출발을 할 수 있게 된 현재는 백수(?)로 있네요. 지난 5개월 간은 정말 인생에 있어서 스트레스가 가장 극에 달했던 시기였었습니다. 뭐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숨 고르고 쉴 정도는 되었네요(갚아야 할 빚이 아직은 있네요).
제 명의로 된 남의 빚을 갚아간다는 건 정말이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었습니다. 빚을 갚느라 멀쩡했던 직장생활을 접고(사실 이 시점은 개인적인 커리어에서 잠시 한 눈을 판 부분도 있습니다) 다른 일을 하며 소위 투잡, 쓰리잡을 하며 지내왔습니다. 매 달 갚아야 했던 대출금, 카드값, 세금미납 등 을 하나 하나 지워나가니 기쁜 마음보다는 ‘내가 왜 이런 희생을 젊은나이에 가족을 위해 감수해야하는가?’ 란 생각이 더 컸었습니다. 물론 저는 가정이 있어야 저 자신도 있으며 가족만큼 중요한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생각이 있었기에 묵묵히 빚들을 갚아나갔죠. 쉴 수 있는 시간도 없었지만 시간이 있으면 깨어있는 시간이 고통이여서 잠만 잤던 거 같습니다. 원래 부모님이 새치가 있어서 흰머리가 조금씩은 있었는데 전보다 새치가 더 심해졌었죠. 20대 에는 충치때문에 치과 한 번 제대로 안가봤는데 멀쩡했던 잇몸이 퉁퉁 부어 진물이 나오기도 하고 설상가상으로 겨울에 치과치료로 150만원이 들었네요(여러분들 치과보험은 꼭 들어놓으세요). 정말 재수가 이렇게 없구나, 안될 땐 뭘해도 안 되는 구나..생각밖에는 안들더군요. 지난 겨울엔 몸살감기가 4번이나 들어서 아주 아주 힘들었습니다. 제가 나름 건강하고 체력도 좋아서 16시간 씩 일해도 다음날 멀쩡히 일어나는 사람입니다.
최근에 대략 한달전에는 혓바닥 느낌이 아주 쌔 하더군요. 뭐랄까..구강이 건조해지는 느낌이 들고 매운맛이나 페퍼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혀에서 불이 나는 지경이었어요. 원래 매운맛을 잘 못먹는데 이건 무언가 이상하다 느낄정도 였었죠. 조금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하며 있었는데 혓바닥은 낫지를 않고 그렇다고 심해지지는 않아서 ‘혀’ 만 전문으로 보는 한의원에 갔더니 한의사 선생님이 제 혀를 관찰하시며 저에게 넌지시 요즘의 생활패턴이나 문제점들을 나열하여 읊어주시는데 구구절절 다 들어맞는게 조금 소름돋았습니다. 잠을 제대로 못자거나, 알레르기성 비염, 오줌을 자주 누거나, 그리고 무엇보다 스트레스...이게 가장 심했었는데 혓바닥 하나 보고 판단하는데 사실 좀 많이 놀랬습니다. 아무튼 그렇군요.. 하며 리셉션에서 약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무슨 약이 이렇게 비싼가요. 한달간 복용하는 약이 40만원에, 조금 더 나은 효과를 보려면 대략 70만원의 약값을 일러주시더군요. 사실 이 부분에서는 개인적으로 좀 짜증까지 났습니다. 한의원은 잘못이 없지만 저에게 닥친 이 상황이 힘들었다가 정확하겠네요.
물론 그 약값을 지불할 돈은 있지만 조금 더 침착하게 한발 물러서서 이비인후과를 가 봅니다. 의사선생님의 처방은 아주 간단합니다. 가글같은 액체 약과 3일 치 알약을 처방받고 이틀 째 투약 중인데 많이 나아진게 느껴집니다. 스트레스도 사실 많이 줄어들었구요. 못했던 운동도 일주일에 3일 정도 해주고 있습니다.
이것 외에 잔병치레를 많이 했던 겨울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정말 추웠던 겨울이었고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들이었습니다. 집도 많은 안정을 찾아가니 이제 저에게만 주어진 일들을 해야 할 차례네요. 지금까지 일하면서 혹은 살면서 겪어왔던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님을 새삼 느끼면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피지알에는 인생선배님들이 많이 계실텐데 저도 결혼은 아직 안했지만 이렇게 어른이 되어가는거 같습니다. 다음달 까지는 백수인데 해야할 업무(??)가 있어서 마음은 편하지 않습니다만, 전보다는 많이 낫네요. 본인이 몸이 많이 약해진거 같다거나 안하던 잔병치레를 한다면 건강에 꼭 관심을 기울이시길 바랍니다.
저번주에 5천원 당첨된 로또로 자동 다시 뽑으러 가야겠네요. 건강들 하세요. 건강이 돈 버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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