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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27 15:07
데이터를 다루는 일을 하는 입장에서 인공지능이 무서운 이유는 왜가 없어서죠. 데이터와 목표가 있으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문제는 우리의 데이터중 대부분은 엄청난 편향이 있어요. 하지만 기계는 왜를 생각하지 않아요. 왜 그런 편향이 생겼을까 고려하지 않고 그 편향을 이용해서 목표를 이루려고 하죠. 결국 인공지능이 내리는 판단은 A성별이고 B지역에서 살고 나이대가 C이고 등등등 하는 애들은 이것을 할 확률이 몇 프로라고 판단할 뿐이니까요. 그것에 인과나 성악따위는 없죠. 문제는 이 데이터라는 것이 인간세상의 샘플 같은 것이라 온갖 바이어스를 다 가지고 있죠. 예를 들어 B지역이 목표를 이룰 확률이 높은 이유는 사실 어떤 악행(불법, 편법, 노동착취 등)으로 인한 결과이지만 기계가 신경쓰지는 않죠. 물론 학습을 어떻게 시키느냐에 따라서 왜도 심어 줄 수 있고 여러가지 제약을 줄 수도 있는데 그럼 그게 결국 인공지능이 맞는가? 하는 문제가 생겨요... 결국 사람이 다 하나하나 지시해야하면 인공지능이 아니잖아 라는 느낌이죠. 앞으로는 보이는 분야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이런 문제가 더 많이 생길 것 같아요. 사실 기계 뿐 아니라 사람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는 것 같을 때도 있고요. 저는 그래서 앞으로 인문 분야, 특히 철학, 순수 과학 등 학문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향성이 중요한 시대가 될 것 같아요.
19/03/27 23:09
뜬금 없는 글에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비관적인 성격이라 '무서운 빅데이터님은 인문 철학 과학의 역할 같은 것 신경도 쓰지 않고 싹 밀어버리실 거야'라는 생각을 해버리는 편입니다만... 아무래도 세상은 제 생각보다는 조금 더 이성적인 곳인 것 같더라고요. 좋은 밤 되시길요.
19/03/27 16:47
저도 요즘 비슷한 생각입니다. 길게 쓰고 싶은데 바쁜 와중에 월도중이라..
극단적이지만 비정규직 없애는 것보다 정규직 없애고 전국민의 계약직화(!!)가 더 행복한 사회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전제조건이 많죠. 직무급제 같은게 도입되어야 되고 성과평가가 공정하고 적정하게 이루어져야되고 본문처럼 최저한의 안전장치도 있어서 경쟁탈락자도 포기하지말고 계속하여 경쟁할 유인은 줄 수 있어야겠고 여러모로 능력만큼, 노력한만큼 돈 벌어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만들어져야 가능한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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