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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5 09:59
아 지금 이야기가 아니라 능력을 입증하면 앞으로의 일이겠지요.
미국 다음 대선은 아닐꺼고 능력을 입증해도 그 다음 대선도 어렵지 싶은데요. 최소한 8년 이상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19/01/15 09:29
제가 보기엔 맘에드는데... 대통령 선거에 나오면 어려울거 같은 느낌이네요. 그래도 이런 공약걸고 본인 신상에 문제없는 정치인이 한국에 나오면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고 사표되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뽑을겁니다.
19/01/15 09:34
당연 대통령 선거는 안되겠지만, 이미 연방하원의원에 선출되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것이 이 신참내기가 민주당의 당내 토론의 주제를 Shape하고 있다는 것.... 너무 유명해져서 민주당 중진들도 그녀의 주장을 그냥 묵살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고 합니다.
19/01/15 09:37
그녀 입장들을 대체적으로 정확하게 표현하셨는데 미투에 대해서는 정확한건지 모르겠네요.
아래 트위터 동영상에 따르면 "Sexual assault is about the abuse of power. It is always women who are marginalized" 라는데 요즘 PGR에서 먹힐 발언은 아니지 않은가 싶은데.. https://mobile.twitter.com/BostonGlobe/status/1046800516313956353?ref_src=twsrc%5Etfw%7Ctwcamp%5Etweetembed&ref_url=https%3A%2F%2Fd-24610795911742235235.ampproject.net%2F1901021931380%2Fframe.html
19/01/15 09:44
아래 인터뷰에 따르면, 비교적 합리적인 스탠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What do you think just going back a moment to the broader movement that’s been identified as #MeToo. What’s your analysis of this? AOC: Well, I think that when someone stands accused of very serious instances of sexual assault — first of all, I think we need to kind of shift our culture to giving these folks a fair hearing. There are some grey areas. There’s some aspects to #MeToo where it’s like, when one person makes an accusation, on one hand, we have to have to maintain the spirit of due process. I do believe that. But then when you have cases like, for example, Schneiderman, or cases like Weinstein, the fact that we have a culture that has to wait until a person is accused by 80 women, 50 women, 10 women — https://theintercept.com/2018/06/27/an-interview-with-alexandria-ocasio-cortez-the-young-democratic-socialist-who-just-shocked-the-establishment/
19/01/15 09:44
이보다 더욱 사회주의적, 공산주의적 인물이 등장하길 바랍니다만.
적어도 부유세, 월 스트리트 비판. 이것만으로도 힐러리보다는 이 사람을 지지하겠습니다.
19/01/15 09:49
얼마전에 다른 민주당 의원들이 AOC 에게 ‘같은 당 의원끼리 보조를 좀 맞춰야 한다 (lockstep)’ 라는 비판을 하자, AOC가 와치맨의 로어셰크의 명대사 ‘이해를 못하는 것 같은데, 내가 너희와 같이 갇힌 것이 아냐. 너희가 나와 같이 갇힌 거지 (locked in with)’ 를 인용해서 재치있게 받아쳤지요.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패기도 좋고요. 다만 흔한 포퓰리스트인지 진짜 실력자인지는 이제부터 천천히 알게 되겠지요.
19/01/15 10:23
개인적으로는 포퓰리스트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데 inertia에 빠진 미국 민주당에 아주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동안의 기득권에 안주하던 민주당의 중진들이 이를 계기로 정말 생활밀착형, 보다 Responsive한 민주주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19/01/15 09:57
트럼프가 아웃사이더라지만 스스로 쌓은 든든한 백그라운드로 마이웨이가 가능하고 당내 제어도 안됐던건데 저 분은 뭐길래 30세도 안되는 일개 연방하원의원이 주목을 받고 당내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도가 되는건가요?
19/01/15 10:15
이제는 나이가 상당히 많아진 버니 샌더스를 (그 나이 많은 트럼프를 상대로!) 걸러놓고서는, 비슷한 시대정신을 보다 '어린 친구'가 가지고 왔다고, 더 극단적이고
현실성 없는 철부지로 몰아붙이려는 것 같더라고요. 허어. 그래도 이쯤되야 트럼프를 속된 말로 '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정하신 기사 제목에서도 스쳐지나가는 다른 '거물' 엘리자베스 워렌 같은 경우에는 열심히 트럼프와 '설전'을 벌이고 있지만, 그야말로 트럼프답게 이게 전부 유효타가 아니라 '구설수'로 흐르는 느낌이라, 박근혜 전대통령에게 '당신을 떨어트리겠다'라고 말한 이정희 의원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 느낌입니다. 트럼프를 지지하니까 나는 보수다. 내가 보수 유권자다, 라는 식으로 스스로 포지션을 잡은 사람들이 정말 워렌을 '척살대상'급으로 싫어합니다. 이런 추세는 (오르테즈도 싫어하는) 민주당 윗선에서 영 마땅찮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아니 다른 인물이 그래서 누가 있는데... 요즘 저는 20세기 미국의 진보시대(Progressive Era: 1890년대 ~ 1920년대)가 끝장나고, 30년대 전세계를 강타한 이념전쟁이 경제대공황을 타고 수 많은 정치인들 사이의 대통령 선거로 표출된다는 대체역사물 카이저라이히(Kaiserreich)에 푹 빠져서, 그 시대 분위기나 인물들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보고 있는데요. 역시 다가오는 현실이, 공들여 줄거리를 짠 가상역사보다 재미있어지고 있습니다. 힐러리의 패배는, 미국 고유의 가치, 그 보수적이고, 대중을 경멸하는, 가장 오래되고 전통적인 형태의 의회민주주의의 정치인들이, 도저히 그 어떤 유권자하고도 비슷한 생물체 같아보이지 않는다는 그런 혐오감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무슨 좀비영화보는 심정이었던 겁니다. (트럼프가 인간적으로 보일 정도로!) 자기집 가진 중산층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다 죽었고, 그 빈자리, 굳건하게 정치의 중심을 잡은 모범 시민들의 자리에는, 이민자와 사회운동가들이 '정체성의 정치'를 60년대 민권운동에서 꺼내와서 '내 목소리가 큰 이유는 내가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이게 보수적인 미국인들의 현실 인식이니,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때처럼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겠지요. 국체를 보존하면서 극단주의자를 지지할거냐, 아주 국체까지 부정하는 극단주의자를 앉힐거냐. 그런데 이미 기존 체제에 가진 것이 있는 정치인들은 또 히틀러처럼 극단주의자 하나를 불러와놓고 타협하러들겠지요. 이미 공화당에서는 일어난 일이에요. 트럼프를 보면. 프랑스의 마크롱처럼 어떻게든 '빅 텐트' 또는 '극중주의'를 외치면서 다른 후보들의 짜릿한 매력도 없는 친구를 '안정성과 국체의 깊은 뿌리'라는 표어로 당선시킬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결과가 뭐냐면 노란 조끼 운동입니다. 프랑스인들이 미개해서 그 시위에서 문화재를 부수는게 아닙니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은 지금 프랑스 즉, 5공화국이 잘못된 체제라고 보거든요. 3공화국이 나치에게 망했을때 적통이 '비시 프랑스'라고 생각하는 정당이에요. 그 반대편에는 68 혁명으로 5공화국을 부정하고 숨막히는 엄숙주의를 강요하던 드골주의자들을 상대로 거리에서 드잡이를 했던 청년시절을 직접 가졌거나 그런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뽑아준 좌파들이 있고, 또 다른 구석에는 프랑스의 출산율 저하와 염세주의를 이슬람 신앙에 귀의해서 없애주고 진정한 황금기를 열어주겠자는 '온건' 무슬림형제단과 아니면 인구빨로 그냥 기존 프랑스를 지우겠다는 살라피스트들이 있어요. 유럽이 왜 위기냐. 경제난도 아니고, 인구난도 아닙니다. 국체의 위기입니다. 미국은 어떻게 보자면 국체의 위기가 없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역사가 짧은 대한민국만을 두고 보자면 '공산당이 싫어요!'라면서 6.25동란을 '극복'했고, 그 위에 세워진 정치체제 위에서 민초들이 대통령들에게 계속해서 '민주화'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이게 다 마일리지가 차곡차곡 알게 모르게 쌓이고 있습니다. 이게 어딘가에는 쓰일텐데. 일단 단적으로 '대한민국' 국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지금 대한민국 일상과 정치에서 별 발언권이 없습니다. 주사파가 '유의미한' 정권창출력을 가지지 못하지 않습니까? 모두가 헬조선이니 방향성의 논의가 필요하니 그래도, 지금 '대한민국'의 정체가 한반도 역사의 최고황금기거든요. 그런데 미국은 독립전쟁, 남북전쟁, 전부 무력으로 하고 투표로 정당성을 가진적이 없는, 어떻게보면 민초들이 역사를 돌아보면서 현대랑 이어볼 정당성의, 국가정체성의 '끈'이 뭔가 결여되있습니다. 흑인들에겐 마틴 루터킹이 있습니다. 라티노들에게는 시저 차베스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지 워싱턴은 조금 느낌이 다르거든요. '건국의 아버지'가 민초와 무슨 상관인가... 구심점이야 될 수는 있겠다만 뭔가 상징성이 좀 앞의 두 사람이랑 다릅니다. 일개 미국시민, 정말 평범한 장삼이사에게 지금 '미국'은 어떤 국가인가? 앞으로 어떤 국가여야하는가? 슬슬 대답을 해봐야지요. 대통령 공약 비교수준이 아니라, 정말 '나라에 대한 질의응답' 수준으로요. 트럼프가 당선됬을 때 '#notmypresident' 즉, 해시태그_내_대통령아님이 유행했는데, 이게 다음 대선에서는 유권자들의 열망이 더 거세져서 일시불로 모여서 #notmyamerica가 되고, 미국이란 무엇인가? 미국의 '정당한' 국체는 뭐고 '작동가능한' 또는 '나를 먹여줄' 국체는 무엇인가? 라는 초유의 질문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러면 정말 남북전쟁 이래 최악의 혼란기가 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분명 미국의 체제는 어떻게든 극복해낼 정도로 거대한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공부하러와서 가장 감탄하는게 어마어마한 '잠재력'입니다. 아니 무슨 빈땅이 이리 많고, 놀리는 사람도 많고, 놀리는 자원도 많고... 대륙 하나가 대한민국 수준으로 속칭 '빡겜'은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중국이 잠자고 있는게 아니라, 미국이 잠자고 있는 것 같습니다. 허. 아무튼 합중국의 민심이 무슨 선택을 하냐에 따라서, 세계가 전율하겠지요. 거인이 다시 잠들기 위해서라도 이부자리를 한번 갤테니까요.
19/01/15 11:58
현재 미국의 빡겜은 대학과 it기업들에서 이뤄지는 거 같습니다 4차산업의 격차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거리로 벌어지는 것 같아요. 진짜 자원도 많은 나라가 저러니 나중엔 어찌될런지가 겁시납니다
19/01/15 12:22
제가 상당히 알파고에 대해서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고, 알파고 드립의 '알'자가 나오면 갑자기 웃음이 사라지는 조금 대중적이지 못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데요.
도저히 미국이라는 나라의 잘난 놈들이 정상인과 공통점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서, 학교도 다 추천장에 동창회타고, 기업에서장학금 받아서 다니고, 석박사로 민초는 모를 문제에 집중하고 고민하고 세월을 보내고 밥을 벌어먹었다고, 경멸과 혐오와 두려움이 섞인 눈길을 받아서 이 모든 역사의 짐을 짊어진 클린턴이, 거짓말쟁이에, 즉흥적이고, 나라를 다스리는 법에 대한 이해도 관심도 없는 트럼프에게 나라를 내주었습니다. 미국의 미래가 실리콘 밸리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GDP가 얼마나 뻥튀기되던, 애플과 우버의 주가에 가치가 자릿수가 얼마나 0000을 달고 커지던, 결국 증오는 물어뜯을 핏값을 찾고 있으니 누군가 그 '미래'에서라도 피를 흘리어줘야겠지요. 저는 알파고를 믿지 않습니다. 전능하고 뛰어날 수록, 평범하기 힘든 법이겠지요. 어떤 괴물딱지, 저에게 개인적인 원한은 없더라도 아무튼 저와 말이 통할 상대도 아닐 것입니다. 마치 러브크래프트 소설에 나오는 촉수 괴물 우주신 같은 존재겠지요. 유럽 대륙에서 유럽인들은 종말을 느끼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아이를 낳지 않는데, 기존의 사고방식하고는 전혀 다른 존재들이 살맛난다고 막 자식들을 키우고 있거든요. 어디서 그런 살맛이 나오는 걸까요? 반면 왜 유럽인들은 더 이상 아이를 낳길 거부할까요?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으면 앞날이 컴컴한걸 알면서도, 무엇이 두려운 것 일까요? 미래에 도대체 무엇이 오기에?
19/01/15 12:34
뭔가 그럴듯한 글을 써내는 데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제 입장에서 요사이 계속 들던 생각이 있었습니다. 작금의 지구, 특히 서구권에서 외계인이 (또는 마르크스가) 주최한 거대한 크기의 실험이 있고, 그건 서구권 사람들에게 크나큰 환상을 심어주면서 그 사회의 동력을 붕괴시키고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실험의 내용은 이와 같습니다.
"[인간으로서의 완성]이라는 불가능한 과제에 도전하라" 지금의 서구권(과 동아시아) 사람들, 특히나 말씀하신 -잘난 놈-들은 이러한 불가능한 과제에 도전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인간이 응당 가져야 할 기본적인 본능을 지켜야 할 (것으로 정해진) 질서로 대체합니다. 마치 개개인이 모두 위버멘쉬가 되어야 한다는 착각에라도 빠진 것처럼요. 이전 시대의 사회에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포지션"이 [대장장이], [농부], [제사장] 등 사회 내에서의 계급 또는 직업이었다면, 지금 시대의 사회에서 그 포지션은 [인권], [정치적 올바름], [인류애] 등의 지나치게 어렵고 개인에게는 도움도 되지 않으며 스스로를 공동체에서 밀쳐내는 방향의 것에 가깝습니다. 조금 다른, 요즘 유행하는 표현을 쓰자면 [모든 정체성에 대한 포용]을 뜻합니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복잡하고 지나친 생각을 할 여력이 없으며, 그들은 [어떠한 정체성에 대한 포용]까지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 횡행하는 정체성간의 충돌의 원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19/01/15 14:34
독일의 학자 오스발트 슈팽글러(Oswald Spengler)가 이미 1918년에 "서구의 몰락 (the Decline of the West)"이라는 책으로 "유럽의 문명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먹은) 파우스트 (Faustian) 문명이다!"라고 개탄한 적이 있었는데 혹시 저격수님께서 이걸 인용하신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물론 그 책에서 이루어진 유럽인의 자체진단은 지금도 가치가 있습니다만, 당시에 오히려 그 책의 출판은 '이해하지 못하는 1차대전의 이해하지 못할 결과물이 대한 핏값'인 나치의 등장으로 빛을 바랬습니다. 인간이 전능해지려고 자신의 인식을 넘어서는 폭력의 집합인 1차대전을 만들었다는데, 대답이 '그래도 복수는 해야지!' 또는 '그래, 우린 초인들의 국가를 세울것이다!' 였으니까요.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읽은다음부터 저는 인간이 전능함을 위한 비인간적인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말 그대로 '사람이 아닌') 여정을 떠나기 시작했다는 저자의 말에 크게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책 끝부분이 저랑 갑자기 의견이 갈리더군요. 기술주의자들, 특이점을 찾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뭔가 말투가 황홀해지더군요. 마치 '그래도 상상해봐! 별 사이를 누비고! 목소리를 퍼트리는 잘나가는 젤나가~!' 라는 신들린 목소리가 되는데, 저는 그런 말이 나와버리면 바로 살라피스트들과 같은 편에 서게됩니다. '너는 사람이 다 죽길 바라는구나! 악마놈!' 저는 새로운 기술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도 들어가는 걸 바라지도 않고요. 그곳은 인간성이 없습니다. 1984와 같이 인간의 이데올로기가 살거죽을 뒤집어 쓰고는 자가생식하는 그런 못볼 꼴에 불과할 것입니다. 개인의 행복, 개인의 인식범위를 넘어서서, 지배욕과 망상력만 추구시키는 뒤틀린 체제가 들어설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푸코의 통찰을 좋아합니다. 그 분은 항상 '인간본능'과 '사회규율'에 대해서 고민하고 성찰하고 싶어했던 사람이었거든요. 흠흠.. 아무튼 저는 이슬람을 공부하게 될 정도로.. '현대'라는 개념에 꽤 부정적이고 염세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긴한데요. 저격수님 답글에서 많이 배우고, 너무 부정적인 인식을 조금 누그러트릴 필요도 있다고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19/01/15 15:32
저는 새로운 기술 천국에 기꺼이 들어갈 건데, Farce 님께서 안 오신다니 서운하네요. 단백질 기반의 육체 따위, 거추장스럽지 않습니까!
19/01/15 15:58
H.P. 러브크래프트의 문학적 조상님뻘인 아서 매켄 (Arthur Machen)의 작품 중에 '하얀 가루에 대한 소설 (The Novel of the White Powder)라는 단편이 있습니다.
러브크래프트는 매켄의 작품을 정말 좋아했고, 줄거리가 비슷한데 자기만의 세계관을 가지고 더 멋있는 소설을 완성했지요. 매켄은 표현력이나 소재선정은 참 좋은데 이상하게도 괴물을 표현할때 아주 진부해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두둥) '바로 성경에 나오는 악마였다'. 와! 이게 백인 미국인들에게는 무서운 단어구나! 여기서 놀라셔야합니다! 이런 느낌입니다. '검은 인장에 대한 소설 (The Novel of the Black Seal)' 같은 경우도 독자 염통을 쫄깃하게 조이다가. 갑자기 '흑인들이 숭배하는 아프리카 괴물! 아아 생긴 것도, 이름도 잘 모르겠어어!'라고 하는데. 동양인 입장에선 정말로 설명 좀 더 해달라고 하고 싶어집니다. 줄거리가 거의 동일한 러브크래프트의 '어둠 속의 속삭이는 자 (The Whisperer in Darkness)'에서 소름끼치는 음모를 꾸미는 외계 벌레 무리가 등장하는 걸 보면, 역시 러브크래프트가 괜히 이 바닥 정점이 아니구나 싶습니다. 흠흠. 하지만 '하얀 가루'에서 정말로 마헨이 무서운 괴물을 등장시키는데요. 배경은 구체적이진 않지만 아마도 영국일 장소에서, 변호사일을 하는 오빠가 '세상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고 책에만 파묻혀서 건강이 나빠지니, 여동생이 적당히 길거리에서 '강장제'를 타 사서 먹이는데.... '악마 가루'였습니다. 세상의 즐거움, 어떤 종류의 쾌락에 인간을 내어준다면 최악의 짐승으로 타락할 것이라는 기독교적인 공포 세계관의 정석입니다. SF (즉 과학적 설명이 있는) 엑소시스트 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왜냐면 저랑 너무 잘 맞는 소재였거든요. 저녁 식사를 같이 하는데, 주황색 노을빛이 오라버니의 얼굴에 비치자, 갑자기 부엌이 피같이 새빨게지면서 지옥불이 타올라서 집이 다 무너내릴것 같은 환상을 본다거나... 사람과 사람 껍데기를 쓴 괴물은 사이좋게 지내기 힘든 법이지요. 뭐라고요? 미래가 썩을 수 있는 단백질이 아니라고요? 제꺼 돌려주시고 가시면 안될까요?
19/01/15 16:02
당연히 읽으셨겠지만, 만의 하나라는 가능성이 있으니까...
https://www.nature.com/articles/35014679 기술 천국을 거부하는 구인류에게 남은 세상은 저것 뿐이라능! 사실 저도 기술 천국 영생 이런 거 다 귀찮은 사람이긴 합니다. 근데 뭐 남들이 가겠다면 말릴 생각은 없어요. 인류라는 것도 지적 여행의 한 단계일 뿐이니까요 (산왕 공고? 이건 통과점일 뿐이지? 맞지 고릴라?)
19/01/15 16:09
아니 네이처에 이런 글이!?
흠흠... 외계인을 빨리 만나야한다니까요. 지구에서는 네안데르탈인하고도 지낸 경험도 별로 없고, 좋게 끝나지도 않은 '타종족 사회화'가 전혀 안된 것이 호모 사피언스들이라... 메타휴먼이 등장한다면 저는 정말 안 좋게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사이좋게 못 지내는 것들도 휴먼이야! 휴먼이라고! 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19/01/15 16:07
우와 똑똑한 사람들이다..... 항상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 지난 세기의 현자들에게서 배운 것은 아니고, 앨빈 토플러나 프랜시스 후쿠야마 같은 조금 더 최근의 사람에게 듣고 배운 것에, 모든 분야의 달인이었던 지난 세기의 사람들과는 달리 바로 한 다리만 건너가도 무식쟁이가 되어버리는 지금의 인류에 대한 한탄에 가까웠습니다. 흐흐 저희는 (아마도 저는) 그냥 세상의 모든 질서를 공부하고 깨닫기에는 너무 멍청해졌을 뿐인 것 같아요.
19/01/15 16:21
제가 역사를 읽으면서 열광하는 이유를 딱 짚어주시는 분이 계시는군요!
인류 역사 태초 바빌론과 이집트의 신왕들에게 세상은 설명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장소였을텐데, 인식을 하면 바람의 신이 바람을 가져다주고, 땅의 신이 곡식을 내리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면 제사를 지내다가 외적에게 이유를 알지 못하고 야속하게 죽는 '속편한 세상' 이었을텐데, 도대체 현대는 왜 이리 복잡할까! 그리고 그 복잡한게 왜 자꾸 나의 목을 짓누르는가! 언제부터 이런 세상에 사람들이 내던져졌는가!? 그래서 제가 뭐로 밥을 얻어먹나 고민해 봤는데요. 신은 일단 죽었죠. 니체가 죽이기도 했고. 존스타운도 있었고, 아사하라 쇼코도 사형당했지요. 90년대에 태어나보니 소련은 이미 망해있더라고요. 근데 IMF는 또 제가 자라날 가정의 평화를 박살내더랍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소설은 '광장'입니다. 남북한 모두에서 저같은 불만많은 문과돌이는 안 받아준다고, 주인공 이명준은 바다에 몸을 던지지요. 알파고는 안 믿습니다. 유나바머가 아직 감옥에 살아있거든요. 음... 성공한 대학원생이 되고 싶습니다. 이런 글을 쓰면서 살면 안될까요 흑흑흑...
19/01/15 18:07
글쎄요. 빌 클린턴이라면 모를까 힐러리 클린턴이 그렇게 대단한 깜냥을 가진 양반은 아니었죠.
까고말해 질만해서 진거 아닙니까? 트럼프의 가장 큰 힘인 자금력에서도 힐러리가 안밀렸었는데 열사마냥 포장하니 이건 좀... 지금 트럼프의 미친것같아보이는 행동이 과연 미 상류층들의 입맛에 하나도 맞지 않았을까요?
19/01/16 05:39
저는 빌 클린턴을 정말 좋아합니다. 정말 뛰어난 정치인이었지요. 서민대통령이라는 '이미지'로 정치를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말 정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깊은 현자였어요.
반면 힐러리는 담배상품권님 말씀말마따나 '질 이유가 있는 정치인' 그 자체였지요. 특히 공무수행이 아니라, 저번 대통령 선거 때 보여준 모습은 괜히 건강이상설이나 치매설이 음모로만 생길리가 없을 정도로 지리멸렬했습니다. 힐러리에 대해 열사는 아니고. 역사적 희생물 정도로 한번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요즘 반어법으로는 '명예로운 죽음'이라고 하지않습니까. 크크.. 근데 힐러리에게는 한 정치인의 명예로운 죽음이지만, 요즘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좀 큰 '사건'인지라 저도 여기에 자꾸 더 한층 높은 스케일의 단어인 '민주주의의 위기'니 '시대정신'이니 하는 단어를 쓰게 되는 것입니다. 절대 힐러리에 대해서 호의적으로 적으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트럼프라는 개인이 이정도로 역사적 정당성을 가지고 집권하게 되었다는 것에 매우 반감이 큰 사람인데요. 말씀처럼, 정말 당선될 이유가 많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재선도 성공할 시대정신을 트럼프가 가졌다고 보고요.
19/01/15 12:37
굉장히 훌륭한 댓글입니다. 제가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던 것을 보다 명쾌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따로 새 글로 발제 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말씀하신 주제는 저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인데, 한 번 같이 논의를 심화시켰으면 좋겠습니다.
19/01/15 14:38
aurelius님 답글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며칠 동안, 제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고, 그걸 전달하기 위해선 어떻게 글을 적어야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며칠 안에 완성된 글로 찾아뵈고 싶습니다. 만일 그 글에 aurelius님의 덧글까지 달린다면 저는 정말 행복할 것입니다!
19/01/15 12:54
생각을 더 해볼수 있게끔 적어주신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글로서 발제해 주시면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거라 저 역시 기대합니다.
19/01/15 19:30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공감하는 점이 많은데요 비슷한 이유로 한국의 미래도 무분별한 다문화와 매매혼이 가져올 인종적, 문화적 갈등으로 인해 썩 좋지 많은 않다고 봅니다 토종 한국인이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요
19/01/15 10:46
민주당 보수 자유주의들이 그렇죠 뭐.
포퓰리스트인지 실력있는 스탠스의 정치인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겠지만, SNS을 넘어 유튜브 시대인 현재 여론을 모는 대중적 인물의 정치인이 나오기 쉬울 것 같습니다.
19/01/15 11:47
한국에선 별로 안알려진 인물이라서 그런지 한글 자료가 거의 안보이네요
이 여성이 왜 유명해 졌는지 궁금한데 거기에 대한 기사는 대충 검색해도 안나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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