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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4 22:27
1위 우주전함 야마토는 쇼와시대 애니메이션 (1926-1989)작품중 리메이크 순위 1위로도 나와있네요.
함대전의 웅장함을 처음 느끼게 해준 작품이죠...
19/01/14 22:39
하루히가 에반게리온의 알맹이 없음에서 더 나아간 작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루히 1권-1기는 갇혀있던 여자아이가 남과의 관계를 맺어가는 청춘 로맨스 소설&애니메이션이니...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일본 청춘성장로맨스물이니까 에바처럼 sf,키치 소재를 위한 작품은 아닙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시달소와 궤를 같이하죠.
19/01/14 23:15
저는 어떤 면에서 에반게리온의 '알맹이 없음'은 비난당할 거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대단히 당대적이에요.
전후세대로서 전쟁의 참혹함을 보았고 사회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했던 미야자키 하야오나 토미노에게 반전, 소통, 공존의 문제는 뜬구름잡는 이상론이 아닌 직시해야 할 현실이었죠. 마찬가지로 안노에게는 버블 경제 부모들의 활발한 직장 활동 속에 집안에 방치된 아이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기 내면 속으로 계속 움츠러드는 개인들, 비대화된 자의식과 자폐적 성향과 관계맺기의 어려움을 느끼는 개인들이 직시해야 했던 현실이었던 거구요. 때문에 자의식 덩어리인 아스카나 허구한 날 워크맨을 꽂고 다니는 신지는 결코 비현실적인 인물상이 아닙니다. 세기말 청소년/청년 세대의 자화상이죠. 하야오나 토미노도 그것이 현실을 그리고 있음을 알고, ''임마 니들 젊은이들 그런 식으로 살면 안돼. 그런 자화상을 자랑하듯 그려서도 안돼!'라고 비판한거고요. 다소 꼰대스럽기도 하지만, 어쨌든 하야오나 안노 모두 그것이 바로 당대의, 힘을 잃어가는 주체들의 모습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히즘이 불러온 페티시즘적 캐릭터 소비는 '자화상'조차 아니에요. '모에'는 철저하게 비현실적입니다. 캐릭터들은 하나의 주체로서 그려지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욕망을 투영한 대상으로만 존재하고, 소비됩니다. 그들은 '타인'이 아니라 모두 '대상', 또 다른 누군가-주체로서 소비되는 게 아니라 사물적으로 소비됩니다. 히로인이자 자기 고뇌가 있고, 자기 문제가 있고, 자기 욕망에 따라 말하고 행동하는 하루히는 이해되기 이전에 '썅년'으로 욕을 먹고 자기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는 미쿠루나 나가토는 귀엽다며 빨리죠. (이건 여자니까 그렇다는 페미니즘과는 좀 다릅니다. 제가 보기에는 여성 소비층이 남성 캐릭터들을 소비할 때도 거의 같은 현상이 발생합니다.) 신지는 ''찌질이'지만, 쿈은 대체 무어라 말해야 할 지 설명하기가 애매합니다. 우리는 타인을 주체로 인식하고 그 타인을 통해 다시 나라는 주체를 인식하는데, 하루히즘에 이르러서는 타인을 주체로 인식하지 않으니 '나'를 설명하지 못하는 겁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하루히도 당대적입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보다 더욱 타인과 관계맺기를 어려워하고 스스로를 설명하기 어려워하며 오직 욕망을 투영하는데만 익숙한 개인들의 모습을 반영합니다. 사실 이러한 페티시즘적 소비는 이미 에반게리온 때부터 기미가 있었고 (와! 츤데레! 와! 쿨뷰티!) 하루히즘 이후에 전면으로 나온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루히가 애초부터 에반게리온보다 더 '심해진' 알맹이 없는 작품이냐? 반드시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하루히가 에반게리온보다 더 심하게 알맹이 없는 방식으로 '소비되었는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시달소와의 차이도 여기 있다고 생각해요. 본문에는 다소 오해의 여지가 있게 썼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썼습니다.
19/01/15 01:00
하루히가 알맹이없이 '소비'되었다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그러한 현상 자체는 에반게리온 이전부터 쭉 이어져왔으며 재패니메이션(을 비롯한 대중예술)의 근간이기도 합니다. 넓게는 가부키,사무라이 찬바라극부터 소년 점프의 드래곤볼, 원피스로 대표되는 대작 만화들. 일본 서브컬쳐의 거대한 축인 건담조차도 기획된 캐릭터 판촉물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하루히가 소비된 방식이 특이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기지요. 현대에 이르러 대중예술이 시대를 반영하고 사람들의 뜻을 전달하는 메신저적인 면과 기획된 상품이라는 면에서 시대가 가면 갈수록 전자보다는 후자가 중요해지기 시작했고 이는 일본만의 흐름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등으로 대표되죠. 하루히의 상업적 대성공이 그만큼 큰 충격을 주어 이후 제패니메이션이라는 매체에서 후자를 부각시키는 흐름이 가속화되었다는 설명은 가능하지만 이게 하루히라는 작품이 불러왔다기보다 이러한 소비 방식을 즐기던 집단이 드디어 '진짜 돈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는게 더 정확한 설명이 아닐까 합니다.
그와는 별개로 하루히라는 소설&애니메이션은 '나와 너'로 향하는 과정에 중점을 둔 소설이지 '나 자신'에 머물러있는 소설은 아닙니다. 쿈을 대체 무어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이런 '뚜렷한 개성 없는 캐릭터'를 비현실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해 시청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것은 일본 서브컬쳐에서 자주 써오던 방식입니다. 건담의 아무로, 신지도 같은 케이스로. 얘네 둘이 찌질해보이는건 현대 청소년을 칼끝에 올려놓으면 대개 정신병 하나 둘 안달 수 없기 때문이죠. 미쿠루-나가토는 어떤 주체적인 인물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을 일으키는 트리거이기 때문이구요. 결론적으로 하루히란 작품이 만들어낸 흐름이 아니라 하루히의 '상업적 성공'이 만들어낸 흐름이기 때문에, 이를 하루히즘이란 명목으로 책임을 전가하기 어려바고 생각합니다.
19/01/15 18:56
턴에이를 대학교 시절에 봤습니다
화질이 이상하고(깔끔하지 않고 흐린 느낌이었죠) 등장하는 로봇도 이상했었습니다 지금 와서 알고 보니 원래 그렇게 그렸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래서 그런가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좋아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핵을 보고 놀란 문레이스의 과학자의 대사입니다 어떤 대사였는지는 기억에 없네요...
19/01/14 23:09
중1때 본 나우시카가 저를, 혹자는 비이성적이라고 조롱하는, 진보환경론자로 만들어버렸습니다 크크
메시아적 희생 결말이 까이긴했지만 어린 저에겐 황금벌판과 부해 밑바닥, 나우시카를 보며 더없는 모성애적 안락감을 느꼈거든요.
19/01/14 23:09
하루히 SF론에 대찬성 (누가 저보고 위 15개중에 가장 SF답지 않은 하나를 꼭 빼라고 하더라도 전 하루히부터 빼지는 않을 겁니다.)
받고 마마마랑 케모노프렌즈도 나무랄데 없는 SF니 추천
19/01/14 23:21
톱을 노려라! 는 여러모로 에반게리온과 포지션이 겹친다고 생각하여 제외하였습니다. 하루히는.....작품 자체가 장르적으로 SF인가, 하면 좀 약하다고 생각하는데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SF란 요소가 어떻게 쓰이는가를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넣었어요. 일본 애니메이션계에 행사한 영향력이 원체 크기도 하고요.
19/01/14 23:17
대체로 이견이 크지 않을 훌륭한 리스트인 것 같네요 제 개인적인 욕심으론 레인 플라네테스 0080 리바이어스 전뇌코일을 넣고 싶지만 딱히 저 중에서 뭘 빼야할 지도 모르겠고 크크
19/01/14 23:25
저도 하루히나 시달소보다는 다른 작품이 들어가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하루히는 걸작이지만 sf로서의 의의를 따지기엔 좀 아쉽죠. 시달소도 러브스토리로 보는게 다 맞지않을까 싶고.. (시달소가 가지는 sf의 의미는 원작 sf소설이 더 맞다고 생각해서..)
전 이 리스트에 무한의리바이어스나 lain이 어떨까 싶긴 합니다.
19/01/14 23:33
턴에이가 메카 디자인과 동화풍 분위기로 좀 외면받았는데 실제로 보면 진짜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그 뒤의 작품인 킹게이너나 레콘기스타와 유사한 느낌이 있고요. 물론 레이저 번쩍이는 먼치킨물과는 거리가 멀지만요.
19/01/15 00:06
그나마 이견이 있을 만한게 최근작 하루히 시달소고
나머지는 뭐 걍 레전드급이라 스탠드얼론 까지는 대체 뭘 넣고 싶어도 감히 치울만한 게 없는 수준.. 하루히 시달소도 당대 SF가 조금이라도 들어간 것 포함이면 충분히 들어갈 만 하죠.
19/01/15 00:16
공교롭게도 최근에 비밥을 다시 정주행 했고 지금 막 턴에이 정주행을 끝냈는데 이 게시물을 보네요...허허~
턴에이는 과연 명성다운 작품이더군요. 엔딩까지 정말 깔끔하게 정리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여운이 가시질 않네요. 달의 고치 정말 좋았습니다. 카우보이 비밥은 뭐 SF를 떠나 제 인생 애니로 생각하는 작품인지라... 스파이크가 그리울때마다 정주행 하곤 하네요.
19/01/15 00:27
아무리 생각해도 이 15선 안에서 나우시카가 들어갔는데 모노노케 히메가 안들어 간게 좀 이해가 안가네요.
결국 나우시카가 시작이라면 그 결론은 모노노케 히메라고 보는데 시작은 들어갔는데 그 결론이 안들어 갔다는게 좀... 적어도 둘 중 하나라면 나우시카가 아니라 모노노케 히메가 들어가는게 전 맞다고 봅니다. ... 라고 이야기했는데 sf 군요. 이 댓글은 뻘 댓글이 되었습니다.
19/01/15 00:34
저도 올타임을 꼽아봤더니 거의 다 sf길래 이 글로 쓴거라 이해합니다....sf 베스트랑 올타임 베스트가 몇 편 빼고 같더라고요. 올타임이었으면 저도 나우시카 대신 모노노케랑 치히로 넣었을거에요.
19/01/15 00:37
저도 그랬을겁니다. 단 모노노케 히메는 고정인데 굉장히 개인적인 취향으론 치히로보단 토토로를 더 좋아해서요.
근데 이건 작품성을 생각한게 아니고 정말 개인적인 픽이라 저도 그냥 모노노케히메랑 치히로 넣었을겁니다.
19/01/15 00:58
요즘 시점에 애니를 이렇게 소모하는 건 참... 의미 없어지고 있죠. 소비층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제작자들도 사변적인 이야기는 잘하지만, 진지하고 묵직한 이야기는 잘 못하죠. 얕고요.
19/01/15 01:00
이상하네. 왜 전부 sf뿐이지? 작성자가 너무 편식인거 아닌가. 왜 코노스바가 없는거야. 씨익씨익.
했는데. SF 15선이었다능. 헤헤. 뭐 어차피 코노스바는 무리였겠지만...감사히 잘봤습니다. 글쓴이님!!
19/01/15 04:11
내용과 주제, 소비되는 방식은 명백히 다르지만 sf 분류상 시달소나 하루히는 세카이계로 묶을 수 있겠네요.
세명의 감독의 옴니버스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했었던 메모리즈가 없는게 상당히 아쉽네요.
19/01/15 04:16
시달소라는 작품 자체는 괜찮을지는 몰라도 역대 최고의 일본 애니 sf로 꼽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평범한 타임루프물이라.. 소재를 풀어내는 내러티브가 좋은 거지 sf로서의 세계관이 좋은 건 아니죠. 개인적으로는 동쪽의 에덴 같은 작품을 인상깊게 봤었네요.
19/01/15 06:02
시간을 달리는 소녀도 하루히도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제가 뽑는다면 이 두 작품을 빼고
오토모 가츠히로의 메모리즈와 곤 사토시의 작품 하나를 넣고 싶네요. 파프리카 라던가...
19/01/15 07:23
10번까지는 끄덕이다가 11번부터 어랏? 하게 되네요.
개인적으로는 턴에이-공각-시달소-하루히-사이코패스보다는 메모리즈-겟타로보-가오가이가-그렌라간-킬라킬로 밀어봅니다.
19/01/15 08:21
개인적으로는 'SF'라는 주제에 좀 더 적합한 작품인 시리얼 익스페리먼트 레인을 집어넣고 시달소 or 하루히를 빼는게 좋아보입니다.
근데 흥행이나 영향력까지 고려해본다면 저 리스트가 맞을 것 같기도 하네요. 미래에 대한 예측 면에선 레인만큼 '다시 봤을때 놀랍게 유사한 예측'을 보여준 작품이 없긴 하더라고요.
19/01/15 08:33
시달소가 들어간다면, 저는 디지몬, 그 중에서도 우리들의 워게임을. 그리고 디지몬이 아니라 그 극장판 자체를 별도의 이야기로 독립해서 다시 한번 다루었던 섬머워즈를 저는 위치를 바꿔서 대신 넣고 싶습니다.
드래곤볼에서 손오공이 원기옥을 만들어서 시청자들의 기운을 받아 악당을 물리쳤다면, SF 원기옥은 우리들의 워게임이 아닐까요? 저는 아직도 포켓몬보다 디지몬을 높게 평가하는데요. 포켓몬 극장판들도 진지한 소재를 가끔 놀라운 연출력으로 다루기도 하지만, 디지몬 파일럿 에피소드와 극장판들의 그 축축한 특유의 느낌을 어릴 때 느낀것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그리고 에반게리온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코멘트를 감히 덧붙이자면, 에반게리온은 신 극장판으로 하루히즘을 초월한 '무알맹이'의 늪에 빠져버린 것이 아닌가... 거대한 하나의 허무개그로 승천해버린 것 같다는 우려가 자꾸 생기네요.
19/01/15 10:57
공각기동대 1기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웃는 남자 정체는 무엇일까부터 에피소드 하나씩 나눠지면서 커다란 흐름을 관통하는 이야기 구조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19/01/15 12:34
고등학교때 미술선생님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미술실에서 비디오를 틀어줬었는데..
관람이 끝나자 모두가 '나우시카!!'를 외쳤었던 기억이 나네요.
19/01/15 18:58
카우보이 비밥을 워낙 극찬하길래 봤는데요
1화 보다가 2화 중간쯤인가 포기했습니다 20대 시절이었죠 차라리 무한의 리바이어스가 더 저한테는 맞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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