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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8 10:44
요즘은 좀 말이 통하는 번역가분들이 번역해서 양질서적(특히 경영이나 컴공쪽 인기많은 학과는 더더욱)이 많은데 제가 선형대수학 공부할때 기괴한 번역용어를 많이 봐서... 컴퓨터를 셈틀로 번역한다던가... 그거 말고도 괴상한거 많았는데 기억안나네요
18/12/18 10:44
글을 굉장히... 명료하게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어떻게 읽어도 본인에게 혹은 본인이 공부하는 영역에서는 이러하다- 이러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아주 쉽게 일반화하시는 것이 참으로 대범하고 과감합니다. 저번에 쓰시는 글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항상 소심하고 망설이며 쓰는 제 글쓰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18/12/18 10:44
동의합니다만, 번역서는 번역 품질이 매우 좋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영어도 못하고, 고작해야 학부 졸업이지만 전공 심화 과정의 교과서는 실제로 영어로 읽는게 나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18/12/18 10:45
번역서가 괜찮을시 얘기죠. 입문서 정도는 양질의 번역서들이 많으나 전문분야로 갈수록 괜찮은 번역서가 적어서. 물론 번역서만 괜찮다면 번역서가 훨씬 읽고 이해하기가 편하죠.
18/12/18 10:45
이건 분야마다 다르기 때문에 천편일률 적으로 단정짓는건 잘못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몇몇 책 빼고는 다 원서 봤고 한글은 번역도 좀 그렇고 더 이해하기 어려워요.
18/12/18 10:45
일본이 영어 못해도 기초과학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이유죠.
영어부담 덜고 지식의 전달에 충실해지면 그만큼 전공실력은 올라갈 수밖에... 한국은 대학생활의 절반을 영어공부에 쓰니...이것보다 더한 XX짓이 없음. 제발 한국도 번역주의좀...
18/12/18 10:51
사실 쉽지않죠. 특히나 공학분야의 경우에 기초과학분야의 베이스가 어느정도 깔리고 언어에도 능통한 사람이 시간을 내서 해야하는데
우리나라 실정을 생각하면 정말 열정있으신분들이 하는거 아니면 어려움..
18/12/19 09:45
나라에서 돈을 내지 않는 이유는
정치인들이 열정이 없기 때문이겠네요. 지식이 국력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라는 철학에 바탕에 둔 열정 말이죠. 이건 정치인들이 열정과 철학만 있으면, 국민들 설득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말이죠.
18/12/18 12:14
맞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이거 관련 Freakonomics 팟캐스트 방송도 있었습니다. http://freakonomics.com/podcast/is-learning-a-foreign-language-really-worth-it-a-new-freakonomics-radio-podcast/?c_page=5 제2언어나 영어를 배우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은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그 시간에 자기 전문 학문을 더 파고 들어갈 수 있을텐데 영어를 태어나서 안 배운 사람에게 너무 큰 단점이다 라고요. 결국 일어로 번역된 교과서가 많으면 많을 수록 배우기도 수월하고 그러면 진입장벽도 더 적으니 영어가 편하지 않은 학생들도 더 관련 학문을 배울테고요.
18/12/18 14:21
맞아요.
번역서가 잘 나오고, 또 우리나라 사람이 쓴 전공 서적이 많이 나와야 대학생들이-특히 이공계쪽- 좀 더 쉽게 공부하고 수업 내용 이해하기 좋을텐데 말이죠. 대학교 때 놀다가 마음 다잡고 공부하려다 영어의 벽에 좌절을 느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ㅠㅠ
18/12/18 10:45
번역서로 공부하고 나중에 용어 매칭만 하는쪽이 훨씬 쉽고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영어로 공부하는거나 한국어로 공부하는거나 별차이없는사람은 진짜진짜 극소수니까요
18/12/18 10:48
제가 질문글에도 남겼는데 전공의 대한 기초가 부족하면 번역서 공부가 기본입니다...
기본도 없이 원서로 보라는게 아니에요. 기본지식이 있어도 원서를 보고 바로바로 이해할수 있는 능력이 되려면 최소 1년이상은 몇권의 원서를 읽어낸후에 나 가능한일입니다
18/12/18 10:50
모든 것이 번역되어 있는게 아니라면 결국 원서로 가야합니다.. 특히 논문 보려면 어쩔수 없지요.
그냥 학부 교양 수준으로 그칠게 아니라면.. 원서를 보면서 고생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번역 퀄리티는 둘째치더라두요. 요새는 좀 나아졌지만 옛날에는 거의 번역기 수준인경우도 많았어요.) 학부때 원서좀 열심히 읽을걸 이라고 대학원 다닐때도 후회하고 지금도 후회합니다. 흑흑.
18/12/18 10:52
영어가 편하지 않다면 번역서가 훨씬 더 좋죠. 다만 번역에 잘 되어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번역본 중에서 원문의 내용을 충분히 담지 못하는 수준에서 심지어 내용을 뒤바꿔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전공서적인데 그래요. 그런 경우, 원서가 훨씬 더 좋죠. 저도 대학생 때 전공서적을 영어로 읽을 수준의 영어가 안되었기 때문에 무조건 번역서를 샀지만, 위에 쓴 이유로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원서를 사서 같이 보곤 했습니다. 잘 된 번역서를 만나면 정말 행복하고 기쁘고, 수준 이하의 번역서를 만나면 정말 번역자 혹은 출판사를 욕하고 싶어지죠..
18/12/18 10:53
번역서의 퀄리티 문제 때문인 경우가 많아서.... 제 전공 서적의 경우 통계쪽 번역에서 median, mean을 중간값, 비열한 이렇게 번역해놨더라구요. 후.....
18/12/18 10:53
아니 번역이 다 되있다면 그렇겠죠 -_-;;; 레퍼런스가 없는 부분은 울면서 읽을수밖에요 하...
근데 원서 찬양하는 사람이 있나요?
18/12/18 10:54
번역 품질이 안 좋으면 영어 원서가 더 직관적으로 읽히는 경우 많습니다. 잘 된 케이스 놓고 보면 당연히 번역서가 편하죠. 원서는 읽는 사람의 영어 실력에 따라서 오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잘못된 번역은 아예 오개념을 모두에게 주입합니다.
18/12/18 10:54
반칙입니다. 이건 ds책 서론 부분이잖아요. 서론 부분은 당연히 영어 표현도 평문에 가깝고, 전공서 특유의 간결하고 interpretable한 표현이 눈에 안 띕니다.
/1장이긴 하네요. 그런데 설명하는 알고리즘을 봤을 때 서론과 다름없으니 논조는 유지합니다.
18/12/18 10:55
저는 영어로 된 전문서적이 더 이해가 직관적이더라고요. 워낙에 습관이 그렇게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위에 예시로 드신 문장은 extremly에 방점이 찍힌다 생각합니다. 상당히 강한 강조니까요. 읽다가 extremely 나오는 순간 흠칫하게 되지 않나요? 전문서적이라는게 다 테크니컬한 이야기들이라 모르는 표현나와도 그 표현이 계속나와 익숙해지더라고요. 모르는 단어의 경우는 굳이 번역하지 않고 뜻을알고 그 단어자체를 기억하면 되더라고요. 한국어로 번역 힘들게 되지만요. 그니까 보이라는 단어하고 소년이라는 단어를 완전히 다르게 취급하는거죠. 일대일 번역은 전문가에게 맞기고 보이랑 소년을 다르게 이해하면 될 것같아요. Effective란 단어도 문장속에서 계속보게 되면 이펙티브는 이펙티브로 이해하게 되는거지 굳이 효율이니 효과니 뭐니로 번역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한국어 번역이 필요할 경우, 직역이 더 쉽고 직관적이고 번역(의역)은 창작이라고 생각합니다.
18/12/18 10:58
일반 서적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이건 저의 경험은 아니어서 그냥 링크 첨부합니다. 한 때 엄청 베스트셀러엿던 <총,균,쇠> 라는 책의 리뷰? 서평? 인데요. 들어가서 보시면 번역본으로 읽다가 도저히 안되어서 영어로 읽었더니 더 편했다는 언급이 나옵니다. 이게 무슨 헛소리야 싶은데 자세히 읽어보면 충분히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https://blog.naver.com/s98pk/221336710455 물론 저도 영어보다 한글이 훨씬 더 익숙하고, 편하고, 책을 볼 때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한글로 된 책부터 찾습니다. 하지만 원래 한글로 출간된 책이 아닐 경우 우리나라 번역본은 조악한 경우가 많아서 원문이 좋다라는 말에 반박을 못하겠습니다. 번역본이 좋다라는 말에는 찬성을 못하겠구요.
18/12/18 10:58
보통 원서를 권하는 이유는 1) 난해한 번역에서 오는 오류 2) 용어와 개념를 한글로 배움으로 인해서 추후 더 번역서가 없는 고급 공부를 하고자 할때 두번 번역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입니다. 한글이 더 눈에 잘 들어오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학문자체가 영어라는 언어를 기준으로 쌓아올려지고 있는 이상 원서가 더 정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문 번역가가 하는 번역이 아니기 때문에 한글 문장이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요.
18/12/18 10:58
학자가 되실 것 아니면, 원서로 굳이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원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많죠. 1. 번역이 잘못된 경우 확인 가능하다 2. 번역이 안 된 최신 이론을 접할 수 있다 3. 문체를 즐길 수 있다 (단어의 뉘앙스의 차이가 크다) 1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2는 학자의 역량이고, 3은 인문학에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특정 번역서가 좋은 이유는, 번역자의 역량이 뛰어난 거죠. '원서보다 번역서가 좋다'는 것은 틀린 생각입니다. 글쓴이 논지를 빌려오면, '좋은 번역가가 좋은 원서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18/12/18 10:58
학계에서 일하고 싶으면 원서를 읽는 법을 연습해두는것도 나쁘지 않죠. 그렇지 않으면 번역본도 충분합니다. 번역에서 차마 옮겨지지 않은 개념은 따로 시간을 내어 보충한다는 가정 하에요.
(추가) 아래 댓글 보고 알아보니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대학생 분이시군요.. 동일한 상황에 처했던 적이 있어서 이해가 되네요. 질문을 훓어보니 기본적인 공부 습관이 안 되신 분 같은데 일단 원서니 번역서니 도서관이니 집이니 같은 사소한 것에 신경쓰지 마시고 어떻게든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부터 늘리는 것을 권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은 시간을 늘리고 학습성취도에만 집중하면 다른 건 저절로 다 따라왔던 경험이 있습니다.
18/12/18 11:00
영어 독해에 있어 단순화시켜 말하면 두가지가 중요한데
1) 영어 실력 2) 배경 지식입니다 이건 글이 한글로 쓰여있어도 마찬가지여서 위에 댓글들 보면 2가 없어서 한글로 되있어도 못읽겠다고들 하시자나요 1도 안되고 2도 안되면 번역서가 낫죠. 전공에 대한 지식이 쌓이면서 2가 증가하면 원서가 낫구요.
18/12/18 11:00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번역이 잘 되었다는 전제 하에서는 당연히 번역서가 좋습니다. 문제는 나중에 심화단계 들어가면 번역된 게 없는 원서나 논문 볼 일 많아지기 때문에.. 원서보라는 분들도 나중의 이유로 원서를 추천하는 것이지 당장의 효율성을 이유로 추천하는 경우는 못 보았네요.
18/12/18 11:00
인문사회계열 책들은 확실히 번역보다는 원서가 낫긴 합니다.
그만큼 읽는게 헬이긴 한데, 읽는게 헬이라는것자체가 번역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기도 하고, 아예 1:1 대응된다고보기엔 모호한 개념들을 그냥 단순히 번역하는 경우가 많아서
18/12/18 11:00
어느 공대나 비슷하겠지만 계통 직업군까지 간다는 전제하에 원서를 읽어버릇하는게 추후에는 도움이 아무래도 됩니다.
아무래도 한글로 접할수있는 전문지식은 번역된것 까지 밖에 없고 어쨋든 많은 레퍼런스들이 영어로 출간되고 사용되어지기 때문에 영어로 빠른시간내에 접할수있느냐 아니냐는 결국 정보의 차이가 나기 마련이라... 지금 당장에 학점이 급하면은 번역서를 읽을수밖에 없고 꼭 나는 이쪽 계통으로 일을 해보고싶다. 다른사람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정보를 습득하고 싶다 라는 욕심이 있으시다면 지금이라도 더 시간을 투자할수밖에 없겠죠. 글 작성자가 질게에 쓴 제가남긴 댓글 고대로 긁어왔습니다. 댓글이 5개 달렸고 질문자가 남긴 댓글 뺴고는 대동소이 합니다. 분명히 지금 당장 학점이 급하면 번역서를 읽을수박에 없다고 썻고 이쪽계통으로 일을 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정보를 습득하고 싶다라는 욕망이있다면 시간 투자를 하라고했지 무조껀 원서가 좋다 이런이야기를 하지않았습니다. 정보를 취사 선택을 하시면 안되죠..
18/12/18 11:02
원서를 다시 대조하거나 원서의 문장을 추측하지 않고 읽어도 될 만큼 잘 된 번역서 찾기가 아주 어려웠던 것 같아요.
번역도 결국 사람이 하는 거니까요. 번역서에 어떤 교수 이름이 쓰여 있더라도 실제로 문장을 번역한 사람은 그것을 읽고 있는 사람들과 수준차가 별로 없는 경우도 많고, 어차피 해당 분야에 많이 똑똑한 사람들은 번역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지 않기도 하고요.
18/12/18 11:02
번역 질이 좋지 않은 경우가 90% 이상은 되니까요. 영어를 한국어로 옮기는 과정 자체가 힘든 건데, 전공 번역서들은 엉성하게 번역된 경우가 대부분이죠.
18/12/18 11:04
일본에 견학할 갈 때마다 부러운 게 번역서의 양과 번역 시기죠
아니 이 책이 벌써 번역을?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번역서가 금방 나옵니다. 사람들도 영어 용어를 오히려 더 잘 안 쓰죠. 전문 연구자가 아닌 이상에야 이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봅니다 그러면서 또 노벨상은 재꺽재꺽 타 가니...
18/12/18 11:08
다른 분야는 잘 모르겠고 컴공책인 것 같은데 컴공은 학부때 미리미리 영어 읽는 연습 많이 해두는게 좋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네요. 연구를 할거면 말할 것도 없고 현업에서 일하려 해도 한글로 된 정보와 영어로 된 정보는 질과 양이 많이 차이난다고 봅니다.
18/12/18 11:09
그냥 본인이 맞으면 그걸로 공부하세요. 영어로 공부하는게 더 맞는 사람이 있고 질문에 대한 답변은 사람 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18/12/18 11:11
학부 수준에서는 번역서 굳이 읽을 필요 없습니다.
오번역, 발번역에 고통받긴 하는데, 그래도 어지간하면 한글이 빠르고 쉽게 읽히긴 하죠.. 다만 학부 수준을 벗어나서. 최신 이론/연구를 파악이 필요할 때는 영어가 아니면 어렵긴 합니다.
18/12/18 11:12
원서 읽기가 힘드신 거는 영어 독해 능력이 원서 읽을 정도는 안되신다는 거죠. 영어만 되신다면, 좋은 원서는 다 쉽게 풀어서 쓰여 있기 때문에 조악한 번역번보다는 훨씬 더 이해하기 쉬워요.
어차피 일반 공대 학부생 수준에서 굳이 영어 독해를 잘 해야 이유도 없고, 본인 편하신대로 공부하시면 됩니다.
18/12/18 11:13
저도 번역서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전공 이론이 너무 어려워서 책보고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어요. 그나마 번역서는 번역이 개판이더라도 심리적인 저항감은 줄여주죠.
18/12/18 11:15
"게임은 한글로 해야 맛이지"와 "영화는 더빙으로 완성하는 거야"와 똑같은 맥락입니다.
사실 맞는 말인 건 머리 트인 사람이면 다 알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한글판 게임, 일부 더빙한 영화에 거부감이 생기는 이유 역시 현재는 명확하고 타당하니까요. 저를 포함한 누구한테는 그 일부가 대다수일 수도 있고요. 최신 자료는 번역이 안 돼 있더라, 어떤 번역은 읽기가 난해하더라, 어떤 번역은 아예 저작배경을 무시했더라, 어떤 더빙은 목소리가(글이면 서술기조가) 너무 다르고 어디선 유적이 우리 가족이 되었더라 등등. 그러니 정확한 의미 수용을 원하는 사람은 번역의 평균 수준이 갖춰지기 전엔 원서를 빨 수밖에 없습니다.
18/12/18 11:28
크크 공감이 전혀 안 되서 댓글을 달게 되네요.
인문학 분야에 한정해서 말합니다만, 원서가 번역서보다 낫다는 것은 머리 트인 사람이면 다 알 겁니다.
18/12/18 11:33
님이 저하고 같은 부류에 속하고 인문학 쪽 번역에 거부감이 드는 이유들이 모두 위에 제가 언급한 이유와 정확히 겹쳐서 그렇습니다.
최신 저술은 번역을 안해주지 어떤 사람 건(푸코와 에코 같은 사람!) 번역한 게 수십 배는 난해하지 저작배경을 무시하고 서술기조를 제멋대로 설정하는 교수님도 많은 데다가 (꼭 그런 사람들은 서술기조를 통해 원저자가 아닌 자기의 사상을 또 티를 내요) 학부생도 원서를 봤다면 안 할 수준의 오역까지 집어넣는데 누가 인문학을 번역서 보라고 하겠습니까? 그냥 다 필요없고 맨큐부터 원서 봐버리는 게 정확한 의미를 수용하는 데에선 제일 속편하더군요. 그런 이칩니다.
18/12/18 11:37
그런 이유도 있겠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를 덧붙이자면 이겁니다.
글의 논지를 조금 바꾸겠습니다. '전공 개론서' 수준이 아니라, 정말 탁월한 학자의 책을 번역한다고 봅시다. 칸트, 헤겔, 마르크스와 같은 철학자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번역자는 그들보다 뛰어날 수 없습니다. 저자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번역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번역 과정에서 어떤 중요한 의미가 누락됩니다. 중요한 책일수록 원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번역자의 수준을 뛰어넘어서, 그 책을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18/12/18 12:02
그래서 수많은 원서를 읽기 위해 수많은 언어를 공부하고 헤겔에 이어 하이데거를 읽으려고 19세기 독일어를 문어체 구어체까지 통달하고 수많은 선행 해석을 교차검토하면 확실히 원저자의 의식에 가장 가까이 도달할 수 있겠군요. 타당한 지적입니다. 특히 스스로에게 떳떳하고자 하는 전공자라면 뭐를 파든 마지막 단계에선 그렇게 해야죠. 더구나 저술이 곧 연구샘플인 인문학이라면 더욱더요.
그런데 그게 모든 전공자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신성불가침의 의무냐고 하면 머 그 정도까진 아닌 것 같습니다. 가장 순수한 샘플이 항상 가장 좋은 샘플이진 않습니다.
18/12/18 14:46
아무래도 문자를 상당부분 공유하는 경우, 즉 '알파벳' 문화권의 경우에는 번역에 따른 의미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영어만 알아도 많은 지식들을 습득하는데 별 무리가 없을 거란 거죠.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묘한 차이는 여전히 남아있을 텐데,
불확실한 추측이지만, 영미에서 경험주의가 발달한 원인 중 하나가 이것 아닐까 싶습니다.
18/12/18 11:47
덧붙여 대개 번역가는 그 분야의 가장 권위자이기 마련이고, 학자적인 야심이 없다면(한 분야의 가장 탁월한 권위자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사실 원서를 읽을 필요는 없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18/12/18 14:24
이런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 많은 경우 영어를 배울 때, 1:1 한글 번역을 해서 이해를 하곤 하는데, 영단어도 그렇게 영영이 아니라 한영으로 외우곤 하는데, 그런 식이라면 말씀하신 서양의 뛰어난 학자의 책을 읽을 때, 제대로 읽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영영사전으로 영어를 익혀야 하며,
그리고 제 생각에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영어 책을 많이 읽어보아야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장하석 교수님이 중학교 때 번역서 <코스모스>를 읽고 원서 느낌이 궁금해서 영어로 된 <코스모스>를 독파해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시절부터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거죠. 영어책을 읽은 그 절대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학가서 갑자기 어려운 고전을 원서로 읽으려면, 아무리 똑똑해도 그게 잘 될리가 없겠죠. 곳곳에 의미가 비거나 굴절되겠죠. 읽는 속도도 매우 느릴 것이고요. 그러나보면 감정적인 면에서도 타격을 입기 쉬울 테고요. 다만 이게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우리나라 입시준비를 하는데에는 이게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인 듯합니다.
18/12/18 11:16
기본적으로 초심자일 때 한글로 읽고 그 이후 원문으로 반복숙달하는게 좋음
그리고 원서의 가장 큰 매력은 텍스트 그 자체에 있다기보다 논리적인 전개와 구조가 엄청 자연스럽다는건데, 그래서 그냥 고대로 번역해놓은 책이 있다면 그냥 좋아요. 우리나라 교수님들이 직접 저술한 책들이 좀 전반적으로 퀄이 별로고.. 근데 애초에 다니는 학교에 따라 특히 상위권 대학일수록 그냥 교수들이 원서 지정해서 원서로 가르치고 영어강의에 그 스타일로 문제 만들고 해서, 선택권이 크게 없을 겁니다
18/12/18 11:17
대학원 생각 없고 전공 관계없이 취직할거면 번역서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박사는 말할것도 없고 석사라도 하려면 무조건 원서에 익숙해져야죠. 세상의 모든 지식이 영어로 모이고있는데 스스로 공부가 안되고 누가 번역해준거 기다리고있어야되면 참 좋은 결과를 얻겠네요 이제보니 질문게시판에서 익숙한 닉네임인데 다른 전공도아니고 컴공을 영어 없이 번역만 보고 한다고요??? 어차피 본인 인생 본인이 사는건데 원하는 방법대로 하세요. 근데 어차피 이렇게 답정너로 행동할건데 질문은 왜한거죠?
18/12/18 11:17
제가 원서로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부족한 제 인지능력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한국에서는 어떤 과학/공학 분야를 번역할 때 (보통 일본에서 들어온) 새롭고 생소한 어휘들을 많이 써서 번역하는 반면, 그것들의 원산지인 북미/유럽 등의 서양권에서는 자연어를 사용해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서를 읽다 보면 자연어가 마구마구 튀어나오고 이 자연어가 내가 알고 있던 그 단어가 맞는가? 하는 혼란에 빠져서 오랜 시간 동안 헤매다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넘기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결국에는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최소한의 독해능력이 보장된다면, 한국어로 공부할 때와 달리 영어로 공부하면 전공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조금 어려워져도, "체득"하는 것은 훨씬 빨라짐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본업 못하는 학생이라 기억이 나지 않으니 곁다리로 대강대강 배운 수학으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집합의 compactness라고 한다면 compact라는 단어의 뜻을 원래 알고 있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이해한 후에 정의를 보면서 이해한 부분과 어떻게 맞아떨어지는지를 확인하면서 공부했다면, 이의 번역어인 "옹골집합"이라는 단어를 듣고서는 도대체 무슨 뜻인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옹골집합"이 아니라 "훔바집합" 으로 이름을 바꿔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정의를 달달 외우게 되고 단기적으로는 한국어라서 잘 읽힐지 몰라도 이해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18/12/18 11:19
영어수업에 원서까지 쓰고 시험도 영어로 보는 학교가 많아져서 선택권이 거의 없죠. 특히 상위권 학교일수록 더하구요. 저는 몇과목은 번역서 봤네요.
18/12/18 11:19
저도 영어를 못하다보니 본문에 동의하려고 했는데, 댓글들은 원서가 낫다는 의견이 많이 보이는군요 ㅠㅠ
번역이 이상하지 않다고 가정하면 당연히 번역서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18/12/18 12:22
아무래도 전문용어다보니 비전공자가 번역하는 경우 단어가 가져야 할 늬앙스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번역해서는 안될 단어까지 번역해버리는 경우도 있구요. 그럴바엔 원서가 낫다는거죠. 해당 분야의 전공자면서 번역능력까지 겸비한 사람이 번역한 전공서의 경우는 번역서가 백번 낫습니다.
18/12/18 11:23
번역의 질이 떨어지는 이유는 한국어를 쓰는 사람의 수가 적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인구 때문인 거죠. 전문서적의 경우 어차피 구매자가 별로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그걸 번역해주는 분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거죠. 전문성이 떨어지는 분들이 그걸 하게 되거나, 혹은 전문성이 있어도 시간을 덜 들이고 번역하게 되겠죠.
이건 국가경쟁력에 있어 지식의 중요성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 개인적인 가치관에 의한 것이지만, 전 번역에 국가적 투자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특히 학술서에 말이죠. 특히 대학에서 교재로 쓰이지 않아 기초적인 수익도 얻을 수 없는 학술서에 말이죠. 제가 대통령이라면, 서양 고전들을 새롭게 번역하거나 혹은 이미 잘 번역된 것들을 사들여서, ebook으로 무료로 국민들에게 풀어버리면 좋겠다는 상상도 했었습니다. 그러면 중고등학생들도 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레포트를 쓸 때에도 참조될 확률이 증가할 테니까요.
18/12/18 11:23
non-negative integer를 비음수로 변역하는 역서가 있다거나 하면 생각이 달라지실꺼에요..
짜증나서 둘다 사 -> 원서만 사자..
18/12/18 11:27
근데 이 얘기는 지난 질문글의 연장선에 있는 얘기 아닌가요? 제가 해당 분야가 아니라 단정지어 이야기하면 안 되겠지만 해당 계열 계신 현직자분들이 학부생때는 몰라도 결국엔 개발 영역 들어가면 원서를 보기는 해야 한다 정도로 이야기를 끝맺음하셨던 것 같은데. 그 글에서도 그렇고 원서로 굳이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듣고 싶으신 건가 하고 싶으신 건가 헷갈리긴 합니다만 결국 케바케인 것 같아요. 뭐가 본인에게 더 맞는가 잘 따져보셔서 결정하시면 될 듯.
18/12/18 11:33
영어실력 부족 + 원서
질이 부족한 번역서 이것은 제 생각에 [창의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해한 게 맞는 것인지에 확신이 없으면, 결국 자신감이 떨어져 새로운 것도 못 만든다는 거죠. 자신감뿐 아니라 읽다 지쳐서 + 시간이 부족해져서도 그렇고요. 또한 지식을 뿌리깊이 이해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점. 그리고 스스로 책을 읽는 양을 늘리는 게 아니라, 강의에 의존하게 된다는 점. 이런 것도 창의력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번역에 적극 투자한 일본에 비해 열등한 부분이라 생각하고요. 일본 교육이나 우리나라 교육이나 비슷한데, 왜 창의력에 차이가 생길까, 단순히 역사적 길이 때문일까? 하면, [인구와 번역] 이 두 가지가 떠오르더군요. 우리나라가 창의성을 갖춘 분야는 보면, 번역 핸디캡이 적은 특성이 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과학보다 공학이, 학문보다 기술이 핸디캡이 적죠. 기술의 삼성이란 것도 그런 맥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인문학의 쓰임이 적은 것도 그런 맥락이라 생각하고요. 왜 애플은 인문학 전공자를 많이 뽑는데, 삼성은 그렇지 못한가? 그 인문학 전공자들이 실력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는 뿌리깊이 이해하고 더 많은 책을 소화하고, 그래서 기업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해낼 역량을 키우는 동안, 우리는 헤매고 있는 거죠. 책보다 강의에 의존하게 되고, 그 대학 강의 마저도 주입식이 되기 쉬운 것이고요.
18/12/18 11:36
전공서를 떠나서도,
제가 유일하게 할수 있는 외국어가 일본어 인데 일본은 정말 번역의 대국이자 독서 강국이기도 해서 이런면에서는 혜택을 많이 보네요 아무래도 저나라 사람들 성향도 책 좋아하고 번역을 엄청나게 하는데다가 시장 자체가 크다보니 한국에 번역 안된책을 아마존재팬으로 자주 주문합니다
18/12/18 11:39
이공계 기준으로 제 답은 이렇습니다.
앞으로 학계에서 일할 생각이 있는가 - 무조건 원서. 전공 때 배운 내용을 나중에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 가능하면 원서, 좋은 번역서도 ok. 나쁜 번역서는 노답. 단 용어는 반드시 영어로 기억할 것. 전공 공부와 별 관련이 없는 직종에 종사할 예정이다 - 웬만하면 번역서 당장 학점이 급한데 시간이 없다 - 좋은 나쁘든 일단 번역서. 가능하다면 나중에 원서로 보충. 나쁜 번역서를 떠올리다보니 모 전공책 번역 초판이 하도 오류가 심해서 두툼한 정오표를 배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압권이었던 건 속씨식물과 겉씨식물을 처음부터 끝까지 거꾸로 번역했던 부분이었더랬죠.
18/12/18 11:39
모국어가 외국어보다 읽기 쉽고 이해도 빠른건 당연합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셨지만 학부수준의 수업이해 목적이라면 번역본으로도 충분하고요. 다만 학자의 길 뿐만 아니라 능동적인 역할이 요구되는 지식근로의 영역이라면 속한 영역의 최신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시기와 속도 자체가 매우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분을 번역을 기다리기엔 한국어는 매우 마이너한 언어이긴 하고요.
18/12/18 11:42
적어도 한국어는 번역관련하여 이렇게 일반화하기 좀 힘든듯 합니다.
가령 독일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경우에...영어가 오히려 어려운 단어 많이 서서 읽기 힘들다 하더라구요. 그래도 예술, 철학 쪽은 영어번역이 한국어 번역보다는 나은듯 합니다.
18/12/18 11:52
수능 외국어 영역 공부할 정도의 실력이면 속도나 불편함의 문제는 있을지언정 이해의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철학과 같이 본래 어려운 지문을 공부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죠. 특히 공대를 포함한 이과 쪽은 문과 쪽에 비해 전반적으로 문장이 간결하고 정형화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 용어만 숙지하고 있으면 영어를 그렇게까지 잘할 필요가 사실 없기도 하고요. 또한 애초에 학교 수업이나 산업 현장 내에서 원어를 워낙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한자보다는 영어 교육이 훨씬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 시대이기 때문에 한자어가 많이 사용되는 한글 지문보다는 영어 지문이 오히려 동일한 내용이라도 조금 더 쉽게 풀어쓴 듯한 느낌을 주어 이해하는 데도 일반적으로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18/12/18 11:55
사실 가독성이야 번역서가 낫겠지만 번역가가 전공도 모르고 하다보면 모 영화의 엔드게임이 한 페이지에도 수십번씩 나온다는게...
요즘의 번역기의 발전을 보면 몇년내로 많이 나아질거 같긴합니다만
18/12/18 11:57
번역서가 맥락은 이해가 훨씬 잘 가죠.
이론이나 지식적인 토대를 쌓는 것은 번역서가 도움이 되긴 합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전문용어 자체는 영어로 공부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번역을 요상한 한글로 할 때가 있거든요. 나름의 결론은 계속 최신 동향 공부해야만 하는 직업이면 결국에는 원서봐야만 하고, 그게 아니면 번역서도 상관없다. 입니다.
18/12/18 12:00
이런 글 보다보면 새삼 전공이 법학인게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여러분 전공이 법학인 사람은 교수 할거 아니면 대학원 단계에서도 한국말만 알아도 아무 상관 없습니다. 자격증 딸때까지 독일어 일본어는 커녕 영어도 다 까먹습니다(...)
18/12/18 12:03
생각해보면, 애초에 법학도 최초 이론은 다 해외(독일 일본 미국 등)에서 나온건데, 위에 댓글로 논의되는 다른 학문에 비해서 훨씬 번역이 잘되있는것 같네요. 여기도 학계의 일원으로서 최신 트렌드 따라가려면 영어 독일어 해야겠지만, 그런 생각 없다면 학부수준은 물론 대학원 단계에서도 외국어가 불요하니 한국에서 가장 번역이 잘된 학문중 하나가 아닌가 싶군요. 일찍부터 사법시험이라는 수험시장이 활성화되서 시장논리에 따라 번역이 잘된면이 있는듯 하네요. 또 판결문이나 법령등이 [일반인도 읽으면 이해가 가야한다]라는 정치적 압박등이 있어왔던 탓도 있는것 같고.
18/12/18 14:22
그런데 법학은 오히려 한자가 큰 장벽이지 않나요..?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가 "변호사! 변호사!"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는데도 한문이 너무너무 싫어서 법대는 아예 고려대상에 넣지도 않았다는...
우스갯소리로 법학서적은 '은는이다' 빼고는 다 한자라는 얘기도 있었구요.
18/12/18 14:37
기본서, 수험서는 전부 한글이고 시험용 법전은 지금도 한자이지만, 어차피 정상적으로 성적 나오려면 법전을 필 시간이 없습니다(...) 핵심 조문 대부분 외워서 치기때문에 문제가 안됩니다. 법전 피는 경우는 공소시효등 문제로 형량 때문에 잠깐씩 피는 정도인데 형량은 숫자라서 역시 무관... 게다가, 사실 법전 한자는 한 100여개의 한자가 계속 돌려나오다보니 한자 공부 안해도 몇년 보다보면 그냥 읽히는 면도 있습니다. 이 한자가 뭔지는 지금도 모르지만 그 [그림]의 발음을 외우게 되더군요.
18/12/18 12:07
1. 번역서의 질이 안 좋은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특히 3~4학년, 대학원까지 가면 점점 더 읽어야 할 책의 번역이 없거나, 질이 떨어져서 영어가 차라리 공부하기 쉬운 해괴한 현상이 일어나고(시장이 적으니 그렇습니다), 결국 원서를 읽게 됩니다. 저학년 때 원서 읽는 시행착오를 마쳤으면 이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뭐 대학원도 안 갈거고 3-4학년까지 번역이 잘 되어 있거나 버틸만 하다 싶으면 큰 문제 없을 듯 하네요.
2. 오개념 쌓기 쉬운 것은 누가 뭐래도 번역서 쪽입니다. 번역을 하면서 뜻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죠. 어느 정도 독해 수준만 되면 원서를 읽다 문맥 파악을 못해 오해하는 경우보다 번역이 잘못되어 오해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아요.
18/12/18 12:20
번역서의 질이 좋은경우는 번역서가 좋습니다. 하지만 개중에 악평이 자자한 번역서의 경우 원서가 낫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제가 봤던 가장 최악의 번역은 프로그래밍에 관련된 용어를 어거지로 번역하면서 오히려 본래 뜻을 알기 어렵게 만든 경우였습니다. 가물가물한데 polymorphism을 다형성으로 번역한건 나름 이해할 수 있었으나, 그 책은 단 하나의 영단어도 인정하지 않았는지 인터페이스도 얼굴 뭐시기로 번역했던 기억이 있어요. 원문 찾아보고 나서야 인터페이스를 이따위로 썼구나 했었죠. 물론 영어보다 한글이 잘 읽히는건 당연한거고, 안그래도 빡빡한 전공 공부중에 영어까지 끼얹는게 바람직할리는 없으니, 번역서를 기본으로 공부하되, 번역이 매끄럽지 않거나 부자연스러운 용어가 나왔다 싶으면 원서 해당부분을 비교하는 것이 제게는 제일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원서는 구판이 존재하는 경우 인터넷에서 pdf로 심심치않게 출판사에서 공개하기도 하구요.
18/12/18 13:30
번역서의 경우 기본적으로
용어에 대해서는 영단어를 함께 적어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래야 오해가 없고, 이후 읽을 원서와 연결성도 강화되고, 또한 영단어 어원을 찾는다든지 혹은 그 영단어의 직관적 의미를 이해한다든지 해서 그 지식을 더 깊게 이해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 중고등학교의 경우에도 이를테면 수학의 경우에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면, 영어단어를 교과서에 함께 써주는게 좋은 것 아닌가 싶어요. 시험에는 안 나오게 하고, 교과서를 읽으면서 한 번 접하게 해주는 거죠. 왜냐하면 중고등학교에서 수학을 배우고, 이제 이공계로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 수학이 이제 여러 전공과목 원서에서 등장하는데, 그때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을 테니까요. 영어로는 어떤 용어로 쓰이는지를 앎으로써, 개념이해에 도움을 줄 수도 있겠고요. 영어는 오직 영어시간에만 해야 한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라 생각해요. 국어는 그럴 필요가 없지만, 서양에서 들여온 지식들이 대부분을 이루는 교과목의 경우에는 용어만이라도 + 최초 등장시 1번만이라도 영어를 함께 써주는 게 좋은 것 아닌가 싶어요.
18/12/18 12:30
글의 주장과 논리에 '전공서는' 부분이 전혀 필요가 없네요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모든 종류의 책이 다 원서보단 번역서가 더 좋습니다. 대체 왜 전공서는 부분이 들어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18/12/18 12:56
일반 소설을 읽을때 번역서 보다 원서를 읽으라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전공 서적의 경우 원서 찬양을 하는 사람들이 많긴해서 저렇게 쓰신것 같습니다.
18/12/18 12:55
번역서가 일정수준 이상만 되면 원서보다 훨씬 낫죠. 왜냐면 제가 그 일정수준 이상의 번역서 보다 잘 해석하지 못하니까요. 학교다닐때 원서 찬양하는 애들이나 교수님이 있긴 있었는데 저는 응 그래 너넨 원서 읽어 난 번역서 읽을래 라고 생각한... 근데 그때는 제 영어 수준이 미천해서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잘한 짓이긴 했는데 덕분에 영어실력은 항상 바닥을 기었던것을 생각하면... 영어 독해력과 전공 지식을 병행해서 학습한다고 생각하면 원서 읽는 버릇을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어떤 학문이나 일정 수준 이상을 벗어나면 더 이상 한글로된 정보를 얻기가 힘들 거든요. 항상 현업에서 최신의 정보는 영어로 검색해야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요. 작게는 스택오버플로 부터 크게는 논문 까지... 그런데 인공지능 번역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를 보면 그것도 꼭 정답은 아닌거 같긴합니다..
18/12/18 12:58
흔한 오해 중 하나가 외국어를 잘하면 번역도 잘할 거라는 생각인데, 사실 목적언어(모국어)를 잘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계 설명서 같은 단순번역은 별 상관없지만 '원서' 이야기가 나올만한 물건이나 문학번역에 가까울수록 그러하죠.
만약 한국어 S급 + 영어 C급인 번역자 김 씨와 한국어 B급 + 영어 S급인 번역자 이 씨가 있고 둘 다 꼼꼼한 성격이라고 가정하면 저는 비용을 더 내서라도 김 씨한테 일 맡길 겁니다.
18/12/18 14:38
이거 리얼입니다. 번역을 잘 하기 위해선 두 언어를 모두 능통하게 하는 게 제일 좋지만 안 되는 경우 번역하려는 언어를 더 잘하는 것이 좋다고 하죠. 예를 들어 영어 원서를 한국어로 번역하기 위해선 한국어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반대로 한국어로 된 책을 영어로 번역하려면 우리나라 사람보다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 하는 것이 훨씬 더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한국어로 된 책이 서양에 번역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고요.(어쨌든 한국이나 한국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직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
18/12/18 13:07
4번은 너무 사족 느낌이네요.
어제 올리신 글도 그렇고, 오늘 쓰신 내용도 공감은 가지만 본인의, 혹은 몇 몇 경우로 일반화 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특히 위의 댓글에도 있지만, 이공계 연구 쪽에서 계속 종사할 생각이면, 어쩔 수 없이 원서 위주로 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힘드냐? 당연히 힘들죠. 그러면 (1) 적당히 맞춰 살던가, (2) 더 노력해야죠 별수 있나요.
18/12/18 13:12
번역자가 대부분 그 분야 전문가일 뿐, 영어에도 한국어에도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렇죠.
물론... 언어 전문가일 뿐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번역하면, 어썸.. 그말싫..
18/12/18 13:26
번역이 잘 되어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동의가 되겠는데요? 전에 어느 글에서도 본거 같은데, 기본 개념을 빠르게 잡는데는 잘된 번역서가 매우 유용하지만, 어느 정도 지식이 갖춰진 이후라면, 어차피 원서를 보면서 다양하게 지식의 가지뻗기(..)를 해야해서요.. 연구직이라면, 어떻게 봐도 원서를 아예 접하지 않는건 거의 힘듭니다..
18/12/18 13:32
번역이 있는 서적이면 당연히 번역 먼저 보고 번역보다가 이해가 안가거나 앞뒤 말이 안 맞는다 싶으면 그때 원서랑 대조해보는 거죠. 그리고 전공에 깊이 들어가다보면 번역서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땐 어쩔수없이 원서 보는 거구요.
18/12/18 13:46
그냥 학부만 졸업하고 취직한다면 괜히 원서같은 거 붙잡을 필요없죠. 그리고 전공원서 수준은 정말 영어텍스트 중에서도 가장 낮은 레벨입니다. 이조차 귀찮거나 보기 꺼려하신다면 그냥 영어를 아예 접하지 마세요.
18/12/18 14:17
전공서 번역은 전문번역가가 번역을 하고 해당분야 교수가 용어와 표현을 감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번역자체에 능력이 없는 교수들 혹은 그 제자들이 대충번역해놓은 책들은 정말 읽기가 고역입니다.
18/12/18 14:19
오히려 번역 대충한 책들 읽으면 한글도 망가집니다...저는 그래서 영어공부하는셈 치고 전공원서 있으면 전공원서 읽고 원서가 너무 비싸거나 아예 교재를 한글판으로 한다고 할 때만 번역서 봅니다.
18/12/18 14:26
대부분 전공과목 원서라는 게 용어랑 쓰이는 표현이 크게 다르질 않다 보니 처음에만 좀 헤매고 좀 익숙해지면 크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읽다 보면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읽게 되는 게 아니라 영어 자체로 읽혀지게 되고 이 단계가 되면 더 빨리 읽게 되겠지요. 예를 들어 똑같이 'I want to watch the show' 라는 문장을 봐도 처음에는 I : 나, want to : 원한다, watch : 본다, show : 쇼 이렇게 단어별로 해석한 다음 이어서 무슨 뜻인지 알게 되다가, 다음에는 '나는 그 쇼를 보고 싶다' 로 머리 속에서 '번역' 해서 의미를 파악하다가 나중에는 영어 문장 그 자체로 머리 속에서 무슨 이야기인지 알게 되는데, 원서를 읽으면서 하다 보면 결국 마지막 단계까지 가게 되고, 자기 전공 분야면 좀 더 빨리 이 단계에 도달하게 될 겁니다.
번역서의 경우 물론 잘 된 번역서를 읽으면 좋겠지만, 번역을 잘 해 놔도 일단 언어가 다른 만큼 번역할 때 뉘앙스가 좀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고, 뜻이 애매해지는 경우도 있어서 어차피 전공이라면 (제대로 공부하려면) 그 부분의 원서를 읽어봐야 합니다. 제대로 번역이 안 된 번역서는 더 말할 것도 없구요. 전공인 번역서를 읽을 때 '이게 뭔 소리야?' 하는 부분을 원서를 읽고 나서 '아하!' 하셨던 경험이 있으신 분들도 꽤 되실 것 같은데요. 잠깐 교양 수준으로 익히고 말 거라면 번역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제대로 파고들어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결국 원서를 봐야 할 겁니다. 더불어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하면 본문에 예시로 든 좌측의 원서의 영어도 그리 어려운 수준으로는 보이질 않네요. 다만 저같은 경우 제 전공 분야가 아니라 읽는데 어려움은 있습니다만, 만일 제 전공분야고 많이 쓰는 용어나 단어를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저 정도 수준의 영어는 그리 어려운 영어는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18/12/18 14:49
그럴수도 있겠죠. 본인이 거기까지인 사람이라면요. 비슷한 이야기로 수학공부는 안하는 게 좋을수도있죠. 수학을 평생 쓸 일이 없는 사람이라면요.
18/12/18 15:01
좋은 번역서를 찾으면야, 그걸 읽는게 더 나을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잘 느낌이 안오실수도 있는데, 우리나라 구조상 좋은 전공 번역서가 나오기 정말 어렵습니다. 정성들인 번역서를 내는것은 열정페이나 재능기부 같은겁니다. 시간과 노력은 엄청나게 들지만 그 결과물로 학계에서 살아남는데 별 도움이 안됩니다. 학위받고 혹은 교수가 되더라도 그런데 시간 쓰다가는 밥굶기 딱 좋아요. 멋진 책을 찾아 훌륭하게 번역해서 내놓는것도 죽기 전에 한번쯤 해보고 싶은 일중에 하나이긴 합니다. 은퇴하고 말년에 사회에 봉사하는 느낌으로 해야할것 같습니다.
18/12/18 15:08
원서 자체의 글, 문장이 별로인 경우도 있습니다. 언어마다의 차이도 있고요.
그래서 번역서/원서 딱 둘로 나눠서만, 또 둘의 우열을 딱 나눠서만 말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위의 여러 댓글에서 인문학 사회과학 쪽은 원서가 훨씬 낫다는 의견이 보이는데, 저는 전공 때문에 일본어 원서 종종 보는데 아니 이걸 그냥 이렇게 쓰면 되는데 왜 이따위로 써놨지? 하는 느낌이 들 때가 꽤 있거든요.
18/12/18 17:12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원서의 가치가 큰 거라 생각합니다. '원본주의'랄까요. 영어 -> 국어 뿐만 아니라, 국어 -> 국어의 경우에도 말을 생산한 사람보다 말을 전달하는 사람이 더 깔끔하게 말할 수도 있죠. 예를 들어 과학자보다 그 과학자의 말을 편집해서 기사에 옮겨 적는 기자가 더 그럴 수 있죠. 철학자보다 철학자의 말을 옮겨 강의하는 그의 제자가 더 그럴 수 있죠. 아이돌의 실물보다 카메라로 번역된 화면이 더 그럴 수 있죠. 그렇더라도 원본이 우위에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원서도 원서 나름이라, 예를 들어 원서란 것이 그 지식을 만든 학자가 직접 적은 학술서가 아니라, 여러 지식들을 짜깁기해서 만든 교과서라면 얘기가 좀 달라지겠죠. 그 원서는 원본이 아닌 것이니까요.
18/12/18 16:42
전설의 삼각형 출판사 책을 한번 보셨으면 이런 얘기를 안하실텐데...
http://www.wassada.com/bbs_detail.php?bbs_num=500517&tb=board_freetalk&id=&num=&pg= 에서 가져온 몇몇 내용입니다. '복잡한 표 계산은 마이크로소프트 사무실에서 하면 좋다' => 여기서의 사무실은 제품 이름인 오피스였다는 것. 'All rights reserved' => 모두 오른쪽으로 예약됨
18/12/18 16:56
사실 돈과 시간만 있다면 둘 다 펴놓고 같이 읽는 게 제일 좋지요 흐흐 의미없는 말이지만서도 두 개 동시에 펴놓고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강의 따라가면서 읽으면 좋죠. 어휘도 늘고, 이해도 더 잘되는 느낌이더라구요
18/12/18 17:06
번역상태가 좋으면 번역서를 쓰는게 훨씬 낫죠. 지식의 전달 측면에서 모국어 만한 것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제대로 된 학술번역을 하려면 언어구사력 뿐 아니라, 전공에 대한 이해가 같이 동반되어야 됩니다. 번역을 위한 시간도 많이 필요하구요. 문제는 그러한 고급인력들이 학술번역한다고 얻는 이익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좋은 번역서 찾기가 정말 힘듭니다.
18/12/18 17:43
학술번역서는 수요층도 한정적이라 출판물 자체로는 수익을 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결국에는 공공의 돈이 들어와야 된다는 건데, 현재의 경제상황으로는 이런 것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죠.
18/12/18 18:51
퀄리티를 놓고 보면 번역서가 원서를 뛰어넘긴 사실 힘들죠. 학부만 할거면 한국에서만 공부할거면 번역이 좋을지도 하지만 석사 그 이상 그리고 해외 유학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무조건 원서.
18/12/18 19:38
그냥 원서 읽으세요. 나중에 읽어야 하는 모든 논문들은 그런 학문적 맥락에서 생각하길 가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학원 안가는 비율이 높은 중하위권 대학까지 원서가 퍼지는건 허세같긴 하지만요.
그리고 공학과는 별개로 인문학 서적 중에 조금 어려운거 들어가면 원서가 훨씬훨씬 쉽습니다. 리스만이랑 고프먼같이 현대 인문학자 대표저서를 원서로 읽으면 당연한 언어로 기발한 생각을 저술해놨는데 한국어는 전혀 안보던 문체의 글로 몇번은 읽어야 이해되는 말로 쓰거든요. 당장 정의란 무엇인가 열풍 불었을 때 한국어로 읽다가 때려치고 원서로 읽었더니 바로바로 이해되서 그냥 원서로 끝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학문적인 성취에 대해서 똥폼잡는 사대주의적인게 팽배해서 일부러 어렵게 쓰려는게 있는것 같아요. 안쓰던 한자어도 마구써대고요. 한국어가 학문하기 안좋은 언어라서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언어의 한계인지 아니면 그냥 진짜 허세인지 모르겠는데 여하튼 원서가 더 인간적이고 잘 읽히는건 사실입니다.
18/12/18 20:02
번역이 댓글에서 논의되는 학문들보다 더 잘된듯한 학문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보면, 언어의 문제는 아니고 1. 번역의 수요 자체가 적고 2. 쉽게 쓰게 하려는 외부적 요인이 없다. 이래서 한국 번역이 개판 5분전인가 보네요. 법학에서 상대적으로 그 문제를 덜느끼는건 1. 사법시험때부터 이어진 수십만 수험생의 수요 덕에 다른 학문에 비해 번역 수요가 훨씬 크고 2. 판례, 법령을 일반인이 못알아들으면 법원 권위주의 어쩌고 하면서 온세상에서 후드려패니까 대법원이나 헌재조차도 쉽게 쓰려 최소한 신경은 쓴다. 반면 다른 학문 전문가들은 솔직히 그런거 신경쓸 이유가 1도 없죠. 돈도 안되고, 일반인이 어설프게 알아들어봐야 본인들에겐 도움 안될거고.
18/12/18 20:15
당연히 번역서가 일반적으로 이해가 잘 되어야 하는데 전공서를 각잡고 번역하는 사람 수 자체가 너무 적다 보니 원서를 읽을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정공서적 번역서가 연구 안하는 교수들이 어떻게든 실적 채우려고 대학원생 부려먹으면서 검수도 제대로 안하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솔직히 퀄리티가 안좋죠. 학부 1~2학년 수준 개론서적이면 그래도 좀 팔리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좀만 더 어려운 내용을 다루는 책들은 번역서를 찾기도 힘들도 찾아도 퀄리티가 거의 바닥이더라구요...
18/12/18 22:00
번역서의 오류를 문제로 원서를 추천하는 것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는 하지만, 원서 역시 완전하진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차원이 문제죠. 하나는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원서 자체의 문제. 일단 네이티브가 아닌 이상 분명히 한글독해와의 이해력이 크게 차이나고 머리에 남는 정보량이 달라집니다. 뿐만 아니라 원서를 읽을 때에 오독하는 경우가 분명히 생긴다는 것이지요. 이걸 잘못 이해해서 받아들인다. 이러면 골 때리죠. 이해를 잘못하는 것도 문제인데, 이해를 못해버리는 경우도 있구요. 게다가 진짜 불친절한 원서도 과목 특성상 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괜히 진짜 고급스런 언어쓴다고.. 저자도 보니까 무슨 일본인인데 권위자라고 아오..찾아보면 진짜 별것도 아닌데.. 그래 영어 잘해서 좋겠다 근데 영어과목 아니잖아 이런 생각 든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근데 번역서는 읽으면서 어 논리가 이상하네 라고 느낀다면 교차검증을 하면서 찾아보기가 편합니다. 즉 번역서가 있다면 주무기로 삼고 원서는 철저히 보조무기로 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원서밖에 없다면 원서 봐야죠. 저도 번역서 없는 전공도 많이 들어보고, 번역서 있어도 원서로 보는 경우 많았지만, 번역서가 압도적으로 편합니다. 공부자체가 일인데, 번역도 한다? 그거 일 맞습니다. 그래도 원서 장점이 아예 없는건 아닙니다. 직관적인 점은 확실히 있습니다. 특히 줄임말의 경우 영어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에 대해서 확실히 잘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이해도 잘 되구요. 근데 원서로 공부하는 것도 좋다 이건데, 문제는 교수가 시험 자체를 영어로 내는지 한글로 내는지 그것도 참 중요하다 이거죠. 한글로 문제가 나오면 한글로는 이 단어를 뭐라 부르지 이러고 있죠. 반대로 번역서로 공부했는데 시험은 영어로 냈다. 예를 들어 실질과 명목변수에 대해 설명을 해라 이러면, 원서를 평소에 읽으면 그 문구라던지 그런 자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문장이 많다보니 쓰기가 확실히 편한건 또 있다 뭐 이렇게 느낍니다. 여하튼 고등학교 수업 문제는 수업하는 교과서가 절대적인 비중이지만, 대학교 전공책은 정해주기도 하는 경우가 있지만 복수로 채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보니 단 한권의 책에만 의존하기는 조금 그렇죠. 따라서 수업의 특성(원어의 비중-교수, 수업자료)과 시험문제 유형, 본인시간(놀다가 하나만 볼지, 진작에 조금씩 잘 준비할지) 여러가지 고려해서 잘 선택해서 하는게 최고긴 하죠.
18/12/19 12:37
? effective엔 '중대한'이라는 의미가 전혀 없고(번역문의 '중대한'은 extremely에서 온 것이고, 번역문에서는 effective를 영향을 미친다고 적당히 뭉개놨음), '효율적인'이라는 의미도 전혀 없습니다. 효율적인건 efficient죠. effective는 뜻이 여러가지고(효과적인, 유효한, 인상적인, -법 등이- 시행중인, effect를 내는 상태에 있는, -군대 등이- 실제로 가용가능한 등), 여기선 (목적달성에 충분한) 효과가 있는(내지는 효과적인) 정도의 의미(가장 흔한 의미)로 쓰인 겁니다. 계속 원서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몸소 보여주시는 것 같은데, 많이 읽으면 누구나 늘고, 안 읽으면 누구나 안 늡니다. 그리고 한국어 네이티브라도 충분히 많이 읽으면 충분히 빨라집니다. 저도 한국어 네이티브지만 20년 이상 읽다보니 어지간한 영문 문서는 속도가 800 wpm 정도 나오고, 한글 문서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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