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무스포로 감상평을 쓰고 싶었는데 글 재주가 미천해서 무스포로는 제가 느꼈던 감상이 온전히 전달이 안될것 같아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스포일러 포함해서 감상 후기를 적습니다. 본 영화의 보다 자세한 리뷰는 피지알에도 마스터충달님 같은 고수분들이 계시니 저는 제가 느낀점 위주로 작성하겠습니다
우선 이 영화는 강형철 감독의 작품입니다. 이 감독의 전작들은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2가 있죠. 전 사실 강형철 감독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이 사람 작품들의 특징이 어렵지 않아요. 복잡하지 않은 플롯을 리듬감있게 진행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적으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를 개연성 있게 전개합니다. 개연성이 엄청 탄탄하냐고 물으시면 그 정도는 아니지만 상업영화에서 큰 결격사유가 없게 전개 할 정도는 됩니다. 장면 장면에서 나름의 재미를 가지고 있는 감독이구요.
왜 감독 이야기를 하느냐? 저는 스윙키즈가 강형철 감독의 작품임을 알고 어머니와 함께 감상하러 갔습니다. 합리적인 판단이죠. 어머니와 함께 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보고 난 후에 저는 아..... 뒷통수를 쌔게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감상은 부정적인 편이 강합니다. 이게 강형철 영화가 맞나?가 가장 주된 감상평입니다. 기묘해요.
이 영화는 위에서 말한 현실성과 개연성의 무게중심이 아슬아슬합니다. 개별 이야기는 뮤지컬 영화처럼 현실성을 포기한 장면들이 보입니다(미국인 병사들이 춤으로 로기수에게 대결을 신청하는장면, 중국인과 한국인의 의사소통이 서로 말하는데 통하는듯한 장면,4개국어를 하는 여주인공) 그런데 큰 이야기의 흐름에서는 현실적인 부분들이 생겨요. 이데올로기의 갈등으로 인한 공산당 세력의 무장봉기나 피습같은 장면들이죠. 저에게는 이게 조화로워보이지 않았어요. 강형철 감독 작품을 보다보면 동화같은 느낌으로 표현될때가 많은데 (조명의 활용을 보면 특히 더) 이게 지극히 현실적인 장면과 번번히 부딪혀서 야구방망이로 두드리는 느낌입니다. 꿈같은 소리 그만해 라고요. 영화가 자꾸 꿈같은 상황을 보여주고 그렇게 유도해놓고 위기 절정 결말에서 다 부숴버립니다. 영화 보신분들은 아실겁니다. 포로수용소에서 춤추는 상황 자체가 한낯 꿈이었다는걸요.이루어지기 힘든 가정을 영화가 했지만, 응 안돼 돌아가에요.
장면장면은 좋은 부분이 많아요. 로기수가 탭슈즈를 받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탭슈즈의 광택나는 부분을 통해 거울처럼 투영해서 보여준다거나. 이념과 현실이 아닌 자유를 울부짖으며 남녀 주인공이 각자의 장소에서 춤추는 모습을 교차편집해서 보여준 장면들은 정말 좋았습니다. 영화적인 기교를 버리지 않았어요. 사망플래그를 대사로 써버리면서 그대로 활용하는건 감독이 좋은의미의 돌아이구나라고 느꼈어요. 최소한 뻔한 장면을 철면피 깔고 앞으로도 계속 찍고싶지는 않다는 느낌이어서요.
다만 소재와 배경 즉 6.25와 포로수용소라는 시공간이 감독을 압도했습니다. 감독이 시종일관 개인기를 부리면서 어떻게든 부드럽게 풀고자 하지만 소용없었어요. 감독도 관객도 압니다. 이 이야기가 파국으로 갈거라는걸. 전 참고로 영화 보는 당시에는 감독의 생각이 어떤지 파악하는 관객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쪽에 가까워요. 그런 제가 봐도 아 이거 어떻게 수습하려고 큰 사건들과 복병들이 나타나지 생각했습니다. 네 수습하지 않아요. 그대로 폭발합니다. 전 같은 소재라면 저 한국전쟁과 포로수용소라는 시공간을 깔끔히 제거하고 만드는게 나았을거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판권샀으면 그걸 어떻게 만들지는 감독 맘이거든요. 탭댄스라는 장르가 슈퍼 메이저 장르가 아니니까 만드는 과정에서의 어려움,고난등을 보여주는데는 딱히 어려움이 없었을거에요. 결말도 굳이 그렇게 만들 필요도 없구요.
좋아요 이렇게 만들수도 있죠. 감독의 전작들이 경향성이 있다고 꼭 그대로 만들라는 법은 없으니. 그런데 흥행의 측면에서 저런식의 전개가 도움이 될까? 진지하게 궁금합니다. 너무 무거워요. 이 진지하고 어둡고 우울한 바이브를 왜 강형철 감독의 작품에서까지 느껴야 되나요.... 최근 한국영화에서 질리도록 볼수 있는 느와르 풍 작품들에서 지겹도록 감상 가능한데. 거의없다라는 영화 유투버의 자주 쓰는 표현 빌리겠습니다. 감정의 해소가 안됩니다. 주연 전원 사망이라는 상황 자체가 문제에요. 왠만한 무거운 소재의 영화 결말보다 우울합니다. 공산당 포로쪽의 수괴인 사람은 어떻게 되었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로기수에게 엄청난 갈등을 유발시키는 그 사람이 이런식으로 어떻게 되는지 묘연하게 표현되는게 감정적 해소에 도움이 안됩니다. 에필로그에 가까운 장면도 정말 맘에 안듭니다. 그냥 정신승리일뿐. 그걸 아름답게 포장한다고 주연 전원이 몰살당한 상황은 바뀌지 않습니다.
너무 안 좋은 이야기만 했으니 좋은 이야기도 해야죠. 전 강형철 감독이 배우를 쓰는 방식이 다른 감독들도 참고할 만 하다고 봐요. 인간군상의 오만가지 감정을 요구하지않습니다 그 나이대의 배우가 연기하기 편한 상황만 한정해서 주고 그걸 최대한 뽑아먹어요. 이 감독의 작품에서 신인급 여배우들이 주목을 받고 그 후에 잘되는건 다 이유가 있는겁니다. 배우 보는 선구안이 좋고 딱 필요한 만큼만 씁니다. 박혜수 양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어요. 도경수 연기도 엄청 좋았냐면 그건 아니지만 무난했습니다. 아니 설혹 부족했다고 해도 주연급들 연기를 별로 까고 싶지 않아요. 왜냐면 영화의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탭댄스 부분에서 배우들이 개고생했을게 눈에 선하거든요. 이게 컷으로 분할하고 배우가 표정 동작연기 하는정도면 이런소리 안하는데(그런장면이 없는것도 아닙니다만) 풀샷도 진짜 많거든요. 영화의 그모든 장면을 cg로 배우 얼굴 떡칠한게 아닌이상 결국 본인들이 해야하는 구간인데 엄청 힘들었을겁니다. 이게 독무는 거의 없고 거의다 3-5인 합이 맞는 안무들이라 생각보다 준비 열심히 했었어야 할거에요. 배우들에게는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자레드 그라임스. 이 분 안무는 난이도가 격이 다릅니다. 발목 꺾는 안무도 있던데 진짜 춤 잘추시더라구요.
총평은 가벼우면서 훈훈한 걸 기대하셨다면 돌아가세요. 소재가 그런걸 허용하지 않습니다. 스포 리뷰라 안 보신 분들이 거의 읽지 않겠지만 별로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궁금하시면 보세요. 전 개봉전의 평가만큼의 영화라고 보이지 않아요. 코미디도 애매하고 음악 영화라고 하기에도 모호하며 신파로 눈물 짜기에는 비중이 너무 없습니다 서스펜스라고 하기에는 플롯이 정교하지 않아요 드라마라기에는 주연들의 감정 묘사가 로기수로 너무 몰빵되어 있습니다 이걸 로코로 칠 수도 없구요. 굳이 점수로 치면6/1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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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가 일종의 의도적인 관객기만을 한 영화인데, 관객기만을 하고도 좋은 평을 들으려면 영화를 진짜 어마어마하게 잘 만들어야해요.
그런데 이 영화는 그 팔다리 잘린 친구 등장하는, 본격 갈등구조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영화가 갈피를 못 잡고 멋대로 흘러가는 느낌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