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는 없으나 전체적인 분위기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3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인 드래곤 길들이기 세 번째 이야기이자 3부작을 마무리짓는 마지막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국내에서 1편이 상당히 반응이 괜찮았던 반면 2편은 상대적으로 별로였던 기억이 있는데 정작 미국쪽은 메타스코어는 비슷하고 로튼 수치는 2편도 나쁘지 않았네요 (로튼 기준 1편 98%, 2편 92%). 2편이 개봉했던 2014년 정도 까지만 해도 썩토지수가 아직은 상당히 신뢰할만했던 시기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정작 북미 박스오피스가 2편이 더 떨어졌으니 전반적으로 평이 확실히 덜 좋았던 것은 맞습니다. 전 1편을 엄청 재밌게 봤었는데 2편은 기대에 많이 못 미쳤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1편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잘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인 이야기도, 이야기의 흐름도, 결말도 다 괜찮았어요. 일단 2편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2편에서 이미 나온 문제이지만, 아마도 1편 제작 당시엔 굳이 생각하지 않았었을 것 같은 1편에 비해 확장이 '되어버린' 세계관을 1편 당시와 비교하면 느낌이 다르긴 합니다.
화면 때깔은 참 좋은데 3D 효과는 그다지 의미있진 않습니다. 초중반부에 적절하게 사용되긴 하는데 중반부 넘어가면 효가 자체가 쓰였나 싶은 수준이 됩니다. 물론 제 눈에 그렇게 보인거라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요. 그래도 화면이 예쁘게 잘 나왔으니 될 수 있으면 큰 스크린을 추천합니다. IMAX 2D로 상영을 한다면 그게 가장 좋을 것 같지만 IMAX 3D는 가격이 일단 어마어마하니 큰 스크린을 가진 일반상영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습니다만 영화의 특성상 4DX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단점이 있다면... 1편부터 주역으로 등장했던 히컵의 친구들, 그 중에서 특히 쌍둥이가 많이 짜증납니다. 극 진행에 별로 상관도 없는 대사를 아마 관객들 재밌으라고 많이 넣은 것 같은데 듣다보면 짜증...
앞에 두 시리즈 괜찮게 보신 분들은 큰 걱정없이 관람하셔도 될 것 같은 영화이고, 이전 시리즈를 안보셨는데 이번에 관심이 가는 분들은 1,2편을 전부 다 보시고 가시는게 가장 좋고,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유투브 등을 통해 요약된 이야기라도 보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1편은 정말 괜찮은 작품이니 이왕이면 그냥 보시는 것을 추천...
참고로 넷플릭스에는 현재 1,2편 모두 올라와있습니다.
뺑반
이건 원래 딱히 볼 생각은 없었는데 기한이 다 된 관람권이 있어서 봤습니다. 영화 예고편도 본 적 없고 제목은 정말 안땡기게;;; 뽑아놨고, 아는거라곤 3명의 주연이 누구인지 뿐이었는데, 류준열이라는 배우를 좋아해서 봤습니다. 나중에 돈내고 보면 돈아까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도 하고요.
그리고 다 보고나니 내돈내고 봤으면 돈이 아까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너무 허술해요. 큰 설정을 잡아둔건 나쁘지 않은데 큰 그림의 디테일한 설정들이 진짜 너무 허접합니다. 이게 주인공 그룹이든 악역 그룹이든 흑막이든 전부다요. 스포일러 생각안하고 적어보라고 하면 10가지도 넘게 적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국내외의 여러 영화들, 특히 분노의 질주 시리즈 같은 영화들 에서 감독이 인상적으로 느꼈던 분위기들을 녹여내보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것도 역시 허술하긴 마찬가지였어요.
시작부분부터 곳곳에서 허술한 설정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초중반까지는 나쁘지 않게 진행되긴 합니다. 주연인 류준열과 조정석에 대한 소개도 괜찮고요. 주연 3인 중 한 명인 공효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별로 뭐 하는 것도 없는 느낌입니다. 그러다 중반부부터 이야기가 널뛰는 느낌이 들다가 지루해집니다. 게다가 시간도 133분으로 길어요. 그래도 펼쳐놓은 이야기들을 어찌어찌 수습은 하는데 그 과정도 허술함 투성이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보다 더 중대한 문제점은, 영화의 방점이 되어야 할 카체이싱 장면이 제일 별로라는겁니다. 전 카체이싱이 나오는 영화인지도 정확하게는 몰랐습니다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중요한 시점에서 레이싱이 큰 역할을 하게 될거라고 관객에게 계속 전달하는데 마지막 레이싱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전체적인 레이싱(카체이싱)의 그림을 잡기가 어렵고, 둘째 속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셋째 긴박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넷째 사소한 장면전환들도 별로입니다. 게다가 두 주연의 드라이빙 실력이 딱히 뛰어나게 보이는 것도 없습니다;;
그래도 배우들 연기는 괜찮았어요. 류준열은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는건 없지만 일반적이라고는 보기 힘든 캐릭터를 잘 연기했고, 조정석도 캐릭터의 특징적인 모습들을 잘 연기합니다. 위에서 말했지만 공효진은 캐릭터 자체가 뭘 보여줄게 없었고... 조연들 연기도 괜찮아요. 이성민 아저씨는 분량이 매우 적긴 하지만 뭐 당연히 잘 하고, 염정아도 괜찮은데 전혜진씨 역할이 좋더라고요. 물론 캐릭터 설정이 잘되어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리고 몰랐는데 샤이니의 키(김기범)가 나오더군요. 예능 같은데서 보여주는 본인의 성격을 나타내는 캐릭터라서 잘 맞기도 했겠지만 큰 무리없이 잘 연기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영화의 완성도가 더 아쉬웠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